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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포플 프로테라 CEO

라이언 포플 프로테라 CEO

전기자동차 시장이 열렸다. 전기버스 제작업체 프로테라는 엄청난 시장 기회를 노리고 있다. 문제는 생산 속도다.라이언 포플(Ryan Popple·39)은 이라크 참전 경험만 생각하면 불쾌하게 달콤했던 냄새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제대로 정제되지 않은 더러운 가솔린 냄새를 가리기 위한 향이었다. 전쟁에서 그는 미군 이동 과정에서 연료와 보급품을 수송하는 호송대를 보호했다. 부대 이동을 위해 얼마나 많은 연료가 필요하고 이를 계속 보급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직접 지켜본 그는 ‘무언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연료 배급차를 가장 먼저 보내지 않으면 연료 충전을 위해 다시 돌아가야 하는 역병참이 발생한다. 재충전을 위해 왔던 길을 다시 가는 거다.” 항구에서 보급을 다시 하긴 했지만 “쿠웨이트에 장갑차나 짐을 말 그대로 그냥 버리고 갔다. 그리고 유조선은 다른 방향으로 갔다.”
 청정에너지 중시하는 도시가 주요 시장
중동의 불안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그는 화석연료에 의지할 경우 끝없이 벌어질 수 있는 문제를 생생히 느꼈다. 더러운 연료의 냄새처럼 갑자기 그를 덮친 생각은 이라크를 떠난 후에도 오랫동안 그의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 후 포플은 석유의 대안에 대해 골몰했고, 제대 후 하버드에서 MBA를 이수하며 에너지 산업에서 일을 시작했다. 셰브론에서 잠시 근무한 그는 바이오연료 스타트업으로 옮겼다가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모터스 재무팀에서도 근무했다. 2010년 포플은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앤 바이어스(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 청정기술그룹 파트너로 일을 시작했다. 입사하고 1년 후 회사는 전기버스 스타트업 프로테라(Protera)에 투자했다. 캘리포니아 벌링게임에 본사를 둔 프로테라는 지금까지 1억8500만 달러의 투자금을 모집하고 클라이너뿐 아니라 GM 벤처스와 일본 미츠이(Mitsui)의 투자를 받고 있다.

포플은 작은 회사 프로테라가 미국의 시내버스 전체를 전기차로 교체하는 큰 일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클라이너가 프로테라에 투자를 시작한 후 2년 동안 2명의 CEO가 프로테라를 스쳐갔다. 그러나 둘 다 전기버스 생산을 가속화시키지 못했다. (창업자 데일 힐은 2008년 물러났다.) 포플은 2014년 클라이너를 떠나 프로테라의 운전대를 직접 잡았다.

미국공공교통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약 7만1000대의 시내버스가 있다. 대부분 디젤이나 압축 천연가스를 연료로 하는 차량이다. 이 중 전기배터리로 달리는 차량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2014년 1월 통계를 보면 전체의 1% 미만이고, 수소버스와 천연가스 버스는 35%를 차지한다. 미 교통부 추산에 따르면, 미국에는 배출가스가 ‘제로’인 버스가 300대밖에 없다. 그러나 주정부 혹은 지방정부가 인센티브 지급을 시작하면(버스당 15만 달러 정도로 추정), 2022년까지 북미 지역에서 그 숫자는 6900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은 발표했다.

100% 전기버스의 가격은 디젤 버스나 천연가스 버스보다 최소 20만 달러 더 높다. 그러나 운영비를 보면 전기버스가 훨씬 매력적이다. 디젤 버스의 경우 연간 연료비 및 유지비가 평균 9075달러지만, 전기버스는 1770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 교통기관에서는 23억 달러를 들여 매년 새로운 버스를 5000여 대씩 구매한다. 대부분 디젤 버스지만, 최근 들어 변화하는 추세다. 2006년 캘리포니아에서는 산업 전반의 탄소 감축을 강제하는 국회 발의안(Assembly Bill) 32가 통과됐다. 이후 청정 에너지원과 배출량 제로 차량 확대를 위한 노력이 시작됐고, 캘리포니아는 자연스레 프로테라의 첫 시장이 됐다. 프로테라는 2010년 로스엔젤레스 교외에 있는 풋힐 운수(Foothill Transit)에 첫 버스를 공급했다.

우선은 버스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도록 생산능력을 갖춰 증산을 하는 게 가장 시급한 임무다. 뉴욕과 로스엔젤레스, 시카고, 필라델피아가 전기버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프로테라가 2010년부터 미국 고객사에 배송한 버스는 지금까지 88대밖에 되지 않는다. 그것도 올해 25대를 포함한 수다. 결제는 버스 수송이 완료된 후에야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입은 거액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등 일정치가 않다. 버스당 가격이 75만 달러라는 걸 생각했을 때 11월 18일까지 프로테라가 창출한 매출은 이론상 1900만 달러가 된다. 비상장기업이라 자료를 얻을 수 없어 직접 물어봤지만, 회사에서는 지금 현재 수익을 내고 있는지, 현금흐름이 흑자인지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섬유유리와 탄소섬유로 버스 제작
프로테라가 각 지역의 시내버스 신규 구매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해선 포플에게 주어진 일이 참 많다. 업계 선도업체는 미국과 캐나다 대형버스 매출의 45%를 차지하는 매니토바 위니펙에 있는 뉴 플라이어(New Flyer)다. 2015년 뉴플라이어의 북미지역 시내버스 및 장거리 버스 매출액은 12억 달러가 넘었다.

포플은 프로테라의 맞춤형 특별제작 전기버스가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뉴플라이어와 길리그는 금속 차체를 제작하는 데 전문성을 가진다. 디젤이나 천연가스, 하이브리드-전기, 가솔린이든 전기차량이든 두 회사는 구동장치를 제3자 업체에서 구매하고 있다.

그러나 프로테라는 경량의 섬유유리와 탄소섬유로 40피트 길이의 버스를 제작한다. 전기차량만 생산하는 프로테라는 테슬라 모델S가 전기엔진에 맞게 설계되는 것처럼 차량의 성능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설계와 구동장치를 최적화할 수 있다. 테슬라처럼 배터리팩을 자체 제작하는 건 물론이다. 알루미늄케이스에 들어간 평평한 두께의 직사각형 배터리는 내부 공간 최대화를 위해 차량 바닥 아래로 들어간다.

생산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포플은 최근 테슬라 중역 2명을 영입했다. 배터리 엔지니어 더스틴 그레이스와 생산 전문가 조쉬 엔사인이다. 엔사인은 사우스 캐롤라이나 그린빌에 있는 프로테라 공장의 생산량을 올해 안에 두 배로 늘려서 일주일에 버스 두 대를 생산하라는 임무를 부여 받았다. 이를 완료하고 나면 내년에 로스엔젤레스 근처에서 준공되어 생산을 시작하는 두 번째 공장의 생산속도를 비슷하게 맞춰야 한다. 2017년 말까지 프로테라는 연간 버스 250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2018년 매출은 1억9000만 달러를 기록할 수 있다. 2016년 들어서 올린 매출의 10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공장 신설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추가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2년 안에 IPO를 하게 될 수 있다. 지금 당장은 공장에서 빨리 더 많은 버스를 생산해서 첨단기술과 별다른 관계가 없었던 시장을 뒤흔드는 게 목표다.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이라고 포플은 말했다. “어린 라이언 포플을 만나 ‘넌 사상 처음으로 석유 수요를 완전히 ‘0’으로 만들 수 있는 카테고리에서 차량을 만드는 CEO가 될 거야’라고 말해주겠다. 그럼 어린 나는 이렇게 답할 것 같다. ‘좋네요. 그럼 어디에 지원하면 되죠?’”

- ALAN OHNSMA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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