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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tech |자본시장의 리더-임인수 미래에셋증권 연금사업센터장 - 퇴직연금, 원금보장이 능사 아니다

Money tech |자본시장의 리더-임인수 미래에셋증권 연금사업센터장 - 퇴직연금, 원금보장이 능사 아니다

연금시장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가 8월 27일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다. 사적연금의 역할을 강화해 스스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 금융, 세제를 아우르는 대책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퇴직연금 의무 가입사업장 기준을 2016년 300인 이상에서 2022년에는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한다. 위험자산 보유 한도 역시 40%에서 70%로 상향조정 했다. 소규모 사업장의 퇴직연금을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도 운용한다. 전반적으로 퇴직연금의 운용 규모와 폭이 커졌다.

임인수 미래에셋증권 연금사업센터장. / 사진:김현동 기자
9월 23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에서 만난 임인수(54) 미래에셋증권 연금사업센터장은 “확정급여형(DB형)을 운용하는 회사와 확정기여형(DC형)을 운용하는 개인 모두 퇴직연금에 더욱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셋증권이 앞으로 더욱 커질 연금시장을 겨냥해 올해 초 신설한 연금사업센터를 이끌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7월말 기준으로 가입자 64만명, 2조8054억원의 퇴직연금을 굴리고 있는 업계 1위 사업자다.



정부의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을 어떻게 보나?

“국민의 체계적인 노후소득 보장 체계 마련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본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아직 낮은 편이다. 사적연금은 도입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적립금이 여전히 적다. 금리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비율이 높은 세대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정부가 이런 시장의 우려를 많이 반영한 듯하다.”



연금시장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우선 규모가 커질 것이다. 300인 이상 사업장의 가입을 의무화 했고, 개인연금의 세액공제 항목에도 변화가 있어서다. 올해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규모는 각각 15%, 19%씩 성장하고 있다. 연말이면 200조원대 시장이 되고, 앞으로의 증가 속도도 빨라서 2040년 정도면 1000조원 정도로 국민연금에 버금가는 규모가 될 것으로 본다.”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이 문제가 돼 왔는데.

“지나치게 보수적인 운용 행태 때문이다. 현재 퇴직연금 87조원 중 93%가 원리금 보장 상품이다. 원리금 보장형은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물론 퇴직금을 최대한 안전하게 관리하는 게 좋다. 그러나 지금은 저금리 시대다. 금리가 1%대면 원리금 보장은 의미가 없다. 만약 직장인 A가 본인이 직접 운용하는 DC형 퇴직연금을 은행 예금으로 넣어 고작 2~3%를 받는데, 물가가 그 이상 오른다면 실질적으로는 그 차이만큼 돈을 잃고 있는 것이다. DB형 퇴직연금을 운용해야 하는 회사도 마찬가지다. 3~4%의 임금상승률을 반영한 임금에 따라 나중에 퇴직금을 줘야 하는데 그동안 1~2%의 예금 수익만 얻고 있었다면 잠재 부채가 증가하는 꼴이다. 실제로 이런 경우가 많다.”



어떤 퇴직연금 유형을 선택하는 게 유리할까?

“직장인 입장에서는 회사의 임금상승률과 자신이 직접 운용했을 때의 예상 수익률을 비교해 유형을 골라야 한다. DB형은 회사가 운용을 책임지는 형태다. 운용 성과에 상관 없이 근로자는 정해진 퇴직급여를 받는다. 단, 퇴직하기 직전 평균 임금에 근무 연수를 곱해 퇴직금을 산출하기 때문에 근무기간 동안 임금상승률이 높으면 퇴직급여도 늘어난다. 이와 달리 DC형은 회사는 정해진 퇴직금만 매년 지급하고 근로자가 직접 운용한다. 본인의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급여가 달라진다. 따라서 임금상승률이 투자수익률보다 높으면 DB형이 유리하고, 반대로 예상 투자수익률이 높다면 DC형이 좋다.”



직군이나 연령에 따라 다른 점은?

“은퇴가 가까워 앞으로 임금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중장년층은 DC형이 낫다. 또 근속년수가 짧거나 인센티브 비중이 크고 고정 급여가 적은 직군도 DC형이 유리하다.”



연금 투자에서 자산 배분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원리금 보장형에 의존한 운용을 탈피해야 한다. 퇴직연금상품을 선택할 때는 고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과를 내는 상품이 좋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원리금 보장위주로만 구성하기보다는 안전자산과 실적배당형 자산을 적절히 배분해 위험을 최소화 해야 한다. 또한 국내 연금 가입자는 실적배당 투자를 국내에만 국한하는 경향이 있다. 아직 선진국보다 신흥국의 변동성이 큰 게 사실이다. 국내 상품과 해외 상품을 스타일별로 배분하길 권한다.”



비중은 어느 정도로 잡아야 하나?

“국민연금이 현재 채권 60%, 주식 20%, 대체투자 10%의 골격을 갖고 있다. 위험자산(주식+대체투자) 30%의 3분의 2는 해외, 3분의 1은 국내 자산에 투자한다. 이 정도면 안전한 배분이라고 본다. 사실 국민연금도 해외의 다른 연기금에 비해 굉장히 보수적이다. 여타 글로벌 연기금의 경우 주식 60%, 채권 30%, 대체투자 10% 정도다. 위험자산 중 90%도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연금 운용 때 유의할 점은?

“사실 연금 운용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돈을 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그러나 연금 운용은 장기 투자다. 어떤 상품도 긴 시간 우수한 성과를 내는 상품은 없다. 정기적으로 상품의 성과를 확인하고 리밸런싱(교체)하는 게 중요하다. 기업은 투자원칙보고서(IPS)와 같은 자산 운용 지침서를 도입하고, 개인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자산 운용이 이뤄지면 보다 합리적이고 장기적인 자산 운용이 가능하다.”



성장하는 연금시장 공략의 선봉에 섰다. 앞으로의 전략은?

“현재 미래에셋증권의 연금 운용은 단순히 국내에 국한하지 않고 해외의 우수한 자산을 발굴해 배분을 하고 있다. 업권 내 가장 많은 연금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고객이 접근하기 좋은 인터넷 인프라를 갖춘 것도 장점이다. 자산 선택·점검·교체 등 퇴직연금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랩어카운트 서비스도 연5~6%, 3년 18%의 수익률을 올리면서 가입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앞으로도 이렇게 앞선 역량들을 강화해 시장을 이끌 계획이다.”



☞ DB(확정급여)형, DC(확정기여)형

둘의 차이는 퇴직금 자금의 운용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다. DB형은 회사가, DC형은 개인이 운용 책임을 진다. DB형은 회사가 투자하다 손실을 내도 직원이 퇴직때 미리 계산된 퇴직금을 줘야 한다. 이와 달리 DC형은 회사가 퇴직금을 분기별 또는 매년 정해진 계좌에 넣어주면 개인이 운용해 자금을 불린다. 이 때 개인은 계좌를 튼 금융회사와 논의해 예금·ELS·펀드·국공채 등 분야별로 투자 비중을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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