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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NLOP SPORTS KOREA CEO HONG, SOON-SEONG - 던롭의 기술력 ‘ 나이스 샷!’

DUNLOP SPORTS KOREA CEO HONG, SOON-SEONG - 던롭의 기술력 ‘ 나이스 샷!’

▎“3~4명의 인원이 멋진 자연 속에서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골프의 매력이라고 밝히는 던롭스포츠코리아 홍순성 대표.
연매출 700억 원을 올리는 골프 기업 던롭스포츠코리아(이하 던롭) 홍순성(43) 대표의 입에선 ‘행복’ ‘동행’ ‘사회공헌’ ‘소통’ 등의 단어가 자주 나온다. ‘매출액은 얼마인가’ ‘기업의 규모를 어느 정도로 키우고 싶나’ 등의 질문을 받으면 시큰둥하다. 소비자와 함께 커가는 기업 문화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더 크기 때문이다. “우리의 무기는 제품이다. 조바심 내지 않고 제품의 질을 유지하면 시장에서 넘버원 브랜드가 될 것”이라며 자신만만하게 웃는 홍 대표를 서울 서초구 사평대로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났다.

한국은 미국, 일본에 이어 골프 산업 규모가 3번째로 큰 시장이다. 1988년 박세리 선수의 L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우승을 기점으로 한국에서 골프 대중화가 시작됐다. 이후 세계적인 골프 기업들의 전쟁터가 됐다.

한국골프학회에서 펴낸 ‘국내 골프장 산업의 현황과 전망’ (2014) 보고서에 따르면 1960년대 초반 2만 명에 불과했던 골프 인구는 1998년 250만 명, 2012년 2760만 명으로 늘었다. 2000년 152개였던 골프장은 2012년 468개로 증가했다. 볼과 클럽 등 골프용품 시장도 어느새 7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던롭, 타이틀리스트, 볼빅, 한국캘러웨이골프 등의 기업은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홍 대표는 “골프용품 분야에서 타이틀리스트가 1위인 데, 브랜드 파워가 세기 때문이다. 던롭은 기술력에서 1위라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일본의 던롭 본사가 운영하는 골프 개발센터 때문이다. 일본 던롭 본사는 1994년 효고현 이치지마에 18만㎡ 규모의 골프 개발센터를 열었다. 골프용품의 개발, 평가, 생산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골프 개발센터의 자랑은 1만분의 5초 동안 일어나는 볼과 클럽의 임팩트 순간을 1억분의 1초 단위로 분석하는 디지털 시뮬레이션 기술이다. 여기에서 나온 자료를 통해 볼과 클럽을 개발한다.
 던롭 본사의 골프개발센터가 기술력의 원천
던롭 제품은 프로선수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박인비·최경주·김효주·정인비·김하늘 선수가 던롭의 볼을 사용한다. 던롭 클럽인 젝시오의 경우 2000년 출시 후 계속 일본에서 1위를 하고 있다. 고가의 클럽이지만 한국 골퍼 사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던롭의 또 다른 클럽인 스릭슨은 투어 프로와 상급자 골퍼를 위한 모델이다. 박인비, 그래엄 맥도웰 등 세계적인 선수가 선호하는 클럽으로 꼽힌다. “1990년대만 해도 던롭의 볼이 한국 시장에서 1위였다. 하지만 클럽에 집중하면서 밀려났다. 클럽의 기술은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볼에서도 1위를 차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홍 대표가 운영하는 던롭은 일본 본사와 합작법인이다. 2011년 일본 본사와 한국 지점이 50:50으로 지분을 투자해 던롭스포츠코리아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그동안 한국 판매점 역할에 지나지 않았던 회사의 성격이 완전히 바뀌는 계기가 됐다.

일주일에 한 번은 본사와 화상회의를 한다. 이때 한국 골퍼의 특성과 경향, 패턴 등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본사가 받아들이면 제품을 개발한다. 본사 역시 홍 대표의 경영 방침을 대부분 따르고 있다. 홍 대표가 추진하는 사업 확장 계획도 적극 지지한다. 본사의 제품 판매에만 그치는 한국지점이었다면 생각지도 못하는 상황인 것. “제품개발 및 제조는 재원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불가능하지만, 사업의 다각화는 계속 고민 중”이라고 홍 대표가 자신있게 밝힐 수 있는 이유다.

“합작법인을 만들기 전에는 일본 제품을 파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 골퍼에게 맞는 제품을 제안하고 공동 개발하는 역할까지 한다. 골프와 관련된 새로운 사업도 고민 중이다. 던롭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아이템이 무엇인지 고민 중이다.”

홍 대표와 골프와의 인연은 오래됐다. 1987년 삼화기연을 설립하고 던롭의 볼을 수입 판매를 시작한 아버지 덕분이다. 대학생 때부터 골프를 즐겼다고 하니 구력이 벌써 20여 년이나 된다.

많은 이들이 홍 대표의 실력을 궁금해한다. 대부분 핸디캡 10 이하(72~82타)의 실력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골프 실력이 대단할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1년에 내가 참석하는 골프 행사가 수백 건이 넘는다. 하지만 직접 필드에 나가서 치는 횟수는 한 달에 한 번도 안 된다”며 “골프기업 대표의 골프실력은 대부분 좋지 않다” 고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는 골프실력 대신 골프의 매력을 강조했다. “3~4명의 인원이 멋진 자연 속에서 오랜 시간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골프의 매력이다.”

골프와의 인연은 상당히 오래됐지만, 그가 골프기업을 운영하는 대표가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1996년 단국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MBA를 취득했다. 첫 직장은 일본 타이어 회사 굿이어 였다. “그곳에서 일하면서도 어떤 길을 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러던 중 아버지의 건강이 좋지 않아 한국에 돌아오게 됐다.”

자신에게 맞는 옷인지 아닌지를 고민할 겨를도 없었다. 2002년 아버지의 SOS를 듣고 한국에 돌아왔다. 이후 골프 경영수업을 10여 년 동안 받은 후 합작법인을 만들면서 대표 자리에 올랐다. 그가 대표에 오르면서 던롭의 기업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익보다는 동행, 매출보다는 직원과 소비자의 행복을 우선하기 시작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한 ‘착한 소비(Good Buy)’ 캠페인이 좋은 예다. 굿네이버스와 함께 진행하는 캠페인으로 던롭의 볼 판매 수익 일부는 지구촌 빈민아동에 기부 한다. “행복이라는 의미를 함께 찾고 싶었다”는 것이 이유다. “단기적인 수익으로만 보면 손해지만, 길게 본다면 회사와 소비자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던롭 홈페이지에 있는 ‘사랑의 온도계’는 굿바이 캠페인을 보여 주는 상징이다.

“CEO로서의 목표? 물론 있다. 직원과 소비자가 모두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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