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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REPORT - 새로운 기회의 땅

SEOUL REPORT - 새로운 기회의 땅

서구권엔 유학생이 줄어드는 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는 유학생이 점점 늘어난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이 늘어나면서 유학생을 위한 취업박람회도 종종 열린다.



오랜 세월 동안 한국인들은 학부나 대학원 학위 취득을 위해 유학에 크게 의존했다. 2012년엔 한국인 12만6447명이 해외에서 공부했다. 한국보다 고등교육에 유학생을 더 많이 내보낸 국가는 인구 규모가 훨씬 큰 중국과 인도뿐이었다.

한국 젊은이들은 한반도 바깥에서 생활해보고 싶을지 몰라도, 많은 외국인 학생들은 한국 대학에서 공부하려고 한국으로 들어 온다. 그동안 가장 인기가 많은 해외유학 장소는 주로 미국, 영국, 호주, 프랑스, 독일 등 서양 국가들이었지만 갈수록 그 비율이 줄어드는 반면 아시아 국가로 유학하는 학생의 수는 늘어난다.

국제교육협회(IIE)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전체 미국인 유학생 중 아시아에서 유학하는 미국인의 비율은 2000~2001년 6%에서 2009~2010년 12%로 늘었다. 반면 유럽에서 공부하는 미국인의 비율은 같은 기간 동안 63%에서 53%로 감소했다. IIE에 따르면 한국 내 외국인 유학생의 수는 1999~2012년 9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5만9000명 이상의 외국인이 한국에서 공부한다.

이런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국제적인 환경에서 일할 때 필요한 글로벌 경쟁력이 갈수록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졸업 후 진로를 고려해 아시아에서 국제적인 경험을 쌓으려는 학생이 크게 늘었다. 한국에서 공부하면 한국에서 일할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지역전문가로 성장할 기회도 생긴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역사적, 언어적 차이를 조정하는 법을 배운 인력은 어느 기업에서든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한국의 외국인 학생들은 종종 졸업 후 해외,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일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이화여대 국제처에서 일하면서 직접 경험한 일이다. 많은 외국인 유학생이 졸업 전후에 한국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경력을 쌓을 수 있는지 문의해왔다. 한국 유학을 한국 내 대기업으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많다.

명목 GDP가 세계 15위인 한국의 시장경제도 외국인 유학생을 사로잡는 요인 중 하나다. 한국 경제는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 그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발전했다. 2000년대에도 홍콩, 싱가포르, 대만과 함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인구에 비해 고등교육 시설이 부족한 베트남, 중국, 몽골, 필리핀 등과 인접한 지정학적 위치 덕분에 한국은 고등교육 유학지로 거듭나기에 유리한 입지조건을 갖췄다.

여기에 더해 고용노동부와 법무부가 외국인 유학생의 채용 규제를 완화하면서 유학생들은 졸업 후는 물론 공부하는 도중에도 일을 하기가 쉬워졌다. 그들은 한국에 정착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한국 기업을 경험해보고 진로를 선택할 기회를 얻게 된다.

한국에서 유학생 유입에 힘쓰는만큼 다른 나라에서는 보다 많은 학생을 유학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많은 정부는 자국 학생들이 국제적인 경험을 통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안다. 예를 들면 브라질의 국경 없는 과학 프로그램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유학을 가는 학생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한다.

2015년까지 10만 명이 넘는 브라질인이 1년 이상을 해외에서 보낼 전망이다. 다른 나라들 역시 아시아 문화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자 고안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미국의 경우 보다 많은 학생을 유학보내기 위해 10만 학생 이니셔티브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유학으로 얻는 것은 단지 지식만이 아니다. 대학 졸업생들은 국경을 초월해 일하고, 다국적 기업을 경영하거나 다문화적 인간관계를 조율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해외대학 졸업은 사업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찾고, 대학들도 국제 감각을 지닌 인재를 양성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다.

- 필자 레이철 머롤라(미국)는 국제교육 컨설팅업체 i - 그래듀에이트의 컨설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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