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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유럽 펀드 투자해 기다릴 만

산업재·유럽 펀드 투자해 기다릴 만

코스피 2400포인트까지 오를 수도 신흥국 펀드 비중은 낮춰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앞에 자리잡은 유로화 상징 조형물.



‘예금보다 주식·펀드 비중을 늘려라.’ 10명의 자산관리·경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이들은 대부분 자산 비중을 예금은 30~40%로 낮추고 채권은 10%, 나머지는 펀드에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이 같은 전망은 2014년에는 코스피 지수가 오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국내 13개 증권사는 2014년 코스피 지수가 230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24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다소 장밋빛이지만 나름 근거가 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세가 가시화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오를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 전기·전자(IT)과 자동차 등 일부 수출업종에 집중돼 있었던 기업이익 개선세가 소재·산업재 등 산업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란 점과 부동산 경기 회복에 따른 내수 부양 기대 등이 한국 증시를 낙관하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이어져 상반기에 주가가 오르다 하반기에 내려가는 상고하저(上高下低) 패턴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롱·쇼트펀드 추천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회복에 따라 소비재나 산업재·은행주 등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주는 최근 주가가 올랐는데도 주가수익비율(PER)이 7~8배 수준”이라며 “코스피 전체 PER가 10에 근접한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추천 종목으로 SK하이닉스·LG화학·현대미포조선·롯데케미칼·하나금융·삼성전자 등을 꼽았다. 상반기에 증시가 고점을 형성하면 하반기에는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펀드 중에서 어떤 펀드에 투자해야 할까. 국내형 펀드로는 대형주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유망상품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관석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팀장은 “ETF는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인 만큼 국내 경기회복의 수혜가 예상되는 경기민간업종 ETF나 업종대표주 ETF에 투자하면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시황과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롱·쇼트펀드도 추천했다. 롱·쇼트펀드란 일정부분을 국내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가격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수(롱)하고 가격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도(쇼트)하는 상품이다.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강남PB센터 부장은 “유로존 우려, 신흥국의 정치적 이슈 등에 따라 당분간 국내 증시의 등락이 커질 수 있어 롱·쇼트펀드도 투자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해외 펀드로는 신흥국보다는 미국과 유럽 펀드 등에 관심 가질 만하다는 게 공통적인 대답이다. 김인응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장은 “큰 흐름은 채권 등 안전자산에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으로 흘러간다는 점과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선진국 증시가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주식펀드에서도 컨슈머(소비재)펀드를 추천했다.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과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자1’ 등은 선진국 소비 성장은 물론 이머징 국가들의 내수성장 수혜까지 더해 연평균 26~35%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유럽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펀드는 HMC투자증권의 ‘템플턴유로피언펀드’다. 이 펀드는 프랑스에 17.3%, 영국과 독일에 각각 16.5%, 14.4%를 투자하고 있다. 스위스·네덜란드·이탈리아 등에도 투자한다. 미국과 유럽에 동시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대신자산운용의 ‘대신모닝스타 유럽미국 펀드’는 국내 대형 기관투자가들만이 투자할 수 있었던 웰링턴·MFS·러셀·도이치자산 등 글로벌 해외운용사의 펀드를 편입해 운용한다.

신흥국 펀드 비중은 낮출 필요가 있다. 미국 출구전략이 시작되면서 양적완화로 인해 유동성 공급의 수혜를 봤던 신흥국 시장이 다시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중국 펀드는 2013년 8.9%(홍콩 H주)와 1.6%(중국 본토)의 수익률을 냈지만 선진국 펀드에 비해 초라하다. 브라질 펀드는 2013년 20.5%의 손실을 입었고 중남미 펀드 역시 17.5% 손실을 냈다.

조재영 부장은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인도 등 신흥국은 경상수지 적자 지속과 글로벌 자금이 이탈할 수 있어 당분간 투자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신흥국의 주식과 채권이 향후 5~10년간 부진할 것이라며 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도 내놨다.



채권펀드 평균 마이너스 6% 수익률그러나 모든 이머징 나라들의 전망이 부정적이지는 않다. 한국·대만·필리핀 등에 대한 투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이 많다. 김현석 교보생명 노블리에센터장은 “한국의 건전성이 다른 신흥국과 비교해 차별화되고, 미국의 경기 회복이 수출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대만 펀드에 대해 긍정적이다.

김 센터장은 “전기·전자(IT) 비중이 큰 대만 시장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수출하면서 증시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증시는 2013년 12월 23일 8456.46포인트로 2012년 말(7699.50)보다 10% 가까이 올랐다.

반면 채권형 펀드에 대한 매력은 줄어들고 있다. 양적완화 종료와 함께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특히 신흥국 국공채펀드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된 가운데 신흥국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 펀드조사업체 이머징포트폴리오 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2013년 12월 13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동안 이머징 마켓 채권형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은 22억달러(약 2조3300억원)에 달했다. 신흥국 채권펀드는 2013년 들어 평균 6% 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관석 팀장은 “2013년 신흥국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채권값이 급락했는데 앞으로 수익률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수익비율(PER) 1주당 시가를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비율로, 주가가 1주당 순이익의 몇 배인가를 나타내는 지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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