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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 속도 내는 토니모리 배해동 회장] 좋은 원료에 펀펀(fun fun)한 용기로 美·中 공략

[해외 진출 속도 내는 토니모리 배해동 회장] 좋은 원료에 펀펀(fun fun)한 용기로 美·中 공략

사진:김현동 기자
토니모리는 현재 중국과 미국, 유럽 등 세계 24개국에 5000여개 매장이 있다. 지난 8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웨스트 32번가에 토니모리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플래그십 스토어란 브랜드의 대표 제품을 한 곳에 모아 홍보하거나 판매하는 곳을 말한다. 토니모리는 지난 2006년 부산 서면에 1호 매장을 열고 사업을 시작한 중저가 브랜드 화장품 회사다. 국내에는 전국 521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중저가 브랜드 화장품 판매 순위에서 더페이스샵·이니스프리·미샤 등과 함께 상위권에 올라있다. 지난해 토니모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52억원, 139억원이다.

중저가 화장품 시장의 후발 주자로 출발한 토니모리는 올해 설립 10년을 맞았다. 토니모리는 지난 10년 동안 화장품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뿐 아니라 중국과 미국, 불모지로 꼽히던 러시아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20%에 달한다.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배해동(58) 토니모리 회장을 최근 서울 방배동에 자리한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배해동 회장은 “국내 화장품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 만큼 해외로 나가서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며 “국내에서 인지도를 더 쌓아야 했던 토니모리가 해외 시장에 문을 두드린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말했다.

토니모리는 최대 수출국인 중국 칭다오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약 30여개의 매장과 600여개의 숍인숍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 진출한 지 1년 여 만에 국내 브랜드숍 최초로 지난해 8월 미국 세포라에 입점했다. 세포라는 세계 1위 명품 업체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화장품 유통 계열사로 미국 최대 화장품 유통 업체다. 배 회장은 “세포라 매장에서 입술에 바르는 립밤이나 얼굴 팩 등의 인기가 많다”며 “주 고객은 95%가 미국과 유럽인”이라고 말했다. 토니모리는 세포라 외에도 울타(ULTA), 패션 아울렛 어반아웃피터스(Urban Outfitters) 등에 입점한데 이어 월마트·월그린·신규 입점을 위해 협의 중이다.

토니모리를 찾는 주요 소비자층은 주로 20대 여성이다. 최근에는 30대 고객도 늘고 있다. 짧은 업력에도 토니모리의 성장세가 빠른 건 품질과 용기 때문이다. 토니모리는 한국콜마나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같은 화장품 제조자개발 생산(ODM) 업체로부터 화장품 내용물을 공급받아 판매한다. 배 회장은 “화장품 제조회사가 없어 ODM으로 생산하지만 제품 품질은 동종 업계 화장품 가운데 최고 수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위생 허가증 가장 많이 받아
일례로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려면 위생 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허가증을 받기 위해서는 화장품 원재료 검사를 거쳐야 한다. 원재료 검사는 식·동물 금지 성분, 방부제 사용 제한 등 수십개의 성분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토니모리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현재까지 319개 품목에 대한 위생 허가증을 발급받았다. 배 회장은 “중국에서 위생 허가증을 가장 많이 받은 화장품 기업은 토니모리 뿐”이라고 말했다.

토니모리의 용기는 매우 독특하다. 토리모리 매장에 가보면 형형색색의 과일 모양, 대나무 모양, 입술 모양 등을 본떠 만든 용기를 볼 수 있다. 과일 모양의 용기에는 과일 향까지 입혔다. 최상의 품질과 독특한 용기를 결합한 대표적인 화장품이 바로 토마톡스다. 토마토 모양 용기 모양에 토마토 추출 성분과 식물성 유효성분이 함유돼 피부 정화에 도움이 되는 얼굴 팩이다. 토마톡스는 지난 2009년 7월 판매가 시작된 이후 3개월 동안 15만개나 팔렸다. 15초에 1개꼴로 팔린 셈이다.

토니모리의 과일 용기 개발은 배 회장의 아이디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쥬리아 화장품에 입사해 화장품 용기를 만드는 부서에서 일하다 1995년 화장품 용기를 만드는 태성산업을 설립했다. 토니모리와 관계회사인 태성산업은 현재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인 에스티로더, 바비브라운 등에 용기를 공급하고 있다. 배 회장은 “토리모리 설립 후 브랜드 인지도를 쌓기 어려워 문 닫을 위기를 여러 번 겪었다”면서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내가 제일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용기 개발로 눈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일의 좋은 성분을 얼굴에 바르고 재미까지 더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바로 개발에 나섰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토니모리는 토마톡스 출시 이후 딸기 용기에 담은 코팩과 사과·복숭아 용기의 립밤, 바나나 모양의 핸드크림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화장품 제조사 메가코스 인수
토니모리의 ‘펀(fun)’ 제품은 세계적으로 통했다. 중국에서는 복숭아가 복을 상징한다. 대나무는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다. 용기를 통해 중국인들의 마음을 얻은 것이다. 미국에서는 5년 전 한국에서 출시한 입술 모양의 립 에센스인 ‘키스키스 립 에센스’가 인기다. ‘뽀뽀 립밤’으로 불리는 립 에센스는 지난해 초부터 9월까지 20만개가 팔렸다.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토니모리는 지난 2010년 이후 4년 연속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토니모리는 지난 7월 10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올 초 상장 소식이 알려지면서 장외시장에서 토니모리의 거래가격은 20만원대로 뛰었고, 공모주 청약에는 7조원에 달하는 돈이 몰렸다. 상장 첫날 시초가는 공모가(3만2000원)의 두 배 수준인 6만4000원이었다. 9월 22일 종가 기준으로 토니모리 주가는 5만4400원이다. 시장에서는 토니모리가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 회장은 새로운 목표가 있다. 용기에 이어 직접 화장품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화장품 제조사인 메가코스 지분 60%를 3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중국에서도 화장품 제조사업을 위해 공장 인수를 준비 중이다. 배 회장은 “현재 토니모리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 등 판매 품목이 1000개가 넘는다”며 “브랜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20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하고 해외 매출 비중도 전체의 절반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ins.com

☞ 제조자개발생산(ODM): 주문자가 제조업체에 제품의 생산을 위탁하면 제조업체는 이 제품을 개발·생산해 주문자에게 납품하는 생산 방식.



☞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주문자가 요구하는 상표명으로 제조업체가 완제품을 생산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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