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대표 - 직원 간 경쟁을 없앴더니 회사가 더 성장하더라
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대표 - 직원 간 경쟁을 없앴더니 회사가 더 성장하더라
지난해 입사 경쟁률 500대 1을 기록해 화제가 된 중견기업이 있다. 건설과 기계 분야의 구조해석 및 설계용 SW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마이다스아이티다. 엔지니어 출신의 이형우 대표는 ‘인간중심’의 경영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흔히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기업 신입사원 채용 경쟁률은 100대 1이 넘는다. 지난해 3월 한국전력공사의 입사 경쟁률은 132대 1, 중부발전은 128대 1, 남부발전 71대 1 이었다. 지난 해 10월 치러진 삼성그룹 채용 경쟁률은 20대 1, 9급 공무원 경쟁률은 19.2대 1로 비슷했다. 입사 경쟁률은 취직 준비생들이 선호하는 직장의 트렌드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다. 일반 기업의 입사 경쟁률이 공기업보다 높다면, 공기업보다 일하는 환경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바늘구멍같다는 이런 공기업보다 취직하기가 더 어려운 중견기업이 있다. 지난 해 입사 경쟁률이 무려 500대 1로 일반 공기업은 저리 가라 할 정도다. 이 기업의 실적을 보면 더욱 놀랍다. 건설과 기계 분야의 구조해석 및 설계용 SW 개발·판매를 주로 하는 이 기업은 국내시장에서 9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이 만드는 소프트웨어는 세계 110여개 나라에 수출된다. 부르즈 할리파, CCTV 타워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건물은 이 기업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설계했다. 건설 구조 분야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단연 세계 1위다. ‘히든 챔피언’(자신만의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을 선점하는 작지만 강한 기업)이라는 설명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한 원동력이 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CEO는 “성장이나 돈이 아닌 사람 중심의 경영을 해야 한다”고 알 듯 모를 듯한 답변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 기업은 ‘무스펙, 무징벌, 무상대평가, 무정년’이라는 ‘4무 원칙’을 내세우면서도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의 기업문화에 독특한 울림을 주고 있는 주인공은 이형우(55) 마이다스아이티 대표다.
마이다스아이티의 경영철학은 ‘자연주의 인본경영’이다. ‘인간과 세상의 행복을 추구하는 경영’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옳은 일을 올바르게’(Do the right things right) 하기를 강조한다. 21세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듣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이 대표의 입에서는 술술 나온다. 부산대학교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의 경영자가 ‘사람’을 이야기하는 경영자로 바뀌면서 마이다스아이티는 독특한 기업문화를 갖게 됐다.
1989년 마이다스아이티는 포스코건설 제1호 사내벤처로 시작했다. 이 대표는 포스코건설의 마이다스센터장을 맡으면서 마이다스아이티를 성장시켰다. 당시 한국 시장에서 건설 분야 소프트웨어는 100% 외산이었다. 시공과 설계는 우리 기술로 가능했지만, 핵심 소프트웨어는 외국산이었다. 당시만 해도 한국 엔지니어들에게 외국의 소프트웨어는 사용하기 어려운 도구였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래픽 기반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2000년, 이 대표는 포스코라는 우산에서 독립하기로 결정했다. “마이다스아이티를 정말 멋지게 만들고 싶었는데 그게 대기업에선 어렵다고 느꼈다”고 했다. “대기업이 틀렸다는 게 아니다. 대기업의 특성이 있는데, 대기업 안에선 마이다스아이티를 창의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했다.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독립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우선 대기업 안에서 일할 때는 제약 조건이 많았다. 구성원에게 줄 수 있는 기회도 한정적이었다. 특히 복잡한 의사결정 체계 때문에 적재적소에 필요한 자원을 지원받기 어려웠다.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든 점은 적합한 맞춤형 인재를 채용하기 어려웠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대기업의 우산을 벗어나자 마이다스아이티는 무섭게 성장했다.
2000년 15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2002년 104억원, 2004년 145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최초’라는 기록도 만들어냈다. 2002년 한국 기업 최초로 과학기술분야 소프트웨어를 수출한 기업이 됐고, 2004년 국내 건설 CAE(Computer-Aided Engineering) 부문 시장 점유율 90%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성장 중심의 기업 경영을 했다. 그러다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이 대표는 회고했다. 20~30여 명의 직원이 어느 새 1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소규모 조직에서 빛을 발했던 창업 멤버들의 리더십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소규모 조직일 때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소통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창업 멤버들이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담아내고, 시너지를 내야 하는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회사 매출액이 10억원일 때 일했던 사람이 100억원 매출을 올릴 때에도 일을 잘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 쉽게 말해 자신의 틀을 깨어야만 역량을 키울 수 있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렇게 규모가 커지면서 사람들 사이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구성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이직률도 높아졌다. 조직 내에서 사람에 대한 이해와 회사의 미래비전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사람을 이해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더십이나 경제경영 서적 대신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자연과학 서적을 찾았다. 인간의 본성을 이해한 후에야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정주영 회장이나 이병철 회장처럼 창업주들은 감각으로 인간의 본성을 이해했다. 하지만 이 감각은 후대에 이어지기 힘들다. 창업주가 사라지면 기업이 흔들리는 이유다”고 덧붙였다.
심리학, 뇌신경과학, 생물학, 분자생물학. 여기에 우주과학까지. 이 대표가 직원들을 이해하기 위해 공부했던 분야다. 자연과학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고, 책을 읽으면서 이 대표의 경영전략은 변해갔다. 마이다스아이티의 중심은 매출이 아닌 '사람'이 됐다. “나는 엔지니어 출신이다. 엔지니어들은 원인과 결과를 살피면서 행동한다. 하지만 경영은 인간을 이해해야만 잘할 수 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나부터 변해야 했다”며 이 대표는 웃었다.
그는 회사를 운영하는 철학부터 바꿨다. 매순간 온 신경을 매출에 집중하는 CEO에서 ‘사람을 어떻게 하면 키울까’를 고민하는 경영자로 변신했다. “365일 매일 직원들을 어떻게 성장시킬까 고민한다”고 말할 정도다.
그렇게 해서 기업의 경영철학을 ‘자연주의 인본경영’으로 정했다. 사람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면서 사람과 세상의 행복을 추구하는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 대표는 직원들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바라봤다. “구성원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발성과 자율성에 기초한 조직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바꿨다. 우선 경쟁을 없앴다. 4년마다 직원들은 누구나 승진을 하도록 했다. 사원에서 대리→과장→차장→부장→이사보까지 직원들은 4년마다 자동적으로 승진하게 된다. 성과를 내는 이들에게는 특별 승진을 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한다. “능력이 있는 직원들은 2년마다 조기 승진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고 말했다. 마이다스아이티의 또 다른 특징은 ‘무정년’ 원칙이다. 정년퇴직을 할 나이에도 역량이 있으면 더 오래 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문 위촉제’를 활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임직원 선발 때도 ‘무스펙’을 내세운다. 스펙 대신 열정(50%), 전략적 사고(30%), 관계능력(10%), 가치관(5%), 지식(5%)으로 직원을 평가하고 있다. 직원 채용은 필기부터 CEO면접까지 5단계를 거치는데, 아무리 적게 잡아도 3개월이 걸린다. 입사에 성공한 직원에게는 집으로 꽃바구니를 배송해주는 특별한 이벤트까지 마련하고 있다. 2010년에는 ‘행복기금’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사주조합을 설립했다. 직원들이 마이다스아이티의 주주가 되는 것이다. 2013년 현재 행복기금의 마이다스아이티 지분점유율은 13%로 2대 주주다.
“우리 기업에는 50여 명의 핵심인재가 육성되고 있다. 이들은 기회만 주어지면 100억원에서 200억원까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경쟁을 없애면서 조직원 사이에 시너지가 생기고 있다. 직원들끼리 경쟁을 시키는 것이 손쉽고 편하지만, 그것은 한계가 있다.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지속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마이다스아이티의 성장률이 매년 20%~30%가 될 것으로 믿는다. 경쟁 대신 사람을 내세우면서 마이다스아이티의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믿기 때문이다.
임직원을 위한 복지 시스템도 다른 기업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경기도 판교의 마이다스아이티 사옥 4층에는 호텔급 식사가 제공되는 마이다스라운지 식당이 운영되고 있다. 만 35세 이상 임직원과 배우자는 매년 1회 정밀건강진단을 받는다. 고등학교와 대학에 다니는 임직원 자녀는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으면서 학교에 다닐 수 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둔 직원은 매월 1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주택자금 대출지원은 물론 결혼기념일이나 생일에는 경조금도 지급된다. 미용실 무료 운영도 직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사람을 경영의 중심에 두면서 생긴 변화다.
이웃과의 나눔 활동도 적극적이다. 사랑의마라톤 행사를 열어 1㎞ 당 1000원을 적립해 불우이웃 기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랑의집짓기 운동, 노숙자무료급식소 봉사, 독거어르신 특식 도시락 후원, 급여끝전 기부 캠페인, 해외빈민국 우물파기 후원 등 마이다스아이티의 사회공헌 활동은 다방면으로 펼쳐지고 있다.
올해 이 대표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마이다스아이티의 경영철학인 ‘자연주의 인본경영’ 사상을 공유하기 위해 ‘경영연구소’를 설립한다. 건설 분야에서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의료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우리의 기술과 능력은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는 데 사용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 대표는 웃었다. 2000년 설립 이후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는 ‘히든 챔피언’ 마이다스아이티의 올해 글로벌 매출 목표는 1000억원이다.
이 대표는 기자와의 인터뷰를 끝내면서 “우리 기업을 단시간에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신념집단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이다스아이티를 단순한 기업이 아니라 ‘기업의 비전을 공유하고, 같은 목표를 향해 뛸 수 있는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21세기형 기업가정신을 쏟아붓고 있는 그의 실험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 글 최영진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전민규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런데 바늘구멍같다는 이런 공기업보다 취직하기가 더 어려운 중견기업이 있다. 지난 해 입사 경쟁률이 무려 500대 1로 일반 공기업은 저리 가라 할 정도다. 이 기업의 실적을 보면 더욱 놀랍다. 건설과 기계 분야의 구조해석 및 설계용 SW 개발·판매를 주로 하는 이 기업은 국내시장에서 9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이 만드는 소프트웨어는 세계 110여개 나라에 수출된다. 부르즈 할리파, CCTV 타워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건물은 이 기업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설계했다. 건설 구조 분야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단연 세계 1위다.
‘자연주의 인본경영’ 경영철학
마이다스아이티의 경영철학은 ‘자연주의 인본경영’이다. ‘인간과 세상의 행복을 추구하는 경영’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옳은 일을 올바르게’(Do the right things right) 하기를 강조한다. 21세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듣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이 대표의 입에서는 술술 나온다. 부산대학교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의 경영자가 ‘사람’을 이야기하는 경영자로 바뀌면서 마이다스아이티는 독특한 기업문화를 갖게 됐다.
1989년 마이다스아이티는 포스코건설 제1호 사내벤처로 시작했다. 이 대표는 포스코건설의 마이다스센터장을 맡으면서 마이다스아이티를 성장시켰다. 당시 한국 시장에서 건설 분야 소프트웨어는 100% 외산이었다. 시공과 설계는 우리 기술로 가능했지만, 핵심 소프트웨어는 외국산이었다. 당시만 해도 한국 엔지니어들에게 외국의 소프트웨어는 사용하기 어려운 도구였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래픽 기반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2000년, 이 대표는 포스코라는 우산에서 독립하기로 결정했다. “마이다스아이티를 정말 멋지게 만들고 싶었는데 그게 대기업에선 어렵다고 느꼈다”고 했다. “대기업이 틀렸다는 게 아니다. 대기업의 특성이 있는데, 대기업 안에선 마이다스아이티를 창의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했다.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독립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우선 대기업 안에서 일할 때는 제약 조건이 많았다. 구성원에게 줄 수 있는 기회도 한정적이었다. 특히 복잡한 의사결정 체계 때문에 적재적소에 필요한 자원을 지원받기 어려웠다.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든 점은 적합한 맞춤형 인재를 채용하기 어려웠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대기업의 우산을 벗어나자 마이다스아이티는 무섭게 성장했다.
2000년 15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2002년 104억원, 2004년 145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최초’라는 기록도 만들어냈다. 2002년 한국 기업 최초로 과학기술분야 소프트웨어를 수출한 기업이 됐고, 2004년 국내 건설 CAE(Computer-Aided Engineering) 부문 시장 점유율 90%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성장 중심의 기업 경영을 했다. 그러다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이 대표는 회고했다.
회사문제 해결 위해 자연과학 공부
구성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이직률도 높아졌다. 조직 내에서 사람에 대한 이해와 회사의 미래비전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사람을 이해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더십이나 경제경영 서적 대신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자연과학 서적을 찾았다. 인간의 본성을 이해한 후에야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정주영 회장이나 이병철 회장처럼 창업주들은 감각으로 인간의 본성을 이해했다. 하지만 이 감각은 후대에 이어지기 힘들다. 창업주가 사라지면 기업이 흔들리는 이유다”고 덧붙였다.
심리학, 뇌신경과학, 생물학, 분자생물학. 여기에 우주과학까지. 이 대표가 직원들을 이해하기 위해 공부했던 분야다. 자연과학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고, 책을 읽으면서 이 대표의 경영전략은 변해갔다. 마이다스아이티의 중심은 매출이 아닌 '사람'이 됐다. “나는 엔지니어 출신이다. 엔지니어들은 원인과 결과를 살피면서 행동한다. 하지만 경영은 인간을 이해해야만 잘할 수 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나부터 변해야 했다”며 이 대표는 웃었다.
그는 회사를 운영하는 철학부터 바꿨다. 매순간 온 신경을 매출에 집중하는 CEO에서 ‘사람을 어떻게 하면 키울까’를 고민하는 경영자로 변신했다. “365일 매일 직원들을 어떻게 성장시킬까 고민한다”고 말할 정도다.
그렇게 해서 기업의 경영철학을 ‘자연주의 인본경영’으로 정했다. 사람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면서 사람과 세상의 행복을 추구하는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 대표는 직원들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바라봤다. “구성원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발성과 자율성에 기초한 조직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바꿨다. 우선 경쟁을 없앴다. 4년마다 직원들은 누구나 승진을 하도록 했다. 사원에서 대리→과장→차장→부장→이사보까지 직원들은 4년마다 자동적으로 승진하게 된다. 성과를 내는 이들에게는 특별 승진을 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한다. “능력이 있는 직원들은 2년마다 조기 승진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고 말했다. 마이다스아이티의 또 다른 특징은 ‘무정년’ 원칙이다. 정년퇴직을 할 나이에도 역량이 있으면 더 오래 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문 위촉제’를 활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임직원 선발 때도 ‘무스펙’을 내세운다. 스펙 대신 열정(50%), 전략적 사고(30%), 관계능력(10%), 가치관(5%), 지식(5%)으로 직원을 평가하고 있다. 직원 채용은 필기부터 CEO면접까지 5단계를 거치는데, 아무리 적게 잡아도 3개월이 걸린다. 입사에 성공한 직원에게는 집으로 꽃바구니를 배송해주는 특별한 이벤트까지 마련하고 있다. 2010년에는 ‘행복기금’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사주조합을 설립했다. 직원들이 마이다스아이티의 주주가 되는 것이다. 2013년 현재 행복기금의 마이다스아이티 지분점유율은 13%로 2대 주주다.
“우리 기업에는 50여 명의 핵심인재가 육성되고 있다. 이들은 기회만 주어지면 100억원에서 200억원까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경쟁을 없애면서 조직원 사이에 시너지가 생기고 있다. 직원들끼리 경쟁을 시키는 것이 손쉽고 편하지만, 그것은 한계가 있다.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지속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마이다스아이티의 성장률이 매년 20%~30%가 될 것으로 믿는다. 경쟁 대신 사람을 내세우면서 마이다스아이티의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믿기 때문이다.
임직원을 위한 복지 시스템도 다른 기업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경기도 판교의 마이다스아이티 사옥 4층에는 호텔급 식사가 제공되는 마이다스라운지 식당이 운영되고 있다. 만 35세 이상 임직원과 배우자는 매년 1회 정밀건강진단을 받는다. 고등학교와 대학에 다니는 임직원 자녀는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으면서 학교에 다닐 수 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둔 직원은 매월 1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주택자금 대출지원은 물론 결혼기념일이나 생일에는 경조금도 지급된다. 미용실 무료 운영도 직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사람을 경영의 중심에 두면서 생긴 변화다.
이웃과의 나눔 활동도 적극적이다. 사랑의마라톤 행사를 열어 1㎞ 당 1000원을 적립해 불우이웃 기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랑의집짓기 운동, 노숙자무료급식소 봉사, 독거어르신 특식 도시락 후원, 급여끝전 기부 캠페인, 해외빈민국 우물파기 후원 등 마이다스아이티의 사회공헌 활동은 다방면으로 펼쳐지고 있다.
올해 이 대표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마이다스아이티의 경영철학인 ‘자연주의 인본경영’ 사상을 공유하기 위해 ‘경영연구소’를 설립한다. 건설 분야에서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의료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우리의 기술과 능력은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는 데 사용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 대표는 웃었다. 2000년 설립 이후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는 ‘히든 챔피언’ 마이다스아이티의 올해 글로벌 매출 목표는 1000억원이다.
이 대표는 기자와의 인터뷰를 끝내면서 “우리 기업을 단시간에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신념집단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이다스아이티를 단순한 기업이 아니라 ‘기업의 비전을 공유하고, 같은 목표를 향해 뛸 수 있는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21세기형 기업가정신을 쏟아붓고 있는 그의 실험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 글 최영진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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