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완 고엔카 마힌드라&마힌드라 사장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마힌드라 사장
쌍용자동차가 연간 실적에서 9년 만의 흑자를 냈다. 대주주인 파완 고엔카(63) 마힌드라&마힌드라 대표이사(CEO)을 서울 역삼동 마힌드라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나 성공비결을 들어보았다. 쌍용차는 마힌드라에 인수되기 전 ‘그로기’ 상태였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헤쳐나와야 했다. 만성 적자에다 부채비율은 500%가 넘었다.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 여파로 노동조합과 관계도 불편했다. 파완 고엔카 사장은 그런데도 쌍용차를 인수한 이유에 대해 “마힌드라와 비슷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주로 다뤘는데 망하게 두기엔 너무 아까운 회사였다. 조금만 돈을 투자하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술회했다. 마힌드라는 쌍용차를 인수한 뒤 6000억원을 투자했다. 쌍용차는 부활 1등 공신인 소형 SUV ‘티볼리’를 성공가도에 올려놓은 덕분에 지난해 280억원의 흑자를 냈다. 그는 “쌍용차·마힌드라 구매 부서가 부품을 공동 소싱(조달)해 비용을 낮췄고 투자 효율도 끌어올렸다. 향후 신형 엔진도 공동 개발해 5년간 700억원을 추가 절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올 상반기 중 대형 SUV ‘Y400(렉스턴 후속)’도 출시할 계획이다. 그는 “Y400은 마지막 테스트 중인데 주행성능, 디자인 모두 충분히 만족스럽다. 한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상품성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마힌드라의 쌍용차 경영 원칙은 ‘지배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그는 “한국 기업은 한국인이 가장 잘 안다. 당연히 경영도 한국인이 가장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쌍용차 경영은 최종식(67) 대표가 도맡고, 대규모 투자 같은 주요 사항만 이사회를 통해 결정하는 식이다. 구체적으로 ‘4대 경영 원칙’을 예로 들었다.
“첫째, 현지 경영진이 최대한 운영할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둘째, 좋은 제품이면 반드시 개발을 승인합니다. 셋째, 원만한 노사관계를 유지합니다. 넷째, 다그치지 않습니다.”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 ‘코디네이터’ 6명만 한국으로 파견했다. 마힌드라 본사와 쌍용차가 소통하기 위한 가교 역할이었다. 하지만 대주주로서 반드시 관여하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그는 “쌍용차가 과거 재무 관리에 실패한 만큼 장기 자금 조달엔 꼼꼼히 신경을 쓴다. 그리고 신차 개발 등 장기 밑그림을 그리는 부분도 챙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사회를 열 땐 형식적으로 손만 드는 게 아니라 안건이 올라오면 점심 도시락을 시켜 먹으면서 하루종일 ‘난상 토론’을 한 뒤 신중하게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인도식 경영’에 대해선 “‘빨리빨리’보다 ‘느려도 확실하게’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그는 “항상 장기 관점에서 충분히 검토한다. 쌍용차를 인수할 때도 3~4년 만에 흑자 전환을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그렇다고 모든 일을 느리게 하는 건 아니다. 3000억원을 투자해야 했던 ‘티볼리’ 개발은 인수한 지 6개월 만에 승인했다”고 덧붙였다. 마힌드라 그룹은 자동차 제조를 주력 산업으로 자동차부품·농기계·금융·무역·부동산·정보기술(IT)·관광·레저·항공우주 등 계열사를 거느린 인도 대기업그룹으로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그룹 총수이다. 자산 규모 178억 달러(약 20조1000억원)에 세계 100여 개국에 진출, 20만 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주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제휴·합작을 통해 성장해왔는데, 1995년 포드, 2005년 르노와 각각 제휴했다. 한국과는 트랙터 등 농기계 분야와 자동차 부품 등으로 인연을 맺었고, 모기업인 마힌드라&마힌드라가 2011년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면서 한국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쌍용차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는 파완 고엔카는 마힌드라 그룹의 모회사이자 자동차 부문 기업 마힌드라&마힌드라의 대표이사(CEO)로 마힌드라 그룹의 핵심인재다.
고엔카 사장은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인수한 뒤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 ‘티볼리’의 성공으로 쌍용차 직원들이 패배 의식을 딛고 자신감을 회복했다”며 “앞으로도 마힌드라는 ‘오너십(ownership·소유권)’이 아닌 ‘파트너십(partnership·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가 쌍용차를 인수했을 때 자본·기술 유출 문제에 대해 언급하자 “우린 ‘먹튀’가 아니라 장기 투자하는 파트너다. 쌍용차를 팔 계획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배하되 간섭 않는다는 원칙
마힌드라의 쌍용차 경영 원칙은 ‘지배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그는 “한국 기업은 한국인이 가장 잘 안다. 당연히 경영도 한국인이 가장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쌍용차 경영은 최종식(67) 대표가 도맡고, 대규모 투자 같은 주요 사항만 이사회를 통해 결정하는 식이다. 구체적으로 ‘4대 경영 원칙’을 예로 들었다.
“첫째, 현지 경영진이 최대한 운영할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둘째, 좋은 제품이면 반드시 개발을 승인합니다. 셋째, 원만한 노사관계를 유지합니다. 넷째, 다그치지 않습니다.”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 ‘코디네이터’ 6명만 한국으로 파견했다. 마힌드라 본사와 쌍용차가 소통하기 위한 가교 역할이었다. 하지만 대주주로서 반드시 관여하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그는 “쌍용차가 과거 재무 관리에 실패한 만큼 장기 자금 조달엔 꼼꼼히 신경을 쓴다. 그리고 신차 개발 등 장기 밑그림을 그리는 부분도 챙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사회를 열 땐 형식적으로 손만 드는 게 아니라 안건이 올라오면 점심 도시락을 시켜 먹으면서 하루종일 ‘난상 토론’을 한 뒤 신중하게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인도식 경영’에 대해선 “‘빨리빨리’보다 ‘느려도 확실하게’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그는 “항상 장기 관점에서 충분히 검토한다. 쌍용차를 인수할 때도 3~4년 만에 흑자 전환을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그렇다고 모든 일을 느리게 하는 건 아니다. 3000억원을 투자해야 했던 ‘티볼리’ 개발은 인수한 지 6개월 만에 승인했다”고 덧붙였다.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핵심인재
고엔카 사장은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인수한 뒤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 ‘티볼리’의 성공으로 쌍용차 직원들이 패배 의식을 딛고 자신감을 회복했다”며 “앞으로도 마힌드라는 ‘오너십(ownership·소유권)’이 아닌 ‘파트너십(partnership·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가 쌍용차를 인수했을 때 자본·기술 유출 문제에 대해 언급하자 “우린 ‘먹튀’가 아니라 장기 투자하는 파트너다. 쌍용차를 팔 계획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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