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NORTH KOREA - 업그레이드된 북한의 선전 공세
INSIDE NORTH KOREA - 업그레이드된 북한의 선전 공세
북한은 자신들의 대외 이미지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안다.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이 나라는 2500만 주민을 충격적인 수준의 기아에 빠뜨리는 한편 반대파들을 잔혹한 강제수용소로 보내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김정은 정부는 이런 문제들을 바로잡고 국제사회에 동참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대신 평양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번드르르한 선전물 동영상을 내세워 체면을 세우려 했다.
최신 비디오는 화질 떨어지는 군대 동영상의 형태에서 탈피했다(외국에서 거주하는 친북파 네티즌 군단 덕분에 유튜브에 그런 동영상이 흔하다). 대신 전문 사진작가가 제작한 세련된 타임랩스(영상을 빨리 돌리는 기법) 비디오의 형식을 취했다. ‘평양에 들어서다’라는 제목의 이 3분짜리 동영상은 서방인들은 물론 외부인들이 경험할 기회가 거의 없었던 세계를 근사하게 포착해 보여준다. 경제 전문가 J T 싱(자칭 ‘도시 브랜딩 선구자’)와 비디오 작가 롭 휘트워스가 제작했다. 베이징에서 사업하는 고려 관광이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그가 IB타임스에 말했다. 고려관광은 가이드 딸린 북한 관광을 주선한다.
“그 비디오 제작 구상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그냥 그런 제안을 받아 수락했을 뿐이다.” 휘트워스가 중국에서 이메일로 답했다. “북한은 대단히 매력적인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동안의 모든 여행을 통해 깨달은 사실인데 세상은 자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로 이뤄진다. 어디든 사람들은 출퇴근하고 장을 보고 수다를 떤다. 평양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 매혹적인 동영상은 비메오 사이트에 올려진 지 며칠 만에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올렸다. 북한 주민들이 굶주림을 모면하려 흙을 먹는다거나 북한 정부를 난폭하게 묘사하는 다른 탈북자의 주장 같은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평하는 댓글이 많았다(필시 우연은 아닐 성싶다). “특정 지역에의 접근이 엄격히 통제됐다”고 시인한 휘트워스는 “이 비디오는 평양을 묘사할 수 있는 많은 방식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촬영 제한이 적용됐다. 예컨대 건설현장, 일부 군사 건물의 촬영은 허용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도자들의 이미지는 모두 잘라낼 수 없었다”고 그가 말했다. “그 이미지가 날조되고 연출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데 놀랐다. 한복을 착용한 몇몇 여성에게 똑바로 걸어달라고 요청한 장면은 있다. 그밖에는 모두 우리 앞에 펼쳐지는 모습을 그대로 촬영했다.”
싱가포르에서 거주하는 사진작가 아람 판은 북한을 자주 방문했다. 그때마다 자신의 웹사이트에 사진을 올렸다. 그는 ‘평양에 들어서다’ 타임랩스 동영상을 칭송하면서 사전 계획된 관광 루트 주변에서 살지 않은 북한 주민들의 삶에 관해 세상에 알릴 필요성을 설명했다.
“내가 북한 주민의 가정을 보여달라고 요청하자 처음에는 완벽하게 청소되고 정돈된 모델 하우스로 데려갔다.” 요즘엔 예전보다 사진 촬영에 제약이 덜하다고 그가 덧붙였다. “세상 사람들은 모델 하우스보다 보통 사람의 집에 더 관심이 많다고 그들에게 설명했다. 그러자 즉시 나를 한 농가로 안내했다. 농민이 집을 정돈하기 시작했을 때 그를 말리며 말했다. ‘그대로 괜찮아요. 아무도 뭐랄 사람 없어요.’”
북한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 애쓸지라도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살인, 노예노동, 고문, 강제낙태, 오랜 굶주림뿐 아니라 만연된 강간과 성폭력에 익숙해 있다는 보도가 많다. 지난 2월 유엔은 북한 인권보고서를 발표했다. 평양 정부는 그 보고서가 “거짓과 날조”로 가득하다며 자체 인권 보고서를 발표해 “진실”을 밝힐 계획이다.
2011년 김정일이 사망한 뒤 아들 그의 아들 김정은이 최고 지도자 자리를 물려받았다. 그 뒤로 북한 엘리트 계급은 스키 리조트, 워터 파크, 헬스클럽, 3D 영화관 등 편의시설을 더 많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북한 가구의 84%는 식탁에 올릴 음식을 장만하지 못해 허덕인다. 4개월 전에는 평양에서 23층짜리 아파트 건물이 붕괴돼 수백 명이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그런 참담한 현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왕년의 프로농구 스타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 때뿐 아니라 이번 ‘평양에 들어서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워싱턴 DC의 변호사이자 ‘원 프리 코리아’ 블로그를 운영하는 한국 컨설턴트 조슈아 스탠턴의 지적이다. “도시 자체가 황량해 보인다. 내 주관적인 견해로는 몇몇 장면은 연출된 듯하다.” 그 타임랩스 비디오를 보며 그가 말했다.
“카메라가 반짝이는 류경 호텔을 보여준다. 하지만 실상 유리 뒤쪽은 텅 비어 있다. 그러나 이런 비디오에 대한 내 주된 불만은 따로 있다. 평양의 좋은 점만 보여줌으로써 북한의 현실을 왜곡한다는 점이다. 대다수 북한 주민의 삶은 깨끗하거나 질서정연하거나 풍족하지 않다.”
평양에서 직접 발표한 최근의 선전물은 이 타임랩스 비디오와 마찬가지로 어두운 측면을 드러내는 증거는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최근 몇 달 사이 서방 시청자를 겨냥해 공개된 미디어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퍼부었다(“피가 불분명한 원숭이”라고 불렀다).
그뿐 아니라 한국 대통령과 유엔 위원회의 책임자를 향해 각각 혐오스러운 성차별적 그리고 동성애 혐오적인 발언을 했다. 이 같은 발언 때문에 스탠턴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그처럼 흠잡을 데 없이 그려진 동영상을 제작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지 의아하게 생각한다.
“그 비디오가 보여주는 한 가지 변화는 상당히 근거 있는 윤리적인 문제들을 접어둔 채 평양 정부와 손을 잡고 그들을 좋게 비추는 멋진 비디오를 제작하려는 외국인이 많아졌다는 점”이라고 그가 말했다. “북한은 외국인들이 자신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느 정도 신경을 쓴다. 세계의 여론을 형성하려는 그들의 노력이 종종 지독히 무능하고 코미디 같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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