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없으면 잇몸
이 없으면 잇몸
7년 전 푸셰펑이라는 25세의 중국인 남성이 오토바이 사고로 중상을 입었다. 목 아래 전신이 마비돼(paralyzed from the neck down) 외부의 도움 없이는 호흡이 불가능했다. 가족이 황급히 타이주(Taizhou) 제일 인민의원에 그를 입원시켜 넉 달 간 인공호흡기 신세를 졌다.
하지만 곧 돈이 떨어졌다. 한 주에 1600달러에 달하는 아들 병원비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 가족은 도리 없이 아들을 집으로 데려갔다. 이 같은 절망적인 상황의 해결책은? 응급 수동 산소호흡기를 구입해 가족이 돌아가며 두 시간 간격으로 펌프질을 했다. 사위 한 명이 거기에 전기 모터를 달아 야간에는 자동으로 전환하도록 하면서 가족의 부담을 다소 덜어줬다.
“아들이 우리를 돌보지 못한다면 우리가 아들을 돌 볼 것이다. 아들이 곁에 남아 있기만 한다면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된 푸셰펑을 위해 가족은 수동 산소호흡기를 구입했다. 더 바랄 게 없다.” 농부인 푸의 아버지가 2월 초 저장 뉴스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런 가족은 푸와 그의 부모뿐이 아니다. 중국의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의료비가 상승한다.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고가의 의료장비가 빈민들에게는 갈수록 그림의 떡이 돼간다.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대신하면 된다. 2009년 말기 신장병을 앓는 일단의 환자가 돈을 모아 중고 투석기를 몇 대 구입했다(to buy several secondhand dialysis machines). 후송웬은 신장투석치료에 가족의 전 재산을 날렸다. 그는 2012년 집에서 만든 혈액여과기로 어떻게 13년 동안 살아남았는지 보여주는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렸다.
“그들의 행동이 통상적인 건 아니다.” 중국 보건전문가 황 웬종이 말했다. “하지만 아직도 양질의 의료혜택을 누릴 수 없는 상당수 중국인의 무력감과 절망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황은 미국 외교협회 글로벌 보건 담당 선임 연구원이다. 높은 의료비가 푸나 후 같은 사람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그는 말한다. 오래 전에 중국의 의료비는 중국인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었다. 몇 년 전까지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중국인이 거의 없었다(2003년에는 30% 이하).
중국 정부는 이 같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2009년 중국 보건부는 보험 수혜대상을 확대하는 1240억 달러 규모의 야심적인 계획에 착수했다. 2011년에는 중국 13억 인구 중 보험수혜자가 95%를 돌파했다. 동시에 중국 보통사람의 의료비 자비부담도 크게 줄었다(out-of-pocket health-care costs for the average Chinese citizen have decreased dramatically). 1999년 어림잡아 전체 의료비의 60%에서 2011년에는 35% 남짓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효과적인 의료보장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중국인이 많다. 스탠퍼드 대학 쇼렌스타인 센터 아시아 보건정책프로그램의 캐런 에글스턴 소장의 지적이다. 보험혜택 범위가 “넓지만 깊지 않다”고 그녀가 2012년 논문에 썼다. 중국 극빈층에게 추가 보조금을 지원하지만 고급 의료보장 혜택이 이들 계층에까지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푸셰펑의 경우 타인들의 호의로 산소호흡기 문제에 대한 더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했다. 지난 1월 그 소식을 전해들은 중국 네티즌들이 1만8000달러 가까운 돈을 모아 전동 인공호흡기를 기부했다. 아울러 현지 정부당국은 푸의 가정에 전력공급이 중단돼 아들의 인공호흡기가 멈추는 불상사가 없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쇄도하는 도움의 물결은 푸의 부모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의 모친 왕란칭은 타이주상보(台州商報) 기자에게 말했다. “이 땅에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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