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2000] 세계 2000대 기업은 차이나 천하
[GLOBAL 2000] 세계 2000대 기업은 차이나 천하
올해도 어김없이 글로벌 2000대 기업이 발표됐다. 세계 최고 기업 1위부터 4위를 중국 국영은행이 차지하며, 중국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한국 기업은 지난해보다 5개 증가한 66개사가 순위에 올랐다. 포브스가 ‘2015 글로벌 2000대 기업’을 발표했다. 세계 최고의 자리는 이변이 없었다. 중국공상은행(ICBC)이 3연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와 3위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중국건설은행(CCB)과 중국농업은행이 차지했다.
지난해 9위였던 중국은행이 올해 4위에 오르면서 중국의 4대 국영상업은행이 나란히 글로벌 2000대 기업 순위 상위권을 독식했다. 한국 기업은 66개사가 순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4계단 상승해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10위권에 진입했다. 한국 화장품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올해 처음 순위에 포함됐다.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G2(미국·중국)의 신경전은 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2015년 ‘글로벌 2000대 기업’ 순위에서도 두드러졌다. 우선 올해 세계 최대 기업 자리는 중국공상은행(ICBC)에 들어갔다. 중국공상은행은 2013년 혜성처럼 나타나다 세계 최고 기업 자리를 꿰찬 이후 3년째 자리를 지켰다. 2위와 3위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중국건설은행(CCB)과 중국농업은행이 차지했다. 여기까지는 2014년과 순위 변화가 없다. 지난해 9위였던 중국은행은 지난해보다 5계단 상승한 4위에 올랐다. 이로써 중국의 4대 국영상업은행이 글로벌 2000대 기업 상위권을 독식했다.
이들 중국 국영상업은행의 공통점은 최대주주가 중국 정부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은행들이 단기간에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를 여기에서 찾는다. 오보균 한국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은행들은 총자산, 순이익 등 외형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수익구조 또한 안정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모두 중국 정부의 다양한 정책적 지원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중국공상은행과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은행의 자산 총합은 11조540억 달러에 달한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1경2033조8856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가 나온다. 미국의 최고 기업은 5위에 이름을 올린 버크셔 해서웨이로, 지난해와 순위 변화는 없다. 세계무대에서 중국 국영은행들과 경쟁할 미국의 4대 은행 중 10위권에 포함된 곳은 6위 JP모건체이스와 10위 웰스파고 두 곳뿐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융기업 중 하나인 JP모건체이스는 지난해보다 순위가 2계단 하락했다. JP모건 체이스의 자산은 2조5936억 달러로, 미국 기업 중 패니메이(순자산 3조4282억 달러)에 두 번째로 자산이 높다. 시티그룹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각각 19위, 23위를 기록했다.
부문별 상위 기업에서도 미국과 중국 기업의 경쟁이 치열하다. 매출부문은 미국의 월마트가 4857억 달러로 세계 기업 순위 1위를 기록했으며, 뒤를 이어 중국석유화공(SINOPEC, 4276억 달러)이 2위를 기록했다. 순이익 부문 1위는 774억 달러를 기록한 영국의 이동통신업체 보더폰에게 돌아갔다. 보더폰은 전 세계 30여 개의 국가에 진출해 있어 가입자 수(2010년 기준)가 3억4100만 명에 달한다. 보더폰을 제외한 순이익 상위권은 미국과 중국 기업 두 곳이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중국공상은행(448억 달러)과 중국건설은행(370억 달러)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으며, 애플(445억 달러)은 3위, 엑손모빌(325억 달러)이 5위를 기록했다.
미국은 세계 최고 기업에서는 중국에 밀렸지만, 여전히 글로벌 2000대 기업에 가장 많은 기업이 순위에 오르는 국가다. 올해 미국 기업은 순위에 오른 국가 중 가장 많은 579개사가 순위에 올랐으며, 그 뒤를 이어 일본 기업 218개사, 중국 180개사가 순위에 포함됐다.
올해 글로벌 2000대 기업에 신규 편입된 곳은 미국 대형 약국업체인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Walgreens Boots Alliance)를 포함한 196개사다. 165위에 이름을 올린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는 월그린이 영국의 제약회사인 얼라이언스부츠의 지분 55%를 인수하며 새롭게 탄생한 기업이다. 올해 한국기업은 지난해보다 5개사가 늘어난 총 66개 사가 순위에 올랐다.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의 세계 순위는 18위로 지난해보다 4계단 상승하며, 사상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 2013년 처음 20위권에 진입한 이후 2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삼성전자의 뒤를 이은 한국의 글로벌 기업 2위는 현대자동차로, 세계 순위 117위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와 함께 ‘현대자동차 3형제’로 불리는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도 각각 279위와 310위에 올랐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 증가한 89조2560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실적부진이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황은 기아자동차도 대동소이하다. 국내시장에서는 수입차의 약진에 밀려 점유율이 70% 밑으로 떨어졌고, 해외시장에서는 엔저에 기댄 일본 자동차의 선전으로 어려움를 겪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아자동차는 환율과 수요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국내 공장에서 선적되는 러시아와 신흥국의 수출 물량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자동차의 실적이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를 포함해 총 7개사가 글로벌 2000대 기업 순위에 올랐다. 현대제철(762위), 현대위아(1869위)를 제외하고는 모두 지난해보다 순위가 떨어졌다. 현대건설은 76계단 하락한 1160위, 현대글로비스는 88계단 밀려난 1263위를 기록했다.
한국기업 중 순위 변화가 가장 큰 기업은 BNK금융(과거 BS금융지주)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538계단 상승했다. BNK의 올해 세계 순위는 1103위다. 부산은행의 지주회사인 BNK금융은 지난해 경남은행을 인수하며 국내 5위 규모 금융지주사로 거듭났다. 그리고 올해 초 사명도 부산을 상징하는 ‘BS’를 버리고 부산·경남·은행 등의 다중 의미가 담긴 ‘BNK’로 바꿨다. 가장 순위가 많이 오른 BNK를 포함해 올해 글로벌 2000대 기업에서는 한국 금융사들의 선전이 돋보인다. 신한금융그룹은 한국금융사 중 가장 높은 279위를 기록했으며,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367위, 580위를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를 중심으로한 메리츠금융그룹은 241계단 상승한 1806위에 이름을 올렸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보다 9계단 오른 668위를 차지했으며, 우리투자증권의 매각으로 우리금융지주가 아닌 우리은행으로 처음 글로벌 2000대 기업 순위에 오른 우리은행은 678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한 NH농협금융지주(1810위)는 올해 새롭게 진입했다. 대우증권은 2012년 순위권 밖으로 밀려난 뒤 4년 만에 재진입에 성공해, 올해 1963위에 올랐다.
국내 3대 통신사는 명암이 엇갈렸다. SK텔레콤은 올해 세계 순위 456위로 지난해보다 4계단 오른 기록한 반면 KT(1014위)와 LG유플러스(1817위)는 각각 80, 49계단 밀려났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전년보다 3.4% 증가한 17조163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조8251억원으로 같은 기간 9.2% 줄었다.
글로벌 2000대 기업에서 한국 조선사들 순위도 크게 떨어졌다. 국내 업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은 233계단 하락한 853위를 기록했으며, 삼성중공업(1503위)은 603계단 밀려나 국내 기업 중 순위변화가 가장 컸다. 지난해 국내 3대 조선사중 그나마 성적이 좋았던 대우조선해양도 순위가 하락하긴 마찬가지다. 대우조선해양은 65계단 떨어진 1338위에 올랐다.
화장품으로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는 아모레퍼시픽(1586위)과 LG생활건강(1851위)은 나란히 글로벌 2000대 기업에 신규 진입했다. 아모레퍼시픽이 2006년 태평양과 분할될 당시 시가총액은 2690억원에 불과했으나, 2015년 5월 기준 23조911억원까지 증가했다. 9년사이 시가총액이 90배가량 불어난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소유한 대표 화장품 브랜드는 설화수, 라네즈, 헤라,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등이다. - 정혜선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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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위였던 중국은행이 올해 4위에 오르면서 중국의 4대 국영상업은행이 나란히 글로벌 2000대 기업 순위 상위권을 독식했다. 한국 기업은 66개사가 순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4계단 상승해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10위권에 진입했다. 한국 화장품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올해 처음 순위에 포함됐다.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G2(미국·중국)의 신경전은 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2015년 ‘글로벌 2000대 기업’ 순위에서도 두드러졌다. 우선 올해 세계 최대 기업 자리는 중국공상은행(ICBC)에 들어갔다. 중국공상은행은 2013년 혜성처럼 나타나다 세계 최고 기업 자리를 꿰찬 이후 3년째 자리를 지켰다. 2위와 3위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중국건설은행(CCB)과 중국농업은행이 차지했다. 여기까지는 2014년과 순위 변화가 없다. 지난해 9위였던 중국은행은 지난해보다 5계단 상승한 4위에 올랐다. 이로써 중국의 4대 국영상업은행이 글로벌 2000대 기업 상위권을 독식했다.
이들 중국 국영상업은행의 공통점은 최대주주가 중국 정부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은행들이 단기간에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를 여기에서 찾는다. 오보균 한국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은행들은 총자산, 순이익 등 외형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수익구조 또한 안정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모두 중국 정부의 다양한 정책적 지원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중국공상은행과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은행의 자산 총합은 11조540억 달러에 달한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1경2033조8856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가 나온다.
매출부문 1위는 미국의 월마트
부문별 상위 기업에서도 미국과 중국 기업의 경쟁이 치열하다. 매출부문은 미국의 월마트가 4857억 달러로 세계 기업 순위 1위를 기록했으며, 뒤를 이어 중국석유화공(SINOPEC, 4276억 달러)이 2위를 기록했다. 순이익 부문 1위는 774억 달러를 기록한 영국의 이동통신업체 보더폰에게 돌아갔다. 보더폰은 전 세계 30여 개의 국가에 진출해 있어 가입자 수(2010년 기준)가 3억4100만 명에 달한다. 보더폰을 제외한 순이익 상위권은 미국과 중국 기업 두 곳이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중국공상은행(448억 달러)과 중국건설은행(370억 달러)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으며, 애플(445억 달러)은 3위, 엑손모빌(325억 달러)이 5위를 기록했다.
미국은 세계 최고 기업에서는 중국에 밀렸지만, 여전히 글로벌 2000대 기업에 가장 많은 기업이 순위에 오르는 국가다. 올해 미국 기업은 순위에 오른 국가 중 가장 많은 579개사가 순위에 올랐으며, 그 뒤를 이어 일본 기업 218개사, 중국 180개사가 순위에 포함됐다.
올해 글로벌 2000대 기업에 신규 편입된 곳은 미국 대형 약국업체인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Walgreens Boots Alliance)를 포함한 196개사다. 165위에 이름을 올린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는 월그린이 영국의 제약회사인 얼라이언스부츠의 지분 55%를 인수하며 새롭게 탄생한 기업이다.
한국은 삼성전자 등 66개 기업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 증가한 89조2560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실적부진이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황은 기아자동차도 대동소이하다. 국내시장에서는 수입차의 약진에 밀려 점유율이 70% 밑으로 떨어졌고, 해외시장에서는 엔저에 기댄 일본 자동차의 선전으로 어려움를 겪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아자동차는 환율과 수요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국내 공장에서 선적되는 러시아와 신흥국의 수출 물량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자동차의 실적이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를 포함해 총 7개사가 글로벌 2000대 기업 순위에 올랐다. 현대제철(762위), 현대위아(1869위)를 제외하고는 모두 지난해보다 순위가 떨어졌다. 현대건설은 76계단 하락한 1160위, 현대글로비스는 88계단 밀려난 1263위를 기록했다.
한국기업 중 순위 변화가 가장 큰 기업은 BNK금융(과거 BS금융지주)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538계단 상승했다. BNK의 올해 세계 순위는 1103위다. 부산은행의 지주회사인 BNK금융은 지난해 경남은행을 인수하며 국내 5위 규모 금융지주사로 거듭났다. 그리고 올해 초 사명도 부산을 상징하는 ‘BS’를 버리고 부산·경남·은행 등의 다중 의미가 담긴 ‘BNK’로 바꿨다.
BNK금융 무려 538계단 상승
국내 3대 통신사는 명암이 엇갈렸다. SK텔레콤은 올해 세계 순위 456위로 지난해보다 4계단 오른 기록한 반면 KT(1014위)와 LG유플러스(1817위)는 각각 80, 49계단 밀려났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전년보다 3.4% 증가한 17조163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조8251억원으로 같은 기간 9.2% 줄었다.
글로벌 2000대 기업에서 한국 조선사들 순위도 크게 떨어졌다. 국내 업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은 233계단 하락한 853위를 기록했으며, 삼성중공업(1503위)은 603계단 밀려나 국내 기업 중 순위변화가 가장 컸다. 지난해 국내 3대 조선사중 그나마 성적이 좋았던 대우조선해양도 순위가 하락하긴 마찬가지다. 대우조선해양은 65계단 떨어진 1338위에 올랐다.
화장품으로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는 아모레퍼시픽(1586위)과 LG생활건강(1851위)은 나란히 글로벌 2000대 기업에 신규 진입했다. 아모레퍼시픽이 2006년 태평양과 분할될 당시 시가총액은 2690억원에 불과했으나, 2015년 5월 기준 23조911억원까지 증가했다. 9년사이 시가총액이 90배가량 불어난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소유한 대표 화장품 브랜드는 설화수, 라네즈, 헤라,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등이다. - 정혜선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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