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말론] 에버노트 아태지역 총괄사장
[트로이 말론] 에버노트 아태지역 총괄사장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트로이 말론 사장에게 메모 앱 시장을 선도하는 에버노트의 원동력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2012년 에버노트 필 리빈(Phil Libin) CEO는 세계 저명인사들이 참석하는 글로벌 포럼에 참석해 뜻밖의 경험을 했다. 회의가 끝난 후 리빈 대표에게 한 인사가 다가와 “에버노트로 모든 일을 처리하고 있다. 너무 좋은 서비스다”라고 고맙다는 인사를 한 것. 리빈 대표는 에버노트가 글로벌 서비스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 서비스를 이용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누구신지?”라고 답변했다. 그 인사의 대답에서 ‘대통령’이라는 뜻밖의 단어가 나왔다. 남유럽 국가의 대통령이었던 것. 리빈 대표는 유럽 국가의 대통령을 몰라본 실수 때문에 상당히 당황했다고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에버노트의 위상을 알 수 있는 에피소드다.
2007년 ‘모든 것을 기억하자’는 모토로 미국에서 창업한 메모 앱 스타트업 에버노트. 창업 8년 후 에버노트의 전 세계 사용자는 1억5000만 명을 넘어섰고, 현재 48개 언어로 번역되어 서비스되고 있다. 2015년 6월 현재 한국 유저도 360만 명에 이른다.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박원순 서울시장,『미생』윤태호 작가 등 저명인사도 에버노트의 열혈 사용자로 알려져 있다. 창업 5년 만인 2012년 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평가 받아 메모 앱 시장의 글로벌 강자로 등극했다. 강연 차 방한한 트로이 말론(Troy Malone, 44) 아태지역 총괄사장을 만나 에버노트의 성공 이유를 들어봤다. 말론 사장은 “사용자와 소통했기 때문”이라고 성공 이유를 설명했다. 에버노트 유저들은 로열티가 강한 것으로 유명하다. 창업 초기부터 에버노트는 마케팅 대신 사용자와 소통을 하면서 기술개발을 이어나갔다. 유저의 목소리가 바로 서비스에 적용이 되는 시스템을 만든 것.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때 본사가 가장 먼저 한 일도 유저와 소통이었다. “한국어로 에버노트를 검색한 후에 파워 유저가 누구인지 찾았다”고 말론 사장은 설명했다. 한국 서비스에 꼭 필요한 내용을 유저의 도움을 받아서 해결한 것. 4명의 한국지사 직원들도 모두 에버노트를 좋아해서 입사했다고 한다.
유저의 강한 로열티는 에버노트 성공의 열쇠였다. 메모 앱 시장은 생각만큼 간단치 않다. 세계적인 IT 기업들도 뛰어든 분야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구글 닥스(DOCS)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원노트(OneNote)다. 이런 치열한 시장에서 에버노트는 선두를 빼앗기지 않고 있다. 말론 사장은 “에버노트를 사용하면 삶이 편리해진다. 에버노트는 일을 하는 데 좋은 생산성 도구가 된다는 것을 유저가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용자의 강한 로열티는 에버노트라는 강한 브랜드를 만든 원동력이다.
말론 사장은 특히 한국 유저들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말론 사장은 “한국 지사와 사용자만큼 액티브한 곳은 없다”며 웃었다.
아태지역에 한국을 포함해 4개 지사가 설립되어 있다. 한국에는 단 4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지만, 해외 지사가 부러워할 정도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대표적인 행사가 9월 19일 한국에서 열린 ‘에버노트 유저 컨퍼런스’다. 유료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강연자와 유저 등 매년 1000여 명이 참석한다. “미국 본사에서 열리는 글로벌 컨퍼런스에 참여 인원이 1000여 명이다. 한국 유저가 얼마나 정열적인지 유저 컨퍼런스만 봐도 안다”며 말론 사장이 말했다. 올해 한국에서 열린 유저 컨퍼런스에는 윤태호 작가가 강사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에버노트의 시작은 노트를 작성하고 할 일 목록을 만드는 간단한 작업 도구였다. 지금은 웹페이지 스크랩, 사진 촬영 후 메모와 같이 저장, 오디오 기록 등 작업도 가능해졌다. 작성한 노트에는 모든 형식의 파일이 첨부 가능하고, iOS는 물론 윈도우, 안드로이드 등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정보 접근을 할 수 있다. 에버노트 API(응용프로그램 프로그래밍)를 이용한 앱들을 이용할 수 있게 앱 센터도 운영 중이다. 말론 사장은 “본사가 공을 들이는 분야는 손글씨 인식과 머신 러닝(기계학습) 분야다”고 설명했다. 에버노트에는 다양하고 방대한 콘텐트를 저장할 수 있다. 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는 툴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계학습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에버노트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을 하게 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우리도 궁금하다. 에버노트가 어떻게 진화할지 봐달라”며 웃었다.
에버노트는 처음 무료 서비스로 시작했다. 벤처캐피탈은 에버노트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 봤다. 메리테크 캐피탈·세콰이어 캐피탈·모겐탈러 벤처스·도코모 캐피탈 등의 투자사가 에버노트에 2억 달러 넘게 투자했다. 대규모 투자는 에버노트 서비스 혁신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냈다. 바로 유료 서비스 출시다. 에버노트는 현재 에버노트 베이직(무료 서비스)에 이어 에버노트 플러스(월 3000원), 에버노트 프리미엄(월 5500원), 에버노트 비즈니스 등의 유료 서비스 출시로 이어졌다. 유료 서비스 유저는 전 세계적으로 380만 명에 이른다. 말론 사장은 “무료 사용자의 80%가 여전히 유료 서비스에 대해 모른다.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유료 서비스를 널리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버노트는 온라인에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까지 진출했다.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통해 오피스 제품부터 의류까지 다양한 오프라인 제품을 ‘에버노트 마켓’에서 선보이고 있다. 심지어 스캐너도 출시했다. “에버노트 디자이너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어서 진행한 프로젝트다. 당장 제조업에 뛰어드는 것은 아니다”고 말론 사장은 설명했다. 에버노트 마켓 제품 가격은 상당히 비싸지만, 에버노트 브랜드를 좋아하는 한국 유저들은 높은 가격과 긴 배송시간을 무릎쓰고 온라인으로 구입하고 있다. “한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에버노트 가방을 발견했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자랑했다.
개인적인 인연이 많아서인지, 말론 사장은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다. 미국 브링함영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했고, 1991년부터 3년 동안 한국에서 선교사 생활을 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경영학석사 과정을 마쳤다. 한국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데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한다. 말론 사장에게 “한국에서 에버노트와 같은 글로벌 스타트업이 탄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말론 사장은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업 초기 우리가 집중한 것은 유저와 소통이었다. 유저를 중심에 놓고 사업을 펼쳐나가야만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 글 최영진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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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모든 것을 기억하자’는 모토로 미국에서 창업한 메모 앱 스타트업 에버노트. 창업 8년 후 에버노트의 전 세계 사용자는 1억5000만 명을 넘어섰고, 현재 48개 언어로 번역되어 서비스되고 있다. 2015년 6월 현재 한국 유저도 360만 명에 이른다.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박원순 서울시장,『미생』윤태호 작가 등 저명인사도 에버노트의 열혈 사용자로 알려져 있다. 창업 5년 만인 2012년 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평가 받아 메모 앱 시장의 글로벌 강자로 등극했다. 강연 차 방한한 트로이 말론(Troy Malone, 44) 아태지역 총괄사장을 만나 에버노트의 성공 이유를 들어봤다.
로열티 높은 에버노트 유저
유저의 강한 로열티는 에버노트 성공의 열쇠였다. 메모 앱 시장은 생각만큼 간단치 않다. 세계적인 IT 기업들도 뛰어든 분야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구글 닥스(DOCS)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원노트(OneNote)다. 이런 치열한 시장에서 에버노트는 선두를 빼앗기지 않고 있다. 말론 사장은 “에버노트를 사용하면 삶이 편리해진다. 에버노트는 일을 하는 데 좋은 생산성 도구가 된다는 것을 유저가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용자의 강한 로열티는 에버노트라는 강한 브랜드를 만든 원동력이다.
말론 사장은 특히 한국 유저들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말론 사장은 “한국 지사와 사용자만큼 액티브한 곳은 없다”며 웃었다.
아태지역에 한국을 포함해 4개 지사가 설립되어 있다. 한국에는 단 4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지만, 해외 지사가 부러워할 정도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대표적인 행사가 9월 19일 한국에서 열린 ‘에버노트 유저 컨퍼런스’다. 유료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강연자와 유저 등 매년 1000여 명이 참석한다. “미국 본사에서 열리는 글로벌 컨퍼런스에 참여 인원이 1000여 명이다. 한국 유저가 얼마나 정열적인지 유저 컨퍼런스만 봐도 안다”며 말론 사장이 말했다. 올해 한국에서 열린 유저 컨퍼런스에는 윤태호 작가가 강사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에버노트의 시작은 노트를 작성하고 할 일 목록을 만드는 간단한 작업 도구였다. 지금은 웹페이지 스크랩, 사진 촬영 후 메모와 같이 저장, 오디오 기록 등 작업도 가능해졌다. 작성한 노트에는 모든 형식의 파일이 첨부 가능하고, iOS는 물론 윈도우, 안드로이드 등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정보 접근을 할 수 있다. 에버노트 API(응용프로그램 프로그래밍)를 이용한 앱들을 이용할 수 있게 앱 센터도 운영 중이다. 말론 사장은 “본사가 공을 들이는 분야는 손글씨 인식과 머신 러닝(기계학습) 분야다”고 설명했다.
머신 러닝(기계학습) 분야에 많은 투자
에버노트는 처음 무료 서비스로 시작했다. 벤처캐피탈은 에버노트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 봤다. 메리테크 캐피탈·세콰이어 캐피탈·모겐탈러 벤처스·도코모 캐피탈 등의 투자사가 에버노트에 2억 달러 넘게 투자했다. 대규모 투자는 에버노트 서비스 혁신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냈다. 바로 유료 서비스 출시다. 에버노트는 현재 에버노트 베이직(무료 서비스)에 이어 에버노트 플러스(월 3000원), 에버노트 프리미엄(월 5500원), 에버노트 비즈니스 등의 유료 서비스 출시로 이어졌다. 유료 서비스 유저는 전 세계적으로 380만 명에 이른다. 말론 사장은 “무료 사용자의 80%가 여전히 유료 서비스에 대해 모른다.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유료 서비스를 널리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버노트는 온라인에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까지 진출했다.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통해 오피스 제품부터 의류까지 다양한 오프라인 제품을 ‘에버노트 마켓’에서 선보이고 있다. 심지어 스캐너도 출시했다. “에버노트 디자이너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어서 진행한 프로젝트다. 당장 제조업에 뛰어드는 것은 아니다”고 말론 사장은 설명했다. 에버노트 마켓 제품 가격은 상당히 비싸지만, 에버노트 브랜드를 좋아하는 한국 유저들은 높은 가격과 긴 배송시간을 무릎쓰고 온라인으로 구입하고 있다. “한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에버노트 가방을 발견했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자랑했다.
개인적인 인연이 많아서인지, 말론 사장은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다. 미국 브링함영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했고, 1991년부터 3년 동안 한국에서 선교사 생활을 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경영학석사 과정을 마쳤다. 한국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데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한다. 말론 사장에게 “한국에서 에버노트와 같은 글로벌 스타트업이 탄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말론 사장은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업 초기 우리가 집중한 것은 유저와 소통이었다. 유저를 중심에 놓고 사업을 펼쳐나가야만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 글 최영진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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