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호주 브리즈번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골드
Travel - 호주 브리즈번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골드
호주 브리즈번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골드 코스트, 북쪽 해안선을 따라 올라가면 선샤인 코스트가 나온다. 브리즈번과 골드코스트에 비해 인지도는 낮지만, 호주인 사이에서는 고품격 휴가를 즐기는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다.
선샤인 코스트가 시작되는 칼론드라에서부터 물루라바·쿨룸·누사 등 유명한 해변 휴양도시가 있다. 내륙으로 들어가면 글래스하우스 산맥과 여러 국립공원의 멋진 아열대우림도 나타난다. 해변의 반대쪽 울창한 내륙으로 들어가면 호주의 시골 정취가 물씬 풍기는 소박한 마을과 자연의 땅인 힌터랜드가 기다린다.
선샤인 코스트의 중심 도시는 누사(Noosa)다. 누사강을 중심으로 크게 누사헤즈와 누사 빌·테완틴 등 3개 지역으로 나뉜다. 대부분의 여행자는 누사헤즈에 짐을 푼다. 6년 전쯤 누사에 온 적이 있다. 그때는 일정이 짧고, 세계에서 가장 큰 모래섬인 프레이저 아일랜드를 다녀오느라 정작 누사와 선샤인 코스트를 돌아볼 시간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일주일 가까이 누사에 머물면서 선샤인 코스트의 눈부신 해변과 힌터랜드를 매일 색다른 방법으로 탐험했다. 특별한 탐험은 ‘누사 인터내셔널 푸드 앤 와인 페스티벌’로 시작됐다.
시골 정취 물씬 풍기는 누사누사는 다른 도시에 견주어보면 매우 작다. 번화가인 누사헤즈의 해이스팅스 스트리트도 전체 거리 길이가 1km 남짓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렇게 작은 도시에서 해마다 세계적인 푸드·와인 페스티벌 행사가 열린다.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누사 푸드&와인 페스티벌’은 해이스팅스 스트리트의 라이온스 파크를 중심으로 선샤인 비치와 힌터랜드, 누사헤즈의 여러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매년 5월 나흘간 열린다. 규모나 조직면에서 전문적이고 품위가 느껴지는 행사였다.
축제는 첫 날 저녁에 열린 갈라 오프닝 오케스트라 나이트로 화려하게 막이 올랐다. 이번 미식축제에 참여한 열 명의 세계적 스타 셰프(데이비드 톰슨, 데츠야 와쿠다, 안드레 치앙 등)가 두 명씩 무대로 나왔다. 객석에는 이들이 만든 아뮤즈부쉬가 담긴 기프트 박스가 준비돼 있었다. 셰프가 소개될 때마다 그들이 만든 음식을 맛보는 재미가 각별했다.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퀸즐랜드 거장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오감을 일깨웠다.
먹고 마시고 매일 축제 같은 날이 나흘 연속 이어졌다. 선샤인 비치에서는 ‘더 피스트 온더 비치(The Feast on the Beach)’라는 이름의 해산물 푸드 런천이 들어섰고, 블랙올 레인지 숲속에서는 네 명의 셰프가 준비한 식사와 와인이 ‘프리스타일 이스케이프(Freestyle Escape)’ 주최로 열렸다.
메인 스폰서 중 하나인 아사히 맥주는 메인 행사장에 일본 스타일의 파라솔과 나무 테이블을 설치했다. 행사장마다 호주 전역의 유명 와이너리에서 실시하는 와인 테이스팅과 로컬푸드, 다양한 요리가 넘쳐났다. 셀레브리티 셰프가 준비하는 요일별 디너와 점심 가격이 20만~30만원에 달하는데도 티켓이 매진됐다.
전체 티켓 판매의 29%는 시드니·멜버른과 같은 호주의 다른 지역에서, 그리고 39%는 퀸즐랜드 북부와 브리즈베인에서 이뤄졌다. 호주인에게 골고루 사랑 받는 대표 미식 축제인 것이다. 누사는 작은 도시이지만 호주 전역의 미식가를 불러모을 만큼 수준 높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과 고급스런 미식 문화가 발달했다. 첫 해에 100명으로 시작했다는 누사 푸드&와인 페스티벌 행사가 10년 넘게 이어지며 호주를 대표하는 미식축제로 자리잡은 건 바로 이런 문화적 기반과 미식에 대한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선샤인 코스트에서는 어딜 가나 여유가 넘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매주 일요일과 수요일에 열리는 큰 재래시장 이문디 마켓(Eumundi Market)에서도 이런 여유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현지인들이 직접 만든 물건과 소품들을 거의 작가 수준의 감각으로 판매하며, 모두 건강한 먹거리와 지역 생산품에 관심이 많다.
단순한 관심에서 벗어나 주민들은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지역 시장을 구축하고 또 스스로 건강한 생산자가 된다. 이문디 마켓은 아침 일찍 시작해 오후 1시까지만 문을 연다. 200여개가 넘는 숍을 하나하나 둘러보노라면, 어느 새 오전 시간은 훌쩍 지난다.
재래시장의 여유로움새하얀 백사장의 이름난 해변들과 혹은 촉촉한 습기를 머금은 레인 포레스트 지역으로 떠나는 방법도 다양하다. 차를 빌려 드라이브 여행을 하기에도 좋지만,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질주하는 맛도 남다르다. 흰 수염이 멋진 빅 알(Big Al)씨가 운영하는 ‘프리덤휠(Freedom Wheels)’ 투어를 이용하면 원하는 시간과 테마에 맞게 해변 혹은 힌터랜드로 할리여행을 떠날 수 있다.
선샤인 코스트의 지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서 자연을 감상하고, 나이 지긋한 할머니 두 분이 운영하는 찻집에서 모닝티와 스콘을 즐길 수도 있다.
할리를 타고 와이너리 투어를 갈 수도 있고, 타이 음식으로 유명한 스피릿 하우스(Spirit House)에서 쿠킹 클라스와 점심을 즐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 따사로운 햇살과 시원한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달리는 기분이 끝내준다. 커플이라면 할리 데이비슨 뒤에 두 명이 나란히 탈 수 있는 트라이크(Trike)가 좋겠다. 자동차를 타고 갈때와는 다른 스릴과 자유를 맛볼 수 있는 투어다.
‘오프 더 비트 에코투어(www.offbeattours.com.au)’를 통해 운덤 내셔널 파크 국립공원으로 에코투어를 떠날 수도 있다. 일반 에코투어와 다른 점이라면, 숲 속 한가운데에서 세 코스로 근사하게 차려지는 점심식사와 샴페인으로 분위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족·친구끼리도 좋지만, 특별한 기념일이 있는 커플에게도 유용한 프로그램이다.
모든 음식은 현지에서 생산하는 식재료를 이용하고, 호주의 원주민들이 대대로 먹던 부시터커(Bush Tucker)의 재료도 풍부하게 이용해 만든다. 4륜 구동차에 장착된 그릴 위에서 직접 닭고기와 쇠고기를 구울 때는 냄새만으로도 황홀하다. 흥미진진한 자연 속에서 트레킹을 끝낸 후 즐기는 숲 속의 샴페인 정찬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멋지고 또 맛있다.
이번 여행에서 잊혀지지 않는 또 하나의 경험은 오스트레일리아 주(Australia Zoo)에서 손바닥에 있는 먹이를 먹기 위해 내 손을 양 손으로 덥석 잡던 캥거루의 촉감과 온 몸에서 유칼립투스 향이 나던 코알라를 안은 기억, 그리고 탕갈루마 리조트에서 야생 돌고래에게 먹이를 주던 순간이다. 모두 경이롭고 특이한 체험이었고, 강렬한 시간이었다. 단순히 보고 듣는 것에 그치지않고 직접 만지고 그들의 생태를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다. 선샤인 코스트의 자연과 음식과 동물과 사람을 그렇게 오감으로 느끼고 돌아왔다.
선샤인 코스트 가는 방법 대한항공이 퀸즐랜드의 브리즈번까지 가는 직항편을 주 4회(월·수·금·토 출발) 운항한다. 브리즈번에서 선샤인 코스트까지는 버스를 타고 1시간 반 정도 이동하면 된다. 선샤인 코스트로 가는 버스가 수시로 운행한다. 선에어 버스 서비스가 유명하다.(Sun-Air Bus Service:+61-(0)7-5477-0888/www.sunair.com.au)
추천 호텔 아웃리거 리틀 해이스팅스스트리트 누사 리조트&스파. 2010년 중반에 누사 해이스팅스거리에 오픈한 5성급 리조트로, 원, 투 베드룸 스위트와 빌라로 이뤄져 있다. 내부에 키친 시설과 거실이 있는 서비스 아파트먼트 구조다. 리조트 전체가 울창한 산림에 둘러싸여 마치 휴양림에 온 듯한 상쾌함을 전해준다.
빌라는 1층 침실, 2층 거실과 부엌으로 이뤄져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적합하다. 비쉬 샤워와 일본식 핫 튜브 스파 등을 할 수 있는 스파·수영장·체육관·레스토랑을 골고루 갖췄다.(Outrigger Little HastingNoosa Resort /+61-(0)7-5449-2277/www.outrigger.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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