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중국 로봇시장 - 세계 1위 로봇 수입국으로 급부상
커지는 중국 로봇시장 - 세계 1위 로봇 수입국으로 급부상
중국을 설명할 때 흔히 ‘인다(人多)·지대(地大)·물박(物博)’이라는 표현을 쓴다. 사람은 많고 땅이 넓으며, 물자가 풍부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실제 일선 산업현장에서 느끼는 중국은 조금 다르다.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으로 가득 찬 인구대국은 이미 옛말이 됐다. 오히려 가파른 임금 상승에 인력난이 겹치며 골머리를 앓는 기업이 많다.
약 10여년 전 중국 남부에서 시작된 인력난은 최근 동부 연안도시를 거쳐 점차 내륙까지 전방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숙련 기능공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2013년 중국 인력자원사 회보장부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의 숙련 기능공 부족 인원은 400만명에 이른다. 임금 상승으로 비용이 상승하고 인력난이 심화되자 기업은 돌파구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공장 자동화와 로봇시스템의 도입니다. 지난해 중국은 전 세계 최대 산업용 로봇시장으로 부상했다. 세계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13년 중국의 로봇 구매량은 총 3만6560대다. 글로벌 로봇 구매의 20%에 달하는 수치다.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로봇시장으로 부상했다.
같은 기간 일본이 2만6015대, 미국이 2만3679대에 그친 것을 보면 중국의 로봇 구매파워를 실감할 수 있다. 중국의 로봇 수입량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36%씩 늘었다. 특히 2013년 구매량은 전년도 대비 60%나 늘었다.
폭발적인 로봇 수입량 증가에도 중국은 인구 대비 로봇 사용량이 적은 나라에 속한다. 아직 그만큼 시장의 성장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중국의 노동자 1만명당 로봇 보유량은 23대다. 한국이 396대, 세계 평균이 58대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아직도 상당수의 작업을 사람 손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 로봇 시장은 인건비 상승 문제와 인구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다. 일반 제조기업의 생산력을 제고한다는 차원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기업으로 시작해 중견 소형가전 업체로 성장한 선전아이메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선풍기 한대를 페인팅 하는데 2명이 필요하지만 로봇 한 대를 사용하면 최고 9대의 선풍기를 페인팅 할 수 있다”며 “페인팅을 하는 두께나 광택도 사람이 하는 것보다 우수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프레스·모터·선반 등 여러 부문에 총 3000만 위안을 투자해 자동화 설비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금형제조업체인 둥관쥐성플라스틱전자제품유한공사는 지난해부터 로봇을 본격 도입하기 시작했다. 스마트 정밀 금형 생산라인을 만들어 가동 중이다. 3000여명의 노동자가 있었지만 지금은 1700명으로 줄였다. 애플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팍스콘역시 선전공장에만 1만대가 넘는 로봇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3년 내 100만대 이상의 로봇을 도입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로봇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을 잡기 위해 전 세계 기업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스위스 ABB, 일본 FANUC, YASKAWA, 독일 KUKA 등 세계적 로봇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들 4개 기업이 중국 전체 로봇판매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2000년 중국에 진출한 독일 KUKA는 2015년까지 중국 내 생산 능력을 연간 5000대로 늘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2012년 말 상하이에 신규 공장을 설립했다. 일본 FANUC는 2002년 상하이에 진출,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다롄·톈진 등 9개 주요 도시에 법인을 설립해 중국시장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덴마크의 유니버설 로봇이 중국에 진출했으며, 지난해에는 독일 REIS 로봇이 쿤밍에 법인을 설립했다. 이와 달리 아직 중국 로컬기업의 시장영향력은 크지 않다. 중국 전체 로봇 물량의 90%를 외국 기업이 담당하고 있다. 올 9월 말 기준으로 중국에는 420여개의 중국 로봇생산 공장이 있지만 대부분 중소기업 수준이다. 상위 4대 중국 로봇기업의 시장점유율도 5%에 불과하다. 중국 기업은 주로 로봇 시스템 호환 및 응용 분야 제품을 생산하며, 로봇 본체와 핵심 부품은 외국 기업이 공급하는 구조다.
중국을 대표하는 로봇기업은 신숭로봇이다. 산업 로봇 관련 자체 개발 능력을 갖고 있다. 상하이·선전·베이징·광저우에 공장이 있으며 2012년 매출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10억 위안이다. 오는 2016년까지 상하이 푸동에 12억 위안을 투자해 7만㎡ 규모의 생산기지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시장이 커지고 외국 기업의 시장지배력이 커지자 중국 정부 역시 로봇산업 발전에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부는 산업 로봇을 중점 발전 분야로 지정하고 ‘지능형 제조장비 산업12·5 발전계획’을 내놓았다. 2015년까지 센서·자동제어시스템·산업 로봇 등 지능형 장치의 기술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방정부별 다양한 육성 정책도 눈에 띈다. 전국적으로 상하이·장수·저장·랴오닝·광둥·충칭 등에서 30여개의 로봇 전문 산업공단을 조성 중이다. 상하이는 2012년 로봇산업 전용공단을 설립하고 로봇 위주의 지능형 장비 제조 관련 산업을 모은 클라스터를 만들고 있다. 2017년까지 로봇 제조 관련 기업 및 기관 총 600개를 유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6월 개최된 상하이로봇전시회에서는 중국 제조용 로봇 회사 20여개가 참가했다. 한국 참가 기업의 7배가 넘는 규모다. 중국의 로봇에 대한 관심이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30년 간은 중국 로봇시장이 30% 이상의 고속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 기업들도 급성장하는 중국 로봇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중국 로봇시장은 일본·스위스·독일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지만 여전히 신규수요가 많다. 비록 후발주자지만 틈새시장을 잘 노린다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 향후 로봇 분야는 단순히 공장 자동화 설비가 아닌 인터넷과 디지털이 결합된 생산방식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또한 IT산업의 급성장에 따라 단순 제조용 로봇에서 지능형 로봇의 수요 확대로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정부도 이런 가능성에 주목하고 관련 지원과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한국도 정부 차원의 지원과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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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여년 전 중국 남부에서 시작된 인력난은 최근 동부 연안도시를 거쳐 점차 내륙까지 전방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숙련 기능공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2013년 중국 인력자원사 회보장부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의 숙련 기능공 부족 인원은 400만명에 이른다. 임금 상승으로 비용이 상승하고 인력난이 심화되자 기업은 돌파구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로봇 수입량 연평균 36% 증가
같은 기간 일본이 2만6015대, 미국이 2만3679대에 그친 것을 보면 중국의 로봇 구매파워를 실감할 수 있다. 중국의 로봇 수입량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36%씩 늘었다. 특히 2013년 구매량은 전년도 대비 60%나 늘었다.
폭발적인 로봇 수입량 증가에도 중국은 인구 대비 로봇 사용량이 적은 나라에 속한다. 아직 그만큼 시장의 성장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중국의 노동자 1만명당 로봇 보유량은 23대다. 한국이 396대, 세계 평균이 58대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아직도 상당수의 작업을 사람 손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 로봇 시장은 인건비 상승 문제와 인구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다. 일반 제조기업의 생산력을 제고한다는 차원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기업으로 시작해 중견 소형가전 업체로 성장한 선전아이메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선풍기 한대를 페인팅 하는데 2명이 필요하지만 로봇 한 대를 사용하면 최고 9대의 선풍기를 페인팅 할 수 있다”며 “페인팅을 하는 두께나 광택도 사람이 하는 것보다 우수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프레스·모터·선반 등 여러 부문에 총 3000만 위안을 투자해 자동화 설비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금형제조업체인 둥관쥐성플라스틱전자제품유한공사는 지난해부터 로봇을 본격 도입하기 시작했다. 스마트 정밀 금형 생산라인을 만들어 가동 중이다. 3000여명의 노동자가 있었지만 지금은 1700명으로 줄였다. 애플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팍스콘역시 선전공장에만 1만대가 넘는 로봇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3년 내 100만대 이상의 로봇을 도입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로봇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을 잡기 위해 전 세계 기업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스위스 ABB, 일본 FANUC, YASKAWA, 독일 KUKA 등 세계적 로봇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들 4개 기업이 중국 전체 로봇판매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2000년 중국에 진출한 독일 KUKA는 2015년까지 중국 내 생산 능력을 연간 5000대로 늘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2012년 말 상하이에 신규 공장을 설립했다. 일본 FANUC는 2002년 상하이에 진출,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다롄·톈진 등 9개 주요 도시에 법인을 설립해 중국시장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덴마크의 유니버설 로봇이 중국에 진출했으며, 지난해에는 독일 REIS 로봇이 쿤밍에 법인을 설립했다. 이와 달리 아직 중국 로컬기업의 시장영향력은 크지 않다. 중국 전체 로봇 물량의 90%를 외국 기업이 담당하고 있다. 올 9월 말 기준으로 중국에는 420여개의 중국 로봇생산 공장이 있지만 대부분 중소기업 수준이다. 상위 4대 중국 로봇기업의 시장점유율도 5%에 불과하다. 중국 기업은 주로 로봇 시스템 호환 및 응용 분야 제품을 생산하며, 로봇 본체와 핵심 부품은 외국 기업이 공급하는 구조다.
중국을 대표하는 로봇기업은 신숭로봇이다. 산업 로봇 관련 자체 개발 능력을 갖고 있다. 상하이·선전·베이징·광저우에 공장이 있으며 2012년 매출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10억 위안이다. 오는 2016년까지 상하이 푸동에 12억 위안을 투자해 7만㎡ 규모의 생산기지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로봇 분야 육성하는 中 정부
지방정부별 다양한 육성 정책도 눈에 띈다. 전국적으로 상하이·장수·저장·랴오닝·광둥·충칭 등에서 30여개의 로봇 전문 산업공단을 조성 중이다. 상하이는 2012년 로봇산업 전용공단을 설립하고 로봇 위주의 지능형 장비 제조 관련 산업을 모은 클라스터를 만들고 있다. 2017년까지 로봇 제조 관련 기업 및 기관 총 600개를 유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6월 개최된 상하이로봇전시회에서는 중국 제조용 로봇 회사 20여개가 참가했다. 한국 참가 기업의 7배가 넘는 규모다. 중국의 로봇에 대한 관심이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30년 간은 중국 로봇시장이 30% 이상의 고속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 기업들도 급성장하는 중국 로봇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중국 로봇시장은 일본·스위스·독일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지만 여전히 신규수요가 많다. 비록 후발주자지만 틈새시장을 잘 노린다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 향후 로봇 분야는 단순히 공장 자동화 설비가 아닌 인터넷과 디지털이 결합된 생산방식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또한 IT산업의 급성장에 따라 단순 제조용 로봇에서 지능형 로봇의 수요 확대로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정부도 이런 가능성에 주목하고 관련 지원과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한국도 정부 차원의 지원과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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