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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은 약도 희귀해

희귀질환은 약도 희귀해

SOURCE: NIH/CDC
미국 내 3000만 명, 전 세계 3억5000만 명이 희귀 질환을 안고 살아간다. 너무 드문 탓에 연구가 부족해 치료도 못 받고 심지어 병으로도 인정되지 않을 정도다. 미국에선 환자가 20만 명 이하일 경우 희귀병으로 간주한다. 희귀병은 7000종으로 추산된다. 그중 다수가 하나 이상의 신체 시스템에 퇴행을 초래하고 치명적이다.

제약사들은 역사적으로 이 같은 복잡한 질환의 치료제 개발에는 늦장을 부려 왔다. 심장병 같은 사망률 높은 질병의 초대형 신약(blockbuster drugs)을 내놓아야 큰돈이 벌리기 때문이다. 환자 몇 백 명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치료제로는 돈이 안 된다. 이 같은 현실에서 희귀질환을 앓는 수백 만 명에겐 어떤 선택권도 없다. 그중 절반은 5세 생일 축하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어린이다.

1983년 미국 의회는 희귀약품법을 통과시켰다. 희귀병 치료제 연구·개발을 장려하는 법이다. 그 법에 따라 희귀약품을 개발하는 제약수사는 7년간 독점 판매권을 갖는다. 또한 환자들이 실험적 치료제를 더 쉽게 입수할 수 있도록 임상실험 설계를 식품의약국(FDA)이 지원하도록 했다. 승인과정을 단축시키려는 취지였다. “당시엔 대상집단이 적은 연구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연구원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여겨졌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선임 고문인 스티븐 그로프트 박사가 설명했다.

FDA에 따르면 그 법이 통과되기 전 10년 사이에 승인된 희귀병 치료제는 10종, 직후 10년 간은 93종이었다. 현재 FDA의 승인을 받은 희귀질환 치료제는 총 494종이다.

근년 들어 희귀질환 연구에 많은 진척이 있었다. 환자와 가족들이 연구자금 조달에 앞장서고 NIH와 FDA, 과학자들과 직접 대화하며 끈기 있게 노력한 덕분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연구자들에게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로프트 박사는 “의학이 아직 미흡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그 질병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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