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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보다 ‘주담대’ 받기 더 어렵다...문턱 높아진 이유는?

5대 은행 주담대 신용점수, 신용대출에 역전
인뱅 주담대는 960점 이상, 신용대출은 921.7점
정부 올 초 “가계부채 관리하라”에 대출 심사 깐깐해져

한 시중은행 점포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은행권 대출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은행들은 신용대출보다 담보대출을 더 까다롭게 심사하는 모습이다. 신용대출보다 더 높은 신용점수가 있어야 주택담보대출을 빌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최근에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올 초 발표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맞춰 은행들이 영업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주담대 받으려면 신용점수 934.2점 넘어야 

은행이 대출을 내준 고객의 평균 신용점수를 보면 신용대출보다 주담대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은 담보가 부족한 신용대출에서 연체와 상환불능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은 신용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에게 더 높은 신용점수를 요구한다. 최근 들어 이런 기조가 바뀐 것이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일반신용대출 신용점수별 금리현황을 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신규취급액 기준 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926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의 916.4점보다 높아졌다. 

5대 은행의 올 4월 분할상환방식 주담대(만기 10년 이상)의 평균 신용점수는 신용대출보다 높은 934.2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엔 912.2점으로 신용대출보다 낮았지만 올해 들어와 더 높아진 모습이다. 

이런 현상은 시중은행만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일반신용대출 고객의 올 4월 평균 신용점수는 921.7점을 기록했다. 인터넷은행 3사가 모두 출시한 전세자금대출의 평균 신용점수를 보면 947점을 기록했다. 아울러 주담대를 출시한 케이뱅크의 평균 신용점수는 961점, 카카오뱅크는 963점으로 신용대출보다 훨씬 높았다. 

일반적으로 신용점수는 900점 이상만 되면 고신용자로 분류된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에서 올해 들어 이보다 높은 수준의 신용점수를 가진 고객들에게 대출을 내준 만큼 대출 받기가 더 까다로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의 신용점수가 더 높다는 점이 이례적으로 보인다”며 “신용점수가 낮은 고객이 많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경제성장률 수준서 대출 늘어나야”

올해 1월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 [사진 금융위원회]
업계에선 주담대 대출 문턱이 높아진 이유에 대해 정부의 대출 관리 강화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를 넘으면서 정부와 당국은 가계부채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혀왔고, 특히 가계부채의 60% 이상이 변동금리로 적용받고 있어 위험이 크다고 해석해 왔다.

올해 1분기 들어와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8.9%로 떨어졌지만 미국(71.8%), 일본(63.7%), 유럽(53.2%) 등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이런 이유로 올해 1월 10일 금융위원회는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주택금융공사, 은행연합회, 5대 금융지주, 금융연구원 등 유관기관이 참석하는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경제성장률 범위에서 가계대출이 관리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2.5%로 예상되기 때문에 은행들은 가계대출을 경제성장률 범위 내에서 관리하려면 사실상 적극적인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대출태도는 가계주택의 경우 올해 1분기엔 3을, 2분기엔 8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22를 기록했다. 이 숫자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들이 대출 확대를 꺼리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도 대출 확대에 대해 보수적으로 본다”며 “정부 기조와 반대로 영업을 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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