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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에세이 - 외국기업 한국인 CEO 왜 안나오나

CEO 에세이 - 외국기업 한국인 CEO 왜 안나오나



메이저 대회 3연승을 거두며 LPGA 역사를 새로 쓰는 박인비, 경기마다 예술의 경지라고 칭송 받는 김연아, 미국 메이저리그의 새로운 스타 류현진, 아시아인의 한계를 뛰어넘은 박태환….

이들뿐 아니라 유럽 리그에서 맹활약하는 축구 스타들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한국인이란 사실이 자랑스럽다. 한류를 주도하는 K-팝이나 드라마는 말할 것도 없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 국제기구의 수장도 여럿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세계적인 기업의 한국인 최고경영자(CEO)가 많이 배출돼야 한다.

싱가포르에 주재하며 GE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회장을 두 번 역임한 이채욱 대한통운 부회장,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10년 간 주재하며 글로벌 최고 의료기기 업체인 비브라운의 아·태지역 기업을 경영한 김해동 회장처럼 이미 글로벌 경영 일선에서 일가를 이룬 경영자가 있긴하다. 그러나 앞으로 더 많은 한국인 경영자가 아·태 지역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CEO로 세계를 경영하길 기대한다.

글로벌 기업의 CEO는 국경과 국적을 초월해 발탁된다. 예컨대 일본 기업인 닛산의 카를로스 곤 회장은 유럽인, 소니의 하워드 스트링거 전 회장은 미국인이다. 미국 기업인 펩시콜라의 CEO는 인도인이다. 삼성·현대자동차 그룹에도 이미 많은 외국인 임직원이 일한다. 세계 유명 MBA 졸업생이 우리나라 기업에서 근무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필자의 회사에도 그리스인이 글로벌 인재 프로그램에 발탁돼 덴마크 모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현재 파트너십을 맺은 국내 대기업에서 일한다.

24년 전 현재까지 몸담은 회사에 사장으로 취임했을 때 외국과 모든 업무는 팩스로 이뤄졌다. 그 후 모뎀을 활용한 유선 인터넷 시대를 거쳐 무선으로 e메일을 보내며 업무를 보는 시대가 됐다. 특히 스마트폰 전성 시대를 맞아 24시간 실시간 처리할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시간과 공간의 벽이 허물어지고 비약적으로 넓어진 글로벌 무대가 활짝 열렸다.

이런 시대에 한국의 젊은이들은 과거의 사고에 머무르고 있진 않은가. 일례로, 대학에서 가끔 특강을 하다 보면 많은 학생의 지상과제가 취업이다. 그나마 국내 대기업·공기업만 바라본다. 그래서 필자는 강연 때마다 세계 무대를 꿈꾸며 활약하라고 촉구한다.

글로벌 무대에는 체급이나 핸디캡이 없다. 자신의 능력으로만 승부한다. 학연·지연·혈연이 중요하지 않다. 외국어 구사 능력, 다문화 경험과 이해도, 리더십과 협상력이 글로벌 무대에서 이길 수 있는 관건이다. 누구나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지만 준비 없인 결코 될 수 없다.

다양한 능력을 쌓고 그걸 적재적소에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필자는 글로벌 회사에서 동북아 경영을 맡았지만 우리 젊은이들이 더 넓은 무대에서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많은 한국인 경영자가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면 한국의 국격도 자연스레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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