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구리와 철광석 가격도 폭락

구리와 철광석 가격도 폭락

중국 칭다오항에 하역된 철광석 더미.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에서도 원자재 수요가 감소하고 있을지 모른다.
석유·구리·철광석 가격이 계속 급락한다. 이는 글로벌 경제의 하강 가능성에 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석유 공급과잉으로 지난봄 이후 원유가가 55% 하락했다. 최근 주요 에너지 및 광업 원자재 가격하락도 상당부분 그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다른 신흥시장 국가들이 미국 달러 강세의 영향에 직면하면서 원자재 수요가 위축됐다.

신흥시장의 원자재 수요가 감소한 이유는 달러 강세에 있다.
“중국의 성장세는 탄탄하지만 조금씩 탄력이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 1월 13일 세계은행이 2015년 전망에서 내린 평가다. 그들은 2015년 세계 경제성장 전망을 3.4%에서 3%로 낮췄다. 신흥시장 국가들의 성장세도 약화됐다. 이는 생산성 둔화와 성장전망 악화를 가리킨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은 글로벌 경제가 직면한 더 큰 문제를 나타내는 한 증상일 수 있다. 구리·철광석·석유 가격의 약세는 글로벌 경제에 불길한 징조라고 경제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런 원자재가 산업생산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산업생산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소득을 분배하고 소비수요를 창출한다. 소비자는 이들 원자재로 만든 자동차·세탁기·주택 등의 고가품을 구입한다.

구리가격은 아시아 시장의 투매 속에 지난 1월 14일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가격이 파운드 당 2.496달러로 미끄러졌다. 철강 생산의 주요 원료인 철광석의 기준 가격은 1월 14일 t당 68.50달러로 5년래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한편 글로벌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런던 시장에서 배럴 당 45.77달러로 12센트 하락했다. 미국산 석유가격은 46.07달러로 52센트 빠졌다.

“구리가격 하락세 가속화가 글로벌 경제, 특히 중국의 급격한 경기침체 징후일 가능성을 외면하는 것은 잘못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인 줄리안 제섭이 1월 14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리포트에서 한 말이다.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에서도 이들 원자재 수요가 감소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신호다.

유가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면서 트레이더들은 가격하락이 생산과잉과 수요감소 모두의 결과라고 우려한다. 경제분석가들은 중국에 대해서도 다소 우려를 표명한다. 24년래 가장 낮은 국내총생산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7%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2010년만 해도 10%를 웃돌았다.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 지역 전체의 경제활동이 움츠러든다. 중국시장 규모, 무역과 투자의 밀접한 관계 때문이다.” 세계은행 그룹의 개발전망 그룹 책임자 M 에이헌 코스가 지난 1월 중순 호주방송공사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원자재 수출업체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이 같은 흐름의 중요한 요인 한 가지는 미국 달러 강세다. 달러가 약세일 때는 신흥시장으로 유입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공업 원자재 수요를 부채질한다. 달러가 강세일 때는 흐름이 역전돼 수요가 감소한다. 지난 30년 사이 신흥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더 많을 때는 구리 수요가 5% 이상 뛰었다고 UBS 애널리스트 줄리안 개런이 지적했다. 투자자금이 선진국 시장으로 돌아갈 때는 구리수요 증가율이 2%를 밑돌았다.

달러 강세 동향을 추적하는 ‘다우존스 미국달러 지수’는 지난 6개월 사이 12% 가까이 상승했다. 공업생산에 사용되는 원료 같은 달러 표시 원자재를 신흥시장 국가들이 구입할 때 자금 부담이 더 커졌다. 동시에 신흥시장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둔화하고 있다. 2011년 중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적완화 통화정책을 종료하기로 했다(양적완화는 화폐발행을 통해 달러 약세를 유도해 경제활동을 자극하는 방법을 말한다). 그 뒤로 이 같은 원자재 시장 침체를 향해 수레바퀴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한편 생산업체들은 계속 공급을 확대했다.

근년 들어 달러 강세, 저리 신용대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원자재 재고가 늘었다고 개런이 1월 13일 조사 보고서에서 밝혔다. 지금은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공급과잉은 올해 오히려 제조업체들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개런이 말했다. “시장에선 지난해 공급과잉으로 석유와 철광석 가격이 폭락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것이 공급 문제였기 때문에 글로벌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요컨대, 신흥시장의 이 같은 원자재 수요가 감소한 이유는 달러 강세에 있다. 한편 공급자들은 자재를 계속 생산해 공급과잉을 유발한다. 올해는 이것이 글로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두고봐야 한다. 그리고 공업 원자재의 최대 구매처인 중국이 성장둔화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경제분석가들이 계속 주시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 번역 차진우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인화의 LG’ 흔든 맏딸·맏사위…잦은 송사·구설에 ‘도덕성 결함’ 논란

2‘100일 현장동행’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전기차 관련 사업, 투자 축소 없다”

3한국-프랑스 ‘경제계 미래대화’ 출범…우주·신소재·탄소중립 협력

4김상철 한컴 회장 차남, 90억 비자금 조성 의혹…검찰, 징역 9년 구형

5‘서울 선언’으로 기회 잡은 韓, 네이버 핵심 역할…하정우 ‘소버린 AI’ 강조

6달성군, 중소기업 대상 '맞춤형 R&D기획 지원사업’ 추진

7포항시, 한중일 3국이 모여 동반성장 모색하는 '동북아 CEO 경제협력 포럼' 개최

8대구시 공무원 올해도 골프대회 .. 홍준표 "당당하게 즐겨라"

9경산 유흥주점서 난동부린 'MZ 조폭' 6명 검거

실시간 뉴스

1‘인화의 LG’ 흔든 맏딸·맏사위…잦은 송사·구설에 ‘도덕성 결함’ 논란

2‘100일 현장동행’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전기차 관련 사업, 투자 축소 없다”

3한국-프랑스 ‘경제계 미래대화’ 출범…우주·신소재·탄소중립 협력

4김상철 한컴 회장 차남, 90억 비자금 조성 의혹…검찰, 징역 9년 구형

5‘서울 선언’으로 기회 잡은 韓, 네이버 핵심 역할…하정우 ‘소버린 AI’ 강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