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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마스터스에서 눈여겨볼 8가지 - ‘대역전극·왼손잡이·노장’의 명인열전

2015 마스터스에서 눈여겨볼 8가지 - ‘대역전극·왼손잡이·노장’의 명인열전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입구. / 사진:중앙포토
‘명인열전(名人熱戰)’으로 불리는 2015년의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서는 어떤 점을 눈여겨봐야 할까?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할 질문과 나름의 답변을 달아 보았다.



1) 후반 라운드의 역전극을 기대할 수 있을까? =
아마도 그럴 것 같다. 골프 명예의 전당에도 오른 생존 최고의 골프 칼럼니스트 단 젠킨스는 마스터스를 “일요일 후반 나인 홀에서야 비로소 마스터스가 시작된다”고 표현할 정도로 후반 쟁탈전이 흥미진진하다. 특히 마지막으로 갈수록 중압감은 심해진다. 오거스타내셔널이 지금보다 전장이 짧고 페어웨이가 넓었을 때는 후반 나인의 파5 홀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게 더 일반적이었고, 그에 따라 스코어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도 컸다. 지난 2006년에 전장을 460야드 더 늘린 후 예측불허의 불안 정성이 대폭 감소했다. 하지만 오거스타는 여전히 일요일에 후반 홀의 공략 가능성을 더 높이는 것으로 그에 대처했고, 2011년 찰 슈웨첼을 시작으로, 2012년 버바 왓슨, 2013년 아담 스콧은 모두 막판에 버디 행진을 벌이면서 우승했다.



2) 35주째 세계 랭킹 1위인 로리 맥일로이가 그린재킷을 차지할 수 있을까? =
가능성보다도 기대치가 어느 때보다 높다. 맥일로이는 지난해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에서 연달아 우승하면서 메이저 4승을 올렸다. 이번에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 골프 역사상 6번째로 통산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것이고, 그는 로리 슬램의 세 번째 조각을 채우면서 골프계에 명실상부 맥일로이 시대가 도래했음을 선언하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부터 6년 동안 마스터스에 출전했지만 지난해 공동 8위를 한 것이 로리의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3) 왼손잡이 선수가 강세를 보일까? =
물론이다. 지난 12번의 마스터스에서 왼손잡이 선수가 절반인 6승을 차지했다. 일반적으로 골프 선수 중에 왼손잡이가 드물다는 점을 감안하면, 왼손잡이 선수의 우승 확률이 마스터스는 유독 높다. 3승을 거둔 필 미켈슨과 2승의 버바 왓슨이라는 탁월한 선수들이 최근 우승했다. 그밖에 가장 큰 이유로는 드라이버의 기술 발전을 들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출시된 티타늄 클럽 헤드가 볼의 스핀을 급격히 줄여준 덕에 파워 페이드의 강점이 예전에 비해 더 커졌다. 티타늄 이전에는 페이드 샷의 과도한 스핀으로 인해 드로우 샷에 비해 거리에서 상당한 손실을 감수해야 했지만, 격차가 좁혀지면서 장타자들에게는 안전한 페이드 샷이 전략적인 샷이 되었다. 오거스타에서 티 샷은 여전히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어지는 방향이 선호되는데, 왼손잡이의 페이드 샷 방향이다. 지난해 왓슨은 특히 대단히 길면서 놀랍도록 정확한 파워 페이드 샷을 구사하면서 경쟁의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4) 다양한 연령대의 선수들이 우승을 다툴까? =
노장에게 유리하다. 오거스타는 늘 파워에 적절한 보상을 해준 코스였기 때문에 공격적인 젊은 선수들이 낮은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었다. 2009년에는 당시 23세이던 앤서니 김이 2라운드에서 11개의 버디 신기록을 세우며 65타를 쳤다. 니클러스와 우즈, 그리고 세베 바예스테로스 같은 탁월한 재능의 소유자들은 그보다 어린 나이에도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거스타에서는 젊음이 경험에 밀리는 경향이 있다. 80회를 넘긴 대회에서 1979년에서야 퍼지 죌러는 첫 출전에 우승을 차지하는 세 번째 선수가 되었다. 따라서 여기는 백전노장들에게 좀 더 유리하다. 마스터스는 늘 같은 코스에서 치러진다는 이유 때문에 효율적인 전략과 정확한 그린 읽기 같은 축적된 지식이 다른 메이저 대회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5) 오거스타에서 최고의 홀은? =
왼쪽으로 90도 가량 휘는 도그레그 파5 510야드 13번 홀이다. 버바 왓슨이 작년에 마지막 라운드에서 놀라운 드라이버 샷에 이어 샌드웨지로 세컨드 샷을 온그린 시켰다. 이 홀에서 파는 무의미하다. 왼쪽으로 휘어지는 근사한 도그레그는 토너먼트 골프에서 최고로 꼽을 만한데, 첫 번째와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샷이 예술적이면서 웅장한(또는 재앙으로 이어지는) 스트로크를 하도록 만들 때가 대단히 많다.



6) 아시아 선수가 그린재킷을 입을까? =
가능성은 희박하다. 골프 선수들 중에 아시아권의 선수들은 유독 적다. 한국에서는 노승열·배상문, 그리고 지난해 US아마추어 선수권 우승자인 양건 등 세 명이다. 일본에서는 이시카와 료에 이어 떠오르는 영건 마츠야마 히데키, 태국의 통차이 자이디, 인도의 아니반 라히리까지 7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아시아 출신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이라야 지난 2004년 최경주의 단독 3위가 최고다. 1936년 일본의 칙 친을 시작으로 초창기에는 일본과 대만 선수들이 주로 출전했다. 한국인 중에 마스터스 첫 출전은 1973년의 한장상 프로이며, 3라운드 본선에 오른 것은 2003년으로 최경주는 그해 15위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아시아 국가 출신 중에서는 최경주가 34위, 통차이 자이디가 37위에 그쳤다. 아시아인 중에서 가장 오래 출전하고 본선에도 많이 오른 선수 역시 최경주로 무려 6회다.



7) 마스터스 수입은 얼마나 될까? =
순수익은 2920만 달러(약 324억원)로 집계된다. 총 수입은 1억1500만 달러(약 1276억원)로 지난 1997년에 집계된 2200만 달러에 비해 다섯 배 증가한 액수며, 순수익 역시 700만 달러에서 4배가량 늘어났다. 대회가 열리는 나흘의 경기 모두를 관람하는 배지 가격이 325달러인데 항상 매진이고, 이것이 암시장에 나오면 10배 이상으로 치솟는다. 배지 판매만으로 오거스타는 1300만 달러를 벌어들인다. 수요일까지의 연습 라운드 입장객 수익을 제외한 수치가 그렇다. 대회가 열리는 4일간 31만명의 갤러리(마스터스는 패트런으로 부른다)들이 매점에서 1인당 25달러(맥주가 3달러, 인기 있는 피멘토 샌드위치가 1.75달러다)를 지출한다면 775만 달러의 매출이 발생한다. 그리고 갤러리들은 기념품을 엄청나게 사들인다. 또한 아무나 보러 갈 수 없는 대회인지라 마스터스의 로고가 붙은 기념품은 대회 일주일 기간 내내 불티나게 팔린다.



8) 마스터스는 벌어들인 돈을 어디에 쓸까? =
입장권의 경우 현재보다 3배 이상 가격을 올려도 금방 매진될 것이지만 오거스타는 그걸로 돈을 벌지 않는다. 매점이나 기념품 가격도 일반적인 대회 정도이거나 오히려 그보다 저렴하다. TV중계는 CBS가 지난 1956년부터 시작해서 60년째 독점하지만 중계료를 올리지도 않는다. 대신 대회장에 광고판이 하나도 없는 유일한 대회이기도 하다. 오거스타는 번 돈으로 주변의 땅을 사들였다. 그래서 골프장에 멀티미디어 센터를 세우거나 주차장을 늘리거나 선수들의 숙박 편의를 돕는 주거 시설을 짓는다. 무엇보다도 벌어들인 돈으로 골프 꿈나무 육성책을 다각도로 펼친다. 영국의 최고 골프기구인 R&A와 공동으로 아시아태평양아마추어챔피언십(APAC)을 개최해서 아시아의 유망한 아마추어 선수를 오거스타에 출전시키거나 주니어 골퍼들을 출전시키고 상을 주는 드리이브칩앤퍼트 챔피언십을 열고 이 대회를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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