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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이식의 골든 타임 살리는 장비

장기 이식의 골든 타임 살리는 장비

OCS는 장기를 체온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산소를 주입한 혈액을 공급하며, 체내에서처럼 실제로 기능하도록 만든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국에서 장기를 이식받으려고 기다리는 환자는 약 12만 명에 이른다. 그들 중 하루 평균 79명이 원하는 장기를 이식받는다. 장기가 부족해 기다리다 사망하는 환자가 하루 평균 22명이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 통계연보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뇌사 장기기증자 수는 2006년 141명에서 2015년 501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1999년까지 뇌사자 장기기증이 꾸준히 증가추세(1999년 162명)를 보였으나, 2000년 2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뇌사자의 장기기증이 급격하게 감소(2002년 36명)했다. 국가가 장기이식 배분 권한을 갖게 돼 의료기관의 잠재뇌사자 발굴에 따른 인센티브가 없어진 것이다. 뇌사자 발굴이 줄어 이식 대기자의 고통이 가중됐다.

이에 정부는 뇌사자 발굴에 대한 의료기관 인센티브 허용 기준 재정립, 뇌사 추정자 신고 의무화, 뇌사판정절차 간소화, 유가족 동의요건 완화, '장기기증 관리체계 개선 방향' 마련 등을 통해 뇌사기증 활성화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또한, 장기기증에 대한 국민 인식 개선을 위해 언론홍보 및 교육을 강화했고, 꾸준히 뇌사자 장기기증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 기증자가 늘어도 공여된 장기를 전부 이식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장기 부족의 원인 중 하나다. 지난해 스탠퍼드대학 의과대학원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1995~2010년 공여된 심장 8만2053개 중 약 3분의 1만이 이식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중요한 요인은 장기를 이송하는 방법이라고 뉴스위크는 말한다. 현재의 표준 이송 방식인 저온저장(냉장)은 공여자에게서 수여자에게로 장기를 온전한 상태로 전달할 수 있는 시간이 아주 짧다. 심장의 경우 적출한 후 4시간 미만, 폐는 6시간 안에 이식해야 하며 다른 장기는 그보다 약간 더 오래 갈 수 있다.

1998년 의료기기 회사 트랜스메딕스를 창업한 사장 겸 CEO인 월리드 하사네인 박사는 “장기 이식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이식요법의 모든 측면이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이식을 위한 장기 보존만은 제자리걸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 보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 관리 시스템(OGS)'을 개발했다.

하사네인 CEO에 따르면 이송할 때 얼음 위에 보관된 장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손상된다. OGS는 이 개념을 완전히 뒤집었다. 장기를 냉장 보관해 부패가 시작되기 전까지 시간과 싸우기보다 장기를 체온과 비슷한 수준으로 따뜻하게 유지하고, 산소를 주입한 혈액을 공급하며, 체내에서처럼 실제로 기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심장은 계속 뛰고, 폐는 팽창-수축 운동을 하며, 간은 담즙을 만들어낸다. 이론적으로는 장기가 무한정 보존될 수 있다.

작은 휴대용 콘솔 형태인 OGS는 범용 전기 시스템, 배터리, 펌프, 무선 모니터, 탑재된 소프트웨어, 장기에 특화된 관류 주입 모듈로 구성됐다. 이미 유럽, 캐나다, 호주,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상업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임상시험 중으로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 권세진 뉴스위크 한국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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