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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 recycling - 클린이냐 그린이냐

NB recycling - 클린이냐 그린이냐

의료장비 재활용하자니 감염위험 있고, 버리자니 환경이 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유일무이(One and Only Campaign)’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름이 시사하는 바와 달리 바람 피우지 않기(promoting marital monogamy) 운동이 아니라 특정 의료장비의 부적절한 재활용을 막자는 캠페인이다. 그 운동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 10년 사이 10만 명이 넘는 미국인이 간염 및 에이즈 바이러스(HIV) 같은 감염에 노출됐다.

바늘 재활용 또는 한번 이상 바늘을 찔러넣은 주사약병 등 안전하지 않은 주사 때문이다. 이 같은 노출로 인해 수십 건의 감염환자가 발생하면서 갈수록 큰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뉴저지의 신장투석 센터(dialysis center)에서 발생한 21건의 C형 간염 감염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CDC는 현재 그 최근 사례를 국민에게 알리는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CDC는 그 새 캠페인에서 감염 위험을 억제하는 간단한 주사방법을 제안했다. “주사바늘과 주사기 한번씩만 사용하기(one needle, one syringe, only one time)”다. 반론의 여지가 없는(without a countervailing point of view) 간단명료한 캠페인처럼 보이지 않는가?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그 대척점에 그린 건강관리(the green healthcare)라는 운동이 있다. 먼 앞날을 심각하게 걱정하는 이 단체는 어마어마한 양의 의료폐기물 배출(the staggering amount of medical waste produced)에 주목한다. 어림잡아 하루 7000t, 연간으로는 250만t이다. 30억 달러 규모의 의료폐기물 관리산업이 생길 정도다.

바늘 재사용을 권장하지는 않지만 안전하기만 하다면 가능한 한 많은 의료장비를 재활용해야(recycling as much medical equipment as is safely possible) 한다고 믿는다. 그것이 병원 폐기물 매립을 줄이고 의료쓰레기를 가득 실은 배들이 그것을 받아줄 의사가 있는 또는 그 정도로 자금난에 허덕이는 나라를 찾아 항구를 전전하지 않도록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주장이다.

재소독을 통한 재활용(Recycling by resterilization)은 의료분야에서 오래 전부터 전례가 있다. 그리고 의료장비의 적절한 재활용과 관련해 지금까지 보고된 감염사례는 한 건도 없다. 기관지경(bronchoscopes)과 내시경(endoscopes)같은 고가 장비(high-ticket items)는 한번 사용한 뒤 버리기에는 너무 비싼 물건이다. 따라서 신중하게 처방되고 엄격하게 규제받는 단계를 거쳐 재처리된다.

현재 의료폐기물 재활용 운동가들은 이 같은 방식에 기초해 감염우려가 있는 다른 장비(invasive equipment, 주사바늘이나 주사기가 아닌 특정 유형의 수술도구)를 잘 세척한 후 재활용하는(back into circulation after a good scrubbing) 방안을 모색 중이다. 아울러 더 저렴한 장비를 선택해 재가공하는 방법도 있다(picking cheaper equipment to rework).

분해·소독 후 재조립할 만한 물건만 골라내고 너무 더러운 건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 그렇게 해도 상태가 좋아지지 않으면 버리면 그만이다. 그런 식으로 하면 미국 보훈병원(U.S. Veterans Affairs hospitals)이 겪은 문제를 피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 병원들은 최근 부적절하게 세척된 내시경과 관련된 HIV 및 간염 확산 가능성 때문에 조사를 받았다.

‘클린(clean)’과 ‘그린(green)’ 두 캠페인 모두 국민 건강을 보호한다는(protecting the public’s health) 취지는 같지만 충돌이 불가피하다. 즉각적인 보상을 추구하는 쪽(감염위험을 없애자)과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쪽(지구를 살 만한 환경으로 만들자) 간의 논쟁이다.

현재 방식은 이미 재활용 회전목마에 올려진 소수 품목의(for the shortlist of items already put onto the recycling merry-go-round) 위생 확보에 적절한 듯하다. 그 품목 리스트가 길어지더라도 똑같이 용의주도함 그리고 냉철하고 신중한 의학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유리병이나 분해한 종이박스와는 달리 이 분야의 재활용 시장에서는 오차가 허용되지 않기(there is no margin for error)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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