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상생안에 실망한 자영업자들…요기요·땡겨요 대안 될까
[배달시장, ‘상생’은 불가능한가]③
수수료 저렴한 대안 앱 활성화 목소리 커져
땡겨요 투자 늘리고 요기요는 상생 협력 나선다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 민족’(배민)과 ‘쿠팡이츠’의 양강 구도다. 두 민간 배달앱이 수년간 시장을 지배해 온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는 배달수수료 부담을 덜고 자영업자와의 상생을 위해 ‘공공 배달앱’(공공앱)을 출시했다. 그러나 이들 앱은 배민이나 쿠팡이츠보다 불편한 점이 많아 사실상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지난 11월 14일 배달플랫폼-입점업체 간 수수료 상생안이 극적으로 도출됐지만 자영업자들의 여론은 좋지 않은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공공앱 등 다른 배달플랫폼들이 양강구도를 깨고 배달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수료 조정에도 불만은 여전…‘땡겨요’ 주목
최근 배달플랫폼 상생안이 도출됐지만 실제로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총비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이번 대책이 진정한 해결 방안인지에 대해 물음표가 달리는 상황이다.
이에 배달업계에서는 수수료가 저렴한 대안 앱을 활성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앱은 수수료율이 2% 이하로 민간 배달앱보다 훨씬 낮다. 현재 운영되는 공공앱은 31개로 정부에서는 민간 배달 플랫폼의 독과점 완화를 위해 공공앱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은 과점 구조가 굳어졌다. 배민·쿠팡이츠·요기요 3사의 시장 점유율은 96%에 달한다. 독과점 구조를 깨기 위해 경쟁력 있는 대체 플랫폼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배달 3사의 대체재로 꼽히는 플랫폼으로는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공공앱 ‘땡겨요’가 있다.
땡겨요는 신한은행이 소상공인과 상생하겠다는 취지로 2022년 1월 출시한 중개 플랫폼이다. ▲2%대 중개수수료와 가맹점 정산 수수료 ‘0원’ ▲실시간 매출 정산 ▲지역화폐 구입·결제 이용 금액 1.5% 적립 등을 내세웠다. 입점비·광고비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정부 역시 땡겨요를 공공앱으로 구분하고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출범 때 참여시켰다.
땡겨요는 올해 가맹점 지원금액으로 9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실행한 땡겨요 가맹점 지급액은 90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사장님 지원금으로 17억2000만원 ▲사장님 지원쿠폰 지급액으로 45억원 ▲매출대금 무료 선정산 금액으로는 29억원을 지급했다.
신한은행은 내년을 확장 시기로 보고 땡겨요 입점업체 관리 대행사, 마케팅 대행사 입찰 공고를 냈다. 올해 땡겨요 가맹점 지원금액을 투입한 것만큼 내년도 사업에도 투자를 할 전망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땡겨요의 주 전략은 서울시 지역구 및 지방 공공지자체와 협약해 공공배달 점유율을 늘려가는 것”이라면서 “소상공인의 배달 3사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상생 행보를 강화하고, 지자체 협업 등의 차별화 전략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점 시장에서 땡겨요와 같은 공공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가에서 상생협의체를 만들었으나 결국 수수료 상생협약 방식은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공공앱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앱의 운영 주체를 공무원이 아닌 사기업이나 전문가로 구성해 나서야 할 때”라며 “분산된 공공앱들을 통합해 식당과 배달 라이더, 이용자가 많아져야 힘이 세지고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상생협의체를 통해 공공앱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하고 그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할 것으로 본다”며 “가맹점 확대 및 플랫폼 서비스를 지속 개선하고 고도화해 시장 경쟁력을 갖추고,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공공앱 지원이 가능하다면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공공앱에 대한 인식과 점유율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위 요기요의 부진
업계 3위인 요기요는 지난 3월 쿠팡에 2위 자리를 내주면서 시장에서 하락세를 걷고 있다. 업계 3위라고 하지만 존재감은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요기요의 활성사용자수(MAU)는 지난 1월 636만명에서 지난달 497만명으로 21.9% 감소했다.
지난 8월에는 회사 설립(2011년)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어 올해 초 선임된 전준희 대표는 1년도 되지 않아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앞서 작년 11월 선임된 이정환 대표 역시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고 2개월 만인 올해 1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실적이 악화하자 요기요가 인력 감축을 통한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다. 요기요는 2022년 1116억원, 2023년 655억원 등 영업손실도 지속되고 있다.
요기요는 내부적으로 희망퇴직 및 경영진 교체 이후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다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상생 협력 생태계 확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독자적으로 상생협의체와 협의한 자체 상생안 이행에 나섰다. 요기요는 가게배달과 요기배달의 중개수수료를 이미 12.5%에서 자발적으로 9.7%로 인하했다. 주문 건수에 따라 최대 4.7%까지 추가 인하하는 차등 수수료 방안도 시행할 예정이다. 요기요 측은 “자사의 상생방안이 협의체 내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타사와 입점업체 간 합의여부와 관계없이 상생안을 이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요기요는 경쟁력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요기요는 업계 최저 중개수수료 9.7%를 제공하는 ‘요기요 라이트’ 요금제와 무료배달 구독서비스 ‘요기패스X’ 서비스를 출시했다. 신규 가게 입점 수가 증가하고 있고, 구독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보고 있다.
요기요 관계자는 “배민, 쿠팡이츠보다 먼저 수수료율을 인하한 것은 요기요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내린 결정인 동시에 소상공인들의 매출 증대에 기여하기 위함”이라며 “고객에게는 직접적인 보상과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활성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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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조정에도 불만은 여전…‘땡겨요’ 주목
최근 배달플랫폼 상생안이 도출됐지만 실제로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총비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이번 대책이 진정한 해결 방안인지에 대해 물음표가 달리는 상황이다.
이에 배달업계에서는 수수료가 저렴한 대안 앱을 활성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앱은 수수료율이 2% 이하로 민간 배달앱보다 훨씬 낮다. 현재 운영되는 공공앱은 31개로 정부에서는 민간 배달 플랫폼의 독과점 완화를 위해 공공앱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은 과점 구조가 굳어졌다. 배민·쿠팡이츠·요기요 3사의 시장 점유율은 96%에 달한다. 독과점 구조를 깨기 위해 경쟁력 있는 대체 플랫폼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배달 3사의 대체재로 꼽히는 플랫폼으로는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공공앱 ‘땡겨요’가 있다.
땡겨요는 신한은행이 소상공인과 상생하겠다는 취지로 2022년 1월 출시한 중개 플랫폼이다. ▲2%대 중개수수료와 가맹점 정산 수수료 ‘0원’ ▲실시간 매출 정산 ▲지역화폐 구입·결제 이용 금액 1.5% 적립 등을 내세웠다. 입점비·광고비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정부 역시 땡겨요를 공공앱으로 구분하고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출범 때 참여시켰다.
땡겨요는 올해 가맹점 지원금액으로 9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실행한 땡겨요 가맹점 지급액은 90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사장님 지원금으로 17억2000만원 ▲사장님 지원쿠폰 지급액으로 45억원 ▲매출대금 무료 선정산 금액으로는 29억원을 지급했다.
신한은행은 내년을 확장 시기로 보고 땡겨요 입점업체 관리 대행사, 마케팅 대행사 입찰 공고를 냈다. 올해 땡겨요 가맹점 지원금액을 투입한 것만큼 내년도 사업에도 투자를 할 전망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땡겨요의 주 전략은 서울시 지역구 및 지방 공공지자체와 협약해 공공배달 점유율을 늘려가는 것”이라면서 “소상공인의 배달 3사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상생 행보를 강화하고, 지자체 협업 등의 차별화 전략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점 시장에서 땡겨요와 같은 공공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가에서 상생협의체를 만들었으나 결국 수수료 상생협약 방식은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공공앱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앱의 운영 주체를 공무원이 아닌 사기업이나 전문가로 구성해 나서야 할 때”라며 “분산된 공공앱들을 통합해 식당과 배달 라이더, 이용자가 많아져야 힘이 세지고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상생협의체를 통해 공공앱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하고 그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할 것으로 본다”며 “가맹점 확대 및 플랫폼 서비스를 지속 개선하고 고도화해 시장 경쟁력을 갖추고,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공공앱 지원이 가능하다면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공공앱에 대한 인식과 점유율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위 요기요의 부진
업계 3위인 요기요는 지난 3월 쿠팡에 2위 자리를 내주면서 시장에서 하락세를 걷고 있다. 업계 3위라고 하지만 존재감은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요기요의 활성사용자수(MAU)는 지난 1월 636만명에서 지난달 497만명으로 21.9% 감소했다.
지난 8월에는 회사 설립(2011년)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어 올해 초 선임된 전준희 대표는 1년도 되지 않아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앞서 작년 11월 선임된 이정환 대표 역시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고 2개월 만인 올해 1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실적이 악화하자 요기요가 인력 감축을 통한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다. 요기요는 2022년 1116억원, 2023년 655억원 등 영업손실도 지속되고 있다.
요기요는 내부적으로 희망퇴직 및 경영진 교체 이후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다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상생 협력 생태계 확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독자적으로 상생협의체와 협의한 자체 상생안 이행에 나섰다. 요기요는 가게배달과 요기배달의 중개수수료를 이미 12.5%에서 자발적으로 9.7%로 인하했다. 주문 건수에 따라 최대 4.7%까지 추가 인하하는 차등 수수료 방안도 시행할 예정이다. 요기요 측은 “자사의 상생방안이 협의체 내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타사와 입점업체 간 합의여부와 관계없이 상생안을 이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요기요는 경쟁력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요기요는 업계 최저 중개수수료 9.7%를 제공하는 ‘요기요 라이트’ 요금제와 무료배달 구독서비스 ‘요기패스X’ 서비스를 출시했다. 신규 가게 입점 수가 증가하고 있고, 구독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보고 있다.
요기요 관계자는 “배민, 쿠팡이츠보다 먼저 수수료율을 인하한 것은 요기요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내린 결정인 동시에 소상공인들의 매출 증대에 기여하기 위함”이라며 “고객에게는 직접적인 보상과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활성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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