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게임기 시장 판도 ‘스위치’할까
닌텐도, 게임기 시장 판도 ‘스위치’할까
‘게임 오버’ 직전에 몰렸지만 올봄 5년 만에 신형 게임기 내놓으며 운명의 반전 노린다 마리오·동키콩·링크가 ‘파워업’을 충분히 획득해 경쟁 치열한 910억 달러 규모의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닌텐도를 세가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구제할 수 있을까? 닌텐도가 올봄 5년 만에 처음으로 신형 게임기 ‘스위치’를 출시하면서 떠오르는 의문이다.
닌텐도는 전에도 ‘게임 오버’ 직전까지 간 적이 있다. 2001년 선보인 게임큐브가 시장에서 외면당한 뒤 많은 애널리스트가 닌텐도의 시대는 끝났다고 판정했다. 하지만 2006년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Wii를 선보이며 게이머들을 소파에서 일으켜 세우는 동작제어 플레이로 게이밍에 혁명을 일으켰다. 그러나 2012년 Wii U 출시 이후 링크·와리오·요시 같은 상징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게임을 꾸준히 지원하지 못하면서 닌텐도는 다시 한번 ‘게임 오버’ 직전으로 몰렸다.
이제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인 닌텐도 스위치를 내놓으며 ‘리셋’ 버튼을 누르려 한다. 지난 3월 3일 출시된 300달러짜리 하이브리드 휴대형 태블릿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는 HDMI 케이블을 통해 어떤 TV에든 연결해 재충전하고 대형 스크린에서 게임을 재생한다. 거치대에서 스위치 태블릿을 분리하면 이동 중에도 게임을 계속할 수 있다. 1회 충전 후 지속시간은 게임에 따라 3~6시간에 달한다.
스위치는 또한 소형 조이-콘(Joy-Con) 컨트롤러를 선보인다. 주 태블릿의 좌측과 우측에 연결해 두 사람 이상이 동시에 게임할 수 있고, 연결을 끊고 양손에 끼워 원조 Wii 리모컨과 비슷하게 동작 센서 게임을 할 수도 있다. 일례로 오락실용 아케이드 복싱 게임 ARMS에선 이용자가 양팔을 뻗으며 적과 결투할 때 컨트롤러가 각각 왼손과 오른손의 움직임을 모방한다.
이들 컨트롤러는 ‘테이블 테니스(탁구)’ 등 30종 가까운 파티 게임을 제공하는 1-2-스위치 게임(‘Wii 스포츠’의 현대판 버전)에서도 독창적으로 사용된다. 미니 게임 ‘테이블 테니스’ 등 컬렉션의 상당수 게임에서 흥미로운 점은 ‘비디오’가 빠진 비디오 게임이라는 사실이다. 두 선수가 보이지 않는 탁구대를 사이에 두고 서서 경기를 한다. 음향 신호와 내장된 HD 진동 기능을 이용해 보이지 않는 공을 언제 쳐 넘겨야 할지 알 수 있다.
닌텐도 아메리카의 레지 필스-에임 사장 겸 CEO는 이렇게 설명한다. “TV 스크린이 ‘대화를 통해’ 동작을 지시하고 점수를 기록하고 승자를 알려줄 수 있다….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만이 스크린을 볼 수 있다. 누가 이기는가? 누가 지고 있는가? 선수들이 못 보는 것을 보기 때문에 더 깊이 개입하게 된다. 쉽게 말해 팀워크의 관점에서 새로운 게임 방식이다.”닌텐도는 1차적으로 스위치 게임기 200만 대를 전 세계에 공급해 방대한 ‘팬 보이’와 ‘팬 걸’ 커뮤니티를 공략할 계획이다(절반은 미국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스니퍼클립스(Snipperclips) 같은 게임을 제공해 가족이나 고령자들과 게임을 더 많이 즐기도록 장려한다. 최대 4명의 이용자가 2차원 모형을 움직이며 다양한 조합으로 배열해 퍼즐을 푸는 게임이다. 초기 스위치 게임 중 ‘저스트 댄스 2017’ ARMS, 스티프(Steep) 등 여러 타이틀이 앉아서 하는 게임 방식에서 탈피해 게이머들이 방 안을 돌아다니도록 한다. 2006년 Wii가 선보인 형식이다.
닌텐도가 마침내 게임 제작자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60여 게임 판매사·개발사가 그 신형 플랫폼 용 게임 100여 종을 개발 중이다(처음 참여하는 업체도 일부 있다). ‘액티비전 퍼블리싱’의 스카이랜더스 제품 관리 담당 조시 터브 선임 부사장은 닌텐도 스위츠 하드웨어의 탄력성이 뛰어나 개발자들이 실내뿐 아니라 이동 중 게임 서비스를 모두 강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린이들이 부모 차 뒷좌석이나 비행기에서와 똑같이 집에서도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닌텐도에는 개발자 지원이 대단히 중요하다. Wii 게임기 판매대수 1억100만 대 이상을 기록하며 시장을 석권했지만 현재 단종된 Wii U 시스템의 경우엔 1350만 대 판매에 그치며 게임기 시장에서 고전해 왔다. 닌텐도는 Wii U에선 많은 과오를 범했다. Wii보다 판매가가 높았으며 경쟁사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4와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원에 비해 그래픽 품질이 떨어졌다. 개발자들의 제3자 지원도 충분하지 않았다. 출시될 때부터 발목을 잡았던 소프트웨어 결핍 문제가 악화됐다.
게임스톱의 에릭 브라이트 상품개발 담당 선임 국장에 따르면 그 글로벌 비디오게임소매유통업체에서 스위치 예약주문이 Wii U를 능가했다. 그는 “우리 고객 중 많은 사람이 그 게임기와 함께 여러 종의 게임 특히 ‘레전드 오브 젤다’를 주문한다”고 말했다.
닌텐도는 처음부터 게임 방식에 투 트랙 접근방식을 취하면서 1989년 겜보이 출시 이후 휴대형 시장을 좌지우지해 왔다. 닌텐도 3DS와 닌텐도 2DS 용의 포케몬 선과 포케몬 문 같은 베스트셀러 타이틀을 계속 내놓는다. 이 게임들은 지난해 불과 44일 만에 1469만 장이 팔려나갔다. 3DS는 이들에 힘입어 2016년 베스트셀러 게임용 하드웨어로 부상하면서 누적 판매대수가 총 6050만 대에 달했다.
닌텐도는 몇 년 동안 글로벌 스마트폰·태블릿 시장을 외면하더니 지난해 일본 모바일 대기업 DeNA와 손잡고 초대형 흥행작을 잇따라 터뜨렸다. DeNA는 닌텐도의 인기 캐릭터들을 소재로 모바일 기기 전용 게임을 개발한다. 애플 단말기에서 ‘슈퍼 마리오 런’을 내려 받은 게이머가 9000만 명을 웃돈다. 3월에는 안드로이드 용으로도 출시된다. 포케몬사 지분 중 3분의 1을 소유한 닌텐도는 출시 첫날 총 1020만 달러를 기록한 포케몬고 매출에서도 한몫 챙긴다. 포켓몬고는 지금껏 총 1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올봄 스위치가 최고 인기 완구가 될 것은 거의 확실하다. 닌텐도는 세대를 초월한 Wii의 비디오 게임 마법이 재현되기를 희망한다. 1-2-스위치는 조부모 세대를 끌어들일 만한 매력을 지닌다. 단지 이번에는 아이들이 할아버지·할머니에게로 그 게임기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Wii는 10년 동안 인기를 유지하며 개발자들이 새로운 게임을 개발할 수 있게 하면서 업계 전체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물론 2006년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하지만 요즘엔 플랫폼 전반에 걸쳐 생활화된 무료 게임 덕분에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어느 때보다 많아졌다. 닌텐도는 여전히 막강한 캐릭터 컬렉션을 보유한다. 그리고 스위치의 출시로 새로운 모험에 나설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 존 가우디오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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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는 전에도 ‘게임 오버’ 직전까지 간 적이 있다. 2001년 선보인 게임큐브가 시장에서 외면당한 뒤 많은 애널리스트가 닌텐도의 시대는 끝났다고 판정했다. 하지만 2006년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Wii를 선보이며 게이머들을 소파에서 일으켜 세우는 동작제어 플레이로 게이밍에 혁명을 일으켰다. 그러나 2012년 Wii U 출시 이후 링크·와리오·요시 같은 상징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게임을 꾸준히 지원하지 못하면서 닌텐도는 다시 한번 ‘게임 오버’ 직전으로 몰렸다.
이제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인 닌텐도 스위치를 내놓으며 ‘리셋’ 버튼을 누르려 한다. 지난 3월 3일 출시된 300달러짜리 하이브리드 휴대형 태블릿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는 HDMI 케이블을 통해 어떤 TV에든 연결해 재충전하고 대형 스크린에서 게임을 재생한다. 거치대에서 스위치 태블릿을 분리하면 이동 중에도 게임을 계속할 수 있다. 1회 충전 후 지속시간은 게임에 따라 3~6시간에 달한다.
스위치는 또한 소형 조이-콘(Joy-Con) 컨트롤러를 선보인다. 주 태블릿의 좌측과 우측에 연결해 두 사람 이상이 동시에 게임할 수 있고, 연결을 끊고 양손에 끼워 원조 Wii 리모컨과 비슷하게 동작 센서 게임을 할 수도 있다. 일례로 오락실용 아케이드 복싱 게임 ARMS에선 이용자가 양팔을 뻗으며 적과 결투할 때 컨트롤러가 각각 왼손과 오른손의 움직임을 모방한다.
이들 컨트롤러는 ‘테이블 테니스(탁구)’ 등 30종 가까운 파티 게임을 제공하는 1-2-스위치 게임(‘Wii 스포츠’의 현대판 버전)에서도 독창적으로 사용된다. 미니 게임 ‘테이블 테니스’ 등 컬렉션의 상당수 게임에서 흥미로운 점은 ‘비디오’가 빠진 비디오 게임이라는 사실이다. 두 선수가 보이지 않는 탁구대를 사이에 두고 서서 경기를 한다. 음향 신호와 내장된 HD 진동 기능을 이용해 보이지 않는 공을 언제 쳐 넘겨야 할지 알 수 있다.
닌텐도 아메리카의 레지 필스-에임 사장 겸 CEO는 이렇게 설명한다. “TV 스크린이 ‘대화를 통해’ 동작을 지시하고 점수를 기록하고 승자를 알려줄 수 있다….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만이 스크린을 볼 수 있다. 누가 이기는가? 누가 지고 있는가? 선수들이 못 보는 것을 보기 때문에 더 깊이 개입하게 된다. 쉽게 말해 팀워크의 관점에서 새로운 게임 방식이다.”닌텐도는 1차적으로 스위치 게임기 200만 대를 전 세계에 공급해 방대한 ‘팬 보이’와 ‘팬 걸’ 커뮤니티를 공략할 계획이다(절반은 미국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스니퍼클립스(Snipperclips) 같은 게임을 제공해 가족이나 고령자들과 게임을 더 많이 즐기도록 장려한다. 최대 4명의 이용자가 2차원 모형을 움직이며 다양한 조합으로 배열해 퍼즐을 푸는 게임이다. 초기 스위치 게임 중 ‘저스트 댄스 2017’ ARMS, 스티프(Steep) 등 여러 타이틀이 앉아서 하는 게임 방식에서 탈피해 게이머들이 방 안을 돌아다니도록 한다. 2006년 Wii가 선보인 형식이다.
닌텐도가 마침내 게임 제작자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60여 게임 판매사·개발사가 그 신형 플랫폼 용 게임 100여 종을 개발 중이다(처음 참여하는 업체도 일부 있다). ‘액티비전 퍼블리싱’의 스카이랜더스 제품 관리 담당 조시 터브 선임 부사장은 닌텐도 스위츠 하드웨어의 탄력성이 뛰어나 개발자들이 실내뿐 아니라 이동 중 게임 서비스를 모두 강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린이들이 부모 차 뒷좌석이나 비행기에서와 똑같이 집에서도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닌텐도에는 개발자 지원이 대단히 중요하다. Wii 게임기 판매대수 1억100만 대 이상을 기록하며 시장을 석권했지만 현재 단종된 Wii U 시스템의 경우엔 1350만 대 판매에 그치며 게임기 시장에서 고전해 왔다. 닌텐도는 Wii U에선 많은 과오를 범했다. Wii보다 판매가가 높았으며 경쟁사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4와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원에 비해 그래픽 품질이 떨어졌다. 개발자들의 제3자 지원도 충분하지 않았다. 출시될 때부터 발목을 잡았던 소프트웨어 결핍 문제가 악화됐다.
게임스톱의 에릭 브라이트 상품개발 담당 선임 국장에 따르면 그 글로벌 비디오게임소매유통업체에서 스위치 예약주문이 Wii U를 능가했다. 그는 “우리 고객 중 많은 사람이 그 게임기와 함께 여러 종의 게임 특히 ‘레전드 오브 젤다’를 주문한다”고 말했다.
닌텐도는 처음부터 게임 방식에 투 트랙 접근방식을 취하면서 1989년 겜보이 출시 이후 휴대형 시장을 좌지우지해 왔다. 닌텐도 3DS와 닌텐도 2DS 용의 포케몬 선과 포케몬 문 같은 베스트셀러 타이틀을 계속 내놓는다. 이 게임들은 지난해 불과 44일 만에 1469만 장이 팔려나갔다. 3DS는 이들에 힘입어 2016년 베스트셀러 게임용 하드웨어로 부상하면서 누적 판매대수가 총 6050만 대에 달했다.
닌텐도는 몇 년 동안 글로벌 스마트폰·태블릿 시장을 외면하더니 지난해 일본 모바일 대기업 DeNA와 손잡고 초대형 흥행작을 잇따라 터뜨렸다. DeNA는 닌텐도의 인기 캐릭터들을 소재로 모바일 기기 전용 게임을 개발한다. 애플 단말기에서 ‘슈퍼 마리오 런’을 내려 받은 게이머가 9000만 명을 웃돈다. 3월에는 안드로이드 용으로도 출시된다. 포케몬사 지분 중 3분의 1을 소유한 닌텐도는 출시 첫날 총 1020만 달러를 기록한 포케몬고 매출에서도 한몫 챙긴다. 포켓몬고는 지금껏 총 1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올봄 스위치가 최고 인기 완구가 될 것은 거의 확실하다. 닌텐도는 세대를 초월한 Wii의 비디오 게임 마법이 재현되기를 희망한다. 1-2-스위치는 조부모 세대를 끌어들일 만한 매력을 지닌다. 단지 이번에는 아이들이 할아버지·할머니에게로 그 게임기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Wii는 10년 동안 인기를 유지하며 개발자들이 새로운 게임을 개발할 수 있게 하면서 업계 전체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물론 2006년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하지만 요즘엔 플랫폼 전반에 걸쳐 생활화된 무료 게임 덕분에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어느 때보다 많아졌다. 닌텐도는 여전히 막강한 캐릭터 컬렉션을 보유한다. 그리고 스위치의 출시로 새로운 모험에 나설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 존 가우디오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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