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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 2014년 아시아 경제전망

ECONOMY - 2014년 아시아 경제전망

한국과 필리핀 맑음, 중국과 인도네시아 흐림



2014년 아시아 경제의 성장은 외부 세계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될 전망이다. 세계 경제가 아시아에 의존해 성장하리라는 통념과 사뭇 다르다. 노무라 싱가포르 법인 아시아 담당 수석 경제전문가 로브 서바라만의 예상이다. 지속적인 금융완화 정책이 아시아 전반에 걸쳐 개인 신용대출 붐을 부채질했다. 하지만 그 차원을 넘어 경제전문가들이 걱정하는 문제가 있다. 신용대출 증가 속도가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빠르게 앞서간다는 점이다.

과거 주요 국가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 5년 사이 GDP 대비 개인신용대출 비율이 30% 포인트나 급증하는 현상이 종종 나타났다. 그리고 2008년 이후 많은 아시아 국가가 이 선을 넘어섰거나 근접했다고 노무라는 분석했다. “아시아는 긴축정책을 실시하고 구조개혁을 가속화해야 한다. 아니면 미래 금융위기의 온상이 된다.” 서바라만이 고객에게 보낸 시장 브리핑에서 말했다.

부채증가에 편승한 자산가격 상승은 성장을 촉진하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 정책입안자들이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위해 서서히 거품을 줄이기로 할 경우 자산효과가 희석되고 부채상환 비용이 커진다. 그에 따라 단기 성장이 타격 받을 가능성이 크다. 2014년에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의 총 GDP 성장률이 6.0% 아래로 떨어진다고 노무라는 예상한다.

최악의 결과는 현재 상태가 유지되면서 거품이 올랐다가 결국 터지면서 전면적인 불황을 초래하는 시나리오다. 내년에는 아시아 각국의 경제실적에 편차가 생기며 수십년 래 가장 큰 격차가 벌어질 듯하다. 아시아의 경제 우등생과 열등생이 누구이며 얼마나 격차가 생기는지 노무라가 예상했다.



우등생



한국: 수출에 힘입어 GDP가 올해 2.9%에서 2014년에는 4.0%로 증가한다고 노무라는 예상한다. 미국·유로권·일본에서 수요가 확대되면서 한국의 고부가가치 수출이 그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크다. 이들 지역의 수요확대는 중국과 기타 신흥시장의 수요둔화를 상쇄하고 남는다. 한국은행이 2014년 4분기 정책금리를 25 베이시스 포인트(bp, 0.01%) 올려 2.75%로 인상한다고 노무라는 예상한다. 금융긴축에 돌입하리라는 전망이다.



필리핀: 노무라는 필리핀의 2013년 GDP 성장률 예상치를 7.3%에서 7.1%로 낮췄다. 4분기 태풍의 영향을 감안했다. 그러나 또한 2014년 GDP 성장률 예상치를 6.2%에서 6.7%로 올렸다. 향후 몇 개월 동안 재건작업이 경제활동을 촉진한다는 견해를 반영했다.

필리핀 경제의 기초체력은 튼튼하다. 높은 성장률, 견고한 국제수지 흑자, 안정적인 정치, 여전히 긍정적인 개혁전망이 조화를 이룬다는 점에서 필리핀은 이 지역의 다른 나라들과 차별화된다. 필리핀 중앙은행(BSP, Bangko Sentral Ng Pilipinas)이 2014년 2분기부터 금리를 100bp 인상한다고 경제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말레이시아: 정치적 위험이 완화됐다. 재정개혁이 재개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국가 신용등급을 얻으리라고 노무라는 예상한다. 이들의 개방된 경제가 수출회복의 혜택을 입을 전망이다. 노무라는 글로벌 경제성장의 확대를 반영해 GDP 성장률이 2013년 예상치 4.3%에서 2014년에는 4.5%로 높아진다고 내다본다. 수출증가가 내수 약화를 상쇄하고 남을 전망이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Bank Negara Malaysia)이 2014년 2분기에 금리를 총 50bp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열등생



중국: 이 세계 2위 경제대국의 GDP 증가율은 아마도 2013년 3분기에 7.8%로 고점에 달한 뒤 지난 3개월 사이 7.5%로 둔화된 듯하다. 경기둔화가 2014년에도 계속된다고 노무라는 예상한다. 1분기의 전년 대비 GDP 증가율은 7.1%, 2분기에는 6.9%가 된다.

연간 기준으로 중국의 2014년 성장률은 6.9%, 2015년에는 6.8%로 예상된다. 이처럼 비교적 비관적인 전망의 배경에는 일차적으로 부동산 시장과 인프라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금융긴축 정책이 있다. 몇몇 기업이 부도를 맞으면서 도덕적 해이에 철퇴를 가할 듯하다. 구조개혁이 지지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경제성장이 저점에 가까워진 듯하다. 경제성장이 바닥을 쳤지만 회복은 아주 느리게 진행된다고 노무라는 내다본다. GDP가 2013년 4.7%에서 2014년 4.8%로 전년 대비 아주 근소한 성장을 보일 듯하다. 2015년에는 GDP가 5.7%로 상승하면서 강한 반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이 바닥을 치면서 인플레 억제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2014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평균 9.3%에 달해 6년 연속 9%선 위에 머물게 된다고 노무라는 예상한다. 그에 따라 인도중앙은행(RBI, Reserve Bank of India)은 필시 2014년 중반까지 금리를 50bp 더 올려 8.25%로 인상해야 할 듯하다.



인도네시아: 긴축정책으로 인해 2014년 GDP 성장률이 올해와 다름 없이 5.7%를 유지한다고 노무라는 예상한다. 2010~12년 평균 6.3%의 성장률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인도네시아은행은 성장보다 안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1분기 금리를 50bp 더 인상할 듯하다. 7월 대선에서 조코 위도도(인도네시아 투쟁민주당) 자카르타 주지사가 승리한다고 노무라는 점친다. 개혁이 더디게 진행되는 듯하며 대선 후에도 탄력이 안 붙을지 모른다.



태국: 대중영합적 정책으로 미래의 성장을 앞당겨 쓰면서 가계부채를 키웠다. 자본과 숙련 노동력이 부족하다. 정치는 불안정하다.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저조한 탓에 경상수지 적자를 벌충하기 위해 핫머니(단기적 투기자본)를 더 끌어들여야 했다. 2014년에는 정책금리가 동결된다고 노무라는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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