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중국해의 ‘고래싸움’

전 세계 물동량의 50% 이상이 남중국해를 통해 운송된다. 미국은 중국 견제라는 안보의 이유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곳이다. 막대한 원유와 천연가스 등이 매장된 것도 분쟁을 부추긴다. 현재 중국은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지도에 선을 긋고 전체 해역의 90%가 전통적인 중국의 영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난사군도 일대에 7개의 인공섬을 건설한 것도 아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이를 용인하지 않는다.
지난 10월 27일 미국 해군 구축함은 남중국해에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 가까이에서 ‘항행의 자유’에 따라 순찰을 실시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지스 구축함 라센이 남중국해의 수비 환초(중국명 주비자오) 부근을 순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은 “지극히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경거망동함으로써 공연히 말썽거리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 언론은 “이 지역에서 중국은 미국과 맞붙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 관리들은 라센함이 분쟁 중인 스프래틀리 군도의 인공섬 가까이서 순찰 임무를 수행한 것은 그 섬이 공해에 위치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고 중국이 인공섬을 건설해도 해운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분쟁 지역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필리핀과 베트남 등 중국의 이웃나라도 중국의 인공섬과 활주로 건설이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 국방부는 중국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란저우와 순찰함을 현장에 파견해 라센함에 경고했으며 추가적인 침범은 “심각한 결과를 촉발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들어 그 섬들이 고대부터 중국 영토라는 주장을 강화했다. 미국의 이번 순찰은 중국인의 공분을 샀다. 다수의 중국 네티즌은 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미국에 대응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침착한 대응’을 촉구했다. 미국의 순찰은 중국의 분노와 치욕을 겨냥한 도발이라며 중국인의 ‘지혜와 결의’를 시험하는 것으로 중국은 ‘전술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 “중국은 이번 사태가 군사분쟁으로 비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면서도 중국이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원치는 않지만 이 지역에서 미국과 싸우기를 두려워하진 않으며 국익과 존엄성을 반드시 지킬 것이다.’
한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순찰이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며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에서 중국은 그 섬을 군사화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신화통신은 라센함의 순찰이 남중국해 분쟁에 관해서로 협의를 계속하기로 한 합의를 깬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관리는 순찰이 공해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중국에 통보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계속 긴장을 고조시키면 중국은 “인공섬 건설을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관측통은 중국이 경제성장 부진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분쟁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은 최근 인터뷰에서 “남중국해 제도는 예로부터 중국의 고유 땅으로 조상이 물려준 것”이라며 “중국 인민은 중국의 주권과 남중국해 관련 권리 및 이해를 침범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의 인공섬 건설을 1년 이상 지켜본 뒤 더는 두고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 이번 순찰을 실시한 듯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관리는 군함 순찰 항행의 빈도를 늘려 사실상 정례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부 관측통은 이번 사태로 중국 군부의 매파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콩 중문대학의 윌리 램 교수는 고위 장성들이 시진핑 주석에게 이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력을 시위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남중국해는 위험 잠재력이 큰 분쟁 지역이다.”
환구시보 10월 28일자 사설은 미국을 ‘종이 호랑이’라고 불렀다. 보기만큼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는 뜻이다. 또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사 임무에 실패했으며 시리아 문제를 해결하지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행동을 막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 DUNCAN HEWITT IBTIMES 기자 / 번역 이원기
[박스기사]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약사

― CHRISTOPHER HARRESS
2001년 4월 중국 하이난섬에서 약 110㎞ 떨어진 해역의 상공에서 미국 해군 정찰기와 중국 공군 전투기가 충돌했다. 중국군 조종사 1명이 사망했고 미국 정찰기는 하이난섬에 착륙해 승무원들이 억류됐다.
2002년 8월 베트남군이 스프래틀리 군도의 한 섬 부근을 비행하던 필리핀군 정찰기를 향해 경고사격을 가했다.
2009년 3월 중국 수산부 소속 선박이 미국 해군 관측선 빅토리어스호에 고성능 조명등을 비춰 항해를 중단시켰다. 같은 달 남중국해 하이난섬 남쪽 120㎞ 지점에서 중국 선박 5척이 미국 해군 관측선 임페커블호를 에워싸고 위협했다.
2009년 5월 베트남·말레이시아·브루나이가 남중국해의 경제권 확보를 위해 자국 영토에 이어진 대륙붕 관할권의 연장을 주장했다. 중국이 반발했다.
2009년 6월 중국 해군 잠수함이 미국 해군 구축함 존 S 매케인호를 미행하다 충돌해 음파탐지기를 손상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11년 2월 중국 해군 전함이 스프래틀리제도 잭슨 환초 부근에서 필리핀 선박의 퇴각을 지시한 후 경고사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5월 버그니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방문한 량광례 중국 국방장관에게 남중국해 긴장이 고조되면 군비경쟁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1년 7월 중국군이 파라셀 군도 부근 해역에서 베트남 어선을 공격하고 어부들을 위협한 다음 내쫓았다고 알려졌다.
2012년 3월 대만 외교부가 남중국해 전체의 영유권을 주장할 뜻을 밝혔다.
2012년 4월 필리핀 공군 정찰기가 남중국해 스카버러 모래톱(중국명 황옌다오) 부근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단을 발견하자 필리핀 해군이 현장으로 전함을 파견했다. 중국은 필리핀 해군에 경고하는 뜻으로 군함을 파견했다.
2013년 8월 말레이시아는 남중국해 영유권과 관련해 다른 국가는 무시하고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며 중국의 남중국해 순찰에 무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2014년 1월 중국은 미국·필리핀·베트남의 반대를 무시하고 남중국해 조업 허가제를 시행했다.
2014년 8월 중국 전투기가 미국 초계기를 위협했다.
2015년 4월 중국은 스프래틀리 군도의 환초를 인공섬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유엔 해양법에 따르면 ‘사람의 거주나 독자적인 경제활동을 지탱할 수 없는 암석’인 암초와 인공섬은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2015년 9월 중국은 인공섬 하나에 3125m 길이의 활주로 건설을 완공했다.
2015년 10월 미국 해군 라센함이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인공섬 부근을 순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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