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보기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낯 뜨거운 몰카 영상 갖고 있다는 문건 보도…약점 잡힌 것일까 ‘쓰레기 정보’일까 트럼프가 크렘린에 애써 호의를 보이려는 이유를 ‘트럼프 X파일’이 설명해줄 수도 있다.지난해 여름이 끝날 무렵부터 미국 워싱턴 D.C.의 만찬장에서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과거 모스크바에 출장갔을 때 낯 뜨거운 섹스 장면을 연출하다가 러시아 정보요원의 몰래 카메라에 찍혔다는 이야기였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고위 외교관이 전한 한 가지 설에 따르면 러시아 정보기관이 트럼프의 잘 알려진 섹스 기벽을 이용하려고 호텔방에 몰래 카메라와 마이크를 설치한 뒤 그에게 매춘부 여러 명을 알선했다. 그 이야기에서 진짜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내용은 트럼프가 매춘부들이 소위 말하는 ‘골든 샤워(golden showers, 손님을 위해 그 앞에서 소변 보는 행위)’를 즐겼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선거가 치러질 때 쯤 그 이야기는 워싱턴 언론계에서 확인되지 않은 공공연한 비밀로 떠돌았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조사한 미국 정보기관들의 합동 보고서에 문건 하나가 첨부되면서 그 소문이 새롭게 되살아났다. 곧바로 언론에 유출된 그 문건에 따르면 트럼프가 ‘변태 성행위’를 하는 모습을 러시아 요원들이 카메라에 연결된 모니터로 지켜봤으며 트럼프에게 매춘부를 알선하고 그의 호텔방을 감시한 것은 러시아 첩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이었다.
문건에는 정확히 ‘FSB는 여러 명의 매춘부를 고용해 트럼프 앞에서 ‘골든샤워’ 쇼를 하게 했다’고 명시돼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 문건에 나오는 익명의 러시아 정보원에 따르면 트럼프는 의도적으로 그 장소를 모스크바의 ‘리츠카튼 호텔’로 정했다. ‘그가 미워하는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러시아 공식 방문 때 머문 그 방에서 그들이 사용한 침대를 (매춘부들의 소변으로) 더럽히려는 의도였다.’
CNN은 이 문건의 2쪽짜리 요약본이 얼마전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전달됐으며 거기엔 러시아 요원들이 트럼프의 치부를 드러낼 수 있는 개인·금융 정보를 갖고 있다는 주장이 포함됐다고만 보도했다. “문건을 직접 열람한 여러 미국 관리들이 그런 사실을 확인했으며 현재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그런 주장을 수사 중이다.” 그 직후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는 “영국 정보원 출신이라고 주장한 사람이 작성한” 문건이라며 그 전문을 보도했다.
그로부터 24시간도 채 안 돼 월스트리트저널은 문제의 문건 작성자가 영국 해외정보국(MI6) 출신으로 오랫동안 러시아에서 활동한 크리스토퍼 스틸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스틸이 운영하는 사설 정보업체 오비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는 처음엔 확인되지 않는 공화당 경선 주자의 선거대책본부로부터, 트럼프가 공화당 대통령후보로 확정된 다음엔 민주당으로부터 트럼프의 러시아 사업 거래와 연줄에 관해 조사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스틸은 수집한 자료가 상당히 충격적이라는 점을 고려해 그 문건을 FBI에도 넘겼다.
이 문건의 신빙성과 출처는 조롱의 대상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11일 기자회견에서 그 문건을 “허위 정보이며 쓰레기”라고 일축했다.
존 맥래플린 전 CIA 부국장도 그 문건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뉴스위크에 “익명의 러시아 정보원에 관한 신뢰성이 전혀 없으며 누가 어떤 의도로 조사를 의뢰했고 문건을 작성했는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진실성을 판단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문건이 트럼프의 성적 기행에 한 가지를 더 추가했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열렬한 팬들은 그것이 그의 또 다른 별난 행동에 불과하다고 무시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0월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 마더존스가 “러시아를 전담한 서방의 고위 정보요원”이 작성했다며 이 문건을 가장 먼저 간략하게 보도했지만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 정보당국이 이 문건을 재포장하고 확대한 보고서를 내면서 거기에 담긴 내용에 무게감이 더해졌다. 일부는 미국의 ‘주적’이라고 할 수 있는 크렘린에 트럼프가 애써 호의를 보이려 하는 이유를 그 문건이 설명해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 문건에서 익명의 러시아 정보원은 수년간 트럼프가 러시아에서 보여준 별난 행동으로 러시아 당국은 그의 치욕스런 정보를 충분히 확보했으며, 그들이 원한다면 그 정보는 트럼프를 협박하는 데 사용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협박’이라면 문제가 상당히 달라진다. 흥미거리인 지저분한 섹스 이야기가 중대한 국가안보 문제로 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문건은 미국 정보기관이 지난 몇 주 동안 제기한 의혹에 힘을 실어준다. “트럼프와 측근들은 크렘린으로부터 정적들에 관한 사항을 포함해 다양한 정보를 정기적으로 건네 받았다”는 의혹을 말한다.
지저분한 섹스 이야기 외에도 그 문건은 러시아 당국이 사업 이권을 미끼로 트럼프를 유인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보기관의 보고서는 이렇게 설명했다. ‘문건에 따르면 크렘린은 트럼프에게 러시아에서 수익성 좋은 부동산 개발사업을 제안했다. 특히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축구 개최와 관련된 개발사업이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트럼프는 아직까지 그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 정보기관의 보고서는 러시아 당국이 클린턴 일가에 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FSB는 수년 동안 힐러리 클린턴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 남편 빌 클린턴이 대통령이었던 시절부터 그런 정보 수집이 시작됐다.’ 그러나 문건에 등장하는 러시아 정보원에 따르면 힐러리 클린턴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호텔방 도청으로 건진 정보가 별로 없었다. FSB 요원들은 힐러리 클린턴 일행의 통신과 대화를 많은 시간 도청했지만 비정상적이라거나 낯 뜨거운 행동은 없었다. 다만 여러 이슈에서 그녀가 당시 내세웠던 입장과 상반되는 언급을 했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골든샤워’라는 별명이 붙은 이 문건이 트럼프 신임 행정부에 실질적인 피해를 줄 정도로 폭발력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어쩌면 완전히 지어낸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혹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미국 정치를 또 다시 혼돈에 빠뜨리려는 술책일 수도 있다.
이 문건이 확실히 입증해주는 유일한 사실은 미국에서 섹스만큼 잘 팔리는 소재는 없다는 것이다.
- 제프 스타인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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