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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s the new art of the HEIST - 다이아몬드를 노려라!

Features the new art of the HEIST - 다이아몬드를 노려라!

브뤼셀 보석 탈취 등 최근 몇 달 동안 세계 각지에 대담한 강탈사건 잇따라…정밀한 타이밍으로 첨단 보안시스템의 맹점을 이용하는 등 범죄 기술이 진화한다
4500만 달러 ATM 탈취사건의 용의자인 엘비스 라파엘 로드리게스, 에미르 야세르 예제와 그들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들. 브뤼셀 자벤템 공항의 스위스 헬베틱항공 여객기에서 5000만 달러어치의 다이아몬드가 강탈당했다(오른쪽 아래).



마크 베르톨디는 그처럼 요란한 차를 몰지말아야 했다. 아무리 고급 중고차 판매상인척해도 4도어 포르쉐 파나메라는 사치가 줄줄 흐른다. 게다가 어디서 났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10만 달러어치의 유로화도 소지하고 있었다. 그런 돈이 나오면 곧바로 경찰은 범죄를 의심한다. 하지만 그는 이미 경찰에게 쫓기고 있었다.

베르톨디는 근래 최대 다이아몬드 강탈 사건 중 하나에 가담한 혐의로 벨기에 경찰의 수배를 받았다. 2월 18일 복면 무장 괴한 8명이 경찰 차림을 하고 승합차 두 대에 나눠 탄 채 브뤼셀 자벤템 공항의 보안펜스를 뚫고 들어갔다. 그들은 스위스 헬베틱항공 여객기를 둘러쌌다.

원석과 가공 다이아몬드를 담은 꾸러미가 취리히로 운송되기 위해 장갑차량에서 그 비행기의 화물칸으로 막 옮겨진 직후였다. 단 3분 안에 그들은 다이아몬드 꾸러미를 몽땅 들고 달아났다. 어림잡아 5000만 달러(약 540억 원)어치였다.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탑승객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몰랐다.

2012년 도단 당한 피카소의 ‘어릿광대 두상’, 1990년 이자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 절도사건에서 도난당한 베르메르의 ‘연주회’.
브뤼셀 다이아몬드 강탈사건은 최근 몇 달 동안 일어난 일련의 대담한 절도 중 하나였다. 2012년 10월에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미술관에서 피카소, 모네, 마티스 등 현대미술 걸작들이 도난당했다. 초기 보도에 따르면 추정 가격은 자그마치 1억2500 달러였다. 또 5월 초 브루클린의 연방검사는 미국과 루마니아부터 이집트와 일본까지 26개국에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해 현금 4500만 달러를 불법 인출한 일당을 기소했다.

물론 그런 사건이 서로 연관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뚜렷한 추세는 감지된다. 그 사건 모두 첨단 보안시스템의 맹점을 이용했고 정밀한 타이밍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그들이 훔치는 물건에는 분명히 서열이 있다. 미술품 절도는 널리 악명을 떨치긴 하지만 수익은 불확실하다. 보석은 처분할 곳을 잘 아는 도둑들이 선호한다. 하지만 현금은 말할 필요 없이 최고다.

그 사건 전부에서 용의자들이 체포됐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실형에 직면한 사람들은 주모자는커녕 때로는 멍청해 보이기도 한다. 치밀한 작전으로 감행된 범행 배후의 두뇌는 거의 잡히지 않았다. 도난당한 보석이나 현금, 미술품도 대부분 회수되지 않았다.

대형 강탈사건이 일어나면 일당 중 적어도 한 명은 범행을 떠벌리고 다닌다는 게 정설이다. FBI의 위장 잠입요원으로 미술품 절도범을 추적한 적이 있는 로버트 위트먼은 “사람들은 늘 입이 가볍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 거기서 정보를 얻는다. 그 정보로 증거를 확보하면 범인을 체포할 수 있다.”

그러나 23년 전 보스턴 이자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에서 렘브란트를 비롯한 걸작들의 도난 같은 여러 사건에서는 아무도 그럴듯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뜬소문은 있었지만 도난품을 회수되지 않았다. 위트먼이 지적하듯이 신속히 회수하지 못하면 미술품은 파손되거나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대개 절도 기술이 어설프면 범인들이 꼬리를 잡힌다. 요즘은 휴대전화 통화기록이 좀도둑부터 납치, 정치 암살까지 모든 사건에서 효과적인 수사 도구로 활용된다(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테러 사건에서도 경찰은 용의자들이 탈취한 차에 떨어진 아이폰의 통화기록을 이용해 그들을 추적했다).

따라서 머리가 좀 더 똑똑한 일당들은 선불 휴대전화[그들의 은어로 ‘버너(burners)’라고 한다]로 서로 연락한다. 2003년 벨기에 앤트워프 다이아몬드센터에서 발생한 1억 달러어치 보석 및 귀금속류 도난사건을 세세히 추적한 책 ‘완전범죄(Flawless)’의 공동저자 스콧 셀비는 이렇게 말했다.

“제대로 하는 범죄자들은 선불 휴대전화망을 갖추고 그 네트워크에서만 서로 연락한다. 하지만 그 전화로 나폴리에 있는 사촌에게 연락하거나 피자를 주문하는 멍청한 친구가 늘 있게 마련이다.” 기본적으로 말하자면 폐쇄 네트워크에서 외부로 나가는 전화 때문에 경찰은 그 전화와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그 다음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전화와 그 위치도 알아낼 수 있다.

이런 사건 중 다수는 오랫동안 베일에 가려진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범죄자들이 정보원과 수사 수단을 알게 되는 것을 경찰이 원치 않기 때문이다. 셀비에 따르면 검찰은 확신이 없으면서도 체포한 용의자를 두고 주모자나 배후 조종자라고 주장하는 일이 흔하다.

“배후 조종자가 잡히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셀비는 말했다. “그들은 늘 실제 범행과는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러나 벨기에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검찰은 배후 조종자라고 믿는 용의자에게 더 무거운 형량을 구형할 수 있다. 그러나 거물이 교도소에 들어가더라도 겨우 몇 년 형을 살고 나면 출소한다. 그들은 대개 미술품이나 보석, 현금이 그냥 사라졌다고 주장한다. 또 형기로 자기가 챙긴 몫을 분할해서 갚는다고 생각한다.

몫이 1000만 달러이고 10년 형을 선고 받았다면(유럽에서는 상당히 긴 형기에 속한다) 형기 1년에 100만 달러씩 갚아나간다는 계산이다. 부수적인 혜택도 있다. 2003년 앤트워프 보석 절도에서 행동대원이었던 레오나르도 노타르바르톨로는 7년형을 마친 뒤 할리우드와 영화 계약을 체결했다(그는 2013년 2월 다양한 혐의로 다시 체포돼 벨기에 교도소에 재수감됐다).

여러 강탈사건에서 입을 열거나 열지 모르는 사람들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거나 죽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2년 12월(500만 달러)과 2013년 2월(4000만 달러)에 감행된 세계적인 ATM 절도는 기발한 범행 계획, 정밀한 실행, 냉혹한 사후처리의 대표적인 사례다. 알려진 이름들은 최하위급 행동 대원뿐이었다. 5월 9일 브루클린의 미 연방 검사는 9명을 기소했는데 그 중 한 명은 이미 살해됐다.

뉴욕 ATM 절도 일당은 개인 식별번호를 가졌고 오만과 아랍에미리트연합에 있는 계좌의 ‘복제된’ 선불 체크카드를 사용했다. 해커들이 인출한도를 없앴다. 그 뒤 26개국에서 삼삼오오로 구성된 일당들은 현금자동출납기를 옮겨가며 거의 동시에 잇따라 현금을 인출했다.

뉴욕 일당 중 두 명은 단 두어시간 만에 어퍼 웨스트 사이드에서 브로드웨이를 따라 유니언 스퀘어까지 곳곳의 현금자동출납기에서 현금을 빼냈다. 그들은 단 하루에 280만 달러를 인출했고 그중 몇몇은 신이 난 듯했다. 두 명은 차 속에서 현금을 가지런히 쌓아놓고 인증샷까지 찍었다.

그 후 ATM 절도범들은 더욱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 뉴욕시 인근의 용커스에 사는 그들은 고급 옷, 시계, 자동차를 사서 자랑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새로 구입한 차 중에는 우연히 포르쉐 파나메라도 있었다(절도범들이 좋아하는 차종에는 연관성이 있는 듯하다).

4월이 되자 연방 수사관들이 포위망을 좁혀갔다. 뉴욕 일당 두목인 알베르토 우시 라주드-페나(23, 별명 ‘프라임’ 또는 ‘알베르티코’)는 신변위협을 느꼈다. 그는 마이애미의 한 은행에 20달러짜리 지폐로 15만 달러를 예치한 뒤 고향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달아났다.

도미니카 경찰에 따르면 ‘프라임’이 며칠 뒤 친구들과 도미노 게임을 하고 있을 때 ‘바카 로카(미친 소)’로 알려진 한 남자와 공범이 총을 들고 그들을 덮쳤다. ‘프라임’도 권총을 빼들었다. 총격전이 시작됐고 도미노 패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프라임’은 총탄여러 발을 맞고 숨졌다. ‘바카 로카’와 공범은 현장에서 달아났다. ‘프라임’이 큰 서류 봉투에 넣어 보관하던 10만 달러는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그대로 있었다.

뉴욕 ATM 절도 일당이 탈취한 현금이 전액 회수된다고 해도 다른 일당과 조직책들이 가져간 약 4200만 달러는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마이클 댈리 뉴스위크 기자는 2012년 12월 첫 ATM 절도사건 후 뉴욕 일당 중 3명이 탈취한 40만 달러 중 30만 달러가 루마니아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그들의 이메일 중 하나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범죄자들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러나 수사당국은 그들이 누군지 밝히지 않았다.

네덜란드 경찰은 로테르담 쿤스탈 미술관의 야간 미술품 절도가 ‘군사적 정밀성’으로 감행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행동대원 중 일부는 어리석은 행동 때문에 체포됐다. 언론에서는 도난당한 미술품 7점이 1억2500만 달러 정도 가치가 있다고 보도했지만 인기 걸작 장물 시장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걸작들은 여러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원 소유주가 밝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일부 루마니아에서 쿤스탈 미술관의 작품을 팔려고 하던 3명이 체포됐다. 나중에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집에 도난 미술품을 보관하고 있다고 의심 받은 한 루마니아 여성이 체포됐다가 풀려났다. 도난 미술품의 회수를 ‘중개하겠다’고 제안한 한 독일 남성도 혐의를 받았다. 그 미술품들은 아직도 행방이 묘연하다.

브뤼셀 공항의 다이아몬드 강탈에 연루됐다고 알려진 중고차 판매상 베르톨디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경찰의 감시를 받은 뒤 프랑스 아르쉬르모젤의 기차역 앞에서 프랑스 경찰에 체포됐다. 베르톨디는 거기서 한 변호사와 한 기업인에게 연락을 취했다고 알려졌다. 다이아몬드 처분에 도움을 받으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프랑스 경찰은 베르톨디가 그처럼 간 큰 강탈사건에 연루됐으리라고 믿기 어렵다고 본다. 언론에서 묘사된 배후 조종자는 더더욱 아닌 듯했다.

43세인 베르톨디는 수년 동안 교도소를 들락거렸다. 그는 리비에라(프랑스 동남부와 이탈리아 서북부의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 소규모 중고차 매매업을 한 뒤 모로코 여자 친구와 카사블랑카로 가서 식당을 운영했다. 프랑스 경찰은 벨기에 신문에 “우린 그를 평범한 사기꾼으로 본다”고 말했다. 베르톨디의 변호사 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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