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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을 일년으로 끌고가려면…

작심삼일을 일년으로 끌고가려면…

운동 더 많이 하겠다는 계획보다는 자명종 등을 이용해 일정 시간에 조건반사적으로 할 수 있는 패턴 만드는 방법 등 4가지를 소개한다
매년 사람들은 새해결심을 세우지만 대다수는 작심삼일로 끝난다. 결심을 지킬 방법이 없을까?
사람들은 매년 새해결심을 세우지만 그런 다짐은 거의 작심삼일로 끝난다. 우리 대다수는 자제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결심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놀라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패가 필연적일까? 새해결심을 이룰 수는 없을까?

심리학 연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올해는 반드시 결심한대로 해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 4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실행의도(implementation intentions)를 세워라.

이러이러한 상황이 온다면 이렇게 행동하겠다는 의도를 확고히 세울 경우 결심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많다.

예를 들어 매일 운동하겠다고 결심했을 경우 단지 더 많이 운동하려고 생각하기보다 아침에 자명종이 울리면 바로 조깅하러 나가겠다는 의도를 다지는 식이다. 그런 실행의도는 특정 계기나 신호가 왔을 때 특정 행동을 하기 위한 준비를 자동적으로 할 수 있게 해준다. 그것이 결심 이행에 도움이 된다. 한 연구에서 음식과 관련된 실행의도를 세운 여성의 체중 감량 폭은 그냥 다이어트하는 여성 대조군의 2배에 이르렀다.

둘째, 사건·사물의 구체적인 특성보다 추상적인 속성에 초점 맞춰라. 건강한 식사 습관을 붙이는 것이 목표인데 도넛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고 가정해 보자.

도넛의 구체적인 특성(예를 들어 달콤하고 끈적거림)에 초점을 맞추면 더욱 먹고 싶어진다. 그러나 도넛의 추상적인 속성, 다른 도넛만이 아니라 유혹적인 다양한 것들과 공유하는 특성에 초점을 맞추면 자제력이 강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도넛을 먹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느냐 나쁜 음식을 먹느냐’의 문제로 좀 더 넓게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제력 문제에 ‘해석수준 이론(construal level theory, 어떤 현상이나 대상에 대해 사람마다 다른 심리적인 거리감을 갖게 되는데 이런 식별수준, 곧 해석수준의 차이를 통해 행동 반응과 선택이 달라진다는 가설)’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사물을 좀 더 추상적으로 해석하면 보다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다. 우리가 자제력을 발휘하고 싶어 하는 이유가 근원적으로 더 부각되기 때문인 듯하다.

우리가 피하고 싶은 것은 정확히 말해 도넛 하나를 먹는 게 아니라 도넛을 먹는 습관이 가져오는 효과다. 그런 습관과 효과는 추상적인 속성을 갖는다. 그와 달리 촉촉하고 달콤함이라는 유혹의 구체적인 속성은 즉각적으로 보상하는 말초적인 방식을 더 돋보이게 만든다.

미국의 정신과학자이자 심리학자, 행동경제학자인 조지 에인슬리가 말하는 ‘번들링 선택(bundling choices)’ 활동도 그와 유사한 전략이다. 여러 선택을 하나의 번들로 묶으면 서로 관련 없는 별개의 일화로 보이지 않고 현재의 선택이 전체적으로 반복되는 도전의 상징으로 보인다.

지금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되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를 선택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럴 경우 커피를 곁들여 도넛을 먹느냐 마느냐의 선택을 앞으로 비슷한 상황(예를 들어 카페에 갈 때마다)에서 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를 예측할 수 있는 기준으로 보게 된다. 현재의 선택을 미래의 유사한 선택들과 함께 묶는다는 뜻이다.

이처럼 선택을 하나로 묶는 것도 추상적인 속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중에 후회를 줄여주는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셋째, 고갈된 자제력을 신속히 복원하라.

자제력은 재생되지 않는 제한된 자원이라는 증거가 있다. 많이 사용할수록 미래의 도전에서 사용할 자제력이 더 적어진다. 시간이 흐르고 휴식을 취해 자제력을 복원하기 전까지는 계속 고갈된다.

따라서 새해결심을 실천하기 위해선 자제력을 신속히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우선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재미있는 비디오를 본다든지 해서 기분을 전환하는 것이다. 자연을 즐기는 것도 고갈된 자제력 복원에 좋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그러나 정크푸드를 많이 먹는 습관에서 벗어나는 것이 목적일 때는 그런 행동은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된다). 한 실험에서 설탕을 넣은 밀크셰이크를 마신 사람들은 고갈된 자제력이 복원됐지만 인공 감미료를 넣은 밀크셰이크를 마신 사람들은 그런 효과가 없었다(밀크셰이크에 설탕을 넣은 것인지 인공 감미료를 넣은 것인지 실험 대상자가 모르도록 했다).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좀 더 최근의 연구는 그런 효과를 얻기 위해 설탕을 넣은 음료를 실제로 마실 필요도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달콤한 음료를 입안에 머금었다가 뱉아내도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

넷째, 처음부터 유혹을 피하라.

자제력이 한정된 자원이라면 불필요하게 사용하지 않고 아낄 수 있다. 반드시 사용해야 할 시점이 될 때까지 저장해두는 것이다. 따라서 새해결심의 이행에는 처음부터 유혹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뻔하지만 그 중요성이 올바로 인식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건 아마도 사람들이 자신의 의지력을 실제보다 더 강하다고 착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아니면 의지력은 사용할수록, 또 오후가 될수록 줄어든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실제로 오전보다는 오후에 달콤한 간식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힘들다). 그 결과 사람들은 처음부터 유혹을 피하는 전략을 무시하기 쉽다.

예를 들어 초콜릿을 줄이고 싶다면 대량 가정용 패키지나 ‘원 플러스 원’의 유혹에 빠져들지 말고 매일 밤 3조각만 먹겠다는 자신의 의지력을 믿어보라. 피로하면 결심을 지키기가 더 어려워지므로 휴식을 충분히 취해야 한다. 가능하면 초콜릿 바를 작은 것으로 고르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면 초콜릿을 추가로 사기 위해 다시 외출하는 것이 번거롭고 귀찮아 더 먹고 싶은 욕구를 참을 수 있다.

슈퍼마켓에 가서 초콜릿 진열대가 있는 칸에 아예 들어가지 않으면 유혹을 이겨내기 쉽다. 퇴근 후 귀가할 때는 제과점이나 술집 등을 통과하지 않는 길을 택하라. 이런 전략을 동원하면 순전히 의지력에만 의존할 때보다 욕구를 억제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증거가 있다.

누구나 새해결심을 끝까지 지키려면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 그 결심이 가치 있는 일이라면 그런 수고를 해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 닐 레비



[ 필자는 호주 매쿼리대학 철학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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