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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VIGNET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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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경제의 현 하향세가 구조적이면서 순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시아 경제성장 “따분해”향후 수년 간 아시아의 완만한 경제성장 곡선을 가리켜 스위스 금융기업 UBS AG의 이코노미스트들이 대단히 “지루하다”고 평했다. 지지부진한 수출증가에 답답할 정도로 느려터진 정치개혁이 맞물린 결과다. 그들은 아시아가 8% 성장률의 장기 평균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 그들은 아시아 경제의 현 하향세가 구조적이면서 순환적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주요 수출부문이 앞으로도 계속 침체를 유지하리라고 점친다.

그들은 민간부문 부채증가 문제도 지적한다. 아시아에선 흔치 않던 문제다. 이는 향후 수 개월 동안 경제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다. “중국, 북아시아, 홍콩, 싱가포르 등 부채가 많은 나라들에서 과다채무(debt overhang)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과다채무는 전에는 기업들이 심각한 적자에 빠져 쉽게 돈을 빌릴 수 없는 상황을 가리켰다. 총부채를 감축할 수 있는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가 있어도 추진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그와 같은 나쁜 소식은 고액채무 국가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도·인도네시아·태국 등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한 저채무 국가들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적완화를 축소하기 시작할 때 대대적인 자본도피의 위험을 안고 있다. 예기치 못한 양적완화 축소가 실시될 경우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급락해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며 국민의 구매력이 약화된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는 소규모 불황 또는 적어도 경제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아시아 국가 전반적으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즉효 처방전 또한 제시한다. 적극적인 정치·경제개혁을 실시하면 정상궤도로 복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아시아 국가들은 그런 아젠다에 “거의 또는 아무런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고 그들은 말했다. 반면 중국은 최근 공산당 3중전회 직후 경제개혁 리스트를 발표했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정책입안자들은 인플레가 급등하지 않는 한 개혁추진이나 경제개입을 미루는 경향을 보인다. 이 모두가 아시아 지역에서 눈이 번쩍 뜨이는 뉴스는 앞으로 많지 않으리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중국 공산당 제 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


중국 경제개혁 시동 거나중국 정부는 경제·사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현상을 둘러싸고 인민의 고조되는 불만을 달래기 위해 경제개혁 계획을 발표했다.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끝난 뒤 11월 15일 중국 공산당은 60가지 개혁안을 발표했다. 거기에는 침체하는 중국의 경제를 되살리는 조치 외에도 노동교화제 폐지와 한 자녀 정책의 완화도 포함됐다. 중국 지도부의 포괄적인 개혁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많은 관측통들은 환영했다.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의 쉬홍차이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개혁은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1990년대의 개혁은 일부 분야에 국한됐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전면적이다.”

앞으로 지방 관리들이 개혁 계획을 분석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주요 경제개혁에는 금리 자유화, 부채 위험 경고 장치 마련, 위안화 자유 태환이 포함됐다. 그 외에도 ‘토지개혁을 추진해 농민들에게 더 많은 재산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은 도시화를 촉진하고 도농 격차에 불만을 품은 농민들을 달래려는 조치인 듯하다. 그동안 지방정부는 농민들의 토지를 싸게 매입해 비싼 값에 부동산 업체들에 팔아 시세 차익을 남기는 경우가 많아 농민 소요의 주된 원인이었다.

그러나 가장 기대가 컸던 국유기업 개혁안에 대해선 중국 내에서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새 지도부가 기득권 세력의 반발을 무시하고 개혁을 밀어붙일 정치적 힘이 없을지 모른다는 지적도 나왔다. 개혁 일정이나 우선순위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중요한 조치가 계속 지연될 수 있다.

프래킹 기술이 효자 노릇을 한다.


세계 최대 석유·가스 수출국으로 올라선 미국미국이 러시아를 앞질러 서서히 세계 최대 석유 및 가스 생산국으로 올라서고 있다. 셰일가스(혈암층에 매장된 천연가스)의 프래킹(fracking, 수압파쇄) 추출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덕분이다. 지난 7월 미국 내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은 하루 2200만 배럴 안팎에 달했다. 이에 반해 2013년 러시아의 석유 및 천연가스 하루 생산량 예상치는 218만 배럴이라고 월스트리트가 보도했다. 2012년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량은 러시아보다 많았다. 1982년 이후 최초다.

셰일가스 매장량은 러시아가 더 많다. 하지만 미국의 수압파쇄기술이 발전하면서 석유 및 가스 생산량 면에서 러시아를 앞서갈 수 있게 됐다. 수압파쇄법은 땅 속 깊은 곳의 종종 접근하기 어려운 혈암층에 갇혀 있는 석유와 가스를 추출하는 기술이다.

화학물질·물·흙이 고도로 압축된 혼합물을 천연가스가 채워진 혈암층의 틈새로 쏘아 넣는다. 혼합물이 바위 틈새를 벌려 천연가스와 석유가 파이프를 타고 밀려 올라오게 한다. 미국 내 총 가스 생산량 중 셰일가스 생산 비율이 2007년 42%에서 2020년 64%로 증가한다고 미국석유연구소(API)는 예상한다.

그러나 국제 가스시장에 대한 중동의 패권에 미국이 당장 도전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미국 에너지부는 국내에서 생산된 가스의 수출을 허용할지 망설이고 있다. 천연가스를 너무 많이 수출할 경우에 발생할지 모를 유가상승을 우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석유업체들은 천연가스 수출이 곧 합법화된다는 예상 아래 동해안을 따라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설비를 건설 중이다. 그러나 프래킹 덕분에 미국이 천연가스 수출국까지 되지는 않는다 해도 유가변동에 덜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큰 혜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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