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 호 멜코 크라운 CEO
로렌스 호 멜코 크라운 CEO
마카오를 라스베이거스 같은 엔터테인먼트 도시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로렌스 호는 32억 달러를 베팅했다.마카오 재벌 로렌스 호(Lawrence Ho·39)에게 그의 재산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1초가 지날 때마다 줄어든다”고 싱긋 웃으며 답했다. 천생 도박꾼인 로렌스 호는 도박 사업의 ‘위험’에 익숙하다. 자신의 주머니 속 돈도 예외는 아니다. 마카오 GDP가 지난 세 분기 동안 25% 감소하면서 중국 카지노 거대기업 멜코 크라운 엔터테인먼트(Melco Crown Entertainment) CEO의 재산 또한 2년간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멜코 크라운과 호는 아시아 각국에서 소규모의 카지노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진정한 도박사라면 모름지기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이다. 신규 개장한 스튜디오 시티(Studio City)가 좋은 예다. 스튜디오 시티는 경기가 지금보다 좋았을 때 계획해 지난해 10월에 개장한 복합리조트다. 20세기 마카오 카지노 제왕이었던 아버지 스탠리 호와 마찬가지로, 로렌스 호 또한 2013년 라스베이거스보다 7배나 높은 수입(450억 달러)을 올린 독특한 중국 행정구역 마카오의 사업모델을 혁신 중이다.
그러나 타이밍은 최악이었다. 마카오의 전년동기 대비 카지노 수입은 19개월간 하락세를 이어왔다. 중국보다 예멘에서나 볼 법한 성장 그래프다. 카지노 운영업체 입장에서는 앞으로 더욱 험난한 날이 예상된다. 현재 한창인 건설붐 덕분에 마카오 객실 수는 50% 증가해 4만 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형편없는 영업 환경”이라고 로렌스 호는 인정했다.
스튜디오 시티는 마카오의 이런 상황에 변화를 주기 위한 시도다. 스튜디오 시티는 코타이 스트립 남쪽 끝에 위치한다. 미국 카지노 부호 셸든 아델슨(Sheldon Adelson)이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을 마카오에 재현하기 위해 개발한 지구다. 로렌스 호 또한 주변 환경에 맞게 스튜디오 시티에서 완벽한 신 시티(Sin City)를 만들어 냈다. 도박 테이블과 슬롯 머신을 빽빽하게 줄 세워 놓는 대신, 스튜디오 시티에는 놀이기구와 독특한 분위기, 대형 천막을 친 공연장이 들어섰다. “틀에 박힌 모양새는 질색”이라고 그는 말했다.
“다른 카지노와 진정으로 차별화되기 위한 요소가 바로 엔터테인먼트와 명물 관광이다.” 영화 같은 테마를 가지고 블랙 아르데코 스타일로 꾸며진 스튜디오 시티 외관은 “소행성이 뚫고 지나간 고담시 같다”고 호는 설명했다. 세계 최초로 선보인 배트맨 다크 플라이트 4D 놀이기구는 스릴 만점이다. 탑승객은 도심 속 범죄 현장에서 시민을 구하고 슈퍼악당과 싸움을 벌인다. 이 시설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다른 어떤 곳에서도 감히 만들지 못했다”고 그는 말했다. “테마파크에서 설치했다가는 본전 뽑기도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게임 사업에서 창출된 수입으로 높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
골든 릴(Golden Reel)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최고 높이에 있는 숫자 ‘8’ 모양의 관람차다. 영사기를 따라 움직이는 영화 필름의 모양에 영감을 받아 카지노 건물 2개 동 사이, 호가 “소행성이 뚫고 간 자리”라 묘사한 공간에 만들어졌다. 건물 23층에서 탑승하면 상공 130m에서 코타이를 조망할 수 있다. 워너 브라더스 테마파크도 있다. 가족을 위한 펀 존(Fun Zone)에서는 루니툰, DC 코믹스 만화 주인공들과 한 공간에 있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백사장이 깔린 인공 해변과 유수풀 3개, 워터슬라이드를 갖춘 수영장, 5000석 규모의 공연장도 있다. 공연장 개관일에는 머라이어 캐리와 홍콩 스타 곽부성이 콘서트를 가졌다. 마돈나도 두 번의 공연을 가졌다. 12월 31일에는 뉴욕 카운트다운과 비슷한 축하 행사도 열었다. 큰 공을 위에서 떨어뜨리는 것까지 똑같았다.
스튜디오 시티 내부를 걸어 다니다 보면, 영화에서 가져온 테마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진저와 프레드> 화장실이 있고, 쇼핑몰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그대로 재현한 영화 세트장 같다. 카지노는 16분짜리 영화도 자체 제작했다. 로버트 드니로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가 출연하고 마틴 스코세지가 감독한 영화 <오디션> 이다. 7000만 달러가 들었다. “그래도 마카오 홍보를 톡톡히 해주고 있다”고 호가 어깨를 으쓱했다.
‘별들의 잔치’가 가능했던 건 그만큼 돈이 넘쳤기 때문이다. 멜코 크라운 공동회장으로 있는 호주의 재벌 상속자 제임스 패커(아버지 케리 패커는 역사상 최대 카지노 거부 중 한 명)가 로스엔젤레스에서 살며 영화 산업에 투자한 덕분이다. “영화산업과 카지노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비슷하다”고 패커는 말했다. “둘 다 사람의 기분을 바꿔주기 때문이다.”
카지노와 관계없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정부 방침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중국 정부의 5개년 개발 계획 속에는 마카오를 “세계적 관광 및 레저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방침이 잘 드러나 있다. 마카오 정부 또한 비(非) 카지노 시설의 비중, 지역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기준으로 카지노 테이블의 수를 할당하고 있다. (전체 테이블 수의 증가율은 2012년부터 매년 최대 3%로 제한됐다.) “우리는 정부가 원하는 걸 안다”고 호는 말했다.
호는 스튜디오 시티 안에 VIP 구역을 두지 않겠다는 또 다른 도박도 했다. 1년 전만 해도 마카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당연한 결정”이 됐다고 그는 말했다.
5년 전만 해도 VIP 도박은 마카오 전체 카지노 매출의 73%를 담당했다. 그러나 순수익을 따지면 평균 미만이다. 수익성을 보면 대중시장이 VIP 시장보다 최대 4배 높다. 카지노 관광 중개인에게 지불해야 하는 커미션도 없고, 고객 재방문 유도를 위한 값비싼 무료 상품도 필요 없기 때문이다. 대중 소비자의 경우, 호가 투자한 객실이나 음식, 19.30달러짜리 배트맨 놀이기구 탑승에 돈을 지출할 가능성이 더 높기도 하다.
억만장자의 억만장자 아들 로렌스 호는 고액 도박시장의 하락세를 예상한다. “마카오와 아시아 성장을 견인하는 건 바로 중산층”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서구에서 성장기를 보냈기 때문인지 로렌스 호는 서구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 스탠리 호가 마카오 국제공항을 건설하고, 홍콩에서 출발하는 야간 증기선 운항을 1시간짜리 고속 수중익선으로 교체하고, 리스보아 호텔을 아이콘으로 만든 40년 동안 아들 로렌스 호는 토론토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2009년 가을 94세를 맞은 스탠리 호가 일선에서 은퇴하며 상속을 위해 아들을 부르기 전까지 로렌스 호는 투자은행가로 일하고 있었다.
30세가 되기도 전에 호는 모카 클럽(Mocha Clubs)을 전자 슬롯머신이 있는 카페 스타일의 체인점으로 키워냈다. 당시만 하더라도 마카오에서 전자 슬롯머신은 적절한 사업 대상으로 고려되지 않았다. 이후 그는 패커의 크라운 리조트와 손을 잡고 멜코 크라운을 설립했다. 그는 아버지가 얻은 카지노 영업권을 그대로 물려받는 대신, 9억 달러를 납부하고 마카오의 마지막 카지노 영업권을 인수했다. 크라운과 호의 멜코 국제개발(Melco International Development)은 합작사 지분을 각자 33%씩 나눠 갖고 2007년 회사를 나스닥에 상장했다. 5억 달러를 들여 투자한 5성급 호텔 카지노 시설 크라운 마카오는 고액 VIP를 공략하며 커미션 전쟁을 촉발했고, 결국 정부와 카지노 운영업체는 VIP를 데려오는 중개인 리베이트는 최대 1.25%를 넘을 수 없다는 규제에 합의했다.
두 번째 카지노인 시티 오브 드림즈(City of Dreams)는 2009년 개장했다. 이 번에는 멜코 크라운이 더 많은 지분을 가져갔다. 2011년 호는 스튜디오 시티에 3억 6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2003년 35억 달러를 기록했던 카지노 수입은 2013년 450억 달러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런 놀라운 성장기는 급작스럽게 종결됐다. 부패와 과시적 소비 규제를 위한 정부 정책이 도입되고, 마카오 방문객의 67%를 차지하고 카지노 방문객 비중은 이보다 더 높은 중국 본토에서 경제성장이 정체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카지노 산업의 수입은 34% 급감해 289억 달러를 기록했다. 호텔 객실 점유율은 2014년을 기준으로 5% 포인트 하락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관광객의 “여행 기술 또한 좋아졌다”고 호는 말했다. 이들은 엔화 약세를 적극 이용하고 한국과 캄보디아, 필리핀 등 새로운 국가의 카지노를 탐방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튜디오 시티 개장으로 객실은 1600개 늘어났고, 시티 오브 드림즈는 유명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800개 객실의 5번째 호텔동을 추가했다. 코타이 최초로 대로변을 마주보는 소매 유통몰 또한 개장했다. 마카오의 변화된 상황은 로렌스 호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2년 전 호는 재산 34억 달러로 홍콩 최고 부자 순위에서 1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재산 가치가 15억7000만 달러로 줄어든 현재 그의 순위는 41위다.
멜코 크라운의 주가 또한 지난 2년 사이 60% 이상 하락했다. 그러나 지분을 동일하게 나눠 가진 공동파트너 사이는 틀어지지 않았다. 호가 멜코 크라운의 실질적 운영을 담당하고, 48세의 패커는 여유롭게 물러나 지켜보며 호를 칭찬한다. “로렌스는 대단한 일을 했다”고 패커가 스튜디오 시티 개장일에 말했다. “우리는 호주와 중국의 합작을 가장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한 호는 이렇게 덧붙였다. “자의식이 강하게 들어가는 게이밍 사업에서 우리 회사가 운영되는 방식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스튜디오 시티의 출발은 좋다. 개장을 시작하고 한 달만에 멜코 크라운의 마카오 게이밍 시장 점유율은 최대 수준인 16.6%까지 증가했다고 브로커인 샌포드 C. 번스타인은 말했다. 호텔 객실 점유율은 개장 수 일만에 90%를 기록했다. 그러나 스튜디오 시티 개관으로 카지노 시장 전반이 즉각 회복세로 돌아선 건 아니다. 지난해 11월 마카오의 게이밍 수입은 지난 5년간 최저치인 20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게다가 대중시장 게이밍 매출에서 스튜디오 시티가 차지한 점유율 3.6%는 테이블 점유율 5%보다 낮다.
당국이 산업의 다변화를 열심히 지원하고 있지만, 마카오는 아직 도박의 도시다. 도박을 제외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마카오 카지노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다. 반면, 라스베이거스에서 이 비중은 65%에 달한다. 게다가 방문객이 카지노 테이블 바깥에서 시간과 돈을 쓸 의향이 있는 지에 관해선 오래전부터 많은 의문이 있었다.
그러나 호는 변화에 베팅하고 있다. 외로운 입장은 아니다. 중국 정부는 헝친(Hengqin)에 자유경제구역을 설정했다. 코타이 바로 건너편에 있는 중국 본토 섬이다. 자유경제구역과 함께 사무 건물, 호텔, 놀이공원, 아파트 건설 계획이 있고, (완성되면 국경간 수송량이 최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고속철도도 연결된다. 마카오에 들어온 고속철도의 첫 정류장은 스튜디오 시티 바로 코 앞이다. 마카오 고속철도 연결 구간 절반은 애초 계획보다 6년이나 지연되고 있지만, 호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미래에 투자한다”고 그는 말했다. “복합 리조트 프로젝트는 10년, 20년 후를 겨냥해 개발한다.” 카지노 사업에 대한 로렌스 호의 관심은 마카오를 벗어난 다른 국가로도 널리 뻗어간다. 마닐라 시티 오브 드림스에 16억 달러를 투자한 멜코 크라운은 필리핀 최고 부호 헨리 시(Henry Sy)와 합작으로 설립하고 필리핀에 상장한 자회사를 통해 소유 및 운영권을 가져갔다. 그리고 11월에는 시티 오브 드림스에 5억75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결정했다.
멜코 국제개발의 나스닥 상장 자회사 엔터테인먼트 게이밍 아시아(Entertainment Gaming Asia)는 필리핀과 캄보디아에서 수입공유 모델을 기반으로 슬롯 머신을 운영한다. 방콕과 가장 가까운 카지노 지구 포이펫(Poipet)에서는 슬롯머신 센터 드림월드를 가지고 있다. 호는 멜코의 또 다른 자회사를 통해 스페인 카지노 입찰에도 참여했다. “유럽에는 메가톤급 복합 리조트가 없다. 바르셀로나의 유럽내 입지를 생각하면 복합 리조트를 개장할 수 있는 호재”라고 그는 말했다.
지난 10월 영업을 시작한 블라디보스토크의 카지노 복합 리조트 티그레 드 크리스탈(tigre de Cristal) 지배 지분은 홍콩에 상장된 서밋 어센트(Summit Ascent)를 통해 보유 중이다. 티그레 드 크리스탈은 일본과 한국, 중국 북부(마카오 방문객은 주로 중국 남부)의 방문객을 겨냥해 개발됐다. 그루지야 또한 염두에 둔 그는 트빌리시에서 개장하는 카지노 ‘위탁 경영계약’을 계획 중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블라디보스토크 카지노가 러시아 시장을 노린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무려 8시간이 걸린다”고 그는 설명했다. “반면, 러시아 부의 99%를 차지하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그루지야까지는 1시간 반 밖에 걸리지 않는다.”
멜코 크라운은 한국 인천의 카지노 리조트 개발 계획에도 관심을 표했지만, 지난해 11월 영업권 입찰 경쟁 참여를 도중에 철회했다.
- MUHAMMAD COHE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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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코 크라운과 호는 아시아 각국에서 소규모의 카지노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진정한 도박사라면 모름지기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이다. 신규 개장한 스튜디오 시티(Studio City)가 좋은 예다. 스튜디오 시티는 경기가 지금보다 좋았을 때 계획해 지난해 10월에 개장한 복합리조트다. 20세기 마카오 카지노 제왕이었던 아버지 스탠리 호와 마찬가지로, 로렌스 호 또한 2013년 라스베이거스보다 7배나 높은 수입(450억 달러)을 올린 독특한 중국 행정구역 마카오의 사업모델을 혁신 중이다.
그러나 타이밍은 최악이었다. 마카오의 전년동기 대비 카지노 수입은 19개월간 하락세를 이어왔다. 중국보다 예멘에서나 볼 법한 성장 그래프다. 카지노 운영업체 입장에서는 앞으로 더욱 험난한 날이 예상된다. 현재 한창인 건설붐 덕분에 마카오 객실 수는 50% 증가해 4만 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형편없는 영업 환경”이라고 로렌스 호는 인정했다.
스튜디오 시티는 마카오의 이런 상황에 변화를 주기 위한 시도다. 스튜디오 시티는 코타이 스트립 남쪽 끝에 위치한다. 미국 카지노 부호 셸든 아델슨(Sheldon Adelson)이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을 마카오에 재현하기 위해 개발한 지구다. 로렌스 호 또한 주변 환경에 맞게 스튜디오 시티에서 완벽한 신 시티(Sin City)를 만들어 냈다. 도박 테이블과 슬롯 머신을 빽빽하게 줄 세워 놓는 대신, 스튜디오 시티에는 놀이기구와 독특한 분위기, 대형 천막을 친 공연장이 들어섰다. “틀에 박힌 모양새는 질색”이라고 그는 말했다.
“다른 카지노와 진정으로 차별화되기 위한 요소가 바로 엔터테인먼트와 명물 관광이다.” 영화 같은 테마를 가지고 블랙 아르데코 스타일로 꾸며진 스튜디오 시티 외관은 “소행성이 뚫고 지나간 고담시 같다”고 호는 설명했다. 세계 최초로 선보인 배트맨 다크 플라이트 4D 놀이기구는 스릴 만점이다. 탑승객은 도심 속 범죄 현장에서 시민을 구하고 슈퍼악당과 싸움을 벌인다. 이 시설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다른 어떤 곳에서도 감히 만들지 못했다”고 그는 말했다. “테마파크에서 설치했다가는 본전 뽑기도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게임 사업에서 창출된 수입으로 높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
마카오에 ‘스튜디오 시티’ 개장
스튜디오 시티 내부를 걸어 다니다 보면, 영화에서 가져온 테마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진저와 프레드> 화장실이 있고, 쇼핑몰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그대로 재현한 영화 세트장 같다. 카지노는 16분짜리 영화도 자체 제작했다. 로버트 드니로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가 출연하고 마틴 스코세지가 감독한 영화 <오디션> 이다. 7000만 달러가 들었다. “그래도 마카오 홍보를 톡톡히 해주고 있다”고 호가 어깨를 으쓱했다.
‘별들의 잔치’가 가능했던 건 그만큼 돈이 넘쳤기 때문이다. 멜코 크라운 공동회장으로 있는 호주의 재벌 상속자 제임스 패커(아버지 케리 패커는 역사상 최대 카지노 거부 중 한 명)가 로스엔젤레스에서 살며 영화 산업에 투자한 덕분이다. “영화산업과 카지노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비슷하다”고 패커는 말했다. “둘 다 사람의 기분을 바꿔주기 때문이다.”
카지노와 관계없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정부 방침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중국 정부의 5개년 개발 계획 속에는 마카오를 “세계적 관광 및 레저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방침이 잘 드러나 있다. 마카오 정부 또한 비(非) 카지노 시설의 비중, 지역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기준으로 카지노 테이블의 수를 할당하고 있다. (전체 테이블 수의 증가율은 2012년부터 매년 최대 3%로 제한됐다.) “우리는 정부가 원하는 걸 안다”고 호는 말했다.
VIP 도박 보다는 중산층 겨냥
5년 전만 해도 VIP 도박은 마카오 전체 카지노 매출의 73%를 담당했다. 그러나 순수익을 따지면 평균 미만이다. 수익성을 보면 대중시장이 VIP 시장보다 최대 4배 높다. 카지노 관광 중개인에게 지불해야 하는 커미션도 없고, 고객 재방문 유도를 위한 값비싼 무료 상품도 필요 없기 때문이다. 대중 소비자의 경우, 호가 투자한 객실이나 음식, 19.30달러짜리 배트맨 놀이기구 탑승에 돈을 지출할 가능성이 더 높기도 하다.
억만장자의 억만장자 아들 로렌스 호는 고액 도박시장의 하락세를 예상한다. “마카오와 아시아 성장을 견인하는 건 바로 중산층”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서구에서 성장기를 보냈기 때문인지 로렌스 호는 서구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 스탠리 호가 마카오 국제공항을 건설하고, 홍콩에서 출발하는 야간 증기선 운항을 1시간짜리 고속 수중익선으로 교체하고, 리스보아 호텔을 아이콘으로 만든 40년 동안 아들 로렌스 호는 토론토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2009년 가을 94세를 맞은 스탠리 호가 일선에서 은퇴하며 상속을 위해 아들을 부르기 전까지 로렌스 호는 투자은행가로 일하고 있었다.
30세가 되기도 전에 호는 모카 클럽(Mocha Clubs)을 전자 슬롯머신이 있는 카페 스타일의 체인점으로 키워냈다. 당시만 하더라도 마카오에서 전자 슬롯머신은 적절한 사업 대상으로 고려되지 않았다. 이후 그는 패커의 크라운 리조트와 손을 잡고 멜코 크라운을 설립했다. 그는 아버지가 얻은 카지노 영업권을 그대로 물려받는 대신, 9억 달러를 납부하고 마카오의 마지막 카지노 영업권을 인수했다. 크라운과 호의 멜코 국제개발(Melco International Development)은 합작사 지분을 각자 33%씩 나눠 갖고 2007년 회사를 나스닥에 상장했다. 5억 달러를 들여 투자한 5성급 호텔 카지노 시설 크라운 마카오는 고액 VIP를 공략하며 커미션 전쟁을 촉발했고, 결국 정부와 카지노 운영업체는 VIP를 데려오는 중개인 리베이트는 최대 1.25%를 넘을 수 없다는 규제에 합의했다.
두 번째 카지노인 시티 오브 드림즈(City of Dreams)는 2009년 개장했다. 이 번에는 멜코 크라운이 더 많은 지분을 가져갔다. 2011년 호는 스튜디오 시티에 3억 6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2003년 35억 달러를 기록했던 카지노 수입은 2013년 450억 달러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런 놀라운 성장기는 급작스럽게 종결됐다. 부패와 과시적 소비 규제를 위한 정부 정책이 도입되고, 마카오 방문객의 67%를 차지하고 카지노 방문객 비중은 이보다 더 높은 중국 본토에서 경제성장이 정체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카지노 산업의 수입은 34% 급감해 289억 달러를 기록했다. 호텔 객실 점유율은 2014년을 기준으로 5% 포인트 하락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관광객의 “여행 기술 또한 좋아졌다”고 호는 말했다. 이들은 엔화 약세를 적극 이용하고 한국과 캄보디아, 필리핀 등 새로운 국가의 카지노를 탐방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튜디오 시티 개장으로 객실은 1600개 늘어났고, 시티 오브 드림즈는 유명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800개 객실의 5번째 호텔동을 추가했다. 코타이 최초로 대로변을 마주보는 소매 유통몰 또한 개장했다. 마카오의 변화된 상황은 로렌스 호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2년 전 호는 재산 34억 달러로 홍콩 최고 부자 순위에서 1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재산 가치가 15억7000만 달러로 줄어든 현재 그의 순위는 41위다.
멜코 크라운의 주가 또한 지난 2년 사이 60% 이상 하락했다. 그러나 지분을 동일하게 나눠 가진 공동파트너 사이는 틀어지지 않았다. 호가 멜코 크라운의 실질적 운영을 담당하고, 48세의 패커는 여유롭게 물러나 지켜보며 호를 칭찬한다. “로렌스는 대단한 일을 했다”고 패커가 스튜디오 시티 개장일에 말했다. “우리는 호주와 중국의 합작을 가장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한 호는 이렇게 덧붙였다. “자의식이 강하게 들어가는 게이밍 사업에서 우리 회사가 운영되는 방식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스튜디오 시티의 출발은 좋다. 개장을 시작하고 한 달만에 멜코 크라운의 마카오 게이밍 시장 점유율은 최대 수준인 16.6%까지 증가했다고 브로커인 샌포드 C. 번스타인은 말했다. 호텔 객실 점유율은 개장 수 일만에 90%를 기록했다. 그러나 스튜디오 시티 개관으로 카지노 시장 전반이 즉각 회복세로 돌아선 건 아니다. 지난해 11월 마카오의 게이밍 수입은 지난 5년간 최저치인 20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게다가 대중시장 게이밍 매출에서 스튜디오 시티가 차지한 점유율 3.6%는 테이블 점유율 5%보다 낮다.
당국이 산업의 다변화를 열심히 지원하고 있지만, 마카오는 아직 도박의 도시다. 도박을 제외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마카오 카지노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다. 반면, 라스베이거스에서 이 비중은 65%에 달한다. 게다가 방문객이 카지노 테이블 바깥에서 시간과 돈을 쓸 의향이 있는 지에 관해선 오래전부터 많은 의문이 있었다.
그러나 호는 변화에 베팅하고 있다. 외로운 입장은 아니다. 중국 정부는 헝친(Hengqin)에 자유경제구역을 설정했다. 코타이 바로 건너편에 있는 중국 본토 섬이다. 자유경제구역과 함께 사무 건물, 호텔, 놀이공원, 아파트 건설 계획이 있고, (완성되면 국경간 수송량이 최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고속철도도 연결된다. 마카오에 들어온 고속철도의 첫 정류장은 스튜디오 시티 바로 코 앞이다. 마카오 고속철도 연결 구간 절반은 애초 계획보다 6년이나 지연되고 있지만, 호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미래에 투자한다”고 그는 말했다. “복합 리조트 프로젝트는 10년, 20년 후를 겨냥해 개발한다.”
블라디보스토크 등 해외로 확장
멜코 국제개발의 나스닥 상장 자회사 엔터테인먼트 게이밍 아시아(Entertainment Gaming Asia)는 필리핀과 캄보디아에서 수입공유 모델을 기반으로 슬롯 머신을 운영한다. 방콕과 가장 가까운 카지노 지구 포이펫(Poipet)에서는 슬롯머신 센터 드림월드를 가지고 있다. 호는 멜코의 또 다른 자회사를 통해 스페인 카지노 입찰에도 참여했다. “유럽에는 메가톤급 복합 리조트가 없다. 바르셀로나의 유럽내 입지를 생각하면 복합 리조트를 개장할 수 있는 호재”라고 그는 말했다.
지난 10월 영업을 시작한 블라디보스토크의 카지노 복합 리조트 티그레 드 크리스탈(tigre de Cristal) 지배 지분은 홍콩에 상장된 서밋 어센트(Summit Ascent)를 통해 보유 중이다. 티그레 드 크리스탈은 일본과 한국, 중국 북부(마카오 방문객은 주로 중국 남부)의 방문객을 겨냥해 개발됐다. 그루지야 또한 염두에 둔 그는 트빌리시에서 개장하는 카지노 ‘위탁 경영계약’을 계획 중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블라디보스토크 카지노가 러시아 시장을 노린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무려 8시간이 걸린다”고 그는 설명했다. “반면, 러시아 부의 99%를 차지하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그루지야까지는 1시간 반 밖에 걸리지 않는다.”
멜코 크라운은 한국 인천의 카지노 리조트 개발 계획에도 관심을 표했지만, 지난해 11월 영업권 입찰 경쟁 참여를 도중에 철회했다.
- MUHAMMAD COHE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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