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테크노밸리
판교 테크노밸리
66만1000㎡(약 20만평) 부지에서 1002개 기업이 한 해 동안 70조원(2014년 말 기준)을 벌어들였다. 경기도가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일대에 사업비 5조2705억원을 들여 조성한 판교 테크노밸리의 성과다. 한국 벤처의 새로운 심장부로 떠오른 판교 테크노밸리에 가봤다. 차를 타고 서울에서 경기도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에 들어서는 길, 오른쪽 멀리 엔씨소프트 판교 연구개발(R&D)센터가 한눈에 들어온다. N동, C동을 소문자 ‘n’ 모양으로 설계한 통 유리창의 건물은 판교 테크노밸리의 관문이라 불린다. 가운데 대왕판교로를 두고 건너편에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경기센터), 네오위즈, NHN엔터테인먼트, 넥슨코리아, SK플래닛, 포스코ICT가 줄지어 들어서 있다. 엔씨소프트 뒤편으로는 메디포스트, 카카오, 안랩, 쏠리드, 한글과컴퓨터, 위메이드, 다산네트웍스, 아이디스 같은 국내 대표 벤처기업들이 자리해 있다.
도심 빌딩 숲과 다르게 고층빌딩이 보이지 않았다. 인근의 성남비행장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엔 대부분 각진 네모 빌딩이지만 사옥을 짓고 들어온 기업이 많아 눈 여겨 보면 제각각 개성이 묻어난다. 낮 시간 도로는 한산했다. 지나는 차가 많지 않아 신호등도 작동하지 않는 곳이 많다. 금토천과 운중천이 도시를 가로질러 흐르고 빌딩 사이로 군데군데 공원, 녹지공간이 눈에 띄었다. 한눈에 보기에는 조용하고 한적해 보이지만 이곳은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문화콘텐트기술(CT)·나노기술(NT)이 집적된 신(新) 대한민국 벤처의 메카로 불린다. 여의도공원의 3배에 달하는 이곳에서 일하는 인력은 7만600여 명이다. 낮 시간과 다르게 출·퇴근 시간, 점심시간의 거리에는 젊은 직원들의 활기가 넘친다. 서울에서부터 자전거와 세그웨이 전동휠을 타고 출근하는 이들도 있다. 자전거, 스쿠터 전용 보관소를 갖춘 기업들이 많은 이유다. 오전 7시30분경 청바지에 두터운 패딩 점퍼를 입고 배낭을 멘 직장인들이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 1번 출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각 회사의 셔틀버스에 질서정연하게 오른다. 이곳 직장인들은 회사에 한번 들어가면 퇴근할 때까지 밖에 나올 일이 없다. 사내에서 식사, 휴식은 물론 운동, 헤어 커트, 병원 진료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퇴근 후에는 늦게까지 이어지는 회식 문화를 찾아보기 어렵다. 낮 시간을 이용하거나 대중교통 시간을 고려해 짧게 끝낸다. 하지만 여름에는 맥주를 마시는 젊은 무리들로 U스페이스 1층 길가 호프집이 북적거린다. 오후 10시를 넘겨도 빌딩들은 여전히 환한 불을 밝힌다. 특히 넥슨, 엔씨소프트, NHN엔터 같은 게임업체들은 유난히 밝은 빛을 내뿜는다. 겉으로 보기엔 고요하지만 ‘판교 테크노밸리언’들은 새벽 3~4시까지 곳곳에서 열정을 불태운다.
2월 17일 오후 10시경에 찾은 경기센터 5층의 한 사무실. ‘우웅~우웅~’ 컴퓨터 돌아가는 소리가 적막을 깨고 낮게 울렸다. 편한 옷차림의 직원 4명이 모니터 여러 개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바쁘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다. 이 회사는 기업에 영상협업서비스를 제공하는 리니어허브다. 주 상품으로 웹과 모바일에서 이용 가능한 기업용 화상회의와 메신저 시스템을 개발한다.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 네이블커뮤니케이션의 창업멤버 출신인 김성혁 리니어허브 대표는 “경기센터에서 사무공간과 마케팅, 법률컨설팅 등을 지원 받아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다”며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의 벤처 캐피탈과 접촉하고 있다”며 글로벌 진출 계획을 내비쳤다.
경기센터는 KT와 함께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제까지 지원한 스타트업은 모두 42개다. 홍채인식 전문기업 이리언스도 이곳 졸업기업이다. 이리언스는 얼마 전 싱가포르 공항 출입국 사업에 참여해 시범테스트와 정식 입찰의 기회를 얻었다. 센터의 이정훈 매니저는 “현재 입주한 14개 스타트업 직원들은 새벽까지 업무에 몰두하곤 한다”며 “센터에서 이들을 위해 24시간 사무실을 개방하고 수면실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중견·중소기업 경영자들은 그들만의 네트워킹으로 정보를 공유한다. 17일 낮 12시 테크노밸리 코트야드 메리어트 8층 미팅룸에서는 테크노밸리 ‘1조 클럽’, ‘프리(pre) 1조 클럽’ 정기 오찬 포럼이 열렸다. 1조 클럽은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는 상장사, 프리 1조 클럽은 예비 상장사 그룹으로 노정호 IBK기업은행 성남하이테크 지점장이 2012년 조직해 모임을 주관한다. 이날 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 강방천 에셋플러스 회장 등 테크노밸리의 주요 경영진 6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현 경제상황의 원인을 분석하고 미래 전략을 제시하는 강 회장의 강연이 시작되자 참석자들은 메모를 하며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3년째 모임에 참석한다는 박재홍 이롬 부회장은 “이 모임에서 관심사와 정보를 나누면서 다른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후 3시에는 몽골 국회 지방의회 대표단 18명이 경기센터를 방문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와 대기업의 스타트업 지원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며 예정보다 오래 센터에 머물렀다. 대표단 관계자는 판교 테크노밸리 소식을 지속적으로 알고 싶다며 일행 전원의 이메일을 남기고서야 발걸음을 옮겼다. 다음날인 19일에는 유럽연합(EU) 19개국 대사들이 이곳을 찾았다. 지난해 11월 리커창 중국 총리가 방문한 이후 손꼽히는 대규모 행사다. 그동안 판교 테크노밸리를 찾은 외국 산업·과학계 인사들은 870명을 넘는다. 100여 개국에서 찾아왔다. 백세현 경기센터 홍보팀장은 “정부와 지자체, 대기업이 협력해 벤처·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방식을 배우기 위해서”라고 이들의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이처럼 역동적으로 돌아가는 판교 테크노밸리는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성장했다. 기업 수가 2012년 634개에서 2015년 1002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가운데 IT 기업이 643개로 64%를 차지한다. BT·CT·NT 기업을 모두 더하면 844개로 전체 기업의 84%가 첨단기술 기업 임을 알 수 있다. 전체 임직원 수는 2011년 2만4000여 명에서 2015년 7만577명으로 큰 폭 늘었다. 2014년 54조원이던 입주업체 매출액은 1년 만에 69조3822억원으로 30%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테크노밸리의 성공 요인으로 지리적 이점과 집적효과를 꼽는다. 신분당선이 개통되면서 강남과 더 가까워졌다. 지하철 강남역에서 판교역까지 걸리는 시간은 14분이다. 김성혁 대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있는 대전과 가까운 것 역시 IT 기업들에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단국대 벤처경영학과 교수는 “경기도에 생산시설이 많아 판교 테크노밸리의 연구소와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초기 벤처기업에게 교류와 협력은 중요한 입지 요소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서울 역삼동 테헤란밸리나 구로동 구로디지털단지에서는 하루 미팅을 최대 두 번 밖에 못했지만 판교 테크노밸리에는 IT 기업이 모여 있어 ‘원 스톱 미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 인력들이 만들어내는 그들만의 문화 역시 성장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에 따르면 판교 테크노밸리 지역 전체 임직원 가운데 20대가 24%, 30대가 52%로 ‘2030’ 인력이 76%를 차지한다.
판교 테크노밸리에서는 양복 차림의 직장인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청바지나 면바지에 티셔츠, 후드티를 입은 모습이다. 가끔은 트레이닝복을 입은 직장인까지 보인다. 운동화와 배낭을 필수 아이템처럼 이용하고 모자를 쓰고 사내를 다니는 직장인들도 자주 볼 수 있다. CEO도 예외가 아니다. 소탈하기로 유명한 김정주 NXC 대표는 비서와 전용차량이 없다. 넥슨의 모든 임원이 마찬가지다. 격식을 따지지 않는 이곳 직장인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한다. 기업들은 직원들이 일에 집중하고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복지와 기업문화 수준을 높이는데 노력을 기울인다.
판교 테크노밸리의 젊고 자유로운 분위기는 구직자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기 과학기술진흥원이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개최한 취업설명회에 2500명이 찾아와 현장에서 100명이 채용됐다. 연도현 경기과학기술진흥원 과장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판교 테크노밸리의 기업들이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3월 개소 예정인 스타트업 캠퍼스는 이곳의 성장동력을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연도현 과장은 “스타트업 캠퍼스에 100개 가량의 스타트업이 입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판교 제2테크노밸리 조성사업 역시 호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판교 테크노밸리의 입주공간과 편의시설 부족을 보완하기 위한 제2테크노밸리에는 창업기업 입주공간, 글로벌 네트워크를 위한 글로벌 공간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하지만 판교 테크노밸리가 대한민국 벤처 메카를 넘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성장하기 위해 보완할 점도 있다. 얼마 전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하고 돌아온 남정민 교수는 “사물인터넷(IoT), 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기술을 이끄는 대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고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야 해외 진출과 글로벌 아이템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 교수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탠퍼드 대학처럼 기초연구를 할 수 있는 대학, 연구소가 부족한 것이 아쉽다”며 “더 많은 투자기관과 액셀러레이터가 관심을 갖는다면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한국 벤처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글 최은경 기자·사진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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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빌딩 숲과 다르게 고층빌딩이 보이지 않았다. 인근의 성남비행장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엔 대부분 각진 네모 빌딩이지만 사옥을 짓고 들어온 기업이 많아 눈 여겨 보면 제각각 개성이 묻어난다. 낮 시간 도로는 한산했다. 지나는 차가 많지 않아 신호등도 작동하지 않는 곳이 많다. 금토천과 운중천이 도시를 가로질러 흐르고 빌딩 사이로 군데군데 공원, 녹지공간이 눈에 띄었다. 한눈에 보기에는 조용하고 한적해 보이지만 이곳은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문화콘텐트기술(CT)·나노기술(NT)이 집적된 신(新) 대한민국 벤처의 메카로 불린다.
신(新) 대한민국 벤처의 메카
퇴근 후에는 늦게까지 이어지는 회식 문화를 찾아보기 어렵다. 낮 시간을 이용하거나 대중교통 시간을 고려해 짧게 끝낸다. 하지만 여름에는 맥주를 마시는 젊은 무리들로 U스페이스 1층 길가 호프집이 북적거린다. 오후 10시를 넘겨도 빌딩들은 여전히 환한 불을 밝힌다. 특히 넥슨, 엔씨소프트, NHN엔터 같은 게임업체들은 유난히 밝은 빛을 내뿜는다. 겉으로 보기엔 고요하지만 ‘판교 테크노밸리언’들은 새벽 3~4시까지 곳곳에서 열정을 불태운다.
2월 17일 오후 10시경에 찾은 경기센터 5층의 한 사무실. ‘우웅~우웅~’ 컴퓨터 돌아가는 소리가 적막을 깨고 낮게 울렸다. 편한 옷차림의 직원 4명이 모니터 여러 개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바쁘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다. 이 회사는 기업에 영상협업서비스를 제공하는 리니어허브다. 주 상품으로 웹과 모바일에서 이용 가능한 기업용 화상회의와 메신저 시스템을 개발한다.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 네이블커뮤니케이션의 창업멤버 출신인 김성혁 리니어허브 대표는 “경기센터에서 사무공간과 마케팅, 법률컨설팅 등을 지원 받아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다”며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의 벤처 캐피탈과 접촉하고 있다”며 글로벌 진출 계획을 내비쳤다.
경기센터는 KT와 함께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제까지 지원한 스타트업은 모두 42개다. 홍채인식 전문기업 이리언스도 이곳 졸업기업이다. 이리언스는 얼마 전 싱가포르 공항 출입국 사업에 참여해 시범테스트와 정식 입찰의 기회를 얻었다. 센터의 이정훈 매니저는 “현재 입주한 14개 스타트업 직원들은 새벽까지 업무에 몰두하곤 한다”며 “센터에서 이들을 위해 24시간 사무실을 개방하고 수면실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중견·중소기업 경영자들은 그들만의 네트워킹으로 정보를 공유한다. 17일 낮 12시 테크노밸리 코트야드 메리어트 8층 미팅룸에서는 테크노밸리 ‘1조 클럽’, ‘프리(pre) 1조 클럽’ 정기 오찬 포럼이 열렸다. 1조 클럽은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는 상장사, 프리 1조 클럽은 예비 상장사 그룹으로 노정호 IBK기업은행 성남하이테크 지점장이 2012년 조직해 모임을 주관한다. 이날 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 강방천 에셋플러스 회장 등 테크노밸리의 주요 경영진 6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현 경제상황의 원인을 분석하고 미래 전략을 제시하는 강 회장의 강연이 시작되자 참석자들은 메모를 하며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3년째 모임에 참석한다는 박재홍 이롬 부회장은 “이 모임에서 관심사와 정보를 나누면서 다른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후 3시에는 몽골 국회 지방의회 대표단 18명이 경기센터를 방문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와 대기업의 스타트업 지원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며 예정보다 오래 센터에 머물렀다. 대표단 관계자는 판교 테크노밸리 소식을 지속적으로 알고 싶다며 일행 전원의 이메일을 남기고서야 발걸음을 옮겼다. 다음날인 19일에는 유럽연합(EU) 19개국 대사들이 이곳을 찾았다. 지난해 11월 리커창 중국 총리가 방문한 이후 손꼽히는 대규모 행사다. 그동안 판교 테크노밸리를 찾은 외국 산업·과학계 인사들은 870명을 넘는다. 100여 개국에서 찾아왔다. 백세현 경기센터 홍보팀장은 “정부와 지자체, 대기업이 협력해 벤처·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방식을 배우기 위해서”라고 이들의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첨단기술 기업이 전체의 84%
전문가들은 테크노밸리의 성공 요인으로 지리적 이점과 집적효과를 꼽는다. 신분당선이 개통되면서 강남과 더 가까워졌다. 지하철 강남역에서 판교역까지 걸리는 시간은 14분이다. 김성혁 대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있는 대전과 가까운 것 역시 IT 기업들에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단국대 벤처경영학과 교수는 “경기도에 생산시설이 많아 판교 테크노밸리의 연구소와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초기 벤처기업에게 교류와 협력은 중요한 입지 요소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서울 역삼동 테헤란밸리나 구로동 구로디지털단지에서는 하루 미팅을 최대 두 번 밖에 못했지만 판교 테크노밸리에는 IT 기업이 모여 있어 ‘원 스톱 미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리적 이점과 집적효과가 강점
판교 테크노밸리에서는 양복 차림의 직장인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청바지나 면바지에 티셔츠, 후드티를 입은 모습이다. 가끔은 트레이닝복을 입은 직장인까지 보인다. 운동화와 배낭을 필수 아이템처럼 이용하고 모자를 쓰고 사내를 다니는 직장인들도 자주 볼 수 있다. CEO도 예외가 아니다. 소탈하기로 유명한 김정주 NXC 대표는 비서와 전용차량이 없다. 넥슨의 모든 임원이 마찬가지다. 격식을 따지지 않는 이곳 직장인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한다. 기업들은 직원들이 일에 집중하고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복지와 기업문화 수준을 높이는데 노력을 기울인다.
판교 테크노밸리의 젊고 자유로운 분위기는 구직자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기 과학기술진흥원이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개최한 취업설명회에 2500명이 찾아와 현장에서 100명이 채용됐다. 연도현 경기과학기술진흥원 과장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판교 테크노밸리의 기업들이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3월 개소 예정인 스타트업 캠퍼스는 이곳의 성장동력을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연도현 과장은 “스타트업 캠퍼스에 100개 가량의 스타트업이 입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판교 제2테크노밸리 조성사업 역시 호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판교 테크노밸리의 입주공간과 편의시설 부족을 보완하기 위한 제2테크노밸리에는 창업기업 입주공간, 글로벌 네트워크를 위한 글로벌 공간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하지만 판교 테크노밸리가 대한민국 벤처 메카를 넘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성장하기 위해 보완할 점도 있다. 얼마 전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하고 돌아온 남정민 교수는 “사물인터넷(IoT), 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기술을 이끄는 대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고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야 해외 진출과 글로벌 아이템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 교수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탠퍼드 대학처럼 기초연구를 할 수 있는 대학, 연구소가 부족한 것이 아쉽다”며 “더 많은 투자기관과 액셀러레이터가 관심을 갖는다면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한국 벤처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글 최은경 기자·사진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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