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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간편해지는 송금 서비스] 문자메시지로 돈 보내세요

[더욱 간편해지는 송금 서비스] 문자메시지로 돈 보내세요

공인인증서 없이 20초 만에 해결 … 인터넷은행 출범하면 경쟁 더욱 치열해질 듯
KEB하나은행은 11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로 송금할 수 있는 ‘텍스트뱅킹(Text Banking)’ 서비스를 내놨다. 하나은행 대표 전화번호로 송금할 계좌명(별칭)과 송금액을 적어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일회용 인증번호를 확인하면 송금이 이뤄지는 서비스다. 전체 송금에 20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하루 이체한도는 300만원으로 송금은 물론 잔액·거래내역 조회도 할 수 있다. 문자메시지로 돈을 보내는 세상이 됐다는 얘기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뱅킹보다 간편하다는 게 강점이다. 스마트폰뱅킹처럼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공인인증서 비밀번호와 보안카드,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 번호 등을 입력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간편송금서비스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6개 은행(수출입은행 제외) 중 12개 은행에서 간편송금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자체 간편송금 서비스가 없는 4개 은행도 토스·카카오페이 같은 핀테크 업체의 송금서비스를 이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모든 은행에서 간편송금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의 간편송금서비스도 자리를 잡고 있다. 토스·네이버페이·페이코·카카오페이 등이 대표적이다.
 간편송금 이용건수·금액 급증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소비자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하루 평균 간편송금 이용금액은 46억 5200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103.3% 늘었다. 하루 평균 이용건 수도 11만8200건으로 전분기에 비해 88.3% 증가했다.

대다수의 간편송금서비스는 계좌번호를 몰라도 수취인의 휴대전화 번호만 알면 무료로 송금할 수 있는 구조다.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플리카가 지난해 2월 내놓은 ‘토스’가 선두주자다. 올해 8월 누적 거래액 1조원을 넘어섰다. 송금자가 토스 앱에 접속해 수취인의 전화번호와 금액을 입력하면 수취인에게 문자메시지로 수취 확인 요청과 함께 토스 주소 링크가 전달된다. 수취인이 링크를 누른 후 돈을 받을 은행과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바로 입금되는 형태다. 은행권의 제휴도 활발하다 신한은행 ‘써니뱅크’, NH농협뱅크 ‘올원뱅크’, 경남은행 ‘투유금융센터 앱’ 등이 토스 솔루션을 기반으로 간편송금 서비스를 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휙서비스’ 역시 토스처럼 휴대전화 번호만 알면 송금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한 발 더 나아가 수취인이 휙서비스에서 출금신청을 한 후 곧바로 자동현금입출금기(ATM)에서 현금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ATM에 획서비스로부터 받은 승인번호를 입력하면 출금을 할 수 있다.

ICT기업의 경우 네이버가 지난해 6월부터 네이버페이를 통해 모바일 송금서비스를 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앱에 접속해 수취인의 휴대전화 번호나 네이버 아이디를 입력하면 송금할 수 있다. NHN엔터테이먼트의 페이코도 올해 6월부터 송금서비스를 시작했다. 페이코 앱에서 계좌번호 송금과 휴대전화 번호 송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의 간편송금서비스도 있다. KB국민은행의 간편송금서비스인 ‘리브 머니 보내기’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계좌번호를 모르더라도 리브 앱을 연 후 돈을 보낼 카카오톡 친구를 지정하면 송금할 수 있다. 송금요청 메시지를 받은 수취인이 이 앱을 설치한 후 입금 받을 은행과 계좌번호를 적어넣으면 송금이 완료된다. 우리은행은 자체 개발한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에서 6자리의 핀 번호만 입력하면 송금할 수 있는 ‘톡톡 보내기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이 위비톡 친구끼리 바로 돈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다.

사이버 보안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공인인증서 대신 생채인증 서비스를 하는 은행도 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미 지문인증을 시행하고 있고 산업은행·대구은행의 경우 내년 초 지문인증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물론 아직까지 간편송금서비스의 한계도 있다. 가장 큰 점은 이체한도가 적다는 점이다. 각 은행이 서비스 초기 단계인 점을 감안해 혹시나 모를 금융사고를 막기 위해 이체한도를 소액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 은행의 간편송금서비스 이체한도는 30만~50만원이다. 물론 한도가 높은 서비스도 있다. 하나은행 텍스트뱅킹의 하루 이체 한도가 300만원으로 가장 많고, 전북은행의 세이프터치 간편이체 한도가 200만원으로 높은 편이다. 신한은행의 신한S통장지갑, 우리은행의 우리 간편뱅킹서비스, 부산은행의 썸씽서비스 등이 이체한도를 100만원으로 정하고 있다. 하나은행 내계좌 간편이체, 씨티은행 본인계좌·사전지정계좌 이체처럼 이체한도가 없는 서비스도 있다. 다만 이들 서비스는 본인 계좌나 미리 지정한 계좌에만 이체가 가능한데다 일회용 비밀번회 생성기(OTP)의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이체한도 30만~50만원으로 적은 게 흠
은행권의 간편송금서비스가 늘면서 업계의 판도도 크게 바뀌고 있다. 12월 30일 서비스를 종료하는 카카오의 ‘뱅크월렛카카오’가 간편송금 시장의 빠른 환경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뱅크월렛카카오는 2014년 11월 출시된 서비스로 국내 모바일 송금 서비스의 시초라 할 수 있다. 출시 한달 만에 가입자가 50만 명이나 될 정도로 소비자의 관심을 모았지만 이후 인기가 시들해졌다. 금융결제원이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 현황’에 따르면 뱅크월렛카카오의 신규 회원은 2014년 11월 48만 명에서 12월 10만 명, 2015년 1월 4만 명으로 크게 줄었다. 금융권에서는 뱅크월렛카카오가 송금하기 전 미리 돈을 충전해야 하는데다 하루 송금 한도를 10만원으로 적게 설정한 점을 인기 하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시중은행이 자체 간편송금서비스를 개발하면서 시중은행 서비스를 직접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도 크다. 카카오는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를 종료하는 대신 카카오페이의 송금서비스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간편송금 시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K뱅크는 휴대폰 번호나 e메일만 알면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고,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과 연동한 간편송금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9월 28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시행은 간편송금 시장의 규모가 한층 커지는 계기가 됐다. 식사 때 ‘밥값 각자내기(더치페이)’를 하는 상황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간편송금서비스를 활용하면 각자 카드나 현금으로 계산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이를 위해 은행들은 간편송금서비스에 더치페이 기능을 추가했다. 밥값을 모아 낼 사람이 간편송금 앱에 접속해 더치페이 메뉴에 들어가면 전체 식사 금액을 참석자 수로 나눠서 1인당 식사비를 쉽게 계산하는 것은 물론 각 참석자에게 부담금이 얼마인지 문자메시지나 SNS로 알려줄 수 있다. 메시지를 받은 이는 간편송금서비스를 이용해 밥값을 낼 사람에게 식사비를 보내면 된다. 국민은행 리브의 경우 더치페이뿐만 아니라 경조사비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위비톡도 더치페이 서비스를 탑재했다. 기업은행의 ‘휙더치페이’는 기업은행 계좌가 없더라도 아이원(i-ONE)뱅크 앱을 설치하면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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