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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의 강자, 모바일 혁신으로 승부수 띄운다

웹의 강자, 모바일 혁신으로 승부수 띄운다

네이버가 모바일 시장에서 혁신을 서두르고 있다. 라인을 필두로 모바일 검색, V로 이어지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2010년 4월 6일 완공한 네이버 신사옥 ‘그린 팩토리’. 각종 첨단 편의시설이 마련됐다.
7:2:1, 한국의 웹 검색시장 현황이다. 검색시장에서 네이버는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다음(현 다음카카오)이 20% 그리고 구글을 포함한 여타의 검색도구가 10%의 점유율을 기록한다. 검색 하나로 세계를 휩쓴 구글이지만, 한국에서 유독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 네이버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4월 네이버가 검색 점유율 70%를 차지한 이후 7:2:1 수치는 변함없이 공고하다. 웹 시장의 혁신을 주도했던 네이버가 이제는 모바일 시장을 상대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 지식iN’‘검색광고’로 웹 검색 혁신 이끌어
네이버의 혁신을 상징하는 이해진 의장은 모바일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1994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한 젊은이는 삼성 SDS에서 실시했던 ‘한계도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젊은이는 미래를 이끌 기술 분야로 국산형 검색 엔진 개발에 뛰어들었다. 1996년 회사에 인터넷 사업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97년 사내벤처로 시작해 1999년 6월 네이버컴(현 네이버)을 창업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의 이야기다.

다음, 라이코스, 야후 등이 버티던 검색시장에 네이버 바람이 분 것은 2002년 10월 내놓은 대화형 검색서비스 ‘지식iN’이다. 네티즌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검색에 도입한 것은 국내외에서 보기 힘든 혁신이었다. 이후 검색 광고 서비스 출시로 네이버는 온라인 광고 시장도 휩쓸었다. 이후 카페, 블로그, 이메일 등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이겨내고 성공시켰다.

웹 시대 네이버는 한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의 아이콘이었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검색광고 시장 규모가 줄고, 모바일 광고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는 여전히 온라인 검색광고 시장의 절대강자다. 온라인 검색광고 시장에서 번 돈으로 다양한 혁신을 시도할 수 있는 게 네이버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2009년 한국에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시계추는 웹이 아닌 모바일로 기울기 시작했다. 온라인 광고 시장 현황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온라인광고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전체 온라인 광고 시장 규모는 2조9228억원이다. 2013년 대비 19%가 성장했다. 성장을 견인한 것은 검색광고 시장이 아닌 모바일 광고다. 검색광고 시장은 2009년 65%의 비중을 차지한 후 계속 하락했다. 2014년에는 48%까지 떨어졌다. 이에 반해 2011년 4%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모바일 광고 시장은 2014년 29%까지 급상승했다. 2015년에는 33%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네이버가 모바일 시대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카카오톡’은 네이버가 모바일 시장의 강자가 아님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한때 같은 배를 탔던(2000년 7월 김범수 의장은 자신이 창업했던 한게임과 네이버컴을 합병했다) 다음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2010년 출시한 카카오톡이다. 국민 메신저로 일컬어지면서 네이버가 내놓은 메신저 ‘네이버톡(2011년 2월 출시)’은 힘을 쓰지 못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도 위기감을 느꼈다. 2014년 11월 이 의장은 임원 워크숍에서 “모바일 분야에서 네이버는 아무것도 아니다. 없어질 수도 있다. 네이버가 PC에서 1등이 됐지만, 모바일에서 꼴찌부터 올라가는 싸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혁신을 서둘러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한 것이다.

네이버가 모바일에서 추진하는 혁신의 시작은 2011년 6월 일본에서 출시한 메신저 ‘라인’이다. 일본에서 라인의 열풍을 지켜본 이들은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한국 메신저 시장에서 ‘네이버톡’이 카카오톡에 완패했지만, 라인 바람은 일본과 동남아에서 거세게 불었다. 2015년 6월 기준 라인 가입자는 전 세계적으로 2억1100만 명이나 된다. 라인 열풍의 근원지는 일본으로 5800만 이상의 가입자를 자랑한다.

라인을 기반으로 라인 게임(2012년 7월), 기업 스폰서 스티커(2012년 7월), 전자 만화 서비스 ‘라인 만화’(2013년 4월), 정액제 배송 서비스인 ‘라인 배송’(2014년 7월), 주문 배달 서비스 ‘LINE WOW’(2014년 11월), 모바일 송금 결제 서비스 ‘Line Pay’(2014년 12월), 택시 배차 서비스 ‘LINE TAXI’(2015년 1월) 등 다양한 서비스가 결합됐다. 무료 메신저 ‘라인’이 다양한 서비스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지난 7월 홍콩에서 열린 ‘라이즈 컨퍼런스’에 참석한 라인 CEO 이데사와 다케시(Idezawa Takeshi)는 “라인은 사용자 일상 생활의 플랫폼이 되고 싶다”면서 “IoT 시대에서 하드웨어는 메신저로 컨트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모바일에 특화된 검색 기술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웹 시장에서 보여준 네이버 검색의 힘을 모바일에서도 이어나가려는 포석이다. 네이버 모바일 검색의 특징은 기존 ‘정보 검색’을 넘어 관심사를 정교하게 추천해주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지역 검색’과 ‘태그 검색’이 대표적이다. 지난 6월 12일 선보인 지역 검색은 사용자의 지역 관련 검색 의도에 맞는 정보 및 관심사를 ‘가이드북’ 형태로 추천해준다. 지난 6월 26일 베타서비스를 선보인 ‘태그 검색’은 ‘i-Rank(Interest Rank)’라는 새로운 개념의 추천 알고리즘을 활용해 관심사를 태그 형태로 추천해준다. 실시간 정보 검색 서비스 상용화도 추진 중이다. 온라인에서 이용자 반응을 살펴 ‘댓글’을 검색 결과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댓글 검색은 실시간으로 이슈를 알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진화하는 모바일 검색 서비스 준비 중
‘멀티미디어 검색’ 서비스 출시도 서두르고 있다. 사진과 동영상을 의미있게 분석하고 효과적으로 정리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Visual Summarization’ 기술도 테스트 중이다. 사람이 포함된 사진은 얼굴과 신체 영역을 정확히 인식해 사진을 직관적으로 요약해 배치하게 된다. 이를 위해 지능적인 크롭핑(Smart Cropping)과 배열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다.

네이버가 요즘 모바일 분야에서 혁신 서비스로 꼽는 것은 동영상 라이브 스트리밍 앱인 ‘V’다. 스타의 다양한 모습이 담긴 영상을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로 쉽게 보며 스타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다. 9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그동안 스포츠 빅 이벤트 생중계와 스타캐스트 등의 서비스를 하면서 얻은 노하우와 기술을 바탕으로 V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빅뱅, SMTOWN, 인피니트, 카라, 이준기, 미스에이, 박보영 등 44개 라인업이 갖춰져 있다. 출시 당시 전 세계 170개국에서 61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해 순항 중이다.

네이버는 웹과 모바일의 혁신을 오프라인으로 이어나갈 청사진도 발표했다. 지난 9월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개발자회의 ‘데뷰(DEVIEW) 2015’에서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네이버 랩스를 중심으로 실생활과 관련된 하드웨어와 네이버의 소프트웨어 기술 융합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네이버는 로보틱스·모빌리티·스마트홈 등 3대 기술 분야에 5년 동안 1000억원을 투자하는 ‘프로젝트 블루’를 가동할 계획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IT 혁신기업 네이버가 오프라인에서도 혁신을 이어갈지 궁금해진다.

- 최영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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