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Tech 역대 정권별 정책 수혜주 - 실적 없으면 대부분 ‘반짝 상승’에 그쳐
Money Tech 역대 정권별 정책 수혜주 - 실적 없으면 대부분 ‘반짝 상승’에 그쳐
박근혜 대통령은 2월 25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공공기관 정상화, 창조경제, 내수활성화의 3대 전략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 활성화와 내수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3개년 계획 발표 후 주식시장에서는 관련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주식시장에서는 내수산업을 키울 수 있는 5대 서비스산업(의료·교육·관광·금융·소프트웨어)가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본다.
실제로 3개년 계획 발표 이후 증권업종 지수는 전날보다 3.15%, 은행업종 지수는 3.02% 올랐다. 기업은행이 2.68%로 가장 많이 올랐고 KB금융(1.54%)·하나금융(0.98%)·신한지주(0.56%)가 뒤를 이었다. 헬스케어 관련주는 다시 한번 조명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헬스케어를 신시장 창출전략 발표하면서 관련 주가가 많이 올랐다. 2월 27일 기준으로 차바이오앤(생물공학)은 지난해 12월 30일보다 21%, 아이센스(건강관리장비)는 20% 상승했다. 강신주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낙관적인 전망이 확산되면서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관련주들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역대 정권에서 정책 수혜주는 과연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냈을까? 직전 정부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녹색기술, 첨단융합산업, 고부가 서비스산업 등 3개 분야 17개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지정해 3년 간 37조원을 들여 집중 육성에 나섰다. 하지만 17개 산업의 대표주 가운데 8개는 2008년보다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며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이명박 정부가 취임 초기부터 집중 육성 정책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한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산업인 태양광산업은 현재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
2012년 11월 국내 2, 3위 태양광 핵심소재 업체인 한국실리콘과 웅진폴리실리콘이 부도 처리됐다. 4위 업체인 KCC폴리실리콘은 1년째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2010년 초 최고 65만7000원까지 올랐던 태양광 대표주 OCI의 주가는 현재 21만원대로 떨어졌다. 정부가 키우겠다고 발표한 다른 녹색성장 관련 산업이나 로봇응용산업, 정보기술(IT)융합시스템, 차세대 무선통신 등의 관련주도 상당수 부진에 빠져 있기는 마찬가지다.
노무현 정부는 2004년 나노기술(NT)·정보기술(IT)·문화기술(CT)·환경기술(ET)·항공우주기술(ST)·생명기술(BT)을 미래성장산업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수조 원을 들여 키운 생명기술(BT) 관련 업체들은 2005년 말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논문 조작 사건으로 휘청거렸다. 대표적 바이오주였던 메디포스트 주가는 2005년 초까지 8만원에 육박했지만 노무현 정부 후반인 2007년 말에는 2만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성과가 있는 분야도 있었다.
노무현 정부는 IT산업 육성을 위해 8대 신규 서비스, 3대 첨단 인프라, 9개 신성장 동력인 ‘IT839’ 전략도 내놨다. 이때 인터넷 사용자가 300만명, 전자상거래 규모가 300조원을 돌파하면서 관련 종목들이 상승했다.
노무현 대통령 집권 5년(2003~2007년) 중 코스피 지수 상승률(202.5%)은 5년 단임제 대통령제가 실시된 1987년 이후 다섯 명의 대통령 임기 중 가장 높았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집권한 김대중 정부 총체적인 개혁에 나섰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재벌의 중복과잉 투자가 문제라고 봤다. 앞서 김영삼 정권은 규제 완화를 중요한 정책적 목표로 삼았다. 삼성그룹이 자동차산업에 진출했고 한보철강은 대규모 증설에 나섰다.
외환위기로 경제가 흔들리자 김대중 정부는 ‘빅딜(big deal)’이라는 인위적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빅딜만으로는 부족했다. 재벌 중심의 선단 경영을 넘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자 했다. 그런 고민의 산물이 코스닥시장이었다.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의 돌파구로 IT벤처기업을 키웠다. 1990년대 말 코스닥시장은 급등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지수는 1999년부터 2000년 3월의 고점까지 299%나 급등했다. 무료 인터넷 전화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들고 나온 새롬기술은 6개월 사이에 30배나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 들어 세계적으로 인터넷 거품이 꺼지면서 상당수 업체가 도산했다. 지난해 말 코스닥 지수는 2000년 3월의 고점 대비 80% 이상 급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정책만으로 수혜주나 피해주를 명확히 가리기는 어렵다. IT와 소프트웨어 업종, 복지 관련 내수주가 일부 수혜를 입을 수 있겠지만 정책 수혜주라 하더라도 실적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반짝 상승’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책 수혜주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많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며 “입소문만 믿고 ‘묻지마’식 투자에 나서지 말고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큰 기업과 재무상태가 탄탄한 기업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형주 많아 급등락 가능성 커정부의 정책에도 일시적인 테마로 사라진 종목도 있다. 김대중 정부 당시 햇볕정책 관련 테마주나 노무현 정부 당시 행정수도 관련주, 이명박 정부 당시 대운하와 4대강 관련 테마주가 그렇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일부 수혜를 입을 수 있겠지만 지나친 정책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며 “글로벌 트렌드와 정책 연속성을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과거 김대중 정부 때 벤처와 IT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IT업종과 코스닥이 많이 올랐고 노무현 정부 때도 헬스케어 업종이 정부 정책과 글로벌 트렌드와 맞물려 수혜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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