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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드웍스 월드’ 현장중계 - 웃음과 감동이 함께 한 3D 축제

‘솔리드웍스 월드’ 현장중계 - 웃음과 감동이 함께 한 3D 축제

미국 피닉스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솔리드웍스 월드 2015’는 3D가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왔음을 느낄 수 있는 유익한 행사였다. 세계 각지에서 무려 5000여 명의 참가자가 3D 축제를 즐기기 위해 피닉스로 몰려들었다.
솔리드웍스를 통해 새로운 삶을 찾게 된 이스라엘 디자이너 세피 우디. 그의 감동적인 사연에 참가자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이 의자에 앉아봐라. 너의 얼굴을 3D로 보여줄 수 있다.” 아르텍 3D(Artec 3D)의 직원 안나 갈디나 씨가 손에 스캐너를 들고 행사장을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았다. 호기심이 동한 이들이 그의 말에 따라 의자에 앉았다. 갈디나씨는 에바(Eva)라고 불리는 3D 스캐너로 의자에 앉은 사람의 얼굴을 천천히 스캔했다. 몇 분 만에 컴퓨터 화면에 3D 얼굴이 나타났다. 과거에는 애니메이션에 사용하기 위해 사람의 얼굴을 스캔하려면 얼굴 곳곳에 온갖 선을 붙여야만 했다. 혹은 비싸고 규모가 큰 스캐너를 이용하는 불편이 뒤따랐다. 하지만 지금은 포터블 스캐너로 이 모든 것이 가능해졌다. 그런데도 에바의 가격은 1만3700 유로 (약 1723만원)에 불과하다.

다른 한쪽 부스에 사람들이 또 모여 들었다. 요즘 IT 관련 전시회의 단골손님인 드론(소형 무인기)을 보기 위해서다. 프랑스 드론 제조업체 패럿(Parrot)사는 이번 행사에 드론과 미니드론인 점핑 수모(Jumping Sumo)를 내놓아 참가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패럿은 차세대 드론 설계에 솔리드웍스의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을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패럿사는 또 “솔리드웍스 3D 솔루션을 이용해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복잡한 3D 모형 제작과 기계 설계가 가능해졌다”고 했다. 드론이 이렇게 대중화의 길로 들어선 것은 3D 디자인 덕분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카네기 멜론 대학(Carnegie Mellon University)의 파트너사 애스트로보틱(ASTROBOTIC)은 행성탐사 로봇 착륙선과 탐사 로봇을 개발 중이다. NASA의 루나 카탈리스트 프로그램(달 화물 운송과 착륙에 관한 프로그램)을 담당하기 위해 선정한 파트너 중 한 곳이 애스트로보틱이다. 달 착륙선과 탐사 로봇 제작이 가능한 것은 제품의 재질이 외부환경에 어떻게 견디는지를 미리 실험해보는 3D 솔루션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것이 바로 2월 8일부터 11일까지(미국 현지시간) 미국 피닉스에서 열린 ‘솔리드웍스 월드 2015’에서 눈으로 직접 목격할 수 있는 3D가 변화시킨 세상이다.

항공기, 조선 등 중공업 프로젝트에서 쓰였던 3D 디자인이 소비재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솔리드웍스와 같은 3D 솔루션이 대중화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제는 3D로 디자인을 한 후 외부 환경을 디자인된 제품에 입력할 수 있다. 이 수치를 가지고 시뮬레이션을 하면 제품이 환경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미리 알 수 있다. 3D 솔루션 덕분에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금고를 만들면, 품질인증을 받아야 한다. 품질인증에 필요한 것이 내화성능시험, 즉 화재를 견딜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시험이다. 그런데 화재 실험을 한번 할 때마다 수천만원의 비용이 든다.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이렇게 몇 번씩 화재실험을 거쳐야 한다. 실험 비용으로만 수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드는 것이다.

하지만 3D 디자인을 이용하면 이 실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3D로 금고 디자인을 한 후 화재 상황을 입력, 시뮬레이션 하면 되기 때문이다. 고객이 미리 옷을 입어볼 수 있는 베네통의 피팅 솔루션도 좋은 사례다.다쏘시스템코리아 기술영업팀 이승철 부장은 “3D 디자인이 발전하면서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진 것”이라며 “ 디자인의 활용범위가 넓어졌다. 우리 삶 곳곳에 3D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립박수로 세피 우디 디자이너 맞이해
3D의 현재와 미래를 알 수 있는 솔리드웍스 월드의 전시관. 150여 개 업체가 참가해 3D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처럼 솔리드웍스 월드 2015는 3D 솔루션의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세계 각지에서 5000여 명의 참가자가 피닉스컨벤션센터에 대거 몰려 들었다. 다쏘시스템은 참가자들을 위해 다양한 강연과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컨벤션센터 파빌리온 홀에는 150여 개의 3D 관련 업체들이 제품 전시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이 솔리드웍스 솔루션을 이용해 만든 제품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번 솔리드웍스 월드의 가장 중요한 행사는 단연 오전 8시30분부터 10시까지 열렸던 키노트였다. 모든 참가자가 함께 모여 유명 인사들의 연설을 들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2월 9일, 3D 프린터 제조업체인 마커봇(MakerBot)의 공동창업자 브리 페티스(Bre Pettis)가 연사로 나섰다. DIY 운동의 선두주자인 페티스는 현재 볼드 머신즈(Bold Machines)를 창립해 3D 프린팅의 혁신가로 나서고 있다.

사람들의 호응을 가장 많이 받은 연사는 이론 물리학자인 미치오 카쿠(Michio Kaku) 박사(뉴욕시립대 석좌교수)였다. 2월 10일 연사로 나선 카쿠 박사는 3D 기술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유머스럽게 설명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카쿠 박사는 “3D프린터로 사람의 몸도 디지털화해 팔, 다리, 귀, 혈관 등과 같은 몸의 일부분이 3D 플라스틱 성형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TED 글로벌탤런트 서치’에서 우승해 유명해진 산업 디자이너 이진섭 씨(Linno라는 조명회사 글로벌 부문 최고 책임자)도 ‘오감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키노트 연사로 무대에 올랐다. 한국계 디자이너인 이 최고 책임자는 “앞으로 3D 솔루션은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명인들의 아침 키노트가 끝나면 참가자들은 자신의 분야에 따라 테크니컬 트레이닝 세션, 리셀러 세션 등으로 흩어진다. 그리고 매일 저녁 6시까지 각각의 세션에서 강연과 토론이 이어진다. 참가자들의 발걸음을 주로 붙잡는 곳은 150여개 업체가 참가해 제품을 내놓은 전시관이었다. CAM(Computer Aided Manufacturin), 3D 프린팅, 3D 스캐너,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솔리드웍스 솔루션을 사용해 만든 제품 및 서비스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솔리드웍스는 4일 동안 이어진 행사에 웃음과 감동의 코드를 곳곳에 배치했다. 솔리드웍스 임직원이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하고 무대에서 솔리드웍스의 철학을 설명하는 자리도 만들었다.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커뮤니티 리더들을 소개하는 시간에는 고마움의 표시로 피자를 나눠주는 이벤트를 벌였다. 이른 아침에 피자를 받아든 커뮤니티 리더들의 당혹스러운 표정은 참가자들의 웃음을 터뜨리게 했다. 솔리드웍스의 한 관계자는 “사용자 요구를 반영해 솔리드웍스 프로그램에서 232건을 개선했다”고 발표해 환호성을 받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이스라엘에서 온 디자이너 세피 우디(Seffi Udi, 33)는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준 인물이다. 9년 전 교통사고를 당한 후 그는 평생 침대에 누워서 지내야만 하는 상태였다. 그가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상체뿐으로 팔 아래로는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런 그에게 ‘솔리드웍스를 공부해봐라’는 조언을 누군가가 했고, 유튜브와 인터넷을 이용해 3D 디자인 공부를 독학으로 시작했다. 그가 3D 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다. 그가 조그마한 마우스를 입에 물고 작업을 하는 모습은 한미디로 경이로웠다. 참가자들은 이스라엘에서 솔리드웍스 월드가 열리는 행사장에 직접 온 그를 기립박수로 맞이했다. 인간 승리의 현장이었다.

- 피닉스(미국)=최영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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