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속 ‘치명적 킬러’를 찾아서
스크린 속 ‘치명적 킬러’를 찾아서
‘백경’부터 ‘더 웨이브’까지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는 바다 괴물 톱10지난 7월 13일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언더 워터’에서 주인공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멕시코 해변의 한 암초를 배경으로 상어와 고독한 사투를 벌인다. 할리우드는 오래 전부터 바다 속에 숨어 인간을 위협하는 괴물의 이야기에 사로잡혀 왔다. 그 이유는 아마도 지구의 3분의 2가 물로 덮여 있는 데다 인간이 바다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먹이사슬 최고의 위치에서 내려와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영화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는 바다 괴물 10가지를 꼽아봤다.
‘해양괴물’(1954)
인간 진화의 빠진 고리 중 하나로 추정되는 반인반어가 아마존의 열대우림에 살고 있다는 증거가 발견되자 미국 과학자들이 탐사대를 조직해 사냥을 떠난다[영화 ‘아나콘다’(1997)와 플롯이 비슷하다]. 아가미 인간 ‘길맨(Gill-Man)’으로 불리는 이 반인반어는 육지와 물속에서 사람들을 잔인하게 공격한다. 육지 장면에선 벤 채프먼, 물속에선 리쿠 브라우닝이 길맨을 연기한다.
‘오스틴 파워: 제로’(1997)
닥터 이블은 숙적 오스틴 파워에게 ‘정교하고 색다른 죽음’을 선사하기 위해 ‘머리에서 레이저 광선을 쏘는 상어’를 만들어내라고 지시한다. 하지만 그의 2인자인 ‘넘버 투’는 상어를 이용하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대신 성질이 나쁜 돌연변이 농어를 무기로 오스틴 파워를 죽이자고 제안한다. 닥터 이블은 “좋아, 우선 그걸로 시작하지”라고 되받으며 작전을 시작한다.
‘백경’(1956)
허먼 멜빌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의 일부는 영국 웨일즈 지방에서 촬영됐다. 그레고리 펙이 백경을 쫓는 포경선의 선장 에이허브로 나온다. 각본 작업에 참여한 SF 소설의 대가 레이 브래드베리는 존 허스턴 감독에게 “이 소설을 도무지 읽을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멜빌의 원작 소설 ‘백경’에는 여러 지역 출신의 선원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표준 영어를 사용하지 않으며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해상용어를 섞어가며 대화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조스’(1975)를 제작할 때 에이허브 선장과 비슷한 캐릭터인 상어 사냥꾼 퀸트 선장이 이 영화를 보는 장면을 넣고 싶었지만 사용 허가를 받지 못해 무산됐다.
‘샤크 스톰’(2013)
TV용으로 제작된 컬트 영화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 육지에서 볼 수 있는 상어가 북미하키리그(NHL)의 로고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로스앤젤레스(LA) 앞바다에서 형성된 거대한 물기둥에 빨려 올라간 상어들이 회오리 바람을 타고 LA 도심에 떨어진다. 아이언 지어링, 타라 레이드 같은 1990년대 B급 스타들이 이 영화로 다시 인기를 얻었다.
‘오르카’(1977)
상어의 위협을 다룬 ‘조스’가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자 바다의 위험을 주제로 한 영화가 줄줄이 나왔다. ‘디프’(1977)와 ‘피라냐’(1978), ‘오르카’ 등이 대표적이다. ‘오르카’의 놀란 선장(리처드 해리스)이 새끼를 밴 암컷 범고래를 죽이자 그 짝인 수컷이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이며 복수에 나선다. 범고래의 영어 이름이 ‘killer whale(살인 고래)’인 이유를 알 만하다.
‘포세이돈 어드벤처’(1972) ‘퍼펙트 스톰’(2000) ‘샌 안드레아스’(2015) ‘더 웨이브’(2015)
바닷속에 숨어 있는 가장 치명적인 요소는 때때로 물 그 자체다. 선박을 전복시키고 금문교를 파괴하는 초대형 파도를 조심해야 한다. ‘그것은 심해에서 왔다’(1955) 등 많은 영화에서 샌프란시스코와 마린 카운티를 잇는 대형 교량 금문교가 엄청난 파도에 파괴되는 장면이 그려졌다.
‘타이태닉’(1997)
빙산은 매우 위험한 악당이지만 사람들은 잘 인식하지 못한다. 호화 여객선 RMS 타이태닉호는 겁도 없이 이 악당을 들이받았다. 빙산은 87% 이상이 물속에 잠겨 있고 잭(리어나도 디캐프리오)과 로즈(케이트 윈슬릿)가 갑판 아래서 사랑을 속삭일 때 타이태닉호가 들이받은 것은 수면 아래의 빙산이니 그럴 만도 하다고 이해해야 할까? 15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이 이름 없는 빙산은 여기 꼽힌 10개 항목 중 가장 치명적인 킬러다.
‘특전 유보트’(1981)
독일에서 만든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잠수함 U보트가 대서양에서 연합군 함선을 공격하는 이야기다. 볼프강 페테르젠 감독은 이 이야기에 인간미를 부여해 관객이 잠수함 선원들의 눈으로 전쟁을 바라보게 만든다. 제 2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 중 최고로 꼽히는 이 영화는 쫓기는 자뿐 아니라 쫓는 자의 공포도 조명한다. 마지막 장면은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든다.
‘해저 2만리’(1954)
줄스 번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바닷속 깊은 곳에 도사린 거대 오징어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솜씨 좋은 작살잡이 네드랜드(커크 더글러스)가 촉수가 여러 개 달린 이 거대한 괴물과 싸운다. 영화 예고편은 ‘영화 역사상 가장 스릴 있는 작품’이 될 거라고 약속했다. 커크 더글러스 대 거대 오징어의 싸움과 [영화 ‘위험한 정사’(1987)에서] 그의 아들 마이클 더글러스 대 글렌 클로스(유부남인 마이클 더글러스와 관계를 맺었다가 배신당하자 복수에 나선다)의 대결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조스’(1975)
만약 당신이 조스의 등지느러미를 봤다면 필시 그의 먹이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영화 역사상 가장 공포스런 괴물 조스는 수십 년 동안 해수욕객들의 마음에 두려움을 심어줬다. 이 영화를 제작할 당시만 해도 신인 감독이었던 스필버그는 상어의 시각에서 공격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했다. 존 윌리엄스의 섬뜩한 배경음악도 한몫했다. 조스의 클로즈업 장면은 3막에 가서야 나온다. 이 상어의 이름이 영화에서 거론되진 않았지만 촬영 현장의 스태프들은 이 기계 상어를 ‘브루스’(스필버그의 변호사 브루스 레이너에서 따왔다)라고 불렀다.
- 존 월터스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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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 인간 길맨
‘해양괴물’(1954)
인간 진화의 빠진 고리 중 하나로 추정되는 반인반어가 아마존의 열대우림에 살고 있다는 증거가 발견되자 미국 과학자들이 탐사대를 조직해 사냥을 떠난다[영화 ‘아나콘다’(1997)와 플롯이 비슷하다]. 아가미 인간 ‘길맨(Gill-Man)’으로 불리는 이 반인반어는 육지와 물속에서 사람들을 잔인하게 공격한다. 육지 장면에선 벤 채프먼, 물속에선 리쿠 브라우닝이 길맨을 연기한다.
레이저 광선을 쏘는 상어
‘오스틴 파워: 제로’(1997)
닥터 이블은 숙적 오스틴 파워에게 ‘정교하고 색다른 죽음’을 선사하기 위해 ‘머리에서 레이저 광선을 쏘는 상어’를 만들어내라고 지시한다. 하지만 그의 2인자인 ‘넘버 투’는 상어를 이용하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대신 성질이 나쁜 돌연변이 농어를 무기로 오스틴 파워를 죽이자고 제안한다. 닥터 이블은 “좋아, 우선 그걸로 시작하지”라고 되받으며 작전을 시작한다.
거대한 흰 고래
‘백경’(1956)
허먼 멜빌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의 일부는 영국 웨일즈 지방에서 촬영됐다. 그레고리 펙이 백경을 쫓는 포경선의 선장 에이허브로 나온다. 각본 작업에 참여한 SF 소설의 대가 레이 브래드베리는 존 허스턴 감독에게 “이 소설을 도무지 읽을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멜빌의 원작 소설 ‘백경’에는 여러 지역 출신의 선원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표준 영어를 사용하지 않으며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해상용어를 섞어가며 대화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조스’(1975)를 제작할 때 에이허브 선장과 비슷한 캐릭터인 상어 사냥꾼 퀸트 선장이 이 영화를 보는 장면을 넣고 싶었지만 사용 허가를 받지 못해 무산됐다.
허리케인 속의 상어 떼
‘샤크 스톰’(2013)
TV용으로 제작된 컬트 영화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 육지에서 볼 수 있는 상어가 북미하키리그(NHL)의 로고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로스앤젤레스(LA) 앞바다에서 형성된 거대한 물기둥에 빨려 올라간 상어들이 회오리 바람을 타고 LA 도심에 떨어진다. 아이언 지어링, 타라 레이드 같은 1990년대 B급 스타들이 이 영화로 다시 인기를 얻었다.
범고래
‘오르카’(1977)
상어의 위협을 다룬 ‘조스’가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자 바다의 위험을 주제로 한 영화가 줄줄이 나왔다. ‘디프’(1977)와 ‘피라냐’(1978), ‘오르카’ 등이 대표적이다. ‘오르카’의 놀란 선장(리처드 해리스)이 새끼를 밴 암컷 범고래를 죽이자 그 짝인 수컷이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이며 복수에 나선다. 범고래의 영어 이름이 ‘killer whale(살인 고래)’인 이유를 알 만하다.
초대형 파도
‘포세이돈 어드벤처’(1972) ‘퍼펙트 스톰’(2000) ‘샌 안드레아스’(2015) ‘더 웨이브’(2015)
바닷속에 숨어 있는 가장 치명적인 요소는 때때로 물 그 자체다. 선박을 전복시키고 금문교를 파괴하는 초대형 파도를 조심해야 한다. ‘그것은 심해에서 왔다’(1955) 등 많은 영화에서 샌프란시스코와 마린 카운티를 잇는 대형 교량 금문교가 엄청난 파도에 파괴되는 장면이 그려졌다.
빙산
‘타이태닉’(1997)
빙산은 매우 위험한 악당이지만 사람들은 잘 인식하지 못한다. 호화 여객선 RMS 타이태닉호는 겁도 없이 이 악당을 들이받았다. 빙산은 87% 이상이 물속에 잠겨 있고 잭(리어나도 디캐프리오)과 로즈(케이트 윈슬릿)가 갑판 아래서 사랑을 속삭일 때 타이태닉호가 들이받은 것은 수면 아래의 빙산이니 그럴 만도 하다고 이해해야 할까? 15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이 이름 없는 빙산은 여기 꼽힌 10개 항목 중 가장 치명적인 킬러다.
U-96(독일 잠수함)
‘특전 유보트’(1981)
독일에서 만든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잠수함 U보트가 대서양에서 연합군 함선을 공격하는 이야기다. 볼프강 페테르젠 감독은 이 이야기에 인간미를 부여해 관객이 잠수함 선원들의 눈으로 전쟁을 바라보게 만든다. 제 2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 중 최고로 꼽히는 이 영화는 쫓기는 자뿐 아니라 쫓는 자의 공포도 조명한다. 마지막 장면은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든다.
거대 오징어
‘해저 2만리’(1954)
줄스 번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바닷속 깊은 곳에 도사린 거대 오징어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솜씨 좋은 작살잡이 네드랜드(커크 더글러스)가 촉수가 여러 개 달린 이 거대한 괴물과 싸운다. 영화 예고편은 ‘영화 역사상 가장 스릴 있는 작품’이 될 거라고 약속했다. 커크 더글러스 대 거대 오징어의 싸움과 [영화 ‘위험한 정사’(1987)에서] 그의 아들 마이클 더글러스 대 글렌 클로스(유부남인 마이클 더글러스와 관계를 맺었다가 배신당하자 복수에 나선다)의 대결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조스(상어)
‘조스’(1975)
만약 당신이 조스의 등지느러미를 봤다면 필시 그의 먹이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영화 역사상 가장 공포스런 괴물 조스는 수십 년 동안 해수욕객들의 마음에 두려움을 심어줬다. 이 영화를 제작할 당시만 해도 신인 감독이었던 스필버그는 상어의 시각에서 공격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했다. 존 윌리엄스의 섬뜩한 배경음악도 한몫했다. 조스의 클로즈업 장면은 3막에 가서야 나온다. 이 상어의 이름이 영화에서 거론되진 않았지만 촬영 현장의 스태프들은 이 기계 상어를 ‘브루스’(스필버그의 변호사 브루스 레이너에서 따왔다)라고 불렀다.
- 존 월터스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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