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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기 채권금리는 어디로] 美 금리 올려도 점진적으로 떨어질 듯

[한국 장기 채권금리는 어디로] 美 금리 올려도 점진적으로 떨어질 듯

일러스트:중앙포토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를 앞둔 2013년에는 국내 시장 금리가 미국을 따라 올라갈 것이라는 주장이 채권시장에 팽배했다. 하지만 양적완화 종료를 앞두고 요동치던 국내 시장금리는 막상 양적완화가 종료된 2013년 10월 이후 잠시 상승세를 보이다 이듬해부터는 오히려 하락하기 시작했고, 현재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를 형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되면 국내 채권시장은 어떻게 될까? 이와 관련해 과거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을 보면 시장 예측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5년간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은 크게 세 차례가 있었다. 이 기간 미국의 기준금리 움직임과 한국·일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의 움직임은 서로 비슷한 방향성을 보이다가도 전혀 반대로 움직이기도 하면서 연관성 없이 개별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즉,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과 관련국의 장기 금리 사이에는 뚜렷한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장기 채권의 금리 흐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무엇일까?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시중에 풀린 돈의 양을 조절하는 정책수단이며 장기 채권의 금리는 채권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자율적으로 결정된다. 시중에 장기적으로 여유 있는 자금이 많지만 소비는 부진하고 투자할 곳이 적다면 채권의 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로 인해 자연스레 시장 금리가 하락(채권가격 상승)하고 반대의 경우 시장금리가 상승(채권가격 하락)하는 것이다. 과거 미국의 금리 인상·인하 사이클에 상관없이 금리의 대세 하락이 지속된 일본의 모습이 이러한 사실을 잘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일본과 같은 대세적인 금리 하락을 겪을 것이라는 주장 역시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여기에는 ‘생산 인구의 감소’와 ‘연금사회의 도래’라는 두 가지 설득력 있는 근거가 존재한다. 통계청은 생산가능인구가 2017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서고 다음 해인 2018년에는 고령화 비율이 14%를 돌파해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생산인구의 감소는 개인들의 주택 구입과 소비가 감소함을 의미하고 이는 다시 기업의 투자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결국 가계와 기업의 대출이 줄면서 채권 시장의 공급이 감소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한국은 연금사회로 진입하며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중심으로 한 연기금의 자산 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2014년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자산의 절반 이상, 퇴직연금은 90% 이상을 직간접적으로 국내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연기금의 초대형화는 국내 채권에 대한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 일부 애널리스트와 투자전략가들은 위의 두 가지 요인으로 인해 채권 시장에서 공급은 줄고 수요가 늘어나면서 채권 가격의 상승(금리 하락)이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장기적으로 국내 금리 수준이 미국의 기준금리보다는 국내 사회·경제의 구조적인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받아 일본과 같은 제로금리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는 예측이 더욱 공감을 얻고 있다. 이를 고려한다면 금융자산의 대부분을 지금과 같이 은행예금에만 예치해두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더 낮은 금리로 가입해야 하는 예·적금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고 부도 위험이 없으면서도 만기까지 현재의 금리를 고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장기 국채를 늘려나가는 전략이 고령 사회를 대비하는 현명한 자산관리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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