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의 리더 | 배승권 한국투자신탁운용 호찌민사무소 주식운용팀장] 美 금리 인상은 베트남 시장 저가 매수 기회
[자본시장의 리더 | 배승권 한국투자신탁운용 호찌민사무소 주식운용팀장] 美 금리 인상은 베트남 시장 저가 매수 기회
내년에 추가 15% 정도의 수익률 기대 … 건설·철강·전선 분야 대표 기업 유망 베트남 투자가 르네상스를 맞았다. 지난 2006년 한 차례 붐이 일었다가 미국발 금융위기로 수익률이 추락한 아픈 기억을 딛고 일어섰다. 베트남은 올 들어 글로벌 자금의 신흥국 집중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넥스트 차이나’로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올 초부터 한시적으로 실시된 해외 펀드 비과세 혜택이 더해져서 투자금이 몰렸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동안 베트남 주식 펀드에 1786억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4조3629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운용사 중 베트남 진출 1세대에 속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0년 동안 호찌민 현지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2006년 국내 최초로 사무소를 연 후 지금까지 인력을 한 번도 줄이지 않았다. 배승권(42) 주식운용팀장은 현재 이곳에서 6명의 현지인 주식 애널리스트를 이끌고 있는 베트남 증시 전문가다. 2009년 한 차례 팀장으로 파견됐던 경력을 인정받아 두 번째 베트남 근무를 하고 있다. 배 팀장에게 생생한 증시 상황과 베트남 투자 전망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e메일과 카카오톡 메신저로 진행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호찌민 사무소 주식운용팀의 구성 인원과 운용 펀드를 소개해 달라.
“호찌민 사무소는 2006년 9월에 현지 설립돼 올해 10년째를 맞이했다. 한국인 사무소장과 주식운용팀장, 그리고 총 6명의 현지인 주식 애널리스트와 현지인 부동산 펀드 애널리스트 1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현재 주식형 및 주식혼합형 펀드(공사모 포함) 6개를 운용 중이다. 부동산 개발 펀드도 1개를 운용하고 있다. 대표 상품은 주식형 상품인 ‘베트남 그로스 펀드’와 채권이 일부 편입된 혼합형인 ‘한국 월드와이드 베트남 혼합형’ 등을 꼽을 수 있다.”
배 소장이 소개한 ‘한국 월드와이드 베트남 혼합 펀드’는 3분기 중앙일보 펀드평가에서 수익률 11.98%로 해외주식혼합형 1위를 차지했다. 수익률 10%대를 기록한 나머지 2~3위 펀드도 모두 한투운용 상품이다. ‘베트남 그로스 펀드’는 금융투자협회 조사 결과 올 3월~8월 팔린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 중 설정액 1위(1062억원, 전체의 13.4%)를 차지했다.
한투운용의 베트남 상품들이 최근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주식 포트폴리오를 짤 때 다소 변동성이 큰 경기 순환 관련 종목을 많이 편입한다. 최근 수년 간 베트남 거시경제 회복 흐름이 가속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발전에 편승할 수 있는 건설 및 건설 자재, 원재료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특히 섹터 내 최고 우량주를 보유하는 전략이 최근 상승장에서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거시경제 흐름은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현지에서 운용하는 강점은 뭔가.
“베트남 주식시장은 전체 거래량의 80% 이상을 개인투자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투자성향은 굉장히 단기적이고 때론 감정적이며 투자심리 변동의 폭과 빈도가 매우 크다. 따라서 현지에서 느끼는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 변화를 빨리 제대로 읽고 그 흐름에 올라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지 여러 상장 기업들을 직접 방문해 경영자들을 만나고 각 기업들의 전략과 문화를 점검하는 일 또한 우리 팀의 중요한 경쟁력이다.”
현지인 운용역들의 자질과 역할이 궁금하다.
“현지인 애널리스트 6명 중 시니어 직원 4명은 입사 전 현지 주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서 애널리스트로 3~4년 간 일했다. 한투운용에 입사한 후 평균 근속년수가 6년 이상씩 되니까 도합 10년에 달하는 베트남 투자업계 경력을 갖춘 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다. 나머지 주니어 직원 2명은 첫 직장으로 한투운용 호찌민 사무소에 입사했다. 두루 경험을 갖춘 투자 전문가가 되기 위해 리서치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 팀원 6명 중 4명은 미국·영국·호주 등지에서 유학한 해외파다. 공식 의사소통은 영어로 한다. 베트남 투자업계에서 한국계 대표 운용사에서 일한다고 하면 부러워하는 분위기다. 최고 수준의 대우와 다양한 교육 기회가 제공된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주식형 펀드와 주식혼합형 펀드의 포트폴리오 구성 차이는.
“혼합형의 경우 과거 수 차례 채권을 보유하기도 했지만 최근 포트폴리오는 주식형과 마찬가지로 (채권 없이) 주식으로만 구성돼 있다. 올해 우리 팀이 목표로 삼았던 VN지수 700선이 최근 달성되면서 일정 부분 이익을 실현한 후 안정적인 수익률 관리를 위해 다시 채권을 일부 편입할 생각이다. 주식형과 주식 혼합형 두 펀드의 주식 포트폴리오는 담당 현지 운용역의 운용스타일이나 시장 전망에 따라 일부 차이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리서치 결과에 따른 모델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유사하게 운용된다고 보면 된다.”
현지 운용팀을 관통하는 운용 철학은 뭔가.
“보수적 접근이다. 앞서 말했듯 베트남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개인투자자들은 목표 투자 기간이 짧게는 3일에서 한 달 미만이다. 이들은 기업 실적에 충실한 투자를 하기보다는 당장의 이슈, 소문 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지난 10년 간 수차례 급등과 급락장을 경험하면서 베트남 주식시장에서는 보수적인 운용 접근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당장의 단기적인 이익이나 기회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사업 모델과 경영진을 갖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는 이유다. 다행히 좋은 기업에 장기간 투자하는 펀드들이 결국에는 보상 받는다는 사실이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베트남 내 성장업종을 꼽는다면.
“건설 및 건설 자재, 철강 등과 같은 섹터가 인프라 개발과 부동산 시장 개발의 수혜를 향후 꾸준히 누릴 것으로 전망한다. 늘어나는 전력 수요와 발전 시설 현대화의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되는 전기케이블(전선) 분야의 대표 기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연말에 미국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다. 신흥국 자금이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데.
“미국 금리 인상은 분명 이머징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을 키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작년 연말에도 미국이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한 후 베트남 시장이 가파른 조정을 거쳤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는 펀드와 같은 장기 투자자들에겐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된다. 실제 올해 초 시장이 반등에 성공하면서 수익률이 크게 올랐다. 올해 말 금리 인상 역시 비슷한 저가 매수의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본다. 연말까지는 VN 지수가 650~710 사이 박스권에 머물겠지만 내년에는 추가 15%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한다.”
2006년 베트남에 투자했던 투자자 중 아직 손실을 회복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베트남 주식시장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올해 10년 만에 새 펀드를 출시하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베트남 시장의 강한 회복세와 함께 기회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배 팀장은 고려대 경제학과와 컬럼비아 대학 MBA를 나왔다. 삼일회계법인, BAT(British American Tobacco)코리아 등을 거쳐 2007년 한투운용 글로벌운용본부에 입사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내 운용사 중 베트남 진출 1세대에 속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0년 동안 호찌민 현지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2006년 국내 최초로 사무소를 연 후 지금까지 인력을 한 번도 줄이지 않았다. 배승권(42) 주식운용팀장은 현재 이곳에서 6명의 현지인 주식 애널리스트를 이끌고 있는 베트남 증시 전문가다. 2009년 한 차례 팀장으로 파견됐던 경력을 인정받아 두 번째 베트남 근무를 하고 있다. 배 팀장에게 생생한 증시 상황과 베트남 투자 전망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e메일과 카카오톡 메신저로 진행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호찌민 사무소 주식운용팀의 구성 인원과 운용 펀드를 소개해 달라.
“호찌민 사무소는 2006년 9월에 현지 설립돼 올해 10년째를 맞이했다. 한국인 사무소장과 주식운용팀장, 그리고 총 6명의 현지인 주식 애널리스트와 현지인 부동산 펀드 애널리스트 1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현재 주식형 및 주식혼합형 펀드(공사모 포함) 6개를 운용 중이다. 부동산 개발 펀드도 1개를 운용하고 있다. 대표 상품은 주식형 상품인 ‘베트남 그로스 펀드’와 채권이 일부 편입된 혼합형인 ‘한국 월드와이드 베트남 혼합형’ 등을 꼽을 수 있다.”
배 소장이 소개한 ‘한국 월드와이드 베트남 혼합 펀드’는 3분기 중앙일보 펀드평가에서 수익률 11.98%로 해외주식혼합형 1위를 차지했다. 수익률 10%대를 기록한 나머지 2~3위 펀드도 모두 한투운용 상품이다. ‘베트남 그로스 펀드’는 금융투자협회 조사 결과 올 3월~8월 팔린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 중 설정액 1위(1062억원, 전체의 13.4%)를 차지했다.
한투운용의 베트남 상품들이 최근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주식 포트폴리오를 짤 때 다소 변동성이 큰 경기 순환 관련 종목을 많이 편입한다. 최근 수년 간 베트남 거시경제 회복 흐름이 가속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발전에 편승할 수 있는 건설 및 건설 자재, 원재료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특히 섹터 내 최고 우량주를 보유하는 전략이 최근 상승장에서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거시경제 흐름은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현지에서 운용하는 강점은 뭔가.
“베트남 주식시장은 전체 거래량의 80% 이상을 개인투자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투자성향은 굉장히 단기적이고 때론 감정적이며 투자심리 변동의 폭과 빈도가 매우 크다. 따라서 현지에서 느끼는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 변화를 빨리 제대로 읽고 그 흐름에 올라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지 여러 상장 기업들을 직접 방문해 경영자들을 만나고 각 기업들의 전략과 문화를 점검하는 일 또한 우리 팀의 중요한 경쟁력이다.”
현지인 운용역들의 자질과 역할이 궁금하다.
“현지인 애널리스트 6명 중 시니어 직원 4명은 입사 전 현지 주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서 애널리스트로 3~4년 간 일했다. 한투운용에 입사한 후 평균 근속년수가 6년 이상씩 되니까 도합 10년에 달하는 베트남 투자업계 경력을 갖춘 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다. 나머지 주니어 직원 2명은 첫 직장으로 한투운용 호찌민 사무소에 입사했다. 두루 경험을 갖춘 투자 전문가가 되기 위해 리서치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 팀원 6명 중 4명은 미국·영국·호주 등지에서 유학한 해외파다. 공식 의사소통은 영어로 한다. 베트남 투자업계에서 한국계 대표 운용사에서 일한다고 하면 부러워하는 분위기다. 최고 수준의 대우와 다양한 교육 기회가 제공된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주식형 펀드와 주식혼합형 펀드의 포트폴리오 구성 차이는.
“혼합형의 경우 과거 수 차례 채권을 보유하기도 했지만 최근 포트폴리오는 주식형과 마찬가지로 (채권 없이) 주식으로만 구성돼 있다. 올해 우리 팀이 목표로 삼았던 VN지수 700선이 최근 달성되면서 일정 부분 이익을 실현한 후 안정적인 수익률 관리를 위해 다시 채권을 일부 편입할 생각이다. 주식형과 주식 혼합형 두 펀드의 주식 포트폴리오는 담당 현지 운용역의 운용스타일이나 시장 전망에 따라 일부 차이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리서치 결과에 따른 모델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유사하게 운용된다고 보면 된다.”
현지 운용팀을 관통하는 운용 철학은 뭔가.
“보수적 접근이다. 앞서 말했듯 베트남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개인투자자들은 목표 투자 기간이 짧게는 3일에서 한 달 미만이다. 이들은 기업 실적에 충실한 투자를 하기보다는 당장의 이슈, 소문 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지난 10년 간 수차례 급등과 급락장을 경험하면서 베트남 주식시장에서는 보수적인 운용 접근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당장의 단기적인 이익이나 기회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사업 모델과 경영진을 갖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는 이유다. 다행히 좋은 기업에 장기간 투자하는 펀드들이 결국에는 보상 받는다는 사실이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베트남 내 성장업종을 꼽는다면.
“건설 및 건설 자재, 철강 등과 같은 섹터가 인프라 개발과 부동산 시장 개발의 수혜를 향후 꾸준히 누릴 것으로 전망한다. 늘어나는 전력 수요와 발전 시설 현대화의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되는 전기케이블(전선) 분야의 대표 기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연말에 미국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다. 신흥국 자금이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데.
“미국 금리 인상은 분명 이머징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을 키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작년 연말에도 미국이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한 후 베트남 시장이 가파른 조정을 거쳤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는 펀드와 같은 장기 투자자들에겐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된다. 실제 올해 초 시장이 반등에 성공하면서 수익률이 크게 올랐다. 올해 말 금리 인상 역시 비슷한 저가 매수의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본다. 연말까지는 VN 지수가 650~710 사이 박스권에 머물겠지만 내년에는 추가 15%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한다.”
2006년 베트남에 투자했던 투자자 중 아직 손실을 회복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베트남 주식시장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올해 10년 만에 새 펀드를 출시하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베트남 시장의 강한 회복세와 함께 기회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배 팀장은 고려대 경제학과와 컬럼비아 대학 MBA를 나왔다. 삼일회계법인, BAT(British American Tobacco)코리아 등을 거쳐 2007년 한투운용 글로벌운용본부에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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