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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없는 곳에서 범인도 잡는다

CCTV 없는 곳에서 범인도 잡는다

올해 2000억 규모 시장 형성…보험사기·교통사고 예방 효과



올해 여름 인기를 끈 SBS 드라마 ‘추적자’ 최종회에서는 차량용 블랙박스로 교통사고를 낸 진범 서지수(김성령 분)를 잡는 장면이 나온다. 단지 드라마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다.

최근 차량용 블랙박스 영상이 강력사건 해결에 일조한 실제 사례가 화제가 됐다. 9월 제주시 도남동에서는 30대 승객이 택시기사를 공터로 끌고 가서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당시 택시에 설치된 블랙박스 영상으로 2개월 만에 진범을 붙잡았다.

제주 경찰은 다른 5건의 강력사건도 블랙박스 영상을 토대로 해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용 블랙박스가 수사단서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며 “범죄 피해를 방지하거나 억제하는 효과도 높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은 전국 단위로 차량용 블랙박스를 다각도로 활용하고 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부족한 경찰력을 보완할 대안으로 도내 모든 자율방범대 차량에 블랙박스를 장착하기로 했다. 포항 경찰도 블랙박스 장착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블랙박스로 교통사고를 신고하는 시민에게는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차량용 블랙박스가 범죄자까지 잡는 만능 파수꾼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 블랙박스 업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업계는 올해 전체 블랙박스 누적 보급 대수가 작년의 두 배 가까이로 성장하고 시장규모는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내비게이션이 주력이던 팅크웨어는 작년 한 해 차량용 블랙박스 매출이 전체 매출의 8.5%인 163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블랙박스로만 1~2분기 194억원, 3분기 16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2년 전만해도 차량용 블랙박스는 생소한 기기였지만 작년에 시장이 2배 이상 성장하면서 누적 보급 대수가 100만대에 육박했었다”며 “올해도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차량용 블랙박스가 대중화되고 있는 이유는 교통사고 감소의 효과가 있고 증거 자료로 쓰여 보험사기 등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일반의 인식이 확산돼서다. 이전만 해도 차량용 블랙박스의 존재 자체를 잘 모르거나 혹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선진국형 운전문화가 정립되고 해마다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아지면서 대중의 관심도 커졌다. 실제로 교통안전공단이 사업용 차량에 디지털 운행기록 장치를 장착해 시범 운영한 결과 사망사고 건수는 48%, 교통사고 지수는 23%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블랙박스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국토해양부는 사업용 차량에 대해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디지털 운행기록 장치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교통안전법 개정안을 시행 중이다. 서울과 부산 등 각지자체에서는 택시의 블랙박스 설치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일반차량에서도 블랙박스 장착이 늘어나는 연쇄적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다. 일부 보험사는 블랙박스를 장착한 차량에 한해 보험료를 3~5% 할인해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블랙박스가 손해율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어서다.

현재 국내에서는 130여개 업체가 300여개의 차량용 블랙박스 제품을 출시하며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펼치고 있다.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시리즈 외에도 미동전자통신의 유‘ 라이브’, HDB정보통신의 ‘프로비아’ 등이 인기를 얻는 대표 브랜드다. 이들은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는가 하면 사후 서비스 강화에도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영 서비스센터를 포함한 전국적인 서비스망 확충과 운영으로 고객 만족 증대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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