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 살아날까] 성장률 2%대 머물듯 각자도생의 길 모색해야
[하반기 경제 살아날까] 성장률 2%대 머물듯 각자도생의 길 모색해야
임기의 절반을 보낸 박근혜정부 경제팀의 실력을 볼 때, 정부 주도의 경기 회복 기대는 접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 지난 연말 연초, 올해 한국 경제를 ‘완만한 또는 완연한 회복’으로 예상했던 전문가들도 전망을 잇따라 하향 수정하고 있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 역시 좋아질 요인보다 나빠질 이유가 더 많다. 이대로라면 올해 경제성장률 3% 달성은 힘겨워 보인다. 하지만 가계나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최근 몇 년간 실물경제가 아무리 나빠도 자본시장에는 온기가 돌았다. 넘치는 유동성 때문이다. 올 하반기에도 이런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각자도생의 각오로 기회를 찾는다면, 쪼그라드는 곳간을 채워줄 유망 투자처를 찾을 수 있다. 올 하반기 국내외 경제를 내다보고, 주식·펀드·부동산 시장의 투자 포인트를 짚어봤다. 올 2분기 펀드 성적표도 공개한다. 지난해 말 본지는 [2015 경제 대예측]을 통해 ‘2015년은 신(新) 4저(저성장·저물가·저투자·저금리) 시대의 고착화를 확인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한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을 보인다 해도, 불안한 경기 회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의 불황을 구조적이고 추세적인 문제로 봤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은 이보다 좀 더 심각하다. 지난해 말 국내외 경제전망기관이 내놓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대략 3.6% 안팎이었다. 하지만 올 1분기를 지나면서 전망치는 3% 초반으로 내려왔고, 최근에는 2%대 성장을 전망하는 기관이 다수다. 가계부채 우려에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로 내리고, 재정건전성 걱정에도 정부가 1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추진하는 이유다. 그만큼 한국 경제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우선, 현 상황부터 보자. 올 1분기 한국 경제는 전기보다 0.8% 성장하는 데 그쳤다. 네 분기 연속 0%대다. 메르스(MERS) 직격탄을 맞은 2분기도 큰 기대는 어렵다. 수출은 심각한 지경이다. 올 1월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1%였던 수출 증가율은 5월 마이너스 10.9%로 악화됐다. 수입 역시 1~5월 누적 16%가 줄었다.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세다. 소비자물가는 6개월 연속 0%대에 갇혔다. 완만한 회복을 기대했던 민간소비지출 증가율도 여전히 1%대에 머물러 있다. 1~5월 취업자 증가폭은 전년 대비 60% 수준에 그쳤다. 또한 1분기 기준 가계소득 증가율은 2.6%로, 부채증가율(7.6%)에 턱없이 모자란다. 설비·건설 투자가 소폭 개선된 것 외에는 긍정적으로 볼 지표가 보이지 않는다.
실물 경제는 바닥을 기었지만, 자본시장은 괜찮았다. 6월 25일 현재 코스피 지수는 연초 대비 7%, 코스닥 지수는 30%가량 올랐다. 국내·해외 펀드 평균 수익률도 9% 안팎으로, 은행 예금 금리(1.78%)의 5배 수준이었다. 부동산 시장은 2007년 이후 가장 뜨거웠다. 아파트 가격은 연초 대비 2.5% 안팎 오르는데 그쳤지만, 거래량이 살아나면서 숨통이트인 모습이다. 서울의 경우 1~5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지난해 전체 물량을 이미 넘겼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전국 아파트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보다 50조원(2.43%)가량 증가했다.
그렇다면 올 하반기 한국 경제는 어떤 모습일까? 헐떡거리며 전반전을 마친 한국 경제는 후반전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 같다. 체력은 떨어졌는데 교체 선수도, 위기를 타계할 작전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5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15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0%대 성장이 우려되고, 나아가 6분기 이상 저성장 구조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경기순환의 측면에서 보면 최근 한국 경제 상황은 경제 전문가들조차 고개를 갸우뚱거릴 정도다. 여러 통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한국 경제는 2013년 상반기에 바닥(저점)을 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해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3년 상반기 중 경기가 저점을 찍고 제11순환기에 진입해 경기가 확장 국면에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하지만 거의 모든 거시경제 그래프는 ‘완만한 회복’을 말하기 어려울 만큼 미약한 회복세다. 한국의 성장엔진이 이미 꺼졌다거나, 3%대 중반으로 추정되던 잠재성장률이 더 하락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 발표된 국내외 경제 수정 전망은 하나같이 어둡다. 한국 금융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2.7%~2.9%의 성장률을 기록할 확률이 50%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5~3.1%를 기록할 확률은 90%라고 했다. 성장률 전망 최대치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비슷한 시기에 산업연구원은 2.9%,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7%를 전망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 내외를 전망했는데, 까다로운 전제 조건을 달았다. 4대 구조개혁의 성공, 기준금리 1~2회 추가 인하, 세수결손 미발생이다. 사실상 3%대 달성이 어렵다는 얘기다.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비슷한 보고서를 냈다. 연구원은 ‘수출 증감율이 5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경기가 급랭하고 있고, 5~6월 메르스 사태로 소비 위축 및 서비스 업계 타격으로 소비 불안심리가 경제 전반에 퍼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더블딥(double dip)이 발생하면 올해 성장률이 2.6%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정부도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지난 연말 올해 경제성장률을 3.8%로 예상했던 기획재정부는 최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그나마 15조원 규모의 재정 보강이 뒷받침 됐을 때 얘기다. 지난 4월 기존 3.5%에서 3.1%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한국은행 역시 올 7월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한 차례 더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형편보다는 대외 여건이 그나마 낫다. 올 하반기에도 선진국 회복, 신흥국 부진의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달러화 강세로 인한 수출 둔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소비·노동·주택시장 지표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미국 경제는 하반기에도 완연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의 골칫덩어리였던 유로존은 유로화 약세와 양적완화 시행 등으로 생산과 소비 관련 지표가 개선되는 등 경기 회복 모멘텀이 뚜렷하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유로존에 회의적이던 외신들도 잇따라 장미빛 전망을 담은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스 변수’가 남아 있지만, 하반기 유로존 경제는 확실히 좋아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유로존 성장률이 지난해(0.9%)보다 확대된 1.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경제는 진단과 전망이 엇갈리지만, 성장률 1%대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해외 경제전망기관들도 일본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일본은 올 하반기에도 엔저로 인한 수출 증가와 내수 회복 등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소비·투자·수출의 동반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중국 경제의 경우 중국 정부의 부양 의지가 관전 포인트다.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정부가 목표로 하는 7%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급격한 경기 하락 가능성은 작다. 중국 정부가 기준금리·지급준비율 인하와 재정 확장 등 경기 방어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출보다 수입 감소율이 커 한국 경제에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신흥국 경기는 인도와 멕시코, 아세안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대체로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 하반기에도 국제 유가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점차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주요 원자재 가격은 대체로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은 미국 경기 개선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외 경제전망기관들이 내놓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는 대략 3.5% 안팎이다. 올 하반기 가계와 개인 투자자들은 특히 하방 리스크에 더욱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아무리 실물경제와 자본시장이 따로 논다고 해도, 유동성의 힘만으로는 주가·부동산 시장의 지속적인 상승은 힘들기 때문이다. 우선 관심사는 ‘추경 효과’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1%로 제시하면서, 추경이 없다면 2%대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3% 달성을 위한 추경’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정부는 7월 초 국회에 추경 예산안을 제출할 방침인데, 국회를 통과해 돈이 풀린다 해도 효과는 빨라야 4분기 정도에나 나타날 수 있다. 더욱이 정치 갈등으로 국회 통과가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2013년 4월 정부는 경기 침체와 세수결손을 이유로 17조원이 넘는 추경을 편성했지만, 큰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013년 추 경 편성은 그 해 성장률을 0.37~0.38%포인트 끌어 올렸다. 이를 감안하면 올 3분기에 상대적으로 적게 편성된 추경으로 얻을 수 있는 경기 부양 효과는 훨씬 적다고 봐야 한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3% 달성을 위해서는 22조원 규모의 추경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늪에 빠진 수출도 걱정이다. 대다수 전문가는 올 하반기에도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설비 투자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우리의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엔화 약세를 수출 가격에 반영하기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활용했던 일본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수출 가격을 낮추기 시작하면, 우리 수출 기업은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추경 편성의 표면적 이유였던 ‘메르스 사태’는 예측이 어렵다. 메르스로 인해 5~6월 소비 감소가 나타난 것은 맞지만, 한국 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는지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한국금융연구원은 메르스가 단기간(최초 발병 이후 한달 지속)에 종식될 경우 성장률은 0.1%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또한 진정 국면에 들어간 메르스 사태가 종식되면, 5~6월 소비를 줄였던 가계가 여름 휴가가 포함된 3분기에 돈을 더 쓸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메르스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 한국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의 경우 증가 속도로 봤을 때 올 하반기에도 소비를 제약하는 걸림돌이 될 것이다. 또한 가시적인 성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구조개혁 성공 역시 기대를 걸기 어렵다.
대외 하방 리스크로는 중국 경제의 둔화와 엔화·유로화 약세 심화, 신흥국 경기 부진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최대 위험 요인이 될 것이다. 지난 6월 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연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참석자 17명 중 15명이 올해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일단은 9월에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 한 두 달 차로 추가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이 올린다고 무조건 따라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과거 10년간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을 때 우리나라도 짧게는 2개월 시차로 금리를 올렸다.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장기간 예고된 것이기 때문에 금융·외환시장 변동성과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예고된 리스크라 해서 리스크가 아닌 것은 아니다. 마치 상대방이 나의 얼굴을 때린다고 예고했다고 해서 실제로 맞을 때 안 아픈 것인 아닌 것과 같다. 외환보유액이 늘고 단기 차입 비중이 축소되는 등 우리나라 외환건전성이 개선된 것은 분명하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외국인 자금 유출로 이어져 자본시장을 출렁이게 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미국 금리 인상으로 장기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 글로벌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리 인상에 따른 부채 상환 압박도 심화될 수 있다. 한국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 정부와 가계·기업 부채를 포함한 국가 총부채는 2013년 말 기준 4835조원에 달한다. 더욱이 1100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가계는 금리 인상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실물경제는 물론, 올 상반기 훈풍이 불었던 주식·펀드·부동산 시장도 차갑게 식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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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현 상황부터 보자. 올 1분기 한국 경제는 전기보다 0.8% 성장하는 데 그쳤다. 네 분기 연속 0%대다. 메르스(MERS) 직격탄을 맞은 2분기도 큰 기대는 어렵다. 수출은 심각한 지경이다. 올 1월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1%였던 수출 증가율은 5월 마이너스 10.9%로 악화됐다. 수입 역시 1~5월 누적 16%가 줄었다.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세다. 소비자물가는 6개월 연속 0%대에 갇혔다. 완만한 회복을 기대했던 민간소비지출 증가율도 여전히 1%대에 머물러 있다. 1~5월 취업자 증가폭은 전년 대비 60% 수준에 그쳤다. 또한 1분기 기준 가계소득 증가율은 2.6%로, 부채증가율(7.6%)에 턱없이 모자란다. 설비·건설 투자가 소폭 개선된 것 외에는 긍정적으로 볼 지표가 보이지 않는다.
실물 경제는 바닥을 기었지만, 자본시장은 괜찮았다. 6월 25일 현재 코스피 지수는 연초 대비 7%, 코스닥 지수는 30%가량 올랐다. 국내·해외 펀드 평균 수익률도 9% 안팎으로, 은행 예금 금리(1.78%)의 5배 수준이었다. 부동산 시장은 2007년 이후 가장 뜨거웠다. 아파트 가격은 연초 대비 2.5% 안팎 오르는데 그쳤지만, 거래량이 살아나면서 숨통이트인 모습이다. 서울의 경우 1~5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지난해 전체 물량을 이미 넘겼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전국 아파트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보다 50조원(2.43%)가량 증가했다.
그렇다면 올 하반기 한국 경제는 어떤 모습일까? 헐떡거리며 전반전을 마친 한국 경제는 후반전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 같다. 체력은 떨어졌는데 교체 선수도, 위기를 타계할 작전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5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15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0%대 성장이 우려되고, 나아가 6분기 이상 저성장 구조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제 전망치 내리고 또 내리고
최근 발표된 국내외 경제 수정 전망은 하나같이 어둡다. 한국 금융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2.7%~2.9%의 성장률을 기록할 확률이 50%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5~3.1%를 기록할 확률은 90%라고 했다. 성장률 전망 최대치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비슷한 시기에 산업연구원은 2.9%,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7%를 전망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 내외를 전망했는데, 까다로운 전제 조건을 달았다. 4대 구조개혁의 성공, 기준금리 1~2회 추가 인하, 세수결손 미발생이다. 사실상 3%대 달성이 어렵다는 얘기다.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비슷한 보고서를 냈다. 연구원은 ‘수출 증감율이 5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경기가 급랭하고 있고, 5~6월 메르스 사태로 소비 위축 및 서비스 업계 타격으로 소비 불안심리가 경제 전반에 퍼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더블딥(double dip)이 발생하면 올해 성장률이 2.6%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정부도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지난 연말 올해 경제성장률을 3.8%로 예상했던 기획재정부는 최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그나마 15조원 규모의 재정 보강이 뒷받침 됐을 때 얘기다. 지난 4월 기존 3.5%에서 3.1%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한국은행 역시 올 7월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한 차례 더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 회복, 신흥국 부진
추경 효과 미지수
늪에 빠진 수출도 걱정이다. 대다수 전문가는 올 하반기에도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설비 투자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우리의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엔화 약세를 수출 가격에 반영하기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활용했던 일본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수출 가격을 낮추기 시작하면, 우리 수출 기업은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추경 편성의 표면적 이유였던 ‘메르스 사태’는 예측이 어렵다. 메르스로 인해 5~6월 소비 감소가 나타난 것은 맞지만, 한국 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는지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한국금융연구원은 메르스가 단기간(최초 발병 이후 한달 지속)에 종식될 경우 성장률은 0.1%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또한 진정 국면에 들어간 메르스 사태가 종식되면, 5~6월 소비를 줄였던 가계가 여름 휴가가 포함된 3분기에 돈을 더 쓸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메르스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 한국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의 경우 증가 속도로 봤을 때 올 하반기에도 소비를 제약하는 걸림돌이 될 것이다. 또한 가시적인 성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구조개혁 성공 역시 기대를 걸기 어렵다.
대외 하방 리스크로는 중국 경제의 둔화와 엔화·유로화 약세 심화, 신흥국 경기 부진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최대 위험 요인이 될 것이다. 지난 6월 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연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참석자 17명 중 15명이 올해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일단은 9월에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 한 두 달 차로 추가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이 올린다고 무조건 따라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과거 10년간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을 때 우리나라도 짧게는 2개월 시차로 금리를 올렸다.
미 기준금리 인상 타격 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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