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INVESTING - 2%대 저금리시대 ‘인 컴펀드’에 돈 몰린다
MONEY&INVESTING - 2%대 저금리시대 ‘인 컴펀드’에 돈 몰린다
5월호 ‘요즘 부자들’ 기사에서 부자들의 관심사는 ‘절세’였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세금 부과기준이 엄격해진 때문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은 연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졌다. 차명계좌는 증여 추정시기와 방식이 바뀌었다. 차명계좌가 확인된 순간 증여세를 물어야한다. 세금폭탄을 피하는 데 몰두했던 자산가들에게 한번 더 놀랄 일이 생겼다. 5월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낮췄다.
동결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시장 파급 효과는 컸다. 기준금리 인하 결정 후 삼성·한국투자 등 증권사의 채권 애널리스트는 연내 추가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한 두 차례 추가 금리인하로 정책 금리가 2.0~2.2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정부가 내수부양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자산가의 관심사에는 절세에 이어 금리가 추가됐다. PB(Private Banker) 10인은 “고객들이 한국은행의 금리인하가 저금리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 아닐까 염려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기준금리가 2.50%까지 떨어진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을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2009년 2월 12일 기준금리를 2.0%로 인하했고, 그 해 11월 한번 더 인상해 현재와 같은 2.50%가 됐다.
자산가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예금금리 인하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은행 예금금리도 낮아지게 마련이다. 이진성 한국씨티은행 CPC 강남센터 팀장은 “앞으로 금리 쇼핑이란 말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정기예금 금리가 5%를 웃돌 때 자산가들은 여러 은행을 비교해 높은 금리를 주는 곳으로 옮겨 다녔어요. 마치 쇼핑하듯 금리를 따져서 상품에 가입했지요. 요즘에는 금리를 문의하는 고객이 거의 없어요. 금리가 낮으니 매달 손에 쥐는 이자가 적기 때문입니다.”
강지현 하나은행 영업1부 골드클럽 센터장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금리가 갈수록 낮아지다 보니 부자들도 갈팡질팡해요. 예전처럼 예금을 비롯해 주식·채권·부동산에 분산 투자해야 할지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수익률을 5% 이상 낼 수 있다면 새로운 곳에 투자하겠다는 고객이 늘고 있어요. 안전자산에 투자하면 수익률이 3%밖에 안 나오기 때문입니다.”
국내외 채권의 이자수익, 주식의 배당금, 리츠(부동산투자신탁)의 배당수익처럼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는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진성 팀장은 “인컴펀드가 저금리 시대의 대안투자로 주목받고 있다”며 “2009년말 5666억원(23개)에 불과했던 인컴펀드 규모가 올해 4월말 2조5956억원(67개)으로 급격히 증가했다”고 들려줬다.
전통적으로 펀드 자산은 주식형과 채권형으로 구분한다. 하지만 인컴펀드는 인컴 자산과 인컴형 자산으로 나뉜다. 인컴 자산은 일반적인 채권 투자다.
국내 채권·해외 달러표시 채권·현지통화 채권 등 대상이 다양하며 안정적인 이자소득을 목표로 한다. 인컴형 자산은 채권 이외에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자산이다.
주로 국내외 배당주와 국내외 리츠가 포함된다.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국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운용하는 설정액 10억원 이상 인컴펀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4.99%다. 2%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다. 인컴펀드가 인기 끌면서 관련 상품 출시가 줄을 잇는다.
운용사 능력, 투자 지역 변수 따져야강지현 센터장은 “인컴펀드 투자에 앞서 주의할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인컴펀드가 국내 펀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합니다. 걸음마 단계죠. 우선 운용사의 운용능력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어요. 특히 인컴펀드는 투자 지역과 상품이 다양한 만큼 여러가지 변수를 감안해야 합니다. 환율 변동이나 특정 국가의 정치적 위험이 투자 리스크가 될 수 있어요. 주로 해외 펀드를 투자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국내 주식형 펀드와 달리 배당소득세 15.4%를 내야합니다.”
금리 인하로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의견도 있다. 김인응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장은 “기준금리 인하와 4·1부동산 대책이 부동산 시장에 시너지 효과를 줄 것”이라고 했다. “금융상품에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수익형 부동산에 더욱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부자들은 특히 공실률이 낮고 임대수익이 좋은 강남권 오피스 빌딩을 선호합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역시 부동산이 ‘저금리 시대의 투자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안전 자산으로 꼽힌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연 2%대 미만이다. 반면 뉴욕의 월세 수익률은 4~5%에 이른다.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이 한몫했다.
윤태경 삼성패밀리오피스 상무는 ‘사모형 부동산 펀드’를 추천했다. “최근 사모형 부동산 펀드 출시가 늘고 있어요. 고액 자산가와 기관투자가들이 자산배분차원의 투자가 급증한 때문입니다. 그중에서 임대수익률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사모형 부동산 펀드를 고르는게 유리합니다.”
가치주 펀드도 저금리 시대 투자처로 꼽혔다. 가치주란 기업 실적이나 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가 저평가 돼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주식이다.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다. 대표적인 가치주투자펀드인 한국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는 2006년 출시 이후 7년 누적 수익률이 129.08%에 이른다. 연평균 수익률은 35.2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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