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태 美 저지시티 시의원
윤여태 美 저지시티 시의원
한인 출신 아메리칸드림의 선두주자인 마이클 윤은 내년에 한인 최초로 저지시티 시장에 도전한다. 맨해튼의 마천루 숲이 시원하게 바라다 보이는 저지시티 하얏트리젠시 호텔 2층 커피숍. 풍채 좋은 신사가 반갑게 기자를 맞았다. 뉴욕을 방문하는 한국의 인사들이라면 인접한 저지시티의 명사인 그를 한 번쯤은 만나보고 간다는 재미 실업가 마이클 윤(윤여태, 61)이었다. 그는 뉴저지 주 제2의 도시인 저지시티의 현역 시의원이다. 2013년 7월, 그는 한인 유권자가 단 6명에 불과하고 지난 100년 간 아이리쉬계 후보가 독점한 선거구에서 첫 아시안 시의원으로 승리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지난 9월, 세계 37개국에서 발행되는 포브스의 경영진과 편집장들이 참가하는 ‘포브스 글로벌 파트너스 서밋’에 참석하기 위해 저지시티를 방문한 기자 역시 아메리칸드림의 실제 주인공인 그를 만나지 않고 간다는 것이 좀이 쑤셨다.
확실히, 그는 뭔가 달라도 달랐다. 자유로운 미국식 스타일이려니 예상하고 별생각 없이 평상복을 입고 나선 기자와 달리 윤 의원은 정장에 나비넥타이 차림으로 약속장소에 나타났다. 알고 보니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시의원 후보 시절부터 나비넥타이를 맨 덕분에 주민들로부터 ‘나비넥타이 의원’으로까지 불리고 있단다. 이민자들의 나라인 미국에서 인종과 국적을 초월해 누구든지 진심으로 대하는 성실성이 지금의 그를 만든 듯했다.
윤 의원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대구 태생이다. 1979년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1981년부터 저지시티 센트럴애비뉴에서 ‘가든스테이트뉴스’라는 서점을 운영하면서 차근차근 부를 쌓아왔다. 타고난 성실성과 친화력, 이를 바탕으로 한 단단한 신용과 재테크 실력을 무기로 아메리칸드림을 일군 그는 1994년부터 2001년까지 상공인단체인 허드슨실업인협회 회장을 맡아 활약했다. 1993년부터 2001년까지 저지시티 부시장으로 일하는 동안 발로 뛰며 노력한 덕분에 다민족 공동체 성격이 강한 저지시티 주민들로부터 신망을 얻었다고 했다. 저지시티 시의원으로 활동하면서는 주민의 삶의 질 개선과 한인들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지켜가며 저지시티의 명사로 성장한 그는 2012년에는 국민훈장모란장을 받았다. 윤 의원이 기자를 인근의 한국전 참전비 공원으로 안내했다. 미국의 중산층 거주지답게 깔끔한 주도로의 맨 끝에 아름다운 공원이 있었다. 허드슨 강의 넓고 시원한 풍광 뒤로 맨해튼의 빌딩숲과 자유의 여신상이 보였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감탄사를 연발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실제 저지시티 참전비가 있는 공원은 전 세계에 있는 250여 개 참전비 경관 중 최고의 풍광을 자랑한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땅에 있는 참전비이기도 하다.
공원은 중앙에 미군 병사가 부상당한 한국 병사를 부축하는 형태의 4미터 높이 동상이 있고, 3기의 추모비를 중심으로 34개의 화강암 석판이 원형으로 병풍처럼 둘러싼 형태였다. 석판에는 치열한 전장터뿐만 아니라 한강변의 빌딩숲 등 한국의 최근 발전상까지 선명하게 담아 교육장소로도 손색이 없었다. 게다가 안쪽의 한반도 지도 석판에는 동해(East Sea)라는 글씨와 독도의 섬 모양이 또렷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공원 부지를 마련하고 참전조형물을 만드는데 크게 공헌한 윤 의원은 “한반도 지도에 동해와 독도가 새겨진 유일한 참전비”라고 설명했다.
한국전 정전 62주년이었던 지난 7월 27일, 이곳에서 제2의 참전 기념비 제막식이 개최됐다. 사연이 있었다. 참전 기념비는 애초 한인들이 주도해 기금을 모금, 2002년에 50만 달러를 들여 조성됐다. 윤 의원은 “그때 예산이 부족해 10여 개의 석판이 빈 공간으로 남아있었는데, 지난해 이곳을 방문한 김문수 당시 경기도지사의 도움으로 의정부시와 의정부 예술의 전당이 10만 달러의 지원금을 보내왔다”며 특히 의정부시(시장 안병용)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당시 지원금으로 한국전쟁 당시와 오늘의 번영된 한국을 묘사하는 이미지를 새기는 석판작업을 완료해 제2의 제막식 행사를 성대히 마쳤다고 했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허드슨 강이 석양빛에 물들었다. 자리를 옮겨 이어진 만찬 자리에서 윤 의원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정책을 많이 내놓아 지역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 활약상을 들려주었다. 특히 서민주택 확충과 치안 강화, 지역 환경 개선 등에 많은 성과를 냈다고 했다. 그는 “시의회 모든 회의가 TV로 생중계돼 의정 활동이 그대로 주민들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절대 허투루 일할 수 없다”며 “그동안 열심히 한 덕분인지 주민을 위해 할 말은 하는 의원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윤 의원은 올해 허드슨카운티의 영향력 있는 정치인 25인에 선정됐다. 저지시티의 저명한 정치평론가들로부터 차기 시장후보 1위로 지목 받기도 했다. 저지시티 시장은 주지사, 주상원의장 등과 함께 뉴저지 주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가장 높은 직책이다. 윤 의원이 내년에 당선된다면 미국의 한인 출신 시장으로는 4번째가 된다. 그것도 세계의 경제수도라는 뉴욕 인근인 뉴저지 주 ‘정치 1번지’의 시장이라는 영향력까지 갖게 된다.
윤 의원은 “미국사회에서의 정치력 확대는 동포사회의 발전뿐만 아니라 미국의 혈맹인 한국의 발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꼭 시장에 당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년 6월까지 1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확보하겠다. 선거운동에 집중하기 위해 35년을 운영해 온 ‘저지가든뉴스’ 서점 문도 닫았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윤 의원은 최근에는 뉴욕한인방송 ‘K-라디오’ 제작과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지난 5월 20일 지휘자 금난새 씨 등 각계인사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한 AM1660 K-라디오는 뉴욕과 뉴저지, 코네티컷, 메릴랜드, 로드아일랜드, 버지니아 등 6개주를 커버하며 뉴욕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소통의 창구가 되고 있다.
윤 의원의 40년 지기라는 이석찬 K-라디오 이사장이 차로 2시간을 달려와 만찬장에 도착했다. 그는 “마이클 윤은 대단한 사람”이라며 “내년에 반드시 당선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한인 이민 120년 역사상 최초로 한인이 미국 대도시 시장으로 선출되는 그들의 꿈이 이뤄질 수 있을까. 마이클 윤이 또 한 번 ‘미러클 윤’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 글 사진 저지시티(미국)=나권일 포브스코리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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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그는 뭔가 달라도 달랐다. 자유로운 미국식 스타일이려니 예상하고 별생각 없이 평상복을 입고 나선 기자와 달리 윤 의원은 정장에 나비넥타이 차림으로 약속장소에 나타났다. 알고 보니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시의원 후보 시절부터 나비넥타이를 맨 덕분에 주민들로부터 ‘나비넥타이 의원’으로까지 불리고 있단다. 이민자들의 나라인 미국에서 인종과 국적을 초월해 누구든지 진심으로 대하는 성실성이 지금의 그를 만든 듯했다.
윤 의원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대구 태생이다. 1979년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1981년부터 저지시티 센트럴애비뉴에서 ‘가든스테이트뉴스’라는 서점을 운영하면서 차근차근 부를 쌓아왔다. 타고난 성실성과 친화력, 이를 바탕으로 한 단단한 신용과 재테크 실력을 무기로 아메리칸드림을 일군 그는 1994년부터 2001년까지 상공인단체인 허드슨실업인협회 회장을 맡아 활약했다. 1993년부터 2001년까지 저지시티 부시장으로 일하는 동안 발로 뛰며 노력한 덕분에 다민족 공동체 성격이 강한 저지시티 주민들로부터 신망을 얻었다고 했다. 저지시티 시의원으로 활동하면서는 주민의 삶의 질 개선과 한인들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지켜가며 저지시티의 명사로 성장한 그는 2012년에는 국민훈장모란장을 받았다.
최고 풍광 좋은 곳에 6·25 참전공원 조성
공원은 중앙에 미군 병사가 부상당한 한국 병사를 부축하는 형태의 4미터 높이 동상이 있고, 3기의 추모비를 중심으로 34개의 화강암 석판이 원형으로 병풍처럼 둘러싼 형태였다. 석판에는 치열한 전장터뿐만 아니라 한강변의 빌딩숲 등 한국의 최근 발전상까지 선명하게 담아 교육장소로도 손색이 없었다. 게다가 안쪽의 한반도 지도 석판에는 동해(East Sea)라는 글씨와 독도의 섬 모양이 또렷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공원 부지를 마련하고 참전조형물을 만드는데 크게 공헌한 윤 의원은 “한반도 지도에 동해와 독도가 새겨진 유일한 참전비”라고 설명했다.
한국전 정전 62주년이었던 지난 7월 27일, 이곳에서 제2의 참전 기념비 제막식이 개최됐다. 사연이 있었다. 참전 기념비는 애초 한인들이 주도해 기금을 모금, 2002년에 50만 달러를 들여 조성됐다. 윤 의원은 “그때 예산이 부족해 10여 개의 석판이 빈 공간으로 남아있었는데, 지난해 이곳을 방문한 김문수 당시 경기도지사의 도움으로 의정부시와 의정부 예술의 전당이 10만 달러의 지원금을 보내왔다”며 특히 의정부시(시장 안병용)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당시 지원금으로 한국전쟁 당시와 오늘의 번영된 한국을 묘사하는 이미지를 새기는 석판작업을 완료해 제2의 제막식 행사를 성대히 마쳤다고 했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허드슨 강이 석양빛에 물들었다. 자리를 옮겨 이어진 만찬 자리에서 윤 의원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정책을 많이 내놓아 지역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 활약상을 들려주었다. 특히 서민주택 확충과 치안 강화, 지역 환경 개선 등에 많은 성과를 냈다고 했다. 그는 “시의회 모든 회의가 TV로 생중계돼 의정 활동이 그대로 주민들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절대 허투루 일할 수 없다”며 “그동안 열심히 한 덕분인지 주민을 위해 할 말은 하는 의원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선거에 저지시티 시장 유력후보로 꼽혀
윤 의원은 “미국사회에서의 정치력 확대는 동포사회의 발전뿐만 아니라 미국의 혈맹인 한국의 발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꼭 시장에 당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년 6월까지 1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확보하겠다. 선거운동에 집중하기 위해 35년을 운영해 온 ‘저지가든뉴스’ 서점 문도 닫았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윤 의원은 최근에는 뉴욕한인방송 ‘K-라디오’ 제작과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지난 5월 20일 지휘자 금난새 씨 등 각계인사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한 AM1660 K-라디오는 뉴욕과 뉴저지, 코네티컷, 메릴랜드, 로드아일랜드, 버지니아 등 6개주를 커버하며 뉴욕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소통의 창구가 되고 있다.
윤 의원의 40년 지기라는 이석찬 K-라디오 이사장이 차로 2시간을 달려와 만찬장에 도착했다. 그는 “마이클 윤은 대단한 사람”이라며 “내년에 반드시 당선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한인 이민 120년 역사상 최초로 한인이 미국 대도시 시장으로 선출되는 그들의 꿈이 이뤄질 수 있을까. 마이클 윤이 또 한 번 ‘미러클 윤’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 글 사진 저지시티(미국)=나권일 포브스코리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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