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영복 만들어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영복 만들어라
리우 올림픽과 10억 달러 규모 시장 두고 스피도와 아레나의 수영복 기술경쟁 치열… 마이클 펠프스도 고유 브랜드 출시 올여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수영 경기는 특히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널리 인정받는 거인이 수위를 지키려고 공세를 펼치는 반면 오랜 맞수는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전력을 다할 것이다. 더구나 패기만만한 신예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앞으로 치고 나가려 할 것이다.
어떤 선수들을 두고 얘기하느냐고? 오해하지 마시라. 수영선수들이 아니라 그들이 입을 수영복을 만드는 스포츠웨어 업체들의 경쟁을 말한다.
2009년 국제수영연맹(FINA)은 경기에서 첨단 수영복 착용을 금지했다. 신소재로 만든 수영복 덕분에 세계 기록이 잇따라 경신되면서 ‘기술 도핑’이라는 논란이 빚어지자 내려진 결정이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수영복 기술 경쟁이 불붙었다. 그 경쟁에선 수영복 직물의 촉감과 신축성, 그리고 100분의 1초 차이가 승패를 결정한다.올림픽 수영에서 가장 유명한 영국 브랜드 스피도는 지난 5월 13일 이번 올림픽에서 후원 선수들이 입을 수영복을 공개했다. 스피도의 제품·마케팅 담당 부사장 제이미 콘포스는 “우리가 이번에 선보인 수영복은 매우 역동적이고 편안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피도가 리우의 올림픽 수영장에서 뽐낼 유일한 브랜드는 아니다. 스피도의 맞수인 아레나 워터 인스팅트(아디다스 창업자의 아들이 만든 이탈리아 브랜드, 이하 아레나)가 기술과 후원에서 스피도와 격차를 크게 줄였다. 양사 모두 선수들의 기록 향상을 보장하는 ‘독보적인’ 수영복을 개발하기 위해 세계적인 수영선수·코치 네트워크와 첨단 연구진을 확보했다고 자랑한다.
스피도와 아레나는 최근 예상치 못했던 복병을 만났다. ‘수영 황제’로 불리는 미국의 전설 마이클 펠프스가 2014년 은퇴생활을 접고 복귀하면서 스피도와 맺은 오랜 관계를 재개하거나 아레나와 손잡는 대신 독자적인 스윔웨어 라인 ‘MP’를 선보였다.세 브랜드 각각이 오랜 세월에 걸친 연구와 디자인에 쏟아부은 자금과 노력으로 어떤 보상을 받을지는 오는 8월 리우에서 결정 난다. 누가 메달을 따고 못 따고도 중요하지만 시상대에 오른 선수의 수영복에 찍힌 로고가 약 10억 달러 규모의 스윔웨어 시장에서 점유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달리기 같은 격한 운동보다 한층 부드러운 수영을 선호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늘면서 이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물론 이 브랜드 중 하나를 입었다고 해서 수영을 취미로 하는 사람이 금메달리스트가 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낸 수영복을 입으면 마치 자신이 우승자가 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인기 수영복 브랜드에 300달러가 넘는 돈을 기꺼이 지출한다.
2008년 초 스피도는 ‘LZR 레이서’ 라인으로 ‘고무 수영복’ 시대를 열었다. 이 전신 수영복은 폴리우레탄 같은 비통기성 소재로 제작돼 수영선수를 날렵한 튜브처럼 만들어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고 수영복과 피부 사이에 공기를 포집해 부력을 키웠다. 그런 기술적 이점을 파악한 다른 회사들도 그 뒤를 따랐다. 곧 거의 모든 선수가 비슷한 수영복을 입었다. 2년도 채 못 가 세계 기록 130개 이상이 경신되면서 그런 획기적인 성과가 선수의 기량보다 수영복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커졌다.
결국 2009년 7월 FINA는 새 출발을 선언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의 수영복 소재는 통기성 천이어야 하며, 남자 수영복은 배꼽 부위를 넘거나 무릎 아래로 내려가선 안 되고 여자 수영복은 목을 덥거나 어깨선을 넘어가거나 무릎 아래로 내려가선 안 된다. 또 수영복을 몸에 꽉 끼게 하는 지퍼 사용도 금지했다.
FINA의 규정 개정으로 수영복 업계는 혼돈에 빠졌다. 스피도의 비통기성 전신 수영복 디자인을 채택한 수많은 브랜드는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했다. 그 와중에도 자본과 기술, 노하우를 가진 스피도와 아레나는 새 규정에 맞춰 올림픽 경기용 수영복을 만들었다.
이탈리아 톨렌티노의 아레나 본사에서 브랜드 개발 담당 대표 주세페 무스치아키오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우린 새로운 기술의 시대를 맞았다”고 말했다. “시장의 모든 브랜드가 경쟁력 있는 수영복을 만들기가 더 어려워졌다. 그래서 유명 경기에선 아레나, 스피도, TYR 같은 몇몇 브랜드만 눈에 띈다. 이번엔 우리와 스피도 사이의 치열한 전쟁이 시작됐다.”
규정 개정 전 아레나는 고무 수영복 추세를 적극 수용했다. 스피도는 혼합 방식을 사용했지만 아레나는 폴리우레탄 100% 수영복으로 한걸음 더 나아갔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런 수영복의 금지가 수영을 위해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무스치아키오 대표는 믿는다. “기술이 수영을 장악한 건 잘못이었다. 우린 수영의 고유 가치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인위적인 방식을 추구했다.”
FINA가 첨단 수영복을 금지했지만 아레나 같은 회사가 그런 수영복을 만들면서 얻은 기술은 그대로 남아 있다. 무스치아키오 대표는 “폴리우레탄 수영복 시대는 물 속의 신체와 수영복 사이의 상호관계와 잠재적인 영향에 관해 많은 지식을 축적했다”고 설명했다. “어떤 면에선 저녁 식사에 사용할 수 있는 식재료가 크게 줄은 셈이었다. 하지만 밥을 맛있게 짓는 기술은 훨씬 더 나아졌다.”
아레나의 디자인팀은 금지된 폴리우레탄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소재를 모색하던 중 탄소섬유에 주목했다. 잘 찢어지지 않고 정전기를 방지하는 탄소섬유를 섞은 옷은 이미 사이클링 선수복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아레나의 디자인팀은 탄소섬유를 수영복에 섞으면 직물의 늘어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무스치아키오 대표는 “탄소섬유의 역할은 자동차의 안전벨트처럼 몸을 고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조섬유 라이크라는 길이의 100%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거기에 탄소섬유를 첨가하면 어느 정도밖에 늘어나지 않는다.” 2012년 파워스킨 카본-프로를 발표한 아레나는 합법적인 소재로 만든 압착형 수영복을 다시 내놓았다.그 개념이 히트하면서 카본-플렉스, 카본-에어 같은 후속 제품이 이어졌다. 그러다가 지난 2월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아레나는 파워스킨 카본-울트라를 선보였다. 무스치아키오 대표는 “기술의 극한에 접근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남성용 399달러, 여성용 549달러로 시중에서 가장 비싼 이 수영복은 이전보다 탄소섬유가 3배 더 들어갔다. 동시에 첨단기술 테스트만이 아니라 아레나가 후원하는 세계 일류 선수들의 개인적인 요구에 맞춰 개발된 새로운 디자인도 자랑한다.
무스치아키오 대표는 “그들에게서 ‘올림픽 챔피언이 되려면 훈련과 음식, 잠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가 몸 속에 가진 힘’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돌이켰다. “그래서 우린 그 아이디어를 제품에 반영하려 했다.” 결국 그들은 주요 근육을 연결시키고 받쳐주는 동시에 활동적인 수영복 내부 구조를 개발했다.
다른 브랜드도 탄소섬유를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무스치아키오 대표는 아레나와는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런 섬유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노하우에서 차이가 난다는 설명이었다. “직물을 구성하는 실의 장력을 이해하려면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우리 팀원 중에 72세로 1973년부터 우리 회사에서 일한 직원이 있다. 그는 여기서 만든 모든 수영복의 개발에 참여했다. 거의 반 세기 동안 수영복을 만든 사람의 지식은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다.”
그런 경험이 성과를 냈다. 무스치아키오 대표에 따르면 2011년 중국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아레나 수영복을 입고 메달을 딴 선수가 46명, 스피도 수영복을 입고 메달을 딴 선수는 80명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러시아 카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선 그 숫자가 거의 역전됐다. 아레나 수영복이 메달 73개를 딴 반면 스피도는 56개에 그쳤다. 동시에 아레나는 호주 올림픽 수영팀 등 스피도와 오래 관계를 맺은 유명 팀과 선수를 피후원자로 확보했다.
무스치아키오 대표는 “아레나의 역사는 40년 정도지만 스피도는 80년이 넘는다”며 “우리가 아직 따라잡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격차를 크게 좁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피도 역시 만만찮은 상대다. 2009년 규정 개정의 충격 후 스피도의 디자인 팀은 영국 노팅엄의 실험실 아쿼랩으로 돌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영복을 디자인하는 임무에 매달렸다. 그들은 항공기 디자이너부터 나노 기술자, 스포츠 심리학자까지 다양한 전문가를 불러들여 프로 수영선수의 컴퓨터 모델을 개발해 가상 경기를 펼쳤다. 슈퍼히어로 영화에 나오는 것과 빼닮은 수영복도 구상했다.
그 결과물이 2012년 나온 패스트스킨 레이싱 시스템이었다. 새로운 FINA 규정이 요구한 대로 선수의 전신을 가리지 않고 앞착 패널도 적게 사용한 LZR 레이서2와 새로 디자인된 수영 고글·모자가 융합되는 시스템이다. 기술적으론 성공했지만 잘 팔리진 않았다. 스피도의 디자인·혁신 담당 이사 팀 샤프는 영국 본사에서 전화 인터뷰를 통해 “너무 급작스럽게 새로운 기술을 많이 사용한 제품이라는 인상이 강했다”고 말했다. “직물의 촉감이 완전히 달랐다. 선수들로부터 어색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래서 처음으로 돌아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지 재검토했다.”
스피도는 26개국에서 일류 수영선수 300명 이상과 수영 전문가 수십 명의 협조를 구해 수영복 디자인이 물리적·심리적으로 선수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샤프 이사는 “수영복 원형을 만들어 선수들에게 테스트하면서 무엇이 어색한 느낌을 주는지 왜 그런지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방대한 데이터가 축적돼 신형 수영복 개발에 큰 도움이 됐다.”
그들은 경기용 수영복에 일률적인 접근법은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스피도는 압착력이 작은 수영복을 원하는 선수에겐 가볍게 느껴지는 LZR 레이서2, 더 강한 압착을 원하는 선수에겐 LZR 레이서X를 제공했다. LZR 레이서X는 한쪽 방향으로만 늘어나는 고압착 섬유가 핵심이다. 둔근과 대퇴사두근을 수평적으로만 압박하는 동시에 다리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준다는 뜻이다.
LZR 레이서X는 초음파로 용접한 X형 솔기도 특징이다. 코어 근육 사이의 연결을 강화하고 물 속에서 몸의 위치를 적절히 잡아준다. 마지막으로 이 모델의 여성 수영복은 복부 부위에서 직물의 한 층을 잘라내 얇게 만들었다. 복근력을 강화하기 위한 디자인이다. 샤프 이사는 “그 결과 물리적·심리적으로 빠르다는 느낌을 주는 수영복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3일 올해 스피도 후원 올림픽 수영선수(미시 프랭클린, 네이선 에이드리언, 라이언 록티 등)를 위한 LZR 레이서X와 LZR 레이서2의 특별판이 발표됐다. 무늬는 새로웠지만 디자인은 그대로였다. 샤프 이사는 “올림픽을 앞두고 수영복을 이처럼 빨리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지난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경기에서 편안하게 느끼려면 수영복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같은 수영복으로 훈련한 다음 경기에 임하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스피도와 아레나가 팽팽하게 이룬 균형이 2014년 8월 깨졌다. 마이클 펠프스가 코치 밥 보우먼과 함께 독자적인 경기용 스윔웨어 라인 MP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들은 이탈리아 회사 아쿠아스피어와 계약을 체결했다. 1998년 설립된 이래 수영 마스크를 비롯해 특수 수영 고글 개발에 전념해온 아쿠아스피어로선 처음 경기용 수영복에 도전했다. 아쿠아스피어의 미국 캘리포니아 주 비즈니스라인 매니저 토드 미첼은 “우리가 수영 고글 회사로선 지금은 세계 2위지만 펠프스와 보우먼은 우리와 처음 만났을 때 우리가 어떤 회사인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펠프스와 보우먼은 잘 알려진 회사가 아니라 스피도와 아레나가 양분하는 시장을 파고들 수 있는 틈새 업체를 찾고 있었다. 미첼 매니저는 “경기용 수영복 전문업체가 수영 마스크를 개발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영을 고정관념에서 바라보지 않아야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다. 펠프스와 보우먼은 기존 업계와 다른 접근법을 채택하면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와 뜻이 맞았다.”
아쿠아스피어의 디자인 팀은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 있는 펠프와 보우먼의 트레이닝센터에서 브레인스토밍과 조사, 테스트를 통해 경기용 수영복의 개념을 재구상하기 시작했다. 먼저 펠프스는 경기장 레인과 상대 선수들, 응원하는 군중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혀주는 고글을 원했다. 그들은 특허 받은 곡면렌즈 기술로 몇 개월 동안 연구한 끝에 주변시야를 몇 ㎜ 넓혀주는 경기용 고글을 개발했다. 미첼 매니저는 “사소한 것 같지만 아주 작은 고글에선 그 정도가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수영모도 관심사였다. 펠프스에 따르면 일반 수영모는 경기 도중 구겨지기 쉬워 물의 저항력이 커진다. 아쿠아스피어의 디자인 팀은 펠프스 머리의 3D 모델을 이용해 수영모를 고정시킬 수 있도록 양쪽 실리콘 패널을 보강한 제품을 개발했다.
물론 수영복 자체가 더 중요하다. 펠프스는 다른 수영복 업체들이 압착 개념의 노예가 됐다고 믿었다. 미첼 매니저는 “펠프스가 압착 수영복을 입으면 마치 펭귄처럼 느껴진다며 유체역학을 이용하면서도 유연성이 뛰어난 좀 더 자연스런 수영복을 원했다”고 말했다.
압착 수영복은 유연성 결여 외에 다른 문제도 있었다. 그처럼 꽉 끼는 수영복을 입으려면 30분 이상이 걸린다. 미첼은 “경기장은 스트레스가 아주 큰 환경”이라며 “수영복을 입을 시간이 정해져 있고 잘못 입으면 찢어지기 쉽다는 점이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고 말했다.
그런 수영복의 해결책은 이탈리아에 있는 아쿠아스피어 수영 고글 팀에서 나왔다. 그들은 방수가 확실하면서도 편안한 고글을 위해 두 종류의 소재를 혼합했다. 그런 혼합 접근법을 수영복에도 적용해 MP X프레소가 탄생했다. 수영복의 핵심 부위에는 고압착 소재를 사용하고 나머지 부위는 좀 더 유연한 소재를 사용한다.
그 수영복은 착용에 10분이면 충분하고 기록도 앞당기는 효과를 보이는 듯했다. 펠프스는 지난해 미국 수영선수권대회에서 X프레소와 고글, 수영모 등 MP 제품을 착용해 200m 개인 혼영, 100·200m 접영에서 그해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그런 실적은 아쿠아스피어에 큰 힘이 됐다. 자신도 수영선수 출신이었지만 펠프스 같은 전설과 함께 일하리라곤 상상도 못했던 미첼 매니저는 이렇게 말했다. “펠프스와 보우먼은 수영에 관해 자신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아주 높은 수준을 요구한다. 그런 요구가 의욕을 자극한다. 최고의 선수와 함께 일하면 신도 나지만 압박이 엄청 심하다.”
펠프스는 리우 올림픽에서 유일한 MP 후원 선수가 되겠지만 먼저 오는 6월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서 열리는 올림픽 미국 수영대표 선발전을 통과해야 한다. 만약 그가 통과한다면 경기용 수영복계의 최대 대결이 더욱 흥미진진해질 것이다. 스피도의 샤프 이사는 “우리로선 최선을 다했다”며 “이젠 선수들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메달을 따는 건 선수들이다. 우린 그들에게 최고의 기회를 줄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리우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스윔웨어 업체들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거나 패배의 시름에 빠질 시간이 별로 없다. 미첼 매니저는 “바로 4년 뒤면 다음 올림픽이라 쉴 새가 없다”고 말했다.
- 조엘 워너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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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수들을 두고 얘기하느냐고? 오해하지 마시라. 수영선수들이 아니라 그들이 입을 수영복을 만드는 스포츠웨어 업체들의 경쟁을 말한다.
2009년 국제수영연맹(FINA)은 경기에서 첨단 수영복 착용을 금지했다. 신소재로 만든 수영복 덕분에 세계 기록이 잇따라 경신되면서 ‘기술 도핑’이라는 논란이 빚어지자 내려진 결정이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수영복 기술 경쟁이 불붙었다. 그 경쟁에선 수영복 직물의 촉감과 신축성, 그리고 100분의 1초 차이가 승패를 결정한다.올림픽 수영에서 가장 유명한 영국 브랜드 스피도는 지난 5월 13일 이번 올림픽에서 후원 선수들이 입을 수영복을 공개했다. 스피도의 제품·마케팅 담당 부사장 제이미 콘포스는 “우리가 이번에 선보인 수영복은 매우 역동적이고 편안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피도가 리우의 올림픽 수영장에서 뽐낼 유일한 브랜드는 아니다. 스피도의 맞수인 아레나 워터 인스팅트(아디다스 창업자의 아들이 만든 이탈리아 브랜드, 이하 아레나)가 기술과 후원에서 스피도와 격차를 크게 줄였다. 양사 모두 선수들의 기록 향상을 보장하는 ‘독보적인’ 수영복을 개발하기 위해 세계적인 수영선수·코치 네트워크와 첨단 연구진을 확보했다고 자랑한다.
스피도와 아레나는 최근 예상치 못했던 복병을 만났다. ‘수영 황제’로 불리는 미국의 전설 마이클 펠프스가 2014년 은퇴생활을 접고 복귀하면서 스피도와 맺은 오랜 관계를 재개하거나 아레나와 손잡는 대신 독자적인 스윔웨어 라인 ‘MP’를 선보였다.세 브랜드 각각이 오랜 세월에 걸친 연구와 디자인에 쏟아부은 자금과 노력으로 어떤 보상을 받을지는 오는 8월 리우에서 결정 난다. 누가 메달을 따고 못 따고도 중요하지만 시상대에 오른 선수의 수영복에 찍힌 로고가 약 10억 달러 규모의 스윔웨어 시장에서 점유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달리기 같은 격한 운동보다 한층 부드러운 수영을 선호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늘면서 이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물론 이 브랜드 중 하나를 입었다고 해서 수영을 취미로 하는 사람이 금메달리스트가 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낸 수영복을 입으면 마치 자신이 우승자가 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인기 수영복 브랜드에 300달러가 넘는 돈을 기꺼이 지출한다.
2008년 초 스피도는 ‘LZR 레이서’ 라인으로 ‘고무 수영복’ 시대를 열었다. 이 전신 수영복은 폴리우레탄 같은 비통기성 소재로 제작돼 수영선수를 날렵한 튜브처럼 만들어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고 수영복과 피부 사이에 공기를 포집해 부력을 키웠다. 그런 기술적 이점을 파악한 다른 회사들도 그 뒤를 따랐다. 곧 거의 모든 선수가 비슷한 수영복을 입었다. 2년도 채 못 가 세계 기록 130개 이상이 경신되면서 그런 획기적인 성과가 선수의 기량보다 수영복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커졌다.
결국 2009년 7월 FINA는 새 출발을 선언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의 수영복 소재는 통기성 천이어야 하며, 남자 수영복은 배꼽 부위를 넘거나 무릎 아래로 내려가선 안 되고 여자 수영복은 목을 덥거나 어깨선을 넘어가거나 무릎 아래로 내려가선 안 된다. 또 수영복을 몸에 꽉 끼게 하는 지퍼 사용도 금지했다.
FINA의 규정 개정으로 수영복 업계는 혼돈에 빠졌다. 스피도의 비통기성 전신 수영복 디자인을 채택한 수많은 브랜드는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했다. 그 와중에도 자본과 기술, 노하우를 가진 스피도와 아레나는 새 규정에 맞춰 올림픽 경기용 수영복을 만들었다.
이탈리아 톨렌티노의 아레나 본사에서 브랜드 개발 담당 대표 주세페 무스치아키오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우린 새로운 기술의 시대를 맞았다”고 말했다. “시장의 모든 브랜드가 경쟁력 있는 수영복을 만들기가 더 어려워졌다. 그래서 유명 경기에선 아레나, 스피도, TYR 같은 몇몇 브랜드만 눈에 띈다. 이번엔 우리와 스피도 사이의 치열한 전쟁이 시작됐다.”
규정 개정 전 아레나는 고무 수영복 추세를 적극 수용했다. 스피도는 혼합 방식을 사용했지만 아레나는 폴리우레탄 100% 수영복으로 한걸음 더 나아갔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런 수영복의 금지가 수영을 위해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무스치아키오 대표는 믿는다. “기술이 수영을 장악한 건 잘못이었다. 우린 수영의 고유 가치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인위적인 방식을 추구했다.”
FINA가 첨단 수영복을 금지했지만 아레나 같은 회사가 그런 수영복을 만들면서 얻은 기술은 그대로 남아 있다. 무스치아키오 대표는 “폴리우레탄 수영복 시대는 물 속의 신체와 수영복 사이의 상호관계와 잠재적인 영향에 관해 많은 지식을 축적했다”고 설명했다. “어떤 면에선 저녁 식사에 사용할 수 있는 식재료가 크게 줄은 셈이었다. 하지만 밥을 맛있게 짓는 기술은 훨씬 더 나아졌다.”
아레나의 디자인팀은 금지된 폴리우레탄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소재를 모색하던 중 탄소섬유에 주목했다. 잘 찢어지지 않고 정전기를 방지하는 탄소섬유를 섞은 옷은 이미 사이클링 선수복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아레나의 디자인팀은 탄소섬유를 수영복에 섞으면 직물의 늘어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무스치아키오 대표는 “탄소섬유의 역할은 자동차의 안전벨트처럼 몸을 고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조섬유 라이크라는 길이의 100%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거기에 탄소섬유를 첨가하면 어느 정도밖에 늘어나지 않는다.” 2012년 파워스킨 카본-프로를 발표한 아레나는 합법적인 소재로 만든 압착형 수영복을 다시 내놓았다.그 개념이 히트하면서 카본-플렉스, 카본-에어 같은 후속 제품이 이어졌다. 그러다가 지난 2월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아레나는 파워스킨 카본-울트라를 선보였다. 무스치아키오 대표는 “기술의 극한에 접근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남성용 399달러, 여성용 549달러로 시중에서 가장 비싼 이 수영복은 이전보다 탄소섬유가 3배 더 들어갔다. 동시에 첨단기술 테스트만이 아니라 아레나가 후원하는 세계 일류 선수들의 개인적인 요구에 맞춰 개발된 새로운 디자인도 자랑한다.
무스치아키오 대표는 “그들에게서 ‘올림픽 챔피언이 되려면 훈련과 음식, 잠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가 몸 속에 가진 힘’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돌이켰다. “그래서 우린 그 아이디어를 제품에 반영하려 했다.” 결국 그들은 주요 근육을 연결시키고 받쳐주는 동시에 활동적인 수영복 내부 구조를 개발했다.
다른 브랜드도 탄소섬유를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무스치아키오 대표는 아레나와는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런 섬유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노하우에서 차이가 난다는 설명이었다. “직물을 구성하는 실의 장력을 이해하려면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우리 팀원 중에 72세로 1973년부터 우리 회사에서 일한 직원이 있다. 그는 여기서 만든 모든 수영복의 개발에 참여했다. 거의 반 세기 동안 수영복을 만든 사람의 지식은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다.”
그런 경험이 성과를 냈다. 무스치아키오 대표에 따르면 2011년 중국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아레나 수영복을 입고 메달을 딴 선수가 46명, 스피도 수영복을 입고 메달을 딴 선수는 80명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러시아 카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선 그 숫자가 거의 역전됐다. 아레나 수영복이 메달 73개를 딴 반면 스피도는 56개에 그쳤다. 동시에 아레나는 호주 올림픽 수영팀 등 스피도와 오래 관계를 맺은 유명 팀과 선수를 피후원자로 확보했다.
무스치아키오 대표는 “아레나의 역사는 40년 정도지만 스피도는 80년이 넘는다”며 “우리가 아직 따라잡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격차를 크게 좁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피도 역시 만만찮은 상대다. 2009년 규정 개정의 충격 후 스피도의 디자인 팀은 영국 노팅엄의 실험실 아쿼랩으로 돌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영복을 디자인하는 임무에 매달렸다. 그들은 항공기 디자이너부터 나노 기술자, 스포츠 심리학자까지 다양한 전문가를 불러들여 프로 수영선수의 컴퓨터 모델을 개발해 가상 경기를 펼쳤다. 슈퍼히어로 영화에 나오는 것과 빼닮은 수영복도 구상했다.
그 결과물이 2012년 나온 패스트스킨 레이싱 시스템이었다. 새로운 FINA 규정이 요구한 대로 선수의 전신을 가리지 않고 앞착 패널도 적게 사용한 LZR 레이서2와 새로 디자인된 수영 고글·모자가 융합되는 시스템이다. 기술적으론 성공했지만 잘 팔리진 않았다. 스피도의 디자인·혁신 담당 이사 팀 샤프는 영국 본사에서 전화 인터뷰를 통해 “너무 급작스럽게 새로운 기술을 많이 사용한 제품이라는 인상이 강했다”고 말했다. “직물의 촉감이 완전히 달랐다. 선수들로부터 어색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래서 처음으로 돌아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지 재검토했다.”
스피도는 26개국에서 일류 수영선수 300명 이상과 수영 전문가 수십 명의 협조를 구해 수영복 디자인이 물리적·심리적으로 선수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샤프 이사는 “수영복 원형을 만들어 선수들에게 테스트하면서 무엇이 어색한 느낌을 주는지 왜 그런지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방대한 데이터가 축적돼 신형 수영복 개발에 큰 도움이 됐다.”
그들은 경기용 수영복에 일률적인 접근법은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스피도는 압착력이 작은 수영복을 원하는 선수에겐 가볍게 느껴지는 LZR 레이서2, 더 강한 압착을 원하는 선수에겐 LZR 레이서X를 제공했다. LZR 레이서X는 한쪽 방향으로만 늘어나는 고압착 섬유가 핵심이다. 둔근과 대퇴사두근을 수평적으로만 압박하는 동시에 다리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준다는 뜻이다.
LZR 레이서X는 초음파로 용접한 X형 솔기도 특징이다. 코어 근육 사이의 연결을 강화하고 물 속에서 몸의 위치를 적절히 잡아준다. 마지막으로 이 모델의 여성 수영복은 복부 부위에서 직물의 한 층을 잘라내 얇게 만들었다. 복근력을 강화하기 위한 디자인이다. 샤프 이사는 “그 결과 물리적·심리적으로 빠르다는 느낌을 주는 수영복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3일 올해 스피도 후원 올림픽 수영선수(미시 프랭클린, 네이선 에이드리언, 라이언 록티 등)를 위한 LZR 레이서X와 LZR 레이서2의 특별판이 발표됐다. 무늬는 새로웠지만 디자인은 그대로였다. 샤프 이사는 “올림픽을 앞두고 수영복을 이처럼 빨리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지난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경기에서 편안하게 느끼려면 수영복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같은 수영복으로 훈련한 다음 경기에 임하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압착 수영복은 펭귄처럼 느껴져”
그러나 펠프스와 보우먼은 잘 알려진 회사가 아니라 스피도와 아레나가 양분하는 시장을 파고들 수 있는 틈새 업체를 찾고 있었다. 미첼 매니저는 “경기용 수영복 전문업체가 수영 마스크를 개발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영을 고정관념에서 바라보지 않아야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다. 펠프스와 보우먼은 기존 업계와 다른 접근법을 채택하면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와 뜻이 맞았다.”
아쿠아스피어의 디자인 팀은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 있는 펠프와 보우먼의 트레이닝센터에서 브레인스토밍과 조사, 테스트를 통해 경기용 수영복의 개념을 재구상하기 시작했다. 먼저 펠프스는 경기장 레인과 상대 선수들, 응원하는 군중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혀주는 고글을 원했다. 그들은 특허 받은 곡면렌즈 기술로 몇 개월 동안 연구한 끝에 주변시야를 몇 ㎜ 넓혀주는 경기용 고글을 개발했다. 미첼 매니저는 “사소한 것 같지만 아주 작은 고글에선 그 정도가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수영모도 관심사였다. 펠프스에 따르면 일반 수영모는 경기 도중 구겨지기 쉬워 물의 저항력이 커진다. 아쿠아스피어의 디자인 팀은 펠프스 머리의 3D 모델을 이용해 수영모를 고정시킬 수 있도록 양쪽 실리콘 패널을 보강한 제품을 개발했다.
물론 수영복 자체가 더 중요하다. 펠프스는 다른 수영복 업체들이 압착 개념의 노예가 됐다고 믿었다. 미첼 매니저는 “펠프스가 압착 수영복을 입으면 마치 펭귄처럼 느껴진다며 유체역학을 이용하면서도 유연성이 뛰어난 좀 더 자연스런 수영복을 원했다”고 말했다.
압착 수영복은 유연성 결여 외에 다른 문제도 있었다. 그처럼 꽉 끼는 수영복을 입으려면 30분 이상이 걸린다. 미첼은 “경기장은 스트레스가 아주 큰 환경”이라며 “수영복을 입을 시간이 정해져 있고 잘못 입으면 찢어지기 쉽다는 점이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고 말했다.
그런 수영복의 해결책은 이탈리아에 있는 아쿠아스피어 수영 고글 팀에서 나왔다. 그들은 방수가 확실하면서도 편안한 고글을 위해 두 종류의 소재를 혼합했다. 그런 혼합 접근법을 수영복에도 적용해 MP X프레소가 탄생했다. 수영복의 핵심 부위에는 고압착 소재를 사용하고 나머지 부위는 좀 더 유연한 소재를 사용한다.
그 수영복은 착용에 10분이면 충분하고 기록도 앞당기는 효과를 보이는 듯했다. 펠프스는 지난해 미국 수영선수권대회에서 X프레소와 고글, 수영모 등 MP 제품을 착용해 200m 개인 혼영, 100·200m 접영에서 그해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그런 실적은 아쿠아스피어에 큰 힘이 됐다. 자신도 수영선수 출신이었지만 펠프스 같은 전설과 함께 일하리라곤 상상도 못했던 미첼 매니저는 이렇게 말했다. “펠프스와 보우먼은 수영에 관해 자신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아주 높은 수준을 요구한다. 그런 요구가 의욕을 자극한다. 최고의 선수와 함께 일하면 신도 나지만 압박이 엄청 심하다.”
펠프스는 리우 올림픽에서 유일한 MP 후원 선수가 되겠지만 먼저 오는 6월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서 열리는 올림픽 미국 수영대표 선발전을 통과해야 한다. 만약 그가 통과한다면 경기용 수영복계의 최대 대결이 더욱 흥미진진해질 것이다. 스피도의 샤프 이사는 “우리로선 최선을 다했다”며 “이젠 선수들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메달을 따는 건 선수들이다. 우린 그들에게 최고의 기회를 줄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리우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스윔웨어 업체들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거나 패배의 시름에 빠질 시간이 별로 없다. 미첼 매니저는 “바로 4년 뒤면 다음 올림픽이라 쉴 새가 없다”고 말했다.
- 조엘 워너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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