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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트 시장의 뜨거운 감자들 - 불법 다운로드 대책 오리무중

콘텐트 시장의 뜨거운 감자들 - 불법 다운로드 대책 오리무중

다양한 플랫폼 등장으로 콘텐트 경쟁력 부각 … 웹하드·P2P 규제 강화될 듯
7월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에서 한 꼬마가 뽀로로 조형물 옆을 걷고 있다.



여자 핸드볼 영화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유명한 임순례 감독이 연출해 올 2월 초 개봉한 ‘남쪽으로 뛰어’는 그 전부터 평단과 관객의 주목을 받았다. 일본의 동명 소설을 극화한 이 작품은 영화배우 김윤석과 임 감독의 만남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흥행은 실패했다. 4월 초 막을 내린 이 영화의 누적 관객은 83만명이었다. 1000만명을 돌파한 영화 ‘7번방의 선물’과 맞붙은 불운 탓도 있지만, 불법 다운로드 영향이 컸다는 얘기도 나왔다.

영화진흥위원회가 2~4월 개봉된 영화의 다운로드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93개 웹하드를 조사했더니, 3월 이 영화의 합법 다운로드 건수는 3902건, 불법은 2694건이었다. 집계가 안 되는 미등록 웹하드와 모바일 웹하드, 불법 해외 서비스 등을 감안하면 공짜 다운로드 수는 추정조차 어렵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각종 콘텐트의 온라인 불법 다운로드 시장 규모는 3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국내 영화산업 전체 매출액 4조1500억에 육박하는 수치다.

관련 업계에선 웹하드만 잘 막아도 영화 잘 만들고 배를 곯는일은 줄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에선 2011년 11월 웹하드 사업을 할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에 반드시 등록하고 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웹하드 등록제를 시행했지만 별무신통이다. 관리·감독이 부실해서다.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부 김현정 연구원은 “웹하드 등록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웹하드에서 저작권 위반 문제가 근절되거나, 대부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정민 홍익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온라인 불법 다운로드를 막고 저작권을 보호할 정책이 선행돼야 한다”며 “정부는 온라인상의 저작권 침해에 대한 상시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웹하드나 P2P 사업자를 전기통신사업자로 규정해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등 규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콘텐트 산업, 특히 디지털 콘텐트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저작권 침해 문제는 여전히 난제이자 업계 최대 이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콘텐트 산업 규모(매출 기준)는 88조7000억원. 올해는 10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최근 콘텐트 시장 주요 이슈는 신한류에 따른 글로벌 진출, 미디어기업의 콘텐트 확보 경쟁, 플랫폼 다양화에 따른 스마트 콘텐트 등장, 정부의 콘텐트 시장 육성, IPTV·스마트TV·N스크린 등 플랫폼 경쟁, 콘텐트 큐레이션 확산, 저작권 분쟁, 실버 세대를 겨냥한 콘텐트 확산 등이다. 세부 산업별 이슈는 다음과 같다.



출판 완전 도서정가제 시행 논란출판산업은 12개 콘텐트 산업 중 유일하게 시장 규모와 성장률이 뒷걸음친 분야다. 지난해 국내 출판시장 매출은 20조9800억원. 전년 대비 1.3% 줄었다. 업계의 최대 화두는 불황 탈출이다. 업계는 전자책에서 비상구를 찾는다. 지난해 15만권의 단행본이 전자책으로 만들어졌다. 전년 대비 2배로 늘었다. 하지만 80%가 무료(체험판)로 다운로드됐다. 우려대로 해적판도 판을 친다.

아직 기대는 이르다. 최근 최대 이슈는 책을 제값에 파는 ‘완전 도서정가제’ 시행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소비자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게 문제다. 1인·자비 출판 확산, 드라마나 영화의 원작이 잘 팔리는 스크린셀러·드라마셀러 현상도 이어질 전망이다.



만화 콘텐트 유료화 정착할까만화 시장 최대 이슈는 웹툰을 선두로 한 디지털 만화콘텐트 시장 확대다. 네이버웹툰 한 달 방문자는 1400만명에 달한다. 유료화와 모바일 시장 확대도 화두다.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이 웹툰 유료화를 시작했고, 스마트폰용 만화 애플리케이션도 유료화로 전환하는 중이다. 광고와 콘텐트 판매가 결합한 모델로 NHN이 지난 4월 30일 네이버웹툰에 처음 적용한 창작자 선택형 수익모델(PPS)은 시행 한 달 만에 매출 5억9000만원을 올렸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에서 활동하는 작가 108명이 1인당 평균 255만원의 고료와 부가수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만화 유통과 국내 통신사들의 만화콘텐트 확보 전쟁도 관전 포인트다.



음악 동남아 유통 음원 90%가 불법올해 국내 음악산업 매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4조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첨병은 K-팝(Pop)이다. 하지만 수익을 내는 지역은 일본·중국·동남아에 편중돼 있다. 댄스음악에 국한된 K-팝 콘텐트가 다양한 장르를 개척해야 한다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해외 불법 다운로드도 풀지 못하는 골칫거리다. 동남아에서 유통되는 한국 음원의 90%는 불법이다. K-팝의 지속성은 음악 산업 전반의 관심거리다. 디지털 음원을 듣는 방식이 기존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실시간 재생)으로 빠르게 전화되는 것도 음악업계 핫 이슈다. 향후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을 결합한 다양한 음원 상품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 스마트폰 게임이 성장 견인차2010년 7조4300억원이던 게임 시장은 지난해 10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3년간 연 평균 성장률이 17%다. 수출도 잘 된다. 지난해 27억8700만 달러를 수출했다. 전년 대비 17% 늘었다. 게임 산업을 이끄는 견인차는 모바일 게임이다. 스마트폰 확산과 플랫폼 다변화로 게임 시장 주도권은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중이다.

중소 벤처가 주도한 이 시장에 엔씨소프트·네오위즈게임즈·NHN 한게임 등이 진출하면서 시장 쟁탈전도 한창이다. 업계에선 모바일 게임 개발자 이직 현상과 몸값 급등이 화제일 정도다. 다만 일부 시민단체가 청소년의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모바일 셧다운제 시행을 주장하고, 국회에서도 논의되고 있다는 점은 리스크다.



영화 디지털 영화 시장 급팽창요즘 국내 영화계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지난해 관객수가 사상 처음으로 1억명을 돌파했다. 올 상반기에는 5550만명이 영화관을 찾았다. 지난해 영화산업 매출은 4조1500어원. 한국영화평균 투자 수익률은 13%다. 7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한류 바람을 타고 수출은 전년 대비 81%(2900만 달러)나 늘었다. 최근 영화업계 주요 이슈 중 하나는 해외 공동제작 확산이다.

지난해 2월 미국 20세기폭스가 한국영화 제작을 공식 선언한 후,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국내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었다. 40대 이상 장년층이 주요 관객층으로 유입된 것도 특징이다. IPTV나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다운로드 받는 디지털 영화 시장도 급팽창했다. 국내 주요 배급사의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다.



애니메이션 하청에서 창작으로 전환 중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전체 매출이나 수출이 정체·하락 추세지만 오히려 긍정적인 신호라는 평이 많다.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업체들이 단순 하청제작에서 창작제작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하청 물량이 감소하면서 생긴 과도기적 현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마당을 나온 암탉’‘다이노타임’ 등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호평을 받으면서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애니메이션 제작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해외 공동 제작과 SNS를 이용한 해외 시장 진출, 케이블·종합편성채널 등 방송 수요 증가 등도 애니메이션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광고 지상파 위협하는 케이블·종편방송·광고 시장은 지상파의 아성이 서서히 무너지는 가운데, 비지상파 방송 분야 경쟁이 치열하다. 케이블방송 업계는 IPTV와 위성 방송의 공세에 방어벽이 허물어지는 양상이다. 우려와 달리 4개 종합편성채널도 시장에 연착륙하는 중이다. 파이는 한정돼 있는데, 경쟁자가 늘고 시청자가 분산되면서 방송업계에선 제작비 경감과 수익성 제고가 최대 화두가 됐다.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라 방송 매체 이용 축이 모바일로 급속히 이동하는 데에 따른 각 방송업계의 전략 싸움도 치열해진다. 하나의 콘텐트를 여러 기기에서 볼 수 있는 N스크린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짧고 재밌는 킬러 콘텐트’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광고 시장 역시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신규 광고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 ‘재벌 캐릭터’ 속속 등장국내 캐릭터 시장은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성공 사례가 이어지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2010년 5조9000억원이던 국내 캐릭터산업 매출은 지난해 7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인지도·충성도 높은 캐릭터를 활용한 테마파크·공연·공익 캠페인·키즈카페·전문매장·광고 마케팅이 늘면서 캐릭터 하나로 다양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20~40대 키덜트(Kid+Adult의 합성어)를 겨냥한 탈유아용 캐릭터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업계의 이슈다. 캐릭터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불법 복제를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불법복제 피해 규모는 약 5조원에 이른다.



공연 중·장년 겨냥한 대형 뮤지컬 봇물국내 공연시장 선두주자는 뮤지컬이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약 3000억원. 전년 대비 25% 넘게 성장했다. 약 800만명이 뮤지컬 공연장을 찾았다. 대형 뮤지컬의 장기 공연이 정착됐다. ‘오페라의 유령’ ‘아이다’ ‘맘마미아’ ‘레미제라블’ ‘시카고’ 등 대형 뮤지컬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다.

관객층은 소위 ‘397세대(30대, 90년대 학번, 1970년생)’가 중심 세력으로 등장했다. 올 하반기엔 ‘에비뉴Q’ ‘보니 앤 클라이드’ ‘아메리칸 이디엇’ 등 내한 초연 공연이 예정돼 있다. 국내 뮤지컬 관객층이 그만큼 두터워졌다는 얘기다. 연간 공연 일정을 미리 발표해 운용하는 공연장 시즌제가 정착할지도 관심거리다.



지식정보·콘텐트솔루션 에듀테인먼트 시장 확산지식정보 콘텐트 시장은 교육(에듀케이션)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결합한 에듀테인먼트 시장이 주목 받는다. 기존 교육업체뿐 아니라 통신사·지방자치단체 등 이종업계가 에듀테인먼트 콘텐트 시장에 적극 뛰어들었다. e러닝(온라인 학습) 시장에서도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주요 소비자로 떠올랐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50대 이상 연령층의 e러닝 이용률은 2010년 22%에서 2011년 26%로 증가했다. 은퇴 후 재취업 준비와 자아실현 목적의 콘텐트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스마트폰 가입자 비중이 올 연말 7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고품질 지식정보 콘텐트 이용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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