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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NITURE DESIGNER - 엔지니어 출신 디자이너의 특별한 의자

FURNITURE DESIGNER - 엔지니어 출신 디자이너의 특별한 의자

▎‘의자는 가벼워야 한다’는 철학을 고집하는 알베르토 메다가 자신이 디자인한 메다체어에 앉아 있다.
가격을 따져가며 가구를 구입했던 과거와 달리 기능성과 디자인을 우선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의 프리랜서 가구 디자이너로 유명한 알베르토 메다가 디자인한 의자가 각광받는 이유다.

300만~500만 원. 가격만 들으면 고가의 전자제품을 쉽게 떠올리겠지만 의자 한 개의 가격이다. 이렇게 비싼 의자가 팔릴까 싶지만 ‘알베르토 메다의 의자’라는 이유로 많은 이들이 믿고 산다. 기계공학과 출신인 메다의 디자인과 소재는 특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다라는 이름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킨 것은 1987년 선보인 ‘라이트라이트’ 의자다. “비행기나 경주용 자동차에 쓰이는 복합재료를 가정용 제품에 쓸 수 없을까 고민하다 만든 제품이다.” 값은 비싸지만 매우 가볍고 튼튼해 실제 비행기 내부 벽을 만들 때 쓰이는 노멕스 하니콤과 탄소섬유를 사용해 무게가 1㎏도 안되는 의자다. ‘의자는 가벼워야 한다’는 철학 때문에 도전한 일이다. 1990년대 후반 선보인 그물망 구조로 된 메시 소재를 의자 등판에 활용한 ‘메다체어’ 역시 가벼움에 집중하는 메다의 디자인이 반영됐다.

메다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라는 것. 그는 비트라, 루체플란, 치넬리, 알레시, 르그랑, 올리베티, 만다리나덕, 필립스 등과 손잡고 일한다. 하지만 가구 회사에 소속돼 있지는 않다. 메다는 “다른 디자이너와 의견을 교환하거나 조언을 구하기도 하지만 디자인 구성부터 제품 완성까지 오롯이 내가 결정한다”고 했다.

메다는 비트라와 손잡고 테이블, 의자 등 서재용 가구를 출시한 지 벌써 30년이 흘렀다. 지난 9월에 그는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자신이 디자인한 의자 ‘피직스’를 선보이기 위해서다. 20세기 가구디자인의 거장 찰스 임스의 바퀴 달린 알루미늄 사무용 의자를 본떠서 만들었다. 인체공학적 설계로 가벼움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메다가 가벼움에 집중한다고해서 편안함을 포기하는 건 아니다. 사람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르는 기능적인 디자인으로 안락하고 심플하다. 메다의 고집이 피직스에서도 드러난 것.

메다가 독특한 소재를 즐겨 사용하는 것은 기계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비행기에 관심이 많았다. ‘비행기는 어떻게 하늘을 날까’ 늘 궁금했다.” 기계공학과에 진학했지만, 그는 비행기를 직접 디자인하고 싶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기술 관리자로 일하던 그에게 가구 디자이너의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건축가 파올로 리차토가 혁신적인 제품을 디자인해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두 사람은 각도와 높낮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서재용 스탠드를 만들었다. 메다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디자이너로서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한국을 찾은 메다는 VIP고객 및 디자인·건축 전공 관련 학생을 위한 강의도 준비했다. 디자인 전공 학생들에게 “무조건 만들고 보자고 의욕만 앞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토대로 디자인 안을 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그는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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