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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사업에 뛰어든 테슬라

발전 사업에 뛰어든 테슬라

테슬라는 규모는 작지만 성장하는 마이크로그리드 산업의 핵심 업체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다.
미국 텍사스주 랭카스터의 역사적인 중앙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전력공급의 미래를 여는 실험장이 있다. 이곳에 150만 달러를 들여 세운 소규모 전력망이 지난 4월 초 조용히 공개됐다. 미국 최대 전력 공급업체로 손꼽히는 온코어가 운영하는 업무단지에 전력을 공급한다.

1.25㎿ 용량의 이 소규모 시스템은 댈라스 외곽에 있는 이 오지의 고질적인 정전 문제를 해결하려는 취지로 설치됐다. 하지만 테슬라 자동차가 개발한 대형 축전설비 2대가 없으면 빈 껍데기나 다름없다.

“완벽한 설비를 갖춘 건물·지역발전 시스템이다. 축전 시스템과 결합하면 공급이 중단돼도 중요한 시설을 돌리기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온코어 및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함께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를 개발한 S&C 일렉트릭의 트로이 밀러 전력품질 시스템 부문 사업개발 부장이 말했다. 마이크로그리드는 대규모의 집중발전 방식과 달리, 태양광·풍력·바이오·연료전지 등 역내의 소규모 발전시설들을 연결해 전력수요를 충당하려는 구상이다.

테슬라는 고급 전기자동차 제조사업을 발판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다. 그 연장선상의 최신 프로젝트를 지난 4월 30일 오후 캘리포니아 호손에서 발표했다. 규모는 작아도 성장하는 마이크로그리드 산업의 핵심 업체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전력의 수집과 공급 방식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산업이다. 기존의 대형 전력업체들이 점차 설 땅을 잃을 수도 있다. 그리고 장차 전력 도매시장에서 독립적인 에너지 ‘농민’들이 직접 ‘수확’한 전력을 서로 판매하는 시대가 열릴지도 모른다.

세련된 전기 자동차 모델 S의 메이커인 테슬라는 얼마 전부터 캘리포니아주에서 주거·업무용 전지 시스템을 공급해 왔다. 하지만 더 큰 축전설비에 주력하는 점을 볼 때 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는 듯하다. 테슬라와 제휴사 파나소닉은 앞으로 몇 년 내에 고에너지 리튬-이온 전지 가격을 더 끌어내리려 한다. 네바다주 레노 외곽에 대규모 전지 공장을 건설 중이다. 마이크로그리드의 광범위한 도입을 막는 걸림돌인 비용 문제를 해결하려는 포석이다. 전력 시설에 사용되는 축전 시스템 원가 중 전지가 여전히 절반 안팎을 차지한다고 밀러 부장은 추산한다. 하지만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학자·컨설턴트·업계가 내놓은 원가 추정액 85건을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가 분석했다. 그 결과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전지 가격이 2007년 KWH당 1000달러에서 지난해 410달러로 내려갔다. 테슬라의 원가는 KWH당 300달러 선으로 추산된다. 테슬라의 기가공장(gigafactory)이 가동되면 전지 원가가 30% 더 내려간다고 그들은 추정한다.

제시 모리스는 지속가능 개발을 지지하는 로키 마운틴 연구소의 에너지·운송 문제 팀장이다. 다량의 에너지를 빠르게 전송하는 데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더 유리하다고 그는 말한다. 전력요금이 상승하는 피크 시간 대에는 충전 전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른바 수요전력 요금(demand-charge, 전력수요에 비례해 높아지는 요금) 감축에 이상적이다.

“테슬라가 리튬-이온 배터리를 전력업체 규모로 보급한다면 독보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고 모리스 팀장이 말했다. “테슬라가 전면에 나서 기가공장을 발판 삼아 ‘다른 전지들의 비용에 필적하거나 능가할 수 있다’고 선언하면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테슬라는 주거용을 비롯해 업무용 시설 ‘전력계(power meters)의 배후’에서 갈수록 입지를 굳혀나가려 한다고 모리스 팀장은 말한다. 태양광 연결 주택 그리고 온코어 같은 연구소의 축전 수요에 부응해 나갈 작정이다. 테슬라는 축전 원가의 하락에 편승해 이 걸음마 단계에 있는 전력공급 시스템의 배터리 기술 개발에서 두각을 나타내겠다는 포석이다. 그렇게 되면 축전설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테슬라에 새 수익원이 생기게 된다.

지역적인 전력 관리 수요가 증가세를 보인다고 밀러 부장이 말했다. “예전에는 전력망 용도의 대규모 MW급 시스템의 수요 비중이 가장 컸다. 하지만 최근에는 마이크로그리드용의 소형 축전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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