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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준 게임코치 대표

송광준 게임코치 대표

온라인게임을 교육하는 스타트업,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시도하지 못했던 비즈니스 모델이다. 송광준 게임코치 대표는 자신이 필요했던 것을 직접 실행에 옮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 가산동에 있는 게임코치 사무실에서 만난 송광준 대표는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지만, 졸업장 대신 게임코치를 키우기로 마음 먹었다.
한 대학생이 PC방에서 ‘롤’이라고 부르는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게임을 하고 있다. PC방에서 1위를 차지하는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게임이다. 자판과 마우스를 재빠르게 움직이면서 전략도 열심히 짜보지만, 이상하게도 게임 실력이 어느 순간 정체됐다. 캐릭터의 업그레이드도 멈췄다. 롤에 빠져 있던 대학생은 ‘롤을 잘하는 사람이 조금만 알려주면 실력이 금방 늘텐데…’라고 생각했다. 인터넷을 뒤졌다. 롤을 알려줄 사람을 찾아봤다. 게임을 배울 수 있는 사람도 없었고, 교육기관도 전무했다.

PC방에서 롤을 하던 대학생은 2015년 1월 직접 게임 교육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그 대학생이 바로 게임코치 송광준(25) 대표다. 그는 “축구를 혼자서 배우는 것보다 선수가 와서 한마디라도 해주면 실력이 느는 것과 마찬가지다. 프로게이머가 조금만 가르쳐주면 게임 실력이 좋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고개를 갸우뚱하는 기자를 보면서 “온라인게임을 잘 모르면 이 세계를 이해하기 힘들다. 축구에도 기술이 있듯이, 온라인게임을 잘하려면 여러 가지를 습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게이머들에게 프로게이머는 ‘스타’급
게임코치는 한국 최초의 게임 교육 스타트업이다. 게임 코치 이전에는 게임을 전문적으로 가르쳐주는 교육기관이 없었다. “게임코치가 처음이라는 것은 게임 교육 기관이 필요 없었기 때문 아닌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만일 축구선수 메시와 함께 축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돈을 지불할 것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은 프로게이머와 함께 게임을 해보는 것이 소원”이라며 웃었다. “온라인게임과 축구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한국의 온라인게임 시장은 거대하고, 프로게이머에 대한 열광은 상상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펴낸 ‘2016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만 10세~65세의 국민 중 67.9%가 게임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왔다. 모바일 게임 이용자가 60.2%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롤이나 오버 워치, 피파 같은 온라인 게임 이용자(38.4%)가 뒤를 이었다. “2000년대 프로게이머를 직업으로 인정하게 만든 스타 임요한과 홍진호의 뒤를 잇는 이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롤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는 한국 선수는 중국에서 연봉 10억원을 제안 받을 정도로 여전히 프로게이머는 대단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의 말대로 한국의 온라인게임 시장은 계속 성장 중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펴낸 ‘201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의 게임시장 규모는 9조 9706억원이고, 이중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는 5조5425억원(점유율 55.6%)에 달했다. “게임코치와 같은 사례가 없다는 점이 두려웠지만, 온라인게임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도전할 수 있었다”고 송 대표는 밝혔다.

게임코치의 수익 모델은 프로게이머가 되려는 학생 교육과 게임교육 강의영상을 통한 광고 수익이다. 게임코치에서 강연을 맡고 있는 전직 프로게이머는 50여 명 정도다. 이들에게 1주일에 4번 교육을 받으려면 수강료는 35만원이다. 교육생들은 대부분 고등학생이라고 한다. 송 대표는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은 학생이 대부분”이라며 “심지어 전북 전주에 사는 고등학생도 강연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몇 명이나 배우고 있나”라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고, 손익분기점을 넘었다”고 대답했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게임코치에서 교육을 받았던 한 학생은 프로게이머 입단 테스트를 받은 것이다. “우리를 통해 프로게이머가 탄생하면 게임코치에 대한 관심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자랑했다.
 게임 강연 동영상은 매월 1억뷰 기록
게임코치의 또 다른 수익모델은 게임강연 동영상 제작이다. 10월 현재 게임코치에서 제작한 게임강연 동영상은 1430여 개, 이 동영상은 네이버, 유튜브, 페이스북 등 다양한 플랫폼에 올라가 있다. 매월 1억뷰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우리가 제작한 동영상을 보는 이들은 10~20대 남자가 92%를 차지한다. 우리 사업의 타깃은 정말 명확하다”며 웃었다. 교육비와 게임강의 동영상을 통해 버는 수익은 50:50 정도. 2명으로 시작했던 게임코치는 벌써 12명의 임직원으로 늘어났다.

게임코치가 게임교육 시장을 열면서 후발주자들도 우후죽순 생겼다. 경쟁이 치열해진 것.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게임교육의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한 이들만 대상으로 했는데, 앞으로는 프로게이머와 게임을 해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게임 리그 사업도 준비 중이다. “곧 5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을 예정이다. 투자를 받으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송 대표는 밝혔다. “프로게이머와 1:1 대전을 벌일 수 있는 앱 서비스도 사업 계획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던 게임 교육 스타트 업이라는 아이디어는 창업 초기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5년 게임코치는 DEV코리아로부터 2만 달러의 시드머니를 투자받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K글로벌 스마트모바일 스타기업으로 선정됐고, 창업 진흥원으로부터 유망지식서비스기업으로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지난해 10월에는 K-Global Startup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해 7000만원의 상금을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송 대표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중국 방송 CBN에서 주최한 ‘The Next Unicorn’이 뽑은 전 세계 41개 스타트업 중 한 곳으로 선정된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중국 상하이, 이스라엘 등에서 활동하는 스타트 업이 뽑히고 난 후 41번째 서울 게임코치가 호명됐을 때 정말 기뻤다”면서 “세계 온라인게임 업계에서 한국 프로게이머가 유명하니까, 게임코치의 해외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송 대표는 강조했다.

송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 재학 중이다. 게임코치가 계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다. “졸업하지 못한 게 좀 아쉽지만, 내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1500만 원으로 30개국을 여행했던 독특한 대학생은 게임코치 이전에도 2번의 창업을 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MT를 추천해주는 서비스와 미대생의 작품으로 카페를 인테리어 해주는 사업도 해봤다. “두 사업 모두 매출은 올렸는데, 이상하게 일하는 재미가 없어서 친구에게 물려줬다. 그런데 게임코치는 너무 재미있다”며 웃었다.

-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사진 박종근 기자

DEV 코리아가 선택한 이유: DEV 코리아가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글로벌 확장성이다.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성공을 돕는 것이다. 게임코치는 만국 공통어인 게임과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국내 프로게이머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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