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전도사’ 김영기 휴롬 회장
‘건강 전도사’ 김영기 휴롬 회장
“본 받을만한 기업이 되고자 한다.” 프리미엄 주스기로 유명한 휴롬의 김영기 회장은 요즘 사원복지 개발에 빠져 있다. 60여 개 협력사와 공존 공생하는 ‘휴롬타운’ 조성도 진행 중이다. 만 50세 이상은 430만원, 35세 이상은 300만원, 35세 미만은 160만원. 프리미엄 주방가전전문기업 휴롬이 최근 진행하고 있는 임직원 특별건강검진의 연령대별 비용이다.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일반건강검진의 최대 1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휴롬은 지난 3월부터 오는 6월까지 임직원 450명 전원에 대해 순차적으로 특별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임직원들은 뇌, MRI, MRA, CT검사, 위·대장내시경, 혈액검사, 소화·호흡기계 검사 등 최대 34가지의 정밀 검진을 받고 있다. 검사 비용은 물론이고 지방 근무 직원들의 서울 체류비와 교통비, 추가 검진비 모두 전액 회사에서 부담한다. 총 경비는 13억4000만원 정도. 유급휴가와 생산라인 중단에 따른 비용까지 고려하면 15억원이 넘는다는 게 휴롬 측의 설명이다. 중소기업으로서는 ‘통 크게’ 쏜 셈이다.
소식을 듣고 김영기(67) 휴롬 회장을 만나기 위해 경남 김해시 주촌면 골든루트산업단지 내 휴롬 본사를 찾았다. 20년 넘게 채소와 과일의 착즙기술을 연구해 온 그는 ‘건강 전도사’로 불린다. 2010년 600억원 남짓이었던 회사 매출은 웰빙 열풍을 타면서 2014년 3000억원을 훌쩍 넘어섰지만 그는 언론에 좀처럼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엔지니어 출신이라 말주변도 없고, 딱히 할 말도 없어서 그동안 인터뷰를 꺼렸다”는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케일·시금치·사과를 착즙한 신제품”이라며 휴롬 주스부터 권했다. 거두절미하고 “왜 갑자기 특별건강검진이냐?”고 물었다. 그는 “사업을 하면서 누적된 미안한 마음의 발현이었다”고 답했다. “다른 회사 직원보다 더 좋은 대우를 해주고 싶은 게 경영자의 마음이잖아요. 그러나 착즙기 개발한다고 월급을 제 때 주지 못한 적도 많았고 해서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죠. 그런 와중에도 몇몇 직원들은 끝까지 남아 회사를 지켰고요. 회사 형편이 좀 풀리면서 직원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생각한 것들을 하나씩 실천하는 중입니다.”
이번 특별건강검진은 사원 해외여행 프로그램의 연장선이라고 했다. 2010년 들어 매출이 급격히 오르고 경영이 안정되자 김 회장은 생애 처음으로 지인들을 따라 해외여행에 나섰다고 한다. 동남아 지역을 다녀왔는데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란다. ‘우리 직원들도 보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시작이 돼서 2011년 휴롬 임직원들이 단체로 태국을 여행했다. “싸구려 단체관광 말고 내가 갔던 코스, 묵었던 호텔 그대로 스케줄을 잡아라” 하는 김 회장의 지시에 따라 임직원들은 김 회장과 똑같은 여행코스를 경험했다. 임직원 단체 해외여행은 2012년 동남아, 2013년 중국 등으로 이어졌다.
해외여행 프로그램은 2014년에는 임직원 가족여행으로 업그레이드됐다. 김 회장은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해보니 그 또한 의미가 깊더라”며 “우리 직원들에게도 소중한 경험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2014년 휴롬의 임직원들은 부모를 모시고 가족단위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기본 경비는 전액 회사에서 지원했다.
“특별건강검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전엔 돈도 없고, 또 병이 발견될까 겁이 나서 제대로 건강검진을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경영자가 건강해야 회사를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서울대병원을 찾았죠. 건강에 대한 걱정은 ‘내가 건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사라지게 되잖아요.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했는데도 이상 없다고 하니 그때서야 방정맞은 생각이 없어지더군요. 이런 안도감을 당연히 직원들과 나누고 싶었지요. 저는 회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지가 직원들의 건강을 챙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휴롬의 임직원들은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자리한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검진을 받고 있다. 검진 장소나 항목 모두 김 회장이 받았던 그대로다. 특히 50세 이상 임직원은 강남센터 연회원(연회비 1900만원)에 준하는 VIP전용 룸을 사용하고, VIP 코디네이터의 서비스를 받는다. 검진 결과 몇몇 임직원에게서 종양이 발견되자 김 회장은 추가 비용을 지원해 정밀검사를 지시했다.
직원들에 대한 파격적인 복지는 휴롬의 꾸준한 매출 성장 덕분에 가능했다. 2009년 313억원, 2010년 591억원에 불과하던 휴롬의 매출은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2013년 2696억원에 이어 2014년엔 3019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메르스 등의 여파로 매출이 줄었지만 올 들어 다시 확연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건강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으로서 우리 직원들이 먼저 건강해야 고객의 건강도 챙길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특별건강검진은 매년 진행할 것이다. 항목마다 2~3년의 검진 기간이 있으니 비용은 올해보다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웃었다. 안정적인 직장생활엔 뜻이 없어 대학을 중퇴하고 창업에 나서 전자부품과 주방가구 제조업체를 운영했던 김 회장은 미래 건강산업의 가능성을 보고 녹즙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1996년 자신이 직접 개발한 착즙 기술 특허를 바탕으로 원액기 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채소, 과일을 저속으로 지그시 눌러 짜는 스크루 방식의 주스기를 세계 최초로 발명했다. 그 결과, 2006년 과일과 채소의 영양소는 덜 파괴하면서 재료 특유의 색은 보전하는 ‘휴롬 주스기’를 개발하게 된다. 김 회장은 “분당 1만6000회 회전하는 강력한 모터를 43회로 회전시키는 저속착즙기술은 휴롬만의 고유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마침 사회적으로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휴롬 주스기는 큰 인기를 얻었다. 1세대 제품이 2009년 TV홈쇼핑에서 대박을 터뜨린 후, 2013년 2세대 제품을 내놓았다. 조만간 2세대 제품을 개선한 ‘휴롬 알파’를 선보일 예정이다. 휴롬의 핵심 역량은 100건이 넘는 특허 출원과 인증이다.
휴롬은 2014년 매출 3019억원 중 70%를 수출에서 거둬들였다. 85개국으로 수출하는데 가장 큰 시장은 역시 중국이다. 2009년부터 중국의 TV홈쇼핑에서 판매를 시작해 2014년엔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의 대규모 세일행사인 ‘광군제’에서 2초당 1대씩 제품을 판매하면서 하루에 180억원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최근 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휴롬 주스기는 현지 제품의 약 3배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중국내 시장점유율이 11.2%로 2위에 올라있다.
김 회장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TV홈쇼핑 덕을 크게 보았다”고 말했다. 1시간 내내 제품을 설명하니 광고보다 더 큰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홈쇼핑을 통해선 과일을 착즙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시연효과를, 카페 휴롬 주스에선 현장에서 직접 착즙한 휴롬주스를 판매하면서 시음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브렌더(믹서)가 널리 보급된 서양과 달리 중국엔 아직 채소와 과일을 갈아 마시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아 짜서 마시는 휴롬 주서기의 시장 진출이 쉬웠던 것도 성공 요인이다.
김 회장은 “우리가 중국인의 식습관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은 생식을 거의 하지 않아요. 채소마저도 쌈보다는 데쳐 먹는 일이 많죠. 그런데 건강에 관심이 있는 중산층에서 채소와 과일을 즙을 내서 먹기 시작했어요. 채소와 과일의 영양소가 열에 약하다는 것을 인식한 거죠. 앞으로 중국 시장에서 휴롬의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봅니다.” 김 회장은 단순히 제품만 파는 것이 아니다. ‘건강 전도사’라는 별칭답게 건강주스의 중요성을 알리고 확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내에 사회공헌팀을 만들어 지난해 10월부터 어린이 식습관 개선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들이 채소와 과일을 잘 먹을 수 있도록 서울, 경기 지역 유치원을 찾아 체험활동, 미각교육, 쿠킹클래스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 회장은 “건강했던 우리의 식단은 상당히 변질됐다”며 “특히 어려서부터 형성되는 식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월엔 농림축산식품부, 생산자연합회와 함께 어린이 식생활 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4월부터 전국 140개 어린이집을 찾아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도시권 인근에 국산 채소와 과일을 소재로 한 학습농장 5곳을 만들어 어린이들이 직접 채집하고 맛보는 과정을 사계절 테마로 구성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문화, 특히 식문화를 바꾸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시간이 걸려도 소비자를 설득하며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임직원들에 대한 복지는 곧 휴롬의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2018년을 목표로 현재 공장 인근에 ‘휴롬타운’ 조성을 진행 중이다. 대학 캠퍼스처럼 조성해 60여개 협력업체를 한 곳에 모은 산업단지다. 그는 “물류 등 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이고 유치원, 요양원 등 복지를 함께 누릴 수 있는 복합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력업체들 덕분에 휴롬도 좋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생각에 결심했다고 한다.
“회사가 직원에게 해 줄 수 있는 바람직한 복지사례를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면 다른 회사들도 따라오겠지요. 이것이 올바른 기업과 경영주의 책임이라고 믿습니다. 다른 건 아니고 ‘저 기업은 참 본받을 만하다’ 이 소리 한번 들어보려고요(웃음).”
- 김해=글 조득진 기자·사진 신인섭 기자 20년 이상 착즙 분야를 연구한 휴롬은 녹즙기 및 슬로우 주스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사명 휴롬(Hurom)은 ‘사람(Human)’과 ‘이로움’의 합성어다.
2006년 휴롬은 세계 최초로 저속으로 지그시 눌러 짜는 스크루 방식의 착즙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한국 시장에는 존재하지 않던 슬로우 주스 시장을 개척한 것.
휴롬 주스기는 스크루 원리를 응용해 채소와 과일뿐 아니라 단단한 곡류와 견과류도 손쉽게 즙으로 만들어준다. 채소와 과일에 담긴 자연 맛과 영양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2012년 서울 강남 도산대로에 ‘휴롬 주스’ (카페)를 개설한 이후 국내에 10개 매장이 문을 열었다. 해외는 7개국(중국·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미국·이탈리아)에 6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국내 매장의 경우 주스 문화 체험 공간으로 재정비해 운영하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도 적극적이다. 휴롬은 휴롬바이오식품연구소 내에 영양분석실과 레시피개발실을 별도로 설치했다.
영양분석실에서는 과일, 채소의 효능 및 주스와 건강에 관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레시피개발실에서는 맛과 영양의 균형을 최적화시킨 레시피를 연구한다. 고속성장을 이뤄온 휴롬은 지난해 김영기 회장이 IBK기업은행의 ‘기업인 명예의 전당’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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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롬은 지난 3월부터 오는 6월까지 임직원 450명 전원에 대해 순차적으로 특별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임직원들은 뇌, MRI, MRA, CT검사, 위·대장내시경, 혈액검사, 소화·호흡기계 검사 등 최대 34가지의 정밀 검진을 받고 있다. 검사 비용은 물론이고 지방 근무 직원들의 서울 체류비와 교통비, 추가 검진비 모두 전액 회사에서 부담한다. 총 경비는 13억4000만원 정도. 유급휴가와 생산라인 중단에 따른 비용까지 고려하면 15억원이 넘는다는 게 휴롬 측의 설명이다. 중소기업으로서는 ‘통 크게’ 쏜 셈이다.
소식을 듣고 김영기(67) 휴롬 회장을 만나기 위해 경남 김해시 주촌면 골든루트산업단지 내 휴롬 본사를 찾았다. 20년 넘게 채소와 과일의 착즙기술을 연구해 온 그는 ‘건강 전도사’로 불린다. 2010년 600억원 남짓이었던 회사 매출은 웰빙 열풍을 타면서 2014년 3000억원을 훌쩍 넘어섰지만 그는 언론에 좀처럼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엔지니어 출신이라 말주변도 없고, 딱히 할 말도 없어서 그동안 인터뷰를 꺼렸다”는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케일·시금치·사과를 착즙한 신제품”이라며 휴롬 주스부터 권했다.
회장도 직원도 같은 여행·같은 검진
이번 특별건강검진은 사원 해외여행 프로그램의 연장선이라고 했다. 2010년 들어 매출이 급격히 오르고 경영이 안정되자 김 회장은 생애 처음으로 지인들을 따라 해외여행에 나섰다고 한다. 동남아 지역을 다녀왔는데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란다. ‘우리 직원들도 보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시작이 돼서 2011년 휴롬 임직원들이 단체로 태국을 여행했다. “싸구려 단체관광 말고 내가 갔던 코스, 묵었던 호텔 그대로 스케줄을 잡아라” 하는 김 회장의 지시에 따라 임직원들은 김 회장과 똑같은 여행코스를 경험했다. 임직원 단체 해외여행은 2012년 동남아, 2013년 중국 등으로 이어졌다.
해외여행 프로그램은 2014년에는 임직원 가족여행으로 업그레이드됐다. 김 회장은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해보니 그 또한 의미가 깊더라”며 “우리 직원들에게도 소중한 경험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2014년 휴롬의 임직원들은 부모를 모시고 가족단위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기본 경비는 전액 회사에서 지원했다.
“특별건강검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전엔 돈도 없고, 또 병이 발견될까 겁이 나서 제대로 건강검진을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경영자가 건강해야 회사를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서울대병원을 찾았죠. 건강에 대한 걱정은 ‘내가 건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사라지게 되잖아요.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했는데도 이상 없다고 하니 그때서야 방정맞은 생각이 없어지더군요. 이런 안도감을 당연히 직원들과 나누고 싶었지요. 저는 회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지가 직원들의 건강을 챙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휴롬의 임직원들은 서울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자리한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검진을 받고 있다. 검진 장소나 항목 모두 김 회장이 받았던 그대로다. 특히 50세 이상 임직원은 강남센터 연회원(연회비 1900만원)에 준하는 VIP전용 룸을 사용하고, VIP 코디네이터의 서비스를 받는다. 검진 결과 몇몇 임직원에게서 종양이 발견되자 김 회장은 추가 비용을 지원해 정밀검사를 지시했다.
직원들에 대한 파격적인 복지는 휴롬의 꾸준한 매출 성장 덕분에 가능했다. 2009년 313억원, 2010년 591억원에 불과하던 휴롬의 매출은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2013년 2696억원에 이어 2014년엔 3019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메르스 등의 여파로 매출이 줄었지만 올 들어 다시 확연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건강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으로서 우리 직원들이 먼저 건강해야 고객의 건강도 챙길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특별건강검진은 매년 진행할 것이다. 항목마다 2~3년의 검진 기간이 있으니 비용은 올해보다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웃었다.
‘火食’ 중국인에 날 채소를 먹이다
마침 사회적으로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휴롬 주스기는 큰 인기를 얻었다. 1세대 제품이 2009년 TV홈쇼핑에서 대박을 터뜨린 후, 2013년 2세대 제품을 내놓았다. 조만간 2세대 제품을 개선한 ‘휴롬 알파’를 선보일 예정이다. 휴롬의 핵심 역량은 100건이 넘는 특허 출원과 인증이다.
휴롬은 2014년 매출 3019억원 중 70%를 수출에서 거둬들였다. 85개국으로 수출하는데 가장 큰 시장은 역시 중국이다. 2009년부터 중국의 TV홈쇼핑에서 판매를 시작해 2014년엔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의 대규모 세일행사인 ‘광군제’에서 2초당 1대씩 제품을 판매하면서 하루에 180억원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최근 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휴롬 주스기는 현지 제품의 약 3배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중국내 시장점유율이 11.2%로 2위에 올라있다.
김 회장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TV홈쇼핑 덕을 크게 보았다”고 말했다. 1시간 내내 제품을 설명하니 광고보다 더 큰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홈쇼핑을 통해선 과일을 착즙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시연효과를, 카페 휴롬 주스에선 현장에서 직접 착즙한 휴롬주스를 판매하면서 시음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브렌더(믹서)가 널리 보급된 서양과 달리 중국엔 아직 채소와 과일을 갈아 마시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아 짜서 마시는 휴롬 주서기의 시장 진출이 쉬웠던 것도 성공 요인이다.
김 회장은 “우리가 중국인의 식습관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은 생식을 거의 하지 않아요. 채소마저도 쌈보다는 데쳐 먹는 일이 많죠. 그런데 건강에 관심이 있는 중산층에서 채소와 과일을 즙을 내서 먹기 시작했어요. 채소와 과일의 영양소가 열에 약하다는 것을 인식한 거죠. 앞으로 중국 시장에서 휴롬의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봅니다.”
협력사 아우르는 ‘복지형 산업단지’ 조성 중
지난 2월엔 농림축산식품부, 생산자연합회와 함께 어린이 식생활 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4월부터 전국 140개 어린이집을 찾아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도시권 인근에 국산 채소와 과일을 소재로 한 학습농장 5곳을 만들어 어린이들이 직접 채집하고 맛보는 과정을 사계절 테마로 구성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문화, 특히 식문화를 바꾸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시간이 걸려도 소비자를 설득하며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임직원들에 대한 복지는 곧 휴롬의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2018년을 목표로 현재 공장 인근에 ‘휴롬타운’ 조성을 진행 중이다. 대학 캠퍼스처럼 조성해 60여개 협력업체를 한 곳에 모은 산업단지다. 그는 “물류 등 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이고 유치원, 요양원 등 복지를 함께 누릴 수 있는 복합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력업체들 덕분에 휴롬도 좋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생각에 결심했다고 한다.
“회사가 직원에게 해 줄 수 있는 바람직한 복지사례를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면 다른 회사들도 따라오겠지요. 이것이 올바른 기업과 경영주의 책임이라고 믿습니다. 다른 건 아니고 ‘저 기업은 참 본받을 만하다’ 이 소리 한번 들어보려고요(웃음).”
- 김해=글 조득진 기자·사진 신인섭 기자
[박스기사] 휴롬은 어떤 회사?
2006년 휴롬은 세계 최초로 저속으로 지그시 눌러 짜는 스크루 방식의 착즙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한국 시장에는 존재하지 않던 슬로우 주스 시장을 개척한 것.
휴롬 주스기는 스크루 원리를 응용해 채소와 과일뿐 아니라 단단한 곡류와 견과류도 손쉽게 즙으로 만들어준다. 채소와 과일에 담긴 자연 맛과 영양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2012년 서울 강남 도산대로에 ‘휴롬 주스’ (카페)를 개설한 이후 국내에 10개 매장이 문을 열었다. 해외는 7개국(중국·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미국·이탈리아)에 6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국내 매장의 경우 주스 문화 체험 공간으로 재정비해 운영하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도 적극적이다. 휴롬은 휴롬바이오식품연구소 내에 영양분석실과 레시피개발실을 별도로 설치했다.
영양분석실에서는 과일, 채소의 효능 및 주스와 건강에 관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레시피개발실에서는 맛과 영양의 균형을 최적화시킨 레시피를 연구한다. 고속성장을 이뤄온 휴롬은 지난해 김영기 회장이 IBK기업은행의 ‘기업인 명예의 전당’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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