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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Ⅲ - ‘KB굿잡’ 클릭, 취업문 활짝

Special ReportⅢ - ‘KB굿잡’ 클릭, 취업문 활짝

2년 간 구직자·구인기업 4만 건 연결 … 채용기업엔 자금지원·금리우대



2010년 10월 금강코엔에 취업한 강정구(31)씨는 입사 2년 만에 대리로 승진했다. 대기업에서 신입사원이 대리로 승진하려면 보통 4년이 걸리지만 강씨는 2년을 단축했다. 금강코엔은 1996년 설립된 휴대폰용 케이스 다이캐스팅(구리·알루미늄 등을 녹여서 금형에 눌러 넣는 정밀 주조 방법) 전문기업이다. 직원 수는 100여명. 지난해 매출은 약 350억원이다. 매월 휴대폰 케이스 내장·외장재 등을 합쳐 150만개 이상을 생산한다.

강 대리는 취업 하기 전 ‘중소기업은 연봉이 적고 근무 환경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망설였다. 하지만 ‘KB굿잡 취업박람회’에서 금강코엔의 인사 담당자로부터 회사의 비전과 인사·복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생각이 달라졌다.

강 대리는 “의사결정 체계가 신입직원에게도 수평적이고 소통이 가능한 회사라면 내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취업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경영학 전공이었던 김 대리는 기획·전략 부서에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금강코엔 이근해 사장은 “중소기업에 지원자가 많지 않은데 KB금융 덕분에 훌륭한 인재를 뽑게 되어 고맙게 생각한다”며 말했다.

KB굿잡(KB Goodjob)은 KB금융그룹이 중견·중소기업 인력난 해소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11년 1월 출범시킨 일자리 연결 프로젝트다. 출범 2년 만에 1만2000개 기업이 참여했다. 한 기업이 평균 두세 명의 인재를 구하는 것을 감안하면 KB굿잡을 통해 제공된 일자리는 4만 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자리를 찾겠다고 나선 개인회원도 3만명을 넘었다.



어윤대 회장 제안으로 시작‘KB굿잡 취업박람회’는 매년 서너 차례 열린다. 지난해 5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2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는 국내 최대 규모였다. 260여 곳 기업과 1만5000여명의 구직자가 몰렸다.

지난 박람회에서는 구인·구직자 맞춤식 채용관이 눈길을 끌었다. 고등학교 졸업생을 위한 ‘특성화고 채용관’과 대졸 이상 청년 구직자를 위한 ‘신입 채용관’, 재취업자·은퇴자 등을 위한 ‘경력 채용관’을 운영했다. 국내 최초로 해외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해외 채용관’도 개설했다. 원전 수주·플랜트 건설 확대 등 ‘제2 중동 붐’에 발맞춰 ‘해외 채용관’ 내에는 ‘중동 전용관’을 운영했다.

중동에 진출하는 플랜트 건설 기업과 이라크 비스마야에서 10층짜리 아파트 10만 가구를 7년간 건설하는 한화건설이 아랍어를 할 줄 아는 인력채용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전명섭(64)씨는 플랜트배관·기계설비전문업체인 백석엔지니어링 중동 해외건설현장 인력관리 담당으로 채용됐다. 백석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과거 현대건설에 재직했을 시절 아랍에미리트와 이란 등 건설현장에서 흘린 땀과 경험을 높이 샀다”고 말했다.

KB굿잡은 어윤대 KB금융 회장의 아이디어다. 2010년 9월 취임 당시 청년실업은 사회적 이슈였다. 2008년 7.2%이던 청년실업률은 2010년 8%까지 올랐다. 어 회장은 금융회사의 신뢰와 KB금융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구인 구직난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한 달 뒤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었다.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KB금융 계열사인 국민은행 1200개 지점에서 거래하는 10만 개 이상의 기업 고객이 있었지만 이들과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연결해줘야 할지 막막했다. 고민 끝에 많은 우수인력과 일자리 정보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제휴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어 회장이 직접 여러 대학교 총장과 관련 협회장들을 만났다.



채용 1인당 50만원 지원KB굿잡은 2011년 1월 출범과 동시에 인크루트, 한국폴리텍대학, 한국능률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과 구인·구직 정보를 상호 교환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KB금융 김왕기 부사장은 “당시 (KB굿잡이) 잘 될 수 있을까하는 걱정에 첫 박람회가 열리기 전날 뜬 눈으로 밤을 샜다”고 말했다. 그의 걱정과 달리 박람회는 성공적이었다. 박람회장에 부스를 마련한 기업은 200여 곳, 1만2300명의 구직자가 찾았다. 이날 면접에 참여한 구직자 수는 4740명이었다.

첫 취업박람회 장소는 서울이 아닌 인천남동공단 인근 송도였다. 프로그램도 특이했다. KB금융은 산업현장을 버스로 이동하면서 소개하는 ‘리크루팅 투어’를 했다. 구인기업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현장 체험 기회를 주는 등 실질적인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남동공업단지에 있는 산업자재 구매 대행업체인 산유는 이날 3명의 경력사원을 채용했다. 이 회사 배병관 인사부장은 “그동안 채용 박람회에 여러 번 참가했지만 한 번도 채용하지 못했는데 구인기업과 구직자가 믿고 찾을 수 있는 채용 시스템으로 가능했다”고 말했다.

KB굿잡은 일자리 연결에 그치지 않고 ‘KB굿잡’을 통해 정규직 직원을 뽑는 기업에 채용 1인당 50만원씩 연간 40억원을 지원한다. 또 KB굿잡을 통해 취업자를 채용하는 기업과 취업자에게 국민은행에서 여·수신금리를 우대해 주고 수수료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채용기업에는 기업신용등급 평가 시 인센티브 등을 적용해 대출 이자를 깎아준다.

어 회장은 “KB굿잡은 청년 구직자는 물론 중·장년, 해외취업 희망자까지 모든 계층이 참여하는 국민 일자리 페스티벌”이라며 “KB금융은 구직자들의 꿈을 지원하고 사람을 찾은 기업에는 힘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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