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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일, 그리고 자원봉사를 한번에

여행과 일, 그리고 자원봉사를 한번에

대학 진학 앞두고 한 해 쉬면서 경험 쌓는 ‘갭이어’, 스위스의 STA 트래블 등 여행사에서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해
STA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블루 라군이 올해 인기 여행지로 떠올랐다.
대학은 나중에 가도 된다고 생각하거나 아예 갈 마음이 없는 젊은이라면 ‘갭이어’(gap year, 고교 졸업 후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쉬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한 해)를 계획해 보면 어떨까.

매인 데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세상을 발견할 수 있는 이 좋은 시기는 은행예금이나 든든한 주말 일거리가 있는 사람에겐 일종의 통과의례로 받아들여진다. 비행기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해변에서 셀카 찍기의 고수가 될 정도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로 말이다.

올 들어 세계일주(RTW) 티켓이 최대 11%까지 할인되고 7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여행하는 여행객이 20% 증가했다. 이를 계기로 IB타임스가 STA 트래블(학생과 젊은이를 대상으로 한 세계 최대의 여행사)의 전문가들에게 완벽한 갭이어 여행 계획을 세우는 방법을 물었다.

STA 트래블의 영국 지사장 팀 프라이어는 “갭이어 여행은 많은 사람에게 단순한 여행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이런 종류의 여행은 어떤 나라나 지역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또한 시야를 넓히고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에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갭이어는 살아가는 기술을 터득하게 해줄 뿐 아니라 자신감을 키운다.”
 어디로 갈 것인가?
코스타리카는 서핑을 즐기고 스페인어를 배우기에 적합하다.
“동남아는 예나 지금이나 인기가 높다”고 STA 트래블의 육로관광 책임자 애나 비에스티가 말했다. “우리 모험 여행 프로그램 중에는 태국·캄보디아·베트남·라오스를 탐험하는 ‘인도차이나 디스커버리’가 가장 인기 있다. 아시아 이외 지역에서는 페루가 꾸준히 인기를 끈다. 기존에 잘 알려진 잉카 트레일 말고도 마추픽추로 가는 다양한 길을 탐험할 수 있다.”

올해는 베트남과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공, 일본의 인기가 높아져 태국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최근엔 아이슬란드도 많이 찾는다. STA 트래블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54% 늘었다. 야외 온천이 사람들로 꽉 차기 전에 서두르는 게 좋을 듯하다.

프라이어 지사장은 지난해 지진 피해를 입은 네팔의 관광이 정상 궤도로 돌아오기 시작했고 최근엔 쿠바도 주목 받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 쿠바 제재가 해제될 기미를 보이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롤링스톤스 등 유명인사들의 쿠바 방문 소식이 보도되면서 쿠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한편 코스타리카는 서핑을 즐기고 스페인어를 배우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행 중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면?
올해는 태국 치앙마이의 코끼리 자연공원에서 정글 트레킹을 하면서 코끼리를 돌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엔 자원봉사를 원하는 여행객의 수가 급증했다. 프라이어 지사장은 “‘봉사여행(voluntour)’ 프로그램의 인기가 매우 높아 수요가 전년 대비 10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모험여행과 자원봉사를 혼합한 프로그램으로 여행 도중 4~5일 정도 봉사 일정을 끼워 넣는다. 몇 년 전만 해도 갭이어 여행객들이 호랑이를 껴안고 코끼리 등에 올라타는 등의 행동으로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지금은 여행 중 동물과 교감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2014년 5월 STA 트래블은 코끼리 타기가 포함된 여행을 모두 빼고 새로운 활동을 집어넣었다. 특히 아시아 지역 여행과 모든 자원봉사 프로젝트는 야생동물 보호단체 ‘본 프리’의 조언을 참고한다. 올해는 태국 치앙마이에 있는 코끼리 자연공원에서 일주일 동안 머무르는 여행이 가장 인기를 끌었다. 정글 트레킹을 하면서 코끼리도 돌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STA 트래블은 올해 다양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동물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특별한 체험도 하고 싶은 여행객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팬다 돌보기나 거북 보호구역에서 일하기, 사자·표범·코끼리·하이에나의 자연 서식지에 머무르면서 도움 주기, 남아공에서 목줄이 채워진 야생동물에 대한 정보 수집하기 등이다.

비에스티는 또 여행객을 위한 인도주의적 프로젝트도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에 변화를(Make a Difference in the Philippines)’ 같은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필리핀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 GK(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필리핀의 빈곤을 근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와 협력하는 프로젝트다.

피지공화국에는 자원봉사자가 교사와 협력해 지역 학교 학생들의 교육을 돕는 ‘어린이와 학교(Children and School)’, 인도 고아 주에서는 어린이 교육 향상을 위한 ‘고아 해변과 자원봉사자(Goa Beach & Volunteer)’, 남아공 케이프 타운에는 고아와 버려진 어린이를 돌보는 프로그램 등이 있다.
 여행하면서 일도 하고 싶다면?
호주는 여행을 즐기면서 일자리 체험도 할 수 있는 곳으로 인기가 높다.
갭이어를 이용해 해외 여행을 하면서 일자리 체험도 할 수 있다. 영국의 대다수 젊은이들은 뉴질랜드와 호주를 주로 찾는다. 다양한 지역을 여행하면서 돈도 벌고 경력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젊은이들이 일자리 찾기가 여전히 어렵다”고 프라이어 지사장은 말했다. “갭이어를 이용해 해외 여행을 하면서 일과 삶의 경험을 넓히고 경력을 쌓으려는 젊은이가 갈수록 늘어난다.”

호주와 뉴질랜드 다음으로는 미국의 ‘US 섬머 캠프’ 프로그램이 인기다. 캐나다도 일자리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여행지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캐나다 취업 비자 신청이 86% 증가했다. 또한 중국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여행객이 영어 강사로 일하기 좋은 곳이다.
 여행 계획 세우기가 어렵다면?
갈 곳이 너무 많아 결정하기 어렵거나 짧은 시간 동안 최대의 효과를 얻고 싶다면 여행사에서 짜놓은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게 좋다. 태국·캄보디아·라오스·베트남 등지를 잠깐씩 둘러보는 유형부터 뉴올리언스와 댈러스, 멤피스, 마이애미 등 미국 서부를 섭렵하는 투어까지 여행 안내서 없이도 세계 곳곳을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나와 있다.
 어떤 티켓을 사야 할까?
가고 싶은 나라의 목록을 정한 다음 비행기편을 알아보노라면 비싼 가격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조금이라도 돈을 절약해 볼까 이리저리 궁리해 보지만 여간 복잡한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여행 사이트들이 다양한 항공 패키지를 제공한다. 하지만 항공 스케줄에 맞춰 당초의 여행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계획에 맞춰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지만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STA 트래블, 트래블 슈퍼마켓, 원 월드 앤 에어트렉스 등 여러 사이트에서 맞춤 패키지를 제공한다.

- 앨리스 커프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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